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2권 공생활 첫해

하사시 2권 p606~p619 [134. 도코에서 암환자 예루사의 병을 고쳐주시다. 135. 베타니아의 열성당원 시몬의 집에서]

Skyblue fiat 2025. 2. 18. 20:16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606~p619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34. 도코에서 암환자 예루사의 병을 고쳐주시다

1945. 3. 19.

추운 겨울 아침 동틀 무렵 예수께서 도코라는 작은 읍내로 들어가 이른 시간의 행인에게 물으신다.

“죽어 가는 며느리를 둔 마리안 할머니는 어디 사십니까?”
“레위의 미망인 마리안 말입니까? 조시아의 아내 예루사의 시어머니요?”
“예.”

“젊은이, 보세요. 이 길 끝에 광장이 있고, 그 옆에 샘이 있는데, 거기서 길이 세 갈래로 갈라집니다. 가운데 종려나무가 있는 길로 들어서서 100보 가량 더 가세요. 그러면 도랑이 나오는데 그 도랑을 따라 나무다리까지 가세요. 그 나무다리를 건너가면 작은 아치로 덮여 있는 길이 나올 것입니다.
그 길을 따라가세요. 그 길이 광장으로 통한다면, 당신은 그곳에 도착한 것입니다.
마리안의 집은 낡아서 누렇습니다. 그들에게는 그 집을 깨끗하게 수리할 돈이 없습니다. 당신은 길을 잘못 들 수는 없어요. 안녕히 가세요. 당신은 먼 곳에서 오고 계세요?”

“별로 멀지 않은 곳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갈릴래아인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요? 당신들은 명절을 지내기 위하여 오시는 겁니까?”
“이 사람들은 내 친구들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더 이상 서두르는 기색이 없는 그 수다쟁이를 남겨두시고 길을 가시고, 사도들은 예수를 뒤따른다.
그들은 그 작은 광장에 이른다… 진흙투성이의 조그마한 땅 조각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참나무가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여름에는 기분 좋은 그늘을 만들어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은 두껍고 우중충한 잎들로 초라한 집들을 덮어 빛과 햇볕을 가려서 을씨년스럽다.

마리안의 집이 가장 초라하다. 그것은 넓고 낮으나 전혀 관리되어 있지 않다. 대문은 아주 낡은 나무의 갈라진 부위들을 덮고 있는 나무 조각들로 가득하고, 덧문이 없는 작은 창문은 텅 빈 눈구멍 같은 검은 구멍을 드러내 보인다.


예수께서는 문을 두드리신다. 눈이 새빨개진 창백하고 머리가 헝클어진 열 살 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대문을 연다.

“너는 마리안 할머니의 손녀냐? 네 할머니에게 가서 예수가 왔다고 말씀드려라.”

소녀는 외마디소리를 지르고는 목청껏 부르며 뛰어간다. 노파가 달려오고, 여섯 명의 아이들이 방금 나왔던 소녀를 뒤따라 나온다. 키가 제일 큰 남자아이는 조금 전의 소녀와 쌍둥이인 것처럼 보인다. 제일 나중에 오는, 신발을 신지 않고 야윈 두 사내아이는 자기들의 할머니의 치맛자락을 붙든 채 오는데, 그들은 겨우 걸을 줄 아는 정도이다.

“오! 당신께서 오셨군요! 얘들아, 메시아께 인사드려라! 당신께서 제 초라한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 며느리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얘들아, 울지 마라. 너희 엄마가 너희들이 우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라. 가엾은 것들! 계집애들은 자기들의 엄마 곁에서 밤새워 간호하느라 기진맥진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모든 일을 해야 하는데, 저는 더 이상 밤을 지새울 수가 없고, 졸려서 바닥에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몇 달 동안 침대에 누워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 의자에 앉아서 잡니다. 그래서 제가 며느리와 아이들 곁에 있으려고요.

그렇지만 계집애들은 아주 어려서 피로감을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사내아이들은 땔나무를 해 와서 방을 덥힙니다. 걔네들은 빵을 사려고 땔나무를 팔기도 합니다. 가엾은 손자들도 녹초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를 죽이는 것은 피로가 아니라 저 아이가 죽어가는 것을 보는 일입니다…
울지 마라. 우리는 지금 예수님을 모시고 있다.”

“그래, 울지 마라. 너희 엄마는 나으실 것이고, 너희 아빠는 돌아오실 것이다. 너희는 이제 그렇게 많은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심하게 배고프지도 않을 것이다. 이 두 아이들은 막내들입니까?”

“예, 주님. 저 애는 허약한데도 세 번이나 쌍둥이들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그 애의 젖가슴이 병들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고.”

베드로가 수염 속에서 불평한다. 그 다음에 그는 한 어린이를 품에 안고, 그 애를 조용히 하게 하기 위하여 사과 한 개를 준다. 다른 어린것도 사과를 달라고 하자 베드로는 그도 만족시켜준다. 예수께서는 노파를 따라 안마당을 지나신 다음 계단을 올라가 수척한 젊은 여자가 신음하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신다.

“예루사야, 메시아께서 오셨다. 너는 더 이상 고통당하지 않을 것이다. 너는 그분께서 정말로 와 계시는 것이 보이지 않니? 이사악은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이제 메시아께서 오셨으니 너는 그분께서 너를 고쳐주실 수 있다고 믿느냐?”

“물론입니다, 좋으신 어머니. 예, 나의 주님. 그렇지만 만일 당신께서 제 병을 고쳐주실 수 없다면, 적어도 제가 죽게 해주십시오. 제 가슴에는 끔찍한 통증이 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달콤한 젖을 주었는데, 그 애들의 입은 저에게 불과 쓰디쓴 고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나의 주님, 저는 너무 아픕니다! 저 때문에 비용도 너무 많이 듭니다! 제 남편은 저희를 먹여 살리려고 먼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늙으신 시어머니는 기진맥진하십니다. 저는 죽어가고 있고요… 제가 이 병으로 죽고, 시어머니도 과로로 돌아가신다면, 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새들에게는 하느님이 계시고, 사람의 자녀들에게도 그렇소. 당신은 죽지 않을 거요. 여기가 몹시 아픕니까?”

예수께서 붕대들로 덮여 있는 그녀의 젖가슴에 그분의 한 손을 얹으시려는 몸짓을 하신다.

“저에게 손대지 마세요. 저를 더 아프게 하지 마세요!”

병자가 부르짖는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분의 날씬한 손을 그녀의 병든 젖가슴에 가만히 얹으신다.

“가엾은 예루사, 이 안에 정말로 불이 있군요. 모성의 사랑이 당신의 젖가슴에 불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남편과 아이들을 원망하지 않지요?”

“오! 제가 왜 미워해야겠습니까? 그이는 착하고, 항상 저를 사랑했는데요. 저희는 지혜로운 사랑으로 서로를 사랑했고, 저희의 사랑은 자녀들로 꽃피었습니다. 그리고 이 애들은!… 저는 이 애들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몹시 아픕니다.

그런데… 주님! 불이 사그라지고 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부터 제 아픈 곳을 불어주기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오! 얼마나 편안한지! 나의 주님, 당신의 손을 떼지 말아주십시오. 오히려 더 세게 눌러주세요. 오! 얼마나 강합니까! 어떤 기쁨입니까!

내 새끼들아! 이리 오너라, 얘들아! 나는 너희들이 보고 싶다! 디나야! 오시아야! 세바야! 멜키야! 다윗아! 유다야! 이리 오너라! 이리 와! 너희 엄마는 더 이상 죽어가고 있지 않다! 오!…”

젊은 여자가 베개에서 머리를 돌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동안에 아이들이 달려온다. 그리고 노파는 무릎을 꿇고, 기쁨을 달리 어떻게 표현할지를 몰라 불가마 속에서 부른 아자리야의 찬미가(다니3,24-45)를 부르기 시작한다. 노파는 깊이 감동한 늙은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로 그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른다.“아! 나의 주님! 그런데 저는 당신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저는 당신을 대접해드릴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마침내 노파가 말한다.
예수께서는 할머니를 일으키시며 말씀하신다.

“나를 여기 머무르게 해주시기만 하세요. 저는 피곤하니까요.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세상은 나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나는 얼마 동안 떠나 있어야 합니다. 나는 하느님께 충실하실 것과 침묵을 지키실 것을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당신과 젊은 엄마와 아이들 모두에게.”

“오! 염려하지 마십시오! 가난한 사람들의 집에는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당신께서는 아무 눈에도 띠지 않고 여기 머무르실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뭐! 하지만… 잡수시는 건 어떡합니까? 저는 약간의 빵밖에 가진 것이 없는데…”

예수께서는 가리옷 사람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신다.

“돈을 좀 가지고 가서 필요한 것을 사오너라. 우리는 이 착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고 저녁때까지 쉬자. 다녀오너라.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마라.”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치유 받은 여자를 향하여 말씀하신다.

“붕대를 풀고 일어나 당신의 어머니를 도와드리시오. 그리고 기뻐하시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심으로 당신의 부덕(婦德)을 상 주시려고 당신에게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우리 함께 빵을 뗍시다. 오늘은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서 당신의 집에 계시니 우리는 큰 기쁨으로 축하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밖으로 나오셔서 출발하려 하는 유다에게로 가신다.

“며칠 동안 이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풍부하게 사 오너라. 라자로의 집에 있는 동안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예, 선생님. 그리고 만일 당신께서 저에게 허락하신다면… 저는 제 돈도 약간 가지고 있는데, 저는 당신의 원수들에게서 당신을 구해내기 위하여 그것을 바치기로 맹세했었습니다. 저는 그것으로 빵을 사겠습니다. 그것을 성전의 탐욕스러운 자들보다는 하느님 안에서의 이 형제들에게 주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허락하시지요? 황금은 저에게 항상 독사였습니다. 저는 더 이상 그것의 매력으로 인하여 고통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착해져서 몹시 기쁩니다. 저는 자유로움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유다야,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 주님께서 너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유다가 나가는 동안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로 가신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135. 베타니아의 열성당원 시몬의 집에서

1945. 3. 21.

예수께서 마지막 언덕을 올라와 고원에 이르시자 황량한 들판이 덜 쓸쓸해 보이도록 만드는 12월의 햇빛을 받아 밝은 베타니아가 그분의 눈앞에 펼쳐진다. 햇빛으로 인하여 여기저기 솟아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들, 어린 떡갈나무들, 캐롭나무들의 군락지인 초록빛 지점들이 덜 음울해 보인다. 이 나무들은 지극히 아름다운 정원들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왕자다운 매우 키가 큰 종려나무들을 정성껏 떠받드는 궁인들처럼 보인다.

사실 베타니아에는 라자로의 아름다운 저택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부자들의 다른 저택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마도 예루살렘의 시민들로서 자신들의 소유지 가까이에 있는 이곳에서 살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잘 가꾸어진 정원들이 딸려 있는 그들의 크고 아름다운 별장들은 농부들의 작은 집들 사이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이 고지대에서 가느다란 줄기에 꼭대기에 딱딱한 술 장식 모양의 비취색 초록빛 잎들이 나 있는 종려나무들이 동방의 추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것을 본다는 것은 이색적인 일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잎사귀 뒤에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의 누런 모래밭을 찾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반대로 은초록빛 올리브나무들과, 지금은 아무 식물도 없이 벌거숭이 땅이지만 갈아엎어진 밭들과 거무스름한 줄기에 얽히고설킨 가지들이 지옥의 고통 속에서 몸을 비트는 영혼들의 팔들을 연상시키는 과일나무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예수께서는 갑자기 경비중인 라자로의 하인 한 명을 만나신다. 그는 깊이 절한 다음 그분의 도착을 자기의 주인에게 알리기 위하여 떠나도 되겠느냐고 여쭌 후 그 허락을 얻자마자 출발한다.

그 동안에 농부들과 주민들이 달려와 라삐께 인사드린다. 그리고 한 아름다운 집을 향기로운 초록빛으로 둘러싸고 있는 월계수 울타리 너머로 분명히 이스라엘 사람은 아닌 젊은 여자가 엿보고 있다.

그 여자의 어깨에, 그 명칭에 대한 내 기억이 맞는다면, 숄처럼 두르는 소매 없는 겉옷인 스톨라는 눈처럼 새하얀 모직으로 만들어져 있고, 넓고 가벼우며, 바닥에 가볍게 끌릴 만큼 긴데, 그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그리스 식 번개무늬가 반짝이는 금실로 테두리에 수놓아져 있다. 그것은 테두리와 똑같은 벨트로 허리에 졸라매져 있다. 금 그물망으로 고정되어 있는 그 여자의 머리는 대단히 복잡하여, 그 앞쪽은 컬들이 되어 있고, 뒤쪽은 매끈하며, 목덜미 뒤쪽에 가서는 커다랗게 쪽 지어져 끝난다. 이것을 보면 그녀는 그리스 여자이거나 로마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 여자는 여자들의 날카로운 외침과 남자들의 호산나 함성에 끌려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본다. 그러다가 그녀는 그것이 노새조차 타지 못하고 걸어가고 있고, 그와 비슷하지만 모두 그보다 훨씬 더 매력 없는 동료들 가운데에서 걸어가고 있는 가난한 사람을 향하여 지르는 함성인 것을 알고는 경멸하는 미소를 짓는다.

그 여자는 어깨를 으쓱하고 지겹다는 몸짓을 한 다음 멀어져 가는데, 다채로운 색깔의 섭금류(涉禽類) 한 떼가 마치 주인을 따라다니는 개들처럼 그녀를 뒤따라간다. 그중에는 은빛 대가리에서 떨리고 있는 도가머리가 달린 불꽃같이 붉은 빛깔의 왜가리 두 마리 외에도 흰 따오기들과 여러 가지 색깔의 홍학들이 있다. 왜가리의 대가리들은 그놈들의 휘황한 황금빛 불꽃같은 깃털 중에서 유일하게 흰 부분이다.

예수께서는 잠시 그 여자를 바라보시다가 어떤 건장한 체격의 노인의 말을 들으시려고 돌아서신다… 그는 자기의 약한 다리들이 낫기를 바란다. 예수께서는 그를 어루만져주시며 머지않아 봄이 될 터인데 4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 그것들이 더 튼튼하게 되는 것을 느낄 터이니 참으라고 그를 격려하신다.

막시미노가 도착하고, 몇 미터 거리를 두고 라자로가 뒤따라온다.

“선생님… 시몬이 저에게 말해주었는데… 당신께서는 그의 집으로 가시려 하신다면서요… 라자로에게는 슬픈 일입니다만…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합시다. 오! 내 친구여!”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거북해하는 것 같은 라자로에게로 급히 가셔서 뺨에 입 맞추신다. 그 동안에 그들은 라자로의 과수원과 다른 과수원들 사이에 있는 어떤 작은 집에 도착했다.

“그럼 당신께서는 정말로 시몬의 집으로 가기를 원하십니까?”
“그렇소. 나는 내 모든 제자들과 함께 있으니 그편이 낫다고 생각하오…”

라자로는 그 결정을 수용하지만 대답하지는 않는다. 그는 다만 그들을 따라오고 있는 작은 군중에게로 돌아서서 말할 뿐이다.

“돌아가시오. 선생님께서는 쉬셔야 합니다.”

지금 나는 라자로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 사람인지를 본다. 그들 모두가 그의 말에 머리를 숙이고 물러간다.
그 동안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다정하게 인사하신다.

“여러분에게 평화, 나는 내가 설교하려 할 때 여러분에게 알리게 하겠습니다.”

그들 둘이서만 있게 되자 라자로가 말문을 연다.
“선생님”


제자들은 몇 미터 거리를 두고 뒤따라오면서 막시미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선생님, 마르타는 펑펑 울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애는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올 것입니다.

저는 마음속으로만 울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말합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그 애가 올 거라고 우리가 생각했다면… 하지만 그 애는 명절에 결코 오지 않습니다… 사실입니다… 언제 그 애가 오겠습니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마귀가 그 애를 이리로 몰고 왔다고요.”

“마귀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천사가 그녀를 데려오지 말라는 법은 어디 있소? 그러나 당신은 내 말을 믿어야 하오. 설혹 그녀가 여기 있지 않았다 해도, 나는 시몬의 집으로 갔을 거요.”

“왜요,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제 집에서 평화를 얻지 못하셨습니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곳인 나자렛 다음으로 여기서 큰 평화를 얻었소. 그러나 나에게 말해보시오. 당신은 왜 나에게 맑은 내를 떠나라고 말했소? 그들이 덫을 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라자로의 땅에 있기는 하겠지만, 그를 자기의 집에서 모욕당하게 하고 싶지는 않소.

당신은 그들이 당신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하오? 나를 짓밟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성궤라도 짓밟고 넘어올 거요… 내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놔두시오. 최소한 지금 당장은 말이오. 그 다음에 내가 올 것이오.
어떤 경우에도 내가 당신과 함께 식사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당신이 나에게 오지 못할 이유도 없소. 그러나 그들이 이렇게 말하게 합시다. ‘그는 자기의 제자들 중 한 사람의 집에 있다.’”

“그럼 저는 제자가 아닙니까?”

“당신은 내 친구요.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제자보다 더한 것이오. 악인들에게는 이것은 다른 것이오. 라자로,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시오. 이 집도 당신의 소유요… 그러나 그것은 당신의 집은 아니오. 테오필로스의 아들의 아름답고 부유한 집말이오. 그런데 학자연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대단히 중요하오.”

“당신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그것은… 그 애 때문입니다. 저는 그 애를 용서해주기로 거의 결심했었습니다만, 그 애 때문에 당신께서 떠나신다면, 저는 맹세코 그 애를 미워하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나를 완전히 잃게 될 거요. 즉시 그 생각을 버리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즉시 나를 잃게 되오… 마르타가 오는군요. 내 친절한 호텔 경영자, 그대에게 평화.”

“오! 주님!”

마르타는 무릎 꿇고 울고 있다. 그녀는 타인들에게 자기의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 왕관의 모양으로 머리에 얹었던 베일을 아래로 내리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예수께는 자기의 눈물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너는 왜 눈물을 흘리느냐? 참으로 너는 그 눈물을 낭비하고 있다! 울어야 할 이유들이 참으로 많이 있고, 눈물로 귀중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이유들도 참으로 많은데 그런 이유로 울다니!
오! 마르타! 너는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것 같구나! 너는 내가 사람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 뿐 마음은 신성하고, 심장의 고동도 신성하다는 것을 안다.

자, 일어나 집으로 들어가자… 그리고 그녀는… 내버려두어라. 설령 그녀가 나를 비웃기 위하여 온다 해도 그녀를 내버려두라고 내가 너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그녀 자신이 아니다. 그녀를 소란의 도구로 만드는 것은 그녀를 붙들고 있는 자가 하는 짓이다.

그러나 그녀의 주인보다 더 강한 자가 여기 있다. 지금 투쟁은 나와 그 사이에 직접 벌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기도하고, 용서해주고, 인내하고, 믿어야 한다. 다른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작은 집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정사각형의 작은 집인데, 회랑으로 둘려 있어 더 넓어 보인다. 안에는 십자형으로 된 복도로 분리된 네 개의 방들이 있다. 통상적인 외부계단은 회랑의 위로 연결되어 있어 그 회랑의 옥상정원이 되어 집 전체만큼 넓은 아주 큰 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방은 한때 곳간으로 쓰였을 것이 분명하지만, 지금은 깨끗하고 텅 비어 있다.

시몬은 자기의 늙은 하인의 곁에 있는데, 내가 듣기에 그 하인의 이름은 요셉이다. 그 요셉이 손님들을 맞으며 말한다.

“당신께서는 여기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실 수도 있고, 식사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그것에 대하여 생각해봅시다. 그 동안에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그들이 식사 후에 올 수 있게 하시오. 나는 이곳의 착한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소.”

“어디로 오라고 제가 그들에게 말할까요?”

“이리로요. 오늘은 날씨가 온화하고, 이곳은 바람들을 막아주오. 과수원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사람들이 들어와도 손상을 입지 않을 거요. 나는 여기 옥상에서 그들에게 말하겠소. 가보시오.”

라자로만이 예수와 함께 남아 있다. 마르타는 매우 많은 사람들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다시 ‘친절한 호텔경영자’가 되어 아래층에서 하인들과 사도들과 함께 식탁들과 침대들을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예수께서는 라자로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 안으시고 큰 방 밖으로 데리고 나오신다. 그들은 날씨를 온화하게 하는 기분 좋은 햇볕을 받으며 집을 두르고 있는 옥상정원을 걷는다. 그분께서는 그 위에서 하인들과 제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내려다보신다. 그분께서는 왔다 갔다 하며 그분을 쳐다보는 마르타에게 미소 지으신다. 그녀는 여전히 심각해 보이지만 방금 전보다는 덜 심란해 하는 모습이다. 그분께서는 그곳 주변의 아름다운 전경도 바라보시며 라자로와 함께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을 언급하시다가 마침내 불쑥 물으신다.

“그래서 도라의 죽음은 마치 독사들의 소굴을 들쑤셔놓은 막대기와 같았군요?”


“오! 선생님! 니코데모의 말에 의하면 산헤드린의 회의는 일찍이 볼 수 없었을 만큼 격렬했었답니다!”

“내가 산헤드린에게 어떻게 했기에 그것이 그렇게 불안해하는 거요? 도라의 죽음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자기의 분노로 죽은 자연사였소. 나는 그의 시신에 대하여 결례하는 것을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소. 그러니…”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만, 그들은… 두려움으로 제 정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죽일 수 있도록 당신께서 죄짓고 계시는 현장을 잡아야 한다면서 무어라고 말했는지 아십니까?”

“좋소, 그렇다면 염려하지 마시오! 그들은 하느님의 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신께서는 우리가 누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당신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당신께서는 한나스의 영혼이 어떠한지 아십니까? 당신께서는 그의 오른팔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당신께서는 그것을 아시느냐고요…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습니까? 물론 당신께서는 아시지요! 그러니 제가 그들이 당신을 고발할 수 있기 위하여 죄를 조작해낼 거라고 당신께 말씀드리는 것도 아무 쓸모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이미 그것을 찾아냈소. 나는 이미 필요 이상의 일을 했소. 나는 로마인들에게 말했고, 창녀들에게 말했소…

그렇소. 라자로, 창녀들에게. 그렇게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시오. 그들 중 한 사람은 항상 내 말을 들으러 와요. 그녀는 지금 내 부탁에 따라 당신의 관리인의 외양간에서 살고 있소. 내 곁에 있기 위하여 그녀는 돼지우리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소…”

라자로는 아연실색하여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동요하시지 않는다. 그는 완전히 낯설고 이상한 사람을 쳐다보듯 예수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그를 일깨우신다. 그분께서 물으신다.

“당신은 맘몬을 보았소?”

“아닙니다… 저는 자비(Mercy)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해합니다만, 산헤드린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그것이 죄라고 말합니다. 그럼 그것이 사실이었군요! 저는 생각하기를… 오! 당신께서는 무엇을 하셨습니까?”

“나는 내 의무, 내 권리, 내 갈망을 실천했을 뿐이오. 나는 넘어진 영혼을 구속하려고 노심초사했어요. 그러니 당신은 당신의 여동생이 내가 다가가 그 위에 내 몸을 기울이려는 첫 번째 진흙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소.

그녀는 마지막도 아닐 것이오. 나는 진흙에 꽃씨들을 뿌려 그것들이 자라게 하기를 원하오. 관대함의 꽃들을."

“오! 하느님! 나의 하느님!… 하지만…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의무이고, 당신의 권리이고, 당신의 갈망입니다. 그러나 하이에나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악취를 풍기는 산송장들이라 백합꽃들의 향기를 맡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백합꽃이 피는 곳에서도 힘 있는 시체들은 죄의 냄새를 맡는데, 사실은 그 냄새가 자기 자신들의 악취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저는 당신께 부탁드립니다. 어디에서도 오랫동안 머무르지 마십시오. 당신에게 도달할 시간을 그들에게 주지 마시고 떠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십시오. 잽싸고 날렵하게 빠져나가 움직임을 종잡지 못하게 하시면서 꽃대들 위에서 춤을 추는 도깨비불처럼 되십시오. 그렇게 하십시오. 비겁해서가 아니라 거룩하게 살기 위하여 당신을 필요로 하는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그렇게 하십시오.

타락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성화를 대립시키십시오… 타락!… 당신께서는 베타니아의 새로운 여자시민을 보셨지요? 그 여자는 유다인과 결혼한 로마여자입니다. 남자는 율법도 지키지만, 그 여자는 우상숭배자입니다.

그녀의 이웃 사람들이 그녀가 기르는 동물들에 대하여 불평했기 때문에 그녀는 예루살렘에서 편하게 살 수 없어 이리로 이사 왔습니다. 그녀의 집은 우리가 부정하다고 여기는 동물들로 가득한데, 그 모든 것들 중에서도 가장 부정한 것은 우리를 조롱하면서 헤픈 짓을 서슴지 않고 하는 그 여자입니다.

저는 그 여자를 비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지만 저는 저희 집안을 짓누르는 마리아의 죄 때문에 아무도 제 집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지만, 그들이 저 여자의 집에는 간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 여자는 본시오 빌라도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녀의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에 있고, 그녀는 여기 있습니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저 집에 와도 자기들이 더럽혀지지 않는 체하고, 자신이 더럽혀진다는 것을 모르는 체합니다. 위선입니다! 그들은 목까지 찬 위선 속에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머지않아 그 속에서 익사할 것입니다. 안식일은 잔칫날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산헤드린의 위원들입니다! 한나스의 아들 중 하나가 가장 뻔질나게 다니는 자입니다.”

“나도 그녀를 보았소. 그래요. 그녀를 내버려두고, 그들도 내버려두시오. 의사가 약을 만들 때 그는 원료들을 빻고, 그것을 넣어 물을 휘젓기 때문에 물이 희뿌옇게 되어 오염된 것처럼 보이지요. 그런데 잠시 후에 죽은 것들은 가라앉고, 물은 몸에 이로운 물질들의 즙이 섞여 있는데도 다시 맑아집니다.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소. 모든 것이 섞여 있고, 나는 모든 사람과 함께 일하오. 그 다음에 죽은 부분들은 가라앉아 버려질 것이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백성의 큰 바다에서 살아남을 것이오. 아래층으로 내려갑시다. 사람들이 우리를 부르고 있소…”

예수께서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베타니아와 인근 마을들에서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려고 옥상으로 돌아오셨을 때 환상이 다시 시작된다.

“여러분에게 평화.
설혹 내가 침묵한다 해도 바람이 내 사랑과 다른 사람들의 증오의 말들을 여러분에게 운반해 올 것입니다. 나는 내가 여기 여러분 가운데 와 있는 이유를 여러분이 알기 때문에 여러분이 흥분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와 함께 있게 된 기쁨과 찬미의 흥분뿐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분의 어린양(the Lamb)을 늑대들에게서 보호하시기 위하여 악의 자극 하에서 어린양들(the lambs) 가운데로 이끄심으로써 악을 이용하여 그분의 자녀들을 기쁘게 해주시는 주님을 찬미하시오.

주님께서 얼마나 선하신지 보시오.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듯이 강물과 개울물이 내가 있었던 곳으로 흘러들어 왔습니다. 다정한 친절의 강물과 불타는 비통함의 개울물이었습니다.

전자는 라자로와 마르타에서 시작하여 이 고장의 마지막 주민에 이르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었고, 후자는 자기들을 부르는 선(the Good)을 향하여 올 수 없는 사람들의 불의한 증오였습니다.

강은 말했습니다. ‘오세요, 우리에게 돌아오세요. 저희의 파도들은 당신을 에워싸고, 격리시키고, 지켜드립니다. 저희의 파도들은 세상이 당신께 거절하는 것을 당신께 드립니다.’


악한 개울물은 위협하고, 그 독으로 죽이기를 원했습니다만, 개울 따위가 강에 비하여 무엇이고, 바다에 비해서는 또 무엇입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개울의 독은 무력해져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사랑의 강물이 그것을 압도했고, 여러분의 다정한 사랑만이 내 사랑의 바다로 흘러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아니 여러분의 사랑은 좋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는데, 그것은 나를 여러분에게 다시 데려온 것입니다. 그것으로 인하여 지극히 높으신 주님을 찬미합시다.”

예수의 힘찬 목소리는 평화롭고 조용한 공기 중에서 힘차게 울려 퍼진다. 예수께서는 햇빛을 받아 환한 모습으로 몸을 움직이시며 미소 지으신다. 땅바닥에서는 사람들이 몹시 기뻐하며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다. 그분의 듣기 좋은 목소리에 미소 지으며 그분을 향하여 치켜들고 있는 유쾌한 얼굴들이다.

라자로는 시몬, 요한과 함께 예수의 가까이에 있다. 다른 제자들은 사람들 사이에 흩어져 있다. 마르타도 옥상으로 올라와서 예수의 발치에 앉은 다음 과수원 너머로 보이는 자기 집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은 악인들의 것이고, 낙원은 선인들의 것입니다. 이것은 진리이고, 약속입니다. 여러분의 확신하는 힘이 이 약속에 근거하여 안식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지나가지만, 천국은 지나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착하다면 여러분은 천국을 얻게 될 것이고, 영원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왜 악인들이 하는 일로 인하여 동요해야 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욥의 탄식들을 기억하십니까? 그것들은 착하고 압제당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탄식들입니다. 육체가 신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음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짓밟히면 짓밟힐수록 주님의 기쁨 안에서 그것의 영혼의 날개들을 더 높이 들어 올려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합법적인 수단이나 훨씬 더 흔히는 불법적인 수단을 통하여 곡식으로 가득 찬 창고와 포도주로 가득 찬 술통들과 기름으로 넘치는 항아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모든 음식들에서 다른 사람들의 피와 눈물을 맛보고, 그들의 침대에는 가시들이 돋쳐 있는 것처럼 여겨질 만큼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그들은 축재하기 위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도둑질하고, 고아들의 것을 빼앗고, 힘과 악함에 있어 자기들보다 열등한 모든 사람들을 압제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그들의 왕국은 이 세상의 것입니다. 그들이 죽을 때 그들에게 무엇이 남아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그들이 짊어진 채 하느님 앞에 출두하게 될 죄들의 더미를 보물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오. 그들은 어둠의 자식들이어서 빛(the Light)에게 반항하고, 빛의 밝은 길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샛별을 빛나게 하실 때 그들은 그것을 죽음의 그림자라고 부르고, 그것이 오염되었다고 생각하며, 자기들의 추악한 황금과 증오의 어둡고 희미한 반사광, 지옥의 것들이 영벌의 호수들의 인광을 받아 반짝이는 반사광 안에서 걸어가는 편을 선택합니다.”

“예수님, 제 여동생이… 오!”

라자로는 마리아가 가능한 한 더 가까이 오려고 라자로의 과수원의 울타리 뒤로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몸을 숙이고 걸어오는데, 그녀의 금발이 어두운 회양목을 배경으로 황금처럼 반짝인다.
마르타는 일어서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분의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시자, 그녀는 자기가 있는 곳에서 그대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예수께서는 더 큰소리로 말씀하신다.

“우리는 그 불행한 사람들에 대하여 뭐라고 말해야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회개할 시간을 주셨지만, 그들은 죄짓기 위하여 그 시간을 남용합니다.
그러나 비록 하느님께서 그들을 보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여도 그분께서는 계속 그들을 보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마치 벼락이 바위를 관통하듯이 그들의 딱딱한 마음을 뚫고 들어가거나 그들의 죄가 쌓이고 쌓여 역겨움의 파도가 그들의 입과 콧구멍에까지 올라오는 순간이 옵니다.

그래서 그들이 그 맛과 자기들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고 타인들에게도 혐오감을 주는 악취에 메스꺼움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그들에게 선에 대한 욕망이 뿌리내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때 모든 영혼들이 부르짖습니다. ‘누가 내가 하느님의 친구였었던 지난날로 나를 돌아가게 해줄 것인가? 그분의 빛이 내 마음 속에서 빛나고, 내가 그 빛 가운데에서 걸어가던 시절로. 내 의로움에 놀란 세상이 숨죽이고, 나를 보는 사람이 나를 복되다고 말했던 시절로? 그때 세상은 내 미소를 보기를 갈망했고, 내 말은 천사의 말처럼 받아들여졌으며, 내 가족들의 마음은 긍지로 뛰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무엇인가? 나는 젊은이들에게는 조롱거리이고,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치욕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나를 풍자가요들로 비꼬고, 경멸하며, 내 얼굴에 침 뱉는다.’

참으로 이것은 죄인들의 영혼, 하느님의 우정과 그분의 나라를 영원히 잃는 불행보다 더 큰 불행은 없기 때문에 진짜 욥들인 그들의 영혼이 때때로 하는 말입니다. 그들은 연민의 정, 오로지 연민의 정만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들은 한가함이나 경솔함으로 인하여 영원하신 정배(淨配, Spouse)를 잃은 가련한 영혼들입니다. ‘나는 밤에 내 침대에서 내 영혼이 사랑하는 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다.’(아가3,1-3)

사실 어둠 속에서는 신랑을 식별할 수 없는데, 사랑으로 자극된 영혼은 영적인 밤에 에워싸여 있기 때문에 분별없이 자기의 고통에 대한 진정제를 원하고, 그것을 얻기를 바랍니다. 영혼은 그 진정제를 어떤 사랑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영혼의 사랑은 오로지 하느님뿐이십니다. 이런 영혼들은 하느님 사랑의 자극을 받아 사랑을 찾아 방황합니다. 그 영혼들은 자기들을 위하여 빛을 가지기를 원하기만 하면, 사랑(Love)을 그들의 배우자로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데 그 영혼들은 병자들처럼 방황하며 사랑을 더듬으며 찾아다녀서,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모든 사랑, 모든 추악한 것들을 만나지만, 진정한 사랑은 만나지 못합니다. 참 사랑은 황금이나 쾌락이나 권력이 아닌 하느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가련한 영혼들! 만일 그들이 덜 게을러서 ‘나를 따라오너라’, ‘나에게 문을 열어다오’ 하고 말씀하시는 영원한 정배이신 하느님의 최초의 부르심에 깨어 일어났다면, 그들은 실망한 신랑이 이미 사라졌을 때 뒤늦게 깨어난 사랑의 분출로 문을 열어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의 필요라는 거룩한 충동을, 심지어 부정한 짐승들이라도 역겨워할 만큼 무익하고, 진부한 문제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영광스러운 꽃이 아니라 고통스럽게 하는 가시에 지나지 않는 진흙 속에서 더럽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느님처럼, 그러나 그분과 반대되는 이유들로 죄인을 놓치지 않고 조롱하고 비난하려고 불러 세우는 순찰 야경꾼들과 온 세상의 업신여김을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온 세상 사람들에게 매 맞고, 빼앗기고, 상처 입은 불쌍한 영혼들! 하느님만이 무자비한 경멸적인 투석형에 가담하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그 영혼의 상처를 낫게 하시고, 그분의 자녀에게 불멸의 옷을 입혀 주시기 위하여 눈물 흘리십니다. 항상 그분의 자녀입니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아버지와 함께 그분의 아들들도 그렇게 합니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그분께서는 죄인들을 위하여 내가 이리로 돌아와 여러분에게 말하게 하셨습니다. ‘용서해주시오, 항상 용서해주시오. 모든 나쁜 것이 좋은 것이 되게 하고, 모든 죄가 은총이 되게 하시오.’ 나는 여러분에게 ‘하시오’ 하고만 말하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 태도를 모방하시오. 나는 내 원수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축복합니다. 나는 그들로 인하여 내 벗들인 여러분에게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청중 가운데 여인들은 베일들을, 남자들은 나뭇가지들을 흔든다. 그들은 예수께 인사드린 다음에 조용히 떠나간다.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제 누이를 보았을까요?”

“아니오. 라자로. 그녀는 산울타리 뒤에 잘 숨어 있었소. 우리는 여기 높은 곳에 있어 그녀를 볼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볼 수 없었소.”

“그 애는 저희에게 약속했었는데…”

“왜 그녀가 오지 말았어야 하는 거요? 그녀도 아브라함의 딸이 아니오? 내 형제들이여, 나는 내 형제들인 당신들과 내 제자들인 너희가 그녀에게 아무것도 알리지 않겠다고 맹세하기 바라오. 그녀를 내버려 두시오.
그녀가 나를 비웃을 거라고요? 염려하지 마시오. 그녀가 울 거라고요? 그녀가 실컷 울도록 내버려두시오. 그녀가 여기 있을 거라고요? 그녀를 내버려두시오. 그녀가 도망치려고 할 거라고요?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시오.

구속주(the Redemeer)와 구속자들(redeemers)의 비결은 인내하고, 착하고, 끈기 있고, 기도하는 것이오. 다른 어떤 것도 아니오. 어떤 병들에 대해서는 잠자코 있는 것이 약이오…

내 친구들이여, 잘 가시오. 나는 여기 남아서 기도하겠소. 당신들은 각자 돌아가서 일해도 좋소. 그리고 하느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계시기를!”

모든 것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