15권-26,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때라야 '주님의 기도' 후반부도 완전히 실현되리라.
1923년 5월 2일
1. 내 하찮은 정신이 영원하신 의지 안에 흩어져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을 때, 다정하신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이야기로 되돌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뜻 안에서 행해지는 너의 행위들이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그것은 나의 행위들과 일치를 이루고, 지극히 사랑하는 내 엄마의 행위와도 일치를 이룬다.
3. 그 모든 행위들이 서로 안에 사라져 다만 하나의 행위를 이루고 있으니, 마치 지상 안의 천국, 천국 안의 지상과 같으며,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 하느님께서 삼위 안에 하나로 하나 안에 삼위로 일체이신 것의 반향과도 같다.
4. 오, 그것이 우리 (성삼위)의 귀에 얼마나 아름답게 울려오는지, 얼마나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지, 우리의 뜻이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천국에서 지상으로 내려갈 정도이다!
5. 그리고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나의 ‘피앗 볼룬타스 투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가 실현될 때, 그때라야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로 시작되는 ‘주님의 기도’ 둘째 부분도 완전히 실현될 것이다.
6. 나는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아버지, 모든 사람의 이름으로 일용할 양식 세 가지를 청하오니, (우선) 아버지의 뜻 양식을 주소서.
7. 이는 양식보다 더한 양식이어서 보통 것은 하루 두 세끼 먹어야 하지만 이 양식은 매순간 어떤 처지에서나 필요하기 때문이옵니다. 더욱이 이는 다만 양식만이 아니고 생명을 가져다주는 향기로운 공기와도 같아서 피조물 안에 순환하는 하느님의 생명이 될 것이옵니다.
8. 아버지, 이 아버지 뜻 양식을 주시지 않으면, 저희가 아버지께 매일 청하는 둘째 양식, 곧 성체성사적 생명의 모든 열매도 저는 결코 받을 수 없을 것이옵니다. 오! 저의 성사적 생명이 너무나 괴로운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은, 아버지의 뜻 양식이 저들을 먹여 기르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뜻이라는 썩은 양식이 보이는 까닭이옵니다. 오! 그것이 저에게 얼마나 역겨운 양식인지! 딱 질색이어서 천리만리 달아날 지경이옵니다
9. 설령 제가 그들에게 간다고 하더라도 그들 안에 우리의 (뜻) 양식이 보이지 않으니 저로서는 아무 열매도, 선물이나 효과나 성덕도 줄 수 없나이다. 뭔가를 준다고 해도 그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작은 몫을 줄 뿐 제가 지닌 모든 선은 아니옵니다. 그러니 사람이 지고하신 뜻 양식을 받게 되기를 제 성사적 생명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나이다. 이 생명의 모든 선을 주려는 것이옵니다.
10. 헤아려 주소서. 우리의 양식인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때, 그때에는 성체성사가 - 그리고 이 성사뿐만 아니라 제가 제정하여 교회에 남긴 모든 성사들이 - 그 안에 완전한 모양으로 포함되어 있는 모든 열매를 썩 잘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11. 그런 다음 나는 물질적인 셋째 양식을 청하였다. 내가 어찌하여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할 수 있었겠느냐?
12. 그것은 사람이 우리의 뜻을 행하면 우리의 것이 사람의 것이 되므로, 아버지께서 서출(庶出)에다 강탈자 같은 악한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뜻 양식과 내 성사적 생명의 양식 및 자연적 생명의 일용할 양식을 더이상 주실 필요가 없고, 아버지의 재산을 공유하게 될 적법하고 착한 자녀들에게 주시게 되리라는 사실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희에게 양식을 주소서.’ 했던 것이다.
13. 그리하면 그들은 복된 양식을 받아먹을 것이니 그들 주위의 모든 것이 미소를 짓고, 하늘과 땅이 저희 창조주의 조화의 각인을 지니게 될 것이었다.
14. 나는 그것에 이어,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하였다. 그러므로 자비로운 사랑도 완성될 터였다.
15. 내 인성이 나의 뜻 양식을 먹었던 것처럼 사람도 일단 나의 뜻 양식을 먹으면, 그때에는 내가 십자가 위에서 그러했듯이 용서가 용맹의 특징을 띠게 되고, 덕행들이 나의 뜻 안으로 빨려 들어와서 참된 용맹과 신적 덕행의 표를 받게 될 것이니 말이다. 이들은 내 뜻의 큰 바다 한복판에서 세차게 흘러나오는 수많은 작은 강들과 흡사할 것이다.
16. 그리고 나는 또 덧붙이기를,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하였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어떻게 사람을 유혹에 빠지게 하실 수 있겠느냐?
17. 그것은 사람이 늘 사람이기 때문이다. 즉, 내가 사람을 창조하면서 주었던 권리를 결코 빼앗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원래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인 것이다.
18. 사람은 그러므로 그러한 자신이 놀랍고 두려운 나머지 소리 없이 부르짖으며 무언의 언어로 이렇게 기도한다. ‘저희에게 아버지의 뜻 양식을 주시어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이 양식의 힘으로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19. 그런즉, 보아라, 사람의 모든 선들이 어떻게 그들을 다시 묶는 연결고리를 되찾아내고,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고 하신 하느님 말씀의 강한 끈을 되찾아내며, 인간의 각 행위가 지니는 효력과 인간이 잃어버린 선들의 회복을 되찾아내는지를! 이는 인간이 상실한 현세적이고도 천상적인 행복을 돌려받게 될 것을 보증하는 도장의 재발견이기도 한 것이다.
20. 그러므로 나의 뜻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나의 유일한 관심사이기에 오직 '주님의 기도'만을 가르쳤던 것이다.
21. 나의 가르침을 충실히 수행하며 맡아 보존해 온 교회는 그래서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항상 이 기도를 입술에 올린다. 그리하여 학식이 있는 사람이나 무지한 사람, 작은 사람이나 큰 사람, 사제나 속인, 왕이나 신하 등 모든 사람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청하는 것이다.
22. 너 역시 나의 뜻이 땅에도 내려오기를 원하지 않느냐? 구원 사업은 한 동정녀에게서 시작되었지만 나는 내가 구속하고자 하는 모든 이 안에 강생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 사업의 선익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각자가 오직 그 자신만을 위하여 성사 안의 나를 받아 모실 수 있는 것이다.
23. 마찬가지로 이제 나의 뜻은 한 동정녀 안에서 그 시작과 소유와 성장과 발전을 꾀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이를 원하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에 포함되는 선익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24. 내가 내 사랑하올 엄마 안에 잉태되고자 하지 않았다면 구원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 영혼을 나의 지고한 뜻 안에 살게 하는 이 놀라운 일을 내가 하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가 인류 안에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15권-27, 하느님의 뜻 안으로 거듭거듭 들어가는 사람은 그 횟수와 같은 수로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길을 낸다.
1923년 5월 5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는데 나 자신의 몸 밖으로 끌려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푸른 하늘도 지평선 위의 태양도 볼 수 없었다. 아주 색다른 하늘이 보였는데, 온통 금빛인데다 태양보다 빛나는 색색의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2. 다시 위로 높이 당겨지는가 싶더니, 그 하늘이 눈앞에 열리고 매우 투명한 빛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이 빛 앞에 엎드렸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지성을 내 지성 안에 불러들였다. 곧 아담이 하느님의 뜻을 등짐으로 말미암아 자기 창조주의 지성과 자신의 지성 사이의 일치를 깨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세상에 존재할 마지막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의 지성이었다. 그리하여 창조된 그 모든 지성들의 모든 영예와 영광과 순종 등을 하느님께 드리려고 노력하였다.
3. 마찬가지로 나의 모든 감각 기관들에 대해서도 다른 모든 사람들의 그것을 나의 것 안에 불러들였고, 이 모든 일을 그분의 사랑하올 뜻 안에서 행하였다. 이 뜻 안에서는 - 아무것도 빠져나갈 수 없는데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들까지 -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모든 것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내가 그렇게 하고 있었을 때에, 저 무한한 빛 안에서 이렇게 말하는 음성이 들렸다.
“기도와 활동과 사랑 등을 하려고 내 뜻 안에 거듭거듭 들어오는 영혼은 그 횟수와 같은 수로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길을 낸다. 이와 같이 창조주에게 이르는 길을 트는 사람을 보면 하느님 자신도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길을 트신다.
5. 이 만남에서 그는 창조주의 여러 덕을 본받고, 새로운 신적 생명을 자신 안에 빨아들이며, 지고하신 의지의 영원한 신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이런 사람이 행하는 모든 것은 더 이상 인간적인 것이 아니고 신적인 것이 된다.
6. 이 신적 활동이 그 자신의 내면에 금빛 하늘을 이룬다. 하느님께서 이 하늘 속을 이리저리 거니시면서 피조물 안에 당신 자신의 활동이 있는 것을 보시고 즐거워하신다. 그러기에 이 신적 행위들을 그에게서 받으려고 기다리시며, 당신의 신성 안에 그를 위한 길을 더 많이 내시는 것이다.
7. 그리고 큰 사랑으로, ‘보아라, 여기에, 피조물이 내 뜻 안에서 점점 더 나와 비슷하게 되고, 내 계획을 성취하며, 창조 사업의 목적을 이루는 방법이 있다.’ 하고 거듭 말씀하신다.”
8. 이 말씀을 듣고 보니 나는 어느새 나 자신 안에 들어와 있었다.
15권-28,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모든 선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은 그분의 뜻뿐이다.
1923년 5월 8일
1. 평상시와 다름없는 상태로 있던 중 나 자신 밖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머나먼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았고, 도중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모습의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마귀의 화신같은 이들도 있었고, 선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2. 그 길은 계속 이어질 뿐 끝나는 데가 없었으므로 나는 지친 나머지 나 자신 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 곁에서 돌아가지 못하게 만류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3. “자, 기운을 내어 계속 가거라. 너는 원점에 도달해야 하고, 거기에 닿기 위해 모든 세대들을 통과해야 한다. 그들 모두를 눈여겨보며 네 창조주께 데려와야 하는 것이다.
4. 너의 원점은 하느님이시다. 그러니 영원하신 분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그 영원의 일점에 도달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피조물이 끊어 버린 모든 끈을 받아내어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조화들과 다시 묶기 위함이다.”
5. 그러므로 나는 더없이 큰 힘에 의해 앞으로 나아가면서 지상의 모든 악을, 또한 불행히도 소름끼치는 몰골로 장차 나타날 이들을 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6. 그런 다음 다정하신 예수님을 뵙게 되었는데, 지쳐 있었던 나는 그분의 품속으로 와락 뛰어들면서 “저의 사랑이시여,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 당신을 - 제 생명을 이루시는 당신을 뵙지 못한 지 여러 세기가 지난 것 같습니다.” 하고 부르짖었다.
7. 예수님은 온통 애정이 넘치는 음성으로 “아, 그래, 딸아, 내 품속에서 쉬어라. 네가 태어난 원점 속으로 들어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나 역시 마음 졸이며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조물이 내게 갚아야 할 모든 것을 내 뜻 안에서 너로부터 받고, 내가 모든 피조물에게 주어야 할 모든 것을 같은 내 뜻 안에서 너에게 주기 위해서다.
8. 오직 내 뜻만이 내가 피조물에게 주고자 하는 모든 선을 안전한 곳에 두고 엄중히 지킬 수 있다. 내 뜻 밖에서는 이 선들이 항상 위험에 처한 채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내 뜻 안에서는 내가 모든 사람에게 줄 것을 한 사람에게 풍성히 줄 수 있는 것이다.
9. 이런 이유로 나는 네 안에 모든 피조물을 묶어 두고, 너를 인간 창조의 원점에 배치하고자 한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일 대 일로 대하는 것이 나의 통상적인 방식이니, 그에게 내가 주고 싶은 모든 것을 주고 또 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 모든 선이 그에게서 다른 사람들에게로 나가게 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10. 아, 딸아, 나는 인간을 한 떨기 꽃처럼 빚어내었다. 나 자신의 신성 안에서 자라면서 색채와 향기를 얻어 가지게 한 것이다. 그러나 내 뜻을 떠나자 인간은 가지에서 잘려 나간 꽃송이처럼 되고 말았다.
11. 꽃은 가지에 붙어 있으면 아름답고 선명한 색채를 지니며 좋은 향기를 풍기지만, 일단 잘려 나가면 마르고 시들어 흉한 꼴이 되고 나쁜 냄새까지 풍기게 된다. 이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비참한 운명이며, 그토록 큰 사랑으로 내 신성 안에서 키워 함께 기뻐하며 즐기려 했던 나에게는 또 얼마나 큰 고통이 되었는지!
12. 나는 이제 이 잘려 나간 꽃을 나의 전능으로 한 번 더 내 신성의 태 안에 옮겨 심어, 또다시 활짝 피어나게 하고자 한다. 하지만 내 의지의 태 안에서 살기를 바라는 한 영혼을 원한다.
13. 이 영혼이 나에게 줄 씨앗이 되면, 나머지 일은 내 뜻이 알아서 할 것이다. 그러면 내 창조의 기쁨이 돌아올 것이고, 내가 이 신비로운 꽃을 보며 즐거워하리니, 창조 사업이 보답을 받게 될 것이다.”
15권-29, 고통을 자원하는 영혼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
교회 안에 있는 영혼 암살자들의 정체
1923년 5월 18일
1. 몹시 고통스러웠으나 다정하신 예수님께서는 거의 오시지 않았다. 그분의 부재야말로 얼마나 가혹한 순교인지! 이는 순교자들처럼 돌진하듯 힘차게 하늘로 들어갈 희망도 없는 순교다. 이 희망이 순교자들의 모든 고통을 완화해 주련마는!
2. 그분의 부재는 이와 반대로 영혼을 쪼개고 태우며 칼날처럼 저미고,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분리의 깊은 구렁을 만든다. 고통을 완화하기는커녕 더욱 심하게 하며 중독을 일으키기에, 인간은 죽어 가는 것을 느끼지만 죽음 자체는 그에게서 달아나는 것이다. 오, 하느님, 얼마나 기막힌 고통인지!
3. 그런데 그렇게 예수님 부재의 끝없는 심연 속에 있는 동안, 그분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는 기척이 설핏 느껴졌다. 나는 그 즉시 “아, 예수님! 이젠 저를 사랑하시지 않나 봅니다!” 하고 볼멘 목소리로 외쳤다.
4. 그분은 그러나 그러는 내게 눈길을 주지 않으셨다. 무척 괴로워 하시는 모습이었는데, 손에 시커먼 무슨 물건을 들고 계셨다. 바야흐로 그것을 사람들 위에 던지려고 하시는 것이었다.
5. 그리고 내 심장을 꺼내시더니 찢어질 정도로 세게 눌러 짜셨다. 그런데 내 마음은 이 아픔을 그분의 부재 고통에 대한 위안과 향유로 여기며 반겼다. 오, 이 고통을 그치게 하시고 저 분리의 깊은 구렁 속으로 나를 다시 던져 넣으시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바작바작 마음을 졸였던지!
6. 나중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는 말에는 관심이 없다. 실제적인 행위를 주목할 뿐이다. 너는 참으로 고통 받기를 원하는 영혼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느냐? 오,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는 그것을 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하나의 고통이 엄습하거나 다른 어떤 고통들에 에워싸일라치면 달아나기가 일쑤다.
7. 오, 그들은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기를 얼마나 원하는지! 그러니 나는 언제나 홀로 고난 받는 외톨이 예수로 남아 있다. 그런고로 고통을 피하지 않고 고난 받는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하며, 게다가 내가 고통이라는 빵을 가져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영혼을 보게 되면, 이로 인해 나는 사랑의 황홀에 잠긴다. 그러기에 미친 듯이 엄청난 은혜를 그에게 쏟아 붓는다. 하늘과 땅이 놀라 마지않을 정도로 말이다.
8. 네가 나 없이 있으면서 다름아닌 내 모진 고통을 받으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이리도 사랑이 넘치는 내 마음에 그것이 어찌 대수롭잖은 무엇이 될 수 있겠느냐?”
9.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다가 나로 하여금 지극히 거룩하신 성사가 거리를 지나가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하셨고, 그러면서 내 심장을 더 세게 눌러 짜셨다.
10. “예수님, 무슨 일이십니까? 어디로 가시는 중이며, 누가 당신을 모시고 갑니까?” 하고 내가 묻자 그분은 대단히 슬퍼하시며 “어느 병자에게 가고 있는 중이다. 어떤 영혼 암살자가 나를 데려가고 있다.” 하시는 것이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예수님, 무슨 말씀하십니까? 무엇이라고 하셨습니까? 당신 성직자가 영혼 암살자란 말씀이십니까?”하였다.
11. “내 교회에 영혼들을 죽이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고 그분은 이어서 말씀하셨다.
“그들 가운데에는 이해타산에 집착하는 암살자들이 있다. 그들의 나쁜 표양으로, 영혼들을 세속적인 모든 것에서 이탈하게 하는 대신 그런 것 속에 더 깊이 휩쓸려 들게 함으로써 그들을 죽이는 것이다.
12. 그런가 하면, 영혼들을 순결하게 하는 대신 추하게 망가뜨리는 음란한 자들도 있고, 영혼들을 잠심(潛心)하게 하면서 기도와 묵상 피정에 대한 사랑을 불어넣어 주는 대신, 오락이며 쾌락이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 등등에 빠져 그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흩어 놓는 자들도 있다. 이런 모든 이가 영혼 암살자들이다.
13. 영혼들을 도와 성화시켜야 할 사람들이 도리어 그들 멸망의 원인이 되고있음을 볼 때, 내 마음이 어찌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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