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492~p501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19. ‘맑은 내’에서의 예수.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
1945. 2. 27.
오늘은 어제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의 청중이 모여 있다. 그들 중에는 부유한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어린 나귀들을 타고 와서 그 짐승들을 말뚝에 매놓은 다음 선생님을 기다리며 헛간에서 식사하고 있다.
오늘은 춥고 청명한 날이다.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식한 사람들이 선생님께서 누구신지, 그분께서 왜 여기서 말씀을 하시는지에 대하여 설명한다. 어떤 사람이 질문한다.
“그분께서는 요한보다 더 크십니까?”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나는 요한의 제자였었는데, 그분은 선구자이고, 정의의 목소리입니다. 이분께서는 메시아신데, 지혜와 자비의 목소리입니다.”
“댁은 어떻게 아시나요?”
여러 사람이 묻는다.
“세례자 요한의 세 명의 충실한 제자들이 나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만일 당신들이 그때 일어난 일을 안다면!… 그들은 그분이 태어나셨을 때 그분을 보았답니다.
상상해보시오. 그분께서는 빛 속에서 태어나셨답니다. 빛이 어찌나 강했던지 목자들이었던 그들은 겁에 질려 날뛰는 양들이 있는 양 우리에서 달려 나와 베들레헴 전체가 불타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 다음에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그들의 날개로 불을 껐대요. 그때 땅에는 빛에서 태어난 아기인 그분이 계셨답니다. 모든 불은 하나의 별이 되었다는군요…”
“아니에요! 그건 그렇지 않아요.”
“내 말이 맞는다니까요. 내가 어렸을 때 베들레헴에서 마부였던 사람이 나에게 말해주었어요. 메시아께서 어른이 되신 지금 그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어요.”
“그건 그렇지 않아요. 그 별은 나중에 왔는데, 그것은 동방의 현자들과 함께 왔어요. 그들 중 한 사람은 솔로몬의 친척이었어요. 따라서 그는 메시아의 친척이었던 셈이지요.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다윗 가문의 사람이고, 다윗은 솔로몬의 아버지였고, 솔로몬은 스바의 여왕이 아름다웠고, 그녀가 가져온 선물들로 인하여 그녀를 사랑했고, 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아들을 낳아주었어요. 그래서 그 아들은 나일 강 너머에 있었지만, 유다지파의 아이였어요.”
“당신은 무슨 말을 하고 있소? 당신은 미쳤소?”
“아니오. 그런데 당신은 그분의 친척이 왕들과 왕가의 관습에 따라 그분께 향료를 가져왔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까?”
“나는 정확한 내막을 알아요. 이것은 일어난 사실입니다. 이사악이 그 목자들 중 한 사람이고 내 친구이기 때문에 나는 압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아기는 다윗 가문의 외양간에서 태어났습니다. 예언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말한다.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나자렛 출신이 아닙니까?”
“내가 말할게요. 그분께서는 다윗 가문에 속해 있으시고, 그때는 칙령이 발령되었을 때였기 때문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목자들은 더 없이 아름다운 빛을 보았습니다. 가장 나이어린 목동이 무죄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주님의 천사를 보았습니다.
천사는 하프 소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구세주께서 태어나셨습니다. 가서 그분께 경배하시오.’ 그 다음에 천사들은 ‘하느님께는 영광, 착한 사람들에게는 평화’ 하고 노래했습니다.
그래서 목자들은 가서 황소와 나귀 사이의 구유 안에 있는 갓난아이와 그분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분께 경배한 다음 그분을 한 착한 여자의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아기는 여느 아이들처럼 아름답고, 얌전하고, 사랑이 가득한 아이로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현자들이 유프라테스 강과 나일 강 너머에서 왔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한 별을 보았는데, 그들은 그것이 발라암의 별이라는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아기는 이미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로데 왕은 자기의 왕국에 대하여 염려했기 때문에 학살을 명했습니다. 그러자 주님의 천사가 그들에게 위험에 대하여 경고했습니다. 베들레헴의 어린이들은 죽었지만, 그분은 마타레아 너머로 피난했기 때문에 죽지 않았습니다.
그 후 그분께서는 나자렛으로 돌아와 목수로 일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때가 오자 그분의 육촌인 세례자가 그분을 선포한 다음 그분께서는 그분의 임무를 시작하셨고, 그래서 먼저 그분의 목자들을 찾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30년 동안 마비되어 있었던 이사악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사악은 그분을 전하기에 지칠 줄을 모릅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그렇지만 세례자의 세 제자들도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었어요!”
첫 번째 사람이 약간 자존심이 상하여 말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사실입니다. 사실이 아닌 것은 베들레헴의 마부의 묘사입니다. 그가 그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요? 그는 가서 베들레헴 사람들에게 착해지라고 말해야 할 겁니다. 메시아께서는 베들레헴에서나 예루살렘에서는 말씀을 전하실 수 없어요.”
“맞아요! 그렇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할지 상상해보세요! 세례자의 말마따나 그들은 독사들과 하이에나들이예요.”
“나는 병이 낫기를 바라고 있어요. 보이지요? 내 다리 하나가 괴저에 걸렸어요. 나는 당나귀를 타고 이리로 오느라고 죽는 줄 알았어요. 나는 시온으로 그분을 찾아갔지만, 그분께서는 더 이상 거기 계시지 않았어요…”
어떤 사람이 말한다.
“그들이 그분을 죽이겠다고 위협했어요…”
다른 사람이 대답한다.
“개들!”
“맞아요, 댁은 어디에서 오셨소?”
“리따에서요.”
“멀리서 오셨군요!”
“나는… 나는 내 죄에 대하여 그분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는 세례자에게 말했는데 그분이 너무 무섭게 나에게 야단치는 바람에 나는 도망쳐 나왔어요. 나는 내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사람이 말한다.
“당신은 무슨 짓을 저질렀는데요?”
“나는 많은 악행을 저질렀어요. 나는 그분께 말씀드리겠어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분께서는 나를 저주하실까요?”
“아니오, 나는 그분께서 벳사이다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나는 우연히 거기 있었어요. 그분께서는 어찌나 놀라운 말씀들을 하셨는지! 그분께서는 죄지은 한 여인에 대하여 말씀하셨는데, 아! 나도 그런 말씀들을 들을 수 있도록 그녀가 되기를 거의 바랄 정도였소!…”
한 위엄 있는 노인이 말한다.
“그분께서 오신다.”
여러 사람이 외친다.
“이런! 아이고 수치스러워라!”
죄지은 사람이 도망치려고 하면서 말한다.
“내 아들이여, 당신은 어디로 도망가고 있소? 당신이 빛(the Light) 앞에서 도망쳐야 할 정도로 빛을 미워할 만큼 당신의 마음속에 그렇게도 큰 어둠이 있소? 당신은 용서(Forgiveness)인 나를 무서워할 정도로 죄를 많이 지었소?
당신은 어떤 죄를 지을 수 있었소? 당신이 설혹 하느님을 죽였다 해도, 당신이 참으로 뉘우친다면, 당신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거요. 울지 마시오! 아니, 이리 와서 우리가 함께 웁시다.”
예수께서는 한 손을 들어 도망치는 사람이 멈추도록 명하신 다음 지금 그를 껴안으시며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잠시 기다리시오. 나는 이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나서 여러분에게 돌아오겠소.”
그분께서는 집 너머로 걸어가시기 위하여 모퉁이를 돌아가시다가 거기 서서 듣고 있는 베일 쓴 여자와 부딪히신다. 예수께서는 잠시 그녀를 응시하신 다음 열 걸음쯤 더 가셔서 발을 멈추신다.
“아들이여,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그가 무릎을 꿇는다. 그는 50세쯤 된 사람이다. 그의 얼굴은 심한 격정과 은밀한 고통으로 흉해져 있다. 그는 자기의 두 팔을 내민 채 외친다.
“저는 제 어머니와 동생을 죽였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독차지하여 여자들과 함께 그것을 쓰기 위해서요… 저는 더 이상 평화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제 음식은… 피였고! 제 잠은… 악몽이었고… 제 쾌락은…
아! 여자들의 품에서, 그들의 음란한 부르짖음에서 저는 돌아가신 제 어머니의 싸늘한 시체와 독약에 중독된 제 아우의 헐떡이는 소리를 느꼈습니다. 창녀들은 저주받아라! 그들은 독사들, 메두사들, 만족시킬 수 없는 곰치들… 내 파멸!”
“저주하지 마시오. 나는 당신을 저주하지 않소…”
“당신께서는 저를 저주하지 않으실 겁니까?”
“그렇소. 나는 울고, 당신의 죄를 떠맡아 내 어깨 위에 지오!…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것은 내 사지를 부수는 것 같소. 그러나 나는 당신을 위하여 그것을 소멸시키기 위해서 그것을 부수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주오. 그렇소. 나는 당신의 큰 죄를 사해주오.”
그분께서는 흐느껴 우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그분의 두 손을 펴시고 기도하신다.
“아버지, 제 피는 이 사람을 위해서도 흐를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여기 제 눈물과 제 기도가 있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이 뉘우쳤으니 용서해주십시오. 당신께서 모든 것을 심판하는 권한을 맡겨주신 당신의 아들이 그것을 원합니다!”
그분께서는 아직 몇 분 동안을 그렇게 계시다가 몸을 숙여 그를 일으키시며 말씀하신다.
“당신의 죄는 사해졌소. 당신의 죄에서 남아 있는 것은 당신이 보속의 생활로 속죄해야 하오.”
“하느님께서는 저를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럼 제 어머니는요? 제 동생은요?”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시는 것은 모든 사람이 용서해주오(What God forgives, everybody forgives). 가서 더 이상 죄짓지 마시오.”
그 사람은 더 크게 울며 그분의 손에 입 맞춘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울도록 놓아두시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베일을 쓴 여자가 마치 그분께 가서 그분을 만나 뵙기를 원하는 듯한 몸짓을 하다가 머리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그녀를 쳐다보시지 않고 그녀의 앞을 지나쳐 오신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자리로 돌아와 말씀하신다.
“한 영혼이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그분께서 창조하신 영혼들을 마귀의 덫에서 빼내 천국으로 향하는 길로 돌아오게 하시는 그분의 전능하심은 찬미 받으소서.
이 영혼이 왜 버려졌습니까? 그 영혼이 율법을 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께서 그분의 온갖 무서운 권능을 가지고 시나이 산에 나타나 그것을 통하여 말씀하셨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는 하느님이다. 내 뜻은 이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에게 내가 준비해둔 번갯불이다.’(탈출19.9―14)
그리고 그분께서는 말씀하시기 전에 명령하시기를 백성 중에서는 아무도 살아 계시는 그분을 보려고 산에 올라와서는 안 되며, 사제들도 죽지 않으려면 하느님의 경계에 다가오기 전에 자신을 깨끗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정의와 시험들의 때였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마치 하늘의 신비와 하느님의 진노를 돌로 덮어놓은 듯 닫혀 있었고, 오로지 정의의 칼들만이 하늘로부터 죄지은 자녀들에게 번쩍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의로운 자(the Just One)가 모든 정의를 다하려고 왔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에게 은총과 생명을 주기 위하여 번갯불도 없고 제한들도 없이 그에게 말하는 때가 왔습니다.
아버지이시자 주님이신 분의 첫 번째 말씀은 이것입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이 말씀이 하느님의 목소리로 말해지고 그분의 손가락으로 쓰이지 않는 때는 하루 중 단 한 순간도 없습니다. 어디에? 모든 곳에요. 그것은 모든 것을 통하여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풀과 별들을 통하여, 물과 불을 통하여, 양털과 음식을 통하여, 빛과 어둠을 통하여, 건강과 질병을 통하여, 부유함과 가난을 통해서요.
만물이 말합니다.
‘나는 주님이다. 너는 나에게서 그것을 받았다. 내 생각들 중의 하나가 그것을 너에게 주고, 다른 생각 하나가 그것을 너에게서 빼앗는다. 너를 내 뜻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군대도 없고, 방어물도 없다.’
그것은 바람의 목소리 안에서 외치고, 물소리 안에서 노래하고, 꽃향기 속에서 냄새를 풍기며, 산꼭대기들에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속삭이고, 말하고, 부르고, 양심들 속에서 외칩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결코 그것을 잊지 마시오. 여러분이 그 말을 듣지 않으려고 여러분의 눈을 감거나, 귀를 막거나, 양심을 질식시키지 마시오. 어떻게 해도 그것은 남아 있으며, 연회장의 벽들에, 거친 바다의 파도 위에, 어린이의 미소 짓는 입술 위에, 죽어가는 늙은이의 창백한 얼굴 위에, 향기로운 장미꽃 위에, 시체가 썩어가는 무덤 위에 하느님의 불붙는 손가락으로 그것이 쓰이게 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술과 쾌락으로 도취되어 있을 때, 사업으로 분주할 때, 밤에 휴식할 때, 홀로 산책할 때 그것이 목소리를 높여 ‘나는 주 네 하느님이다’ 하고 외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그대가 그토록 탐욕스럽게 입 맞추고 있는 그 육체도, 그대가 그토록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그 음식도, 그대가 그토록 인색하게 모으고 있는 그 황금도, 그대가 뒹굴고 있는 그 침대도, 침묵도, 고독도, 잠도 그것을 침묵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주 네 하느님이다. 나는 너를 버리지 않을 동반자요, 네가 쫓아낼 수 없는 손님이다. 네가 착하냐? 그러면 손님이요 동반자인 그는 좋은 친구이다. 네가 악하고 죄 있느냐? 그러면 손님이자 동반자인 그는 성난 왕이 되어 평화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떠나지 않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의 분리는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에게만 허락됩니다. 그 분리는 완화시킬 수 없고 영원한 그들의 고통입니다.
‘나는 네 주 하느님이다.’ 그것에는 다음의 말이 덧붙여집니다. ‘나는 이집트 땅, 종살이하는 집에서 너를 구해냈다.’(신명5,6)
오! 그분께서는 참으로 바로 지금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어떤 이집트에서 여러분을 구해내서, 약속된 땅 즉 이 땅이 아닌 하늘로, 주님의 영원한 왕국, 그곳은 굶주림이나 목마름, 추위나 죽음이 없고, 모든 것에 기쁨과 평화가 가득하고, 모든 영혼이 평화와 기쁨으로 만족하는 곳으로 데려가고 계십니까!
그분께서는 지금 진정한 노예상태에서 여러분을 구해내려 하십니다. 구속주(Redeemer)가 여기 있습니다. 그것은 나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사슬을 끊어주려고 왔습니다. 모든 인간 지배자는 죽고, 그가 죽으면 노예들은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탄은 죽지 않습니다. 그는 영원합니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곳 어디로든 여러분을 끌고 가려고 여러분에게 족쇄를 채운 지배자입니다. 여러분은 죄인들인데, 죄는 사탄이 여러분을 묶는 사슬입니다. 나는 그 사슬을 끊어주려고 왔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오고 있는데, 내가 오기를 원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너를 이집트와 노예상태에서 구해냈다’고 하는, 아직까지도 이해되지 않고 있는 약속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것은 영적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여러분의 첫째 부모들을 유혹했던 우상의 땅에서 구해내시고, 죄의 속박에서 끌어내시며, 여러분을 다시 한 번 은총으로 옷 입혀서 그분의 나라에 받아들이십니다.
내가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하는데, 나에게로 오는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다정한 아버지의 목소리로 복된 마음들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것입니다. ‘나는 너를 자유롭고 행복하도록 나에게로 이끄는 주 네 하느님이다.’
오시오. 여러분의 마음과 얼굴과 기도와 의지를 주님께로 돌리시오. 은총의 시간이 왔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셨다. 그분께서는 한 노파와 미소 짓는 얼굴이 가무잡잡한 어린 소녀를 어루만져주시고 축복하시며 지나가신다.
“선생님, 저를 고쳐주십시오. 저는 아주 많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괴저에 걸린 병자가 말한다.
“당신의 영혼이 먼저입니다. 회개하시오…”
“요한이 했던 것처럼 저에게 세례를 주십시오. 저는 그에게 갈 수 없습니다. 저는 몸이 불편합니다.”
“오시오.”
예수께서는 아주 넓은 두 군데의 풀밭들과 강을 가리고 있는 숲 너머에 있는 강을 향하여 내려가신다. 그분께서는 신발을 벗으시고, 목발을 짚고 힘들게 따라온 그 사람도 신발을 벗는다. 두 사람이 강가로 내려간 다음 예수께서는 그분의 두 손을 모아 컵처럼 오므린 다음 강물을 떠 정강이의 절반 높이까지 물에 잠겨 있는 그 사람의 머리에 부으신다.
“이제 붕대를 푸시오.”
그들이 오솔길로 다시 올라오는 동안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그 사람이 순종한다. 그의 아픈 다리가 나았다. 군중이 놀라 소리 지른다.
“저도요!”
“저도요.”
“저에게도 세례를 베풀어주세요!”
많은 사람이 외친다.
이미 길을 반쯤 오신 예수께서는 돌아보시며 말씀하신다.
“내일 합시다. 지금은 가시오. 순종하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나고, 예수께서는 집으로 돌아오셔서 부엌으로 들어가신다. 아직 이른 오후인데도 부엌은 벌써 어둡다.
제자들이 그분의 주위로 모인다. 베드로가 묻는다.
“당신께서 집 뒤로 데려가신 그 남자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었습니까?”
“그에게는 정화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다시 오지 않았고, 세례 받기를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내가 보낸 곳으로 갔다.”
“어디로요?”
“베드로야, 속죄하러 갔다.”
“감옥으로요?”
“아니다, 그의 여생 동안 보속하려고 갔다.”
“사람은 물로 정화되지 않군요.”
“눈물도 물이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당신께서 기적을 행하신 지금 사람이 얼마나 많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오늘도 벌써 곱절이나 왔거든요…”
“그렇다. 만일 모든 것을 내가 해야 한다면,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너희가 세례를 주어라. 처음에는 한 번에 한 사람에게 주고, 그 다음에는 두 사람, 세 사람, 여러 사람에게 주어라. 그러면 나는 가르치고, 병자와 죄 있는 사람들을 고쳐주겠다.”
“저희가 세례를 베풀어야한다고요? 오, 저는 자격이 없습니다! 주님, 저에게서 이 임무를 거두어주십시오! 저도 세례 받을 필요가 있는데요!”
베드로는 무릎 꿇고 애원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상체를 숙이시고 말씀하신다.
“네가 가장 먼저 세례를 베풀어야 한다. 바로 내일부터.”
“주님, 안됩니다! 저는 저 굴뚝보다 더 시꺼먼데 제가 어떻게 세례를 베풀겠습니까?”
예수께서는 그분의 무릎 앞에 무릎을 꿇고 그 투박한 어부의 양손을 합장하여 그분의 무릎에 올려놓고 있는 그분의 사도의 겸손한 진실성에 미소 지으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베드로의 반백의 곱슬머리 바로 밑 이마에 입 맞추신다.
“여기 있다. 나는 내 입맞춤으로 너에게 세례를 준다. 너는 기쁘냐?”
“저는 입맞춤을 한 번 더 받기 위하여 다른 죄 하나를 더 짓겠습니다!”
“안 된다. 너는 하느님의 선물을 이용하여 그분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당신께서는 저에게도 입 맞춰주시지 않겠습니까? 저에게도 죄들이 있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응시하신다. 그분의 표정은 곧바로 변하여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는 동안 그분의 얼굴을 그토록 환하게 비추었던 기쁜 빛에서 엄한 표정으로, 말하자면 피로한 침울함으로 변한다. 그분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래… 너에도 입 맞춰주마. 오너라. 나는 누구에게도 불공평하지 않다. 유다야, 착해라.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너는 젊다. 너는 끊임없이 올라가 완전한 성덕에까지 이를 수 있을 만큼 앞길이 창창하다…”
그분께서는 유다에게 입 맞춰주신다.
“이번에는 나의 벗 시몬 네 차례다. 그 다음은 내 승리인 너 마태오 차례고. 현명한 바르톨로메오 너도. 충실한 필립보 너도. 명랑한 마음을 가진 사나이 토마스 너도. 묵묵히 활동하는 안드레아도 오너라. 내가 가장 먼저 만난 너 야고보도. 이제는 네 선생의 기쁨인 너 요한도. 내 어릴 적과 젊은 시절의 동무인 너 유다도. 얼굴과 마음이 그 의인을 회상시키는 너 야고보도.
너희 모두는 내 입맞춤을 받았다. 그러나 내 사랑이 크지만 너희의 착한 뜻도 요구된다는 것을 기억해라. 내일 너희는 내 제자들로서의 너희의 인생에서 한걸음 나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영광이고 의무라는 것을 기억해라.”
“선생님… 어느 날 당신께서는 저, 요한, 야고보, 안드레아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만일 저희가 당신께서 기도하시는 것처럼 기도한다면, 저희는 당신께서 저희가 하기를 원하시는 일을 하기에 합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드로가 말한다.
“그때 나는 너에게 이렇게도 대답했다. ‘너희가 충분히 함양될 때 나는 너희에게 숭고한 기도를 가르쳐주겠다. ‘내’ 기도를 너희에게 남겨주기 위하여. 그러나 만일 너희가 입술로만 그 기도를 왼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은 너희의 영혼과 너희의 의지를 가지고 하느님께로 올라가거라. 기도는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시는 선물이고, 사람이 하느님께 바치는 선물이다.’”
“뭐라고요? 저희는 아직 기도할 자격이 없단 말씀입니까? 이스라엘 전체가 기도하는데요…”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그렇다, 유다야. 그러나 이스라엘의 행위들을 보면 너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기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너희를 배반자들로 만들고 싶지 않다. 내적으로는 선을 거스르면서 외적인 행위로만 기도하는 사람은 배반자이다.”
“그런데 언제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기적들을 행하게 해주시겠습니까…”
유다가 묻는다.
“우리가… 기적들을? 하느님 맙소사! 하지만 우리는 아직 초보자들이야. 그런데 우리가… 기적들을? 이 사람아, 자네는 미쳤나?”
베드로는 분개하고 놀라 제 정신이 아니다.
“선생님께서 유다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어. 제 말이 맞죠?”
“그렇다. 그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너희는 기적들을 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 안에 육체(flesh)가 너무 많이 남아 있는 한 너희는 기적들을 행하지 못할 것이다.”
“저희는 금식하겠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그것은 아무 소용없다. 나는 육체라는 말을 타락한 정열들, 세 가지 갈망, 그리고 이 위험한 세 가지 갈망을 따르는 많은 악습들을 가리키는 데 사용한다. 불명예스러운 중혼에서 태어난 자식들처럼, 생각의 교만은 육체와 권력의 갈망을 통하여 사람과 세상 안에 있는 모든 악을 낳는다.”
“저희는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유다가 대꾸한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자신들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럼 저희는 죽어야 합니까? 당신과 함께 있기 위해서라면 저희는 그렇게라도 하겠습니다. 적어도 저는요…”
“아니다. 나는 너희의 육체적인 죽음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나는 너희 안에서 동물성(animality)과 악마주의(Satanism)가 죽기를 바란다. 그런데 육체의 욕구가 충족되고, 거짓말, 교만, 분노, 거만함, 탐욕, 인색, 나태 따위가 너희 안에 남아 있는 한 그것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저희는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가까이에 있는 너무나 비속한 인간들입니다.”
바르톨로메오가 속삭이듯이 말한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항상 지극히 거룩하셨어. 우리는 알아.”
그분의 사촌 야고보가 단언한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인지를 아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낙심하면 안 돼. 우리는 ‘날마다 당신을 섬길 힘을 저희에게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려야 해. 만일 우리가 ‘저희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우리는 속을 것이고, 속이는 자들이 될 거야. 우리가 누구를 속이겠어? 설령 우리가 말하고 싶지 않다 해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우리가 스스로를 속일 것인가? 아니면 속으실 수 없는 하느님을 속일 것인가?
그렇지만 만일 우리가 ‘저희는 약하고 죄인들입니다. 당신의 힘과 용서로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말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이고, 그분의 선하심과 정의로 우리를 용서해주실 것이고, 불쌍한 우리 마음의 죄를 깨끗하게 해주실 거야.”
요한이 말한다.
“요한아, 순수함의 향기를 가지고 있는 네 입술, 흠숭하올 사랑에만 입 맞추는 네 입술을 통하여 진리(the Truth)께서 말씀하셨으니 너는 복되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며 일어서서 자기의 자리인 어두운 구석에서 말한 그분의 사랑하는 제자를 그분의 가슴으로 끌어당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