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151, 하느님의 말씀을 진창으로 뒤덮는 행위,
순명은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을 하나 되게 한다
1902년 11월 16일
1. 몹시 괴로워하며 지난밤을 보냈다. 내게 금지 명령을 내리는 고해사제를 보았기 때문이다.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잠깐 오셔서 오직 이 말씀만 하셨을 뿐이다.
"딸아, 하느님의 말씀은 기쁨이다. 누구든지 이 말씀을 듣고서도 실행을 통해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사람은 거무튀튀한 물이 들도록 그것을 진창으로 뒤덮는 격이 된다."
2. 나는 괴로워하면서도 내가 본 광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바로 그때 신부님이 오셔서 이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것은 다시는 내게 가지 말라는 주교님이 엄명이 있었으므로 평소처럼 나를(마비 상태에서) 깨어나게 하려고 자기가 올 수 없게 되었다는 것, 따라서 이제부터는 나 혼자서 깨어나냐 한다는 것이었다.
3. 그러나 이는 지난 18년 동안 내가 하느님께 아무리 울고불고 애원하며 맹세하고 약속해도 결코 허락을 얻어낼 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게다가, 하느님 대전에서 고백하지만, 이제껏 겪은 모든 고통이 내게는 정말 십자가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은총이요 기쁨이었고, 정작 유일한 십자가는 사제의 방문을 받아야 하는 일이었다.
4. 그 여러 해 동안의 체험으로 보건대 이것이 (즉 사제의 도움 없이 깨어나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를 익히 알 수 있는 터인 만큼 순명할 수 없으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가슴이 갈래갈래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단지 쓰라린 눈물을 쏟아내면서 (홀로 내 마음 밑바닥까지 샅샅이 보시는) 하느님께 이런 처지에 있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빌었을 따름이다.
5. 그렇게 울면서 기도하고 있노라니, 번쩍 하는 빛과 더불어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들렸다. "딸아, 그(렇게 시킨) 것이 나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내가 그에게 순명하마. 내가 그렇게 순명의 증거들을 준 다음에는 그가 나에게 순명할 것이다."
6. 그래서 내가 "주님, 저는 순명하지 못하면 어쩔까 싶어 몹시 걱정됩니다." 하였더니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순명은 (관계를) 풀면서 또한 묶어 준다. 그러니 그것은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는 사슬이다. 그러므로 영혼은 그 자신의 의지력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의 능력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러면 네가 순명하는 것이 아니라 네 안에서 내가 순명할 것이다."
7.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비통한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다.
"딸아, 이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너를 이렇게 산 제물의 처지에 있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탈리아에 대학살의 시작을 허락하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8. 나는 이 순명이 얼마나 굉장한 일을 해 낼 수 있는지를 알고 깜짝 놀랐다.
4권-152, "사제의 봉사를 통해서 너를 그 고통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 이것이 내 뜻의 결정이다.“
1902년 11월 17일
1. 평소처럼 외적 감각이 없어지는 상태가 닥칠 시각이 되었건만, 내 의지력으로는 이제 그 상태 속으로 들어갈 수 없어졌다. (그런데다) 나의 생명이요 보물이신 분, 내 모든 기쁨이기도 하신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오시지 않았다. 나는 너무 괴로웠고, 이는 일생 동안 일찍이 겪어 본 적이 없는 괴로움이었다! 할 수 있는 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힘썼지만 정신이 계속 깨어 긴장하고 있는 통에 의식을 잃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다만 정신 없이 울어대며 마구 쏟아지는 눈물에 잠겨 있었을 따름이다.
2. 그런 다음, 평소에 무의식 상태에서 하곤 했던 일을 다시 하면서 되도록 나 자신 안에 머물러 있으려고 있는 힘을 다 쏟자 (예수님의) 가르침이 하나하나 생각나기 시작했고, 이와 더불어 내가 그분과 항상 일치해야 했던 말과 그 말투도 생각났다. 그런데, 심장에 날카롭게 꽂히는 수많은 화살과도 같이 이런 생각이 났다.
3. "그렇다. 지난 15년 동안 너는 날마다 그분을 뵙곤 하였다. 방문의 빈도가 높을 때도 있었고 낮을 때도 있었으나 어떤 때는 한 번, 또 다른 때는 서너 번씩 오시곤 했고, 침묵을 지키실 때가 있는가 하면 말씀을 주실 때도 있었다. 어쨌든 언제나 그분을 뵈었는데, 지금 와서 그분을 잃고 말았다니! 더 이상 뵙지 못하게 되었다니! 너는 이제 끝장이 난 것이다!"
4. 그러나 내 보잘것없는 가슴이 온통 쓰라림과 아픔투성이어서, 아픔이 밥이고 눈물이 음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그런 것으로 속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물 한 모금도 삼킬 수 없었던 것이다.
5. 여기에다 또 하나의 가시가 보태졌으니, 내가 흠숭하올 예수님께 (나의 이 두려움을) 자주 표현했던 일이 생각난 것이었다. "저의 그 상태의 원인이 저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일체가 제 상상력의 소산인데 제가 그런 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정말 두렵습니다."
6. 그러면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던 것이다. "그런 두려움일랑은 떨쳐 버려라. 네가 온갖 노력과 희생을 다 바쳐 육신의 감각을 잃어 보려고 해도 네 능력으로는 도무지 그렇게 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7.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가 내적인 차분함을 유지한 것은 적어도 순명만은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기야, 이것이 내 목숨을 바치는 것과 같은 희생을 치르게 하지만 말이다. 그 무렵 내게 떠오른 생각은, 결국 사태가 이와 같이 계속 되리라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내가 저 (마비) 상태로 있기를 원치 않으셨기 때문에 저 주교님을 써서 그의 명령에 복종하게끔 하신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8. 그렇게 이틀이 지난 저녁에 십자가 경배를 시작하고 있었을 무렵, 한 빛이 내 정신을 번쩍 비추자 마음이 열리는 것이 느껴졌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다.
"며칠 동안 너의 (그 상태를) 정지시킬 작정이다. 연후에 다시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
9. "주님, 저를 다시 (그 상태에) 빠져들게 하신다면, 주님께서 친히 저를 깨어나게 해 주시겠습니까?"
10. "아니다. 사제의 봉사를 통해서 너를 그 고통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 이것이 내 뜻의 결정이다. 나의 지혜는 이해할 수 없도록 무한한 것이니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쓰는 방식도 보기 드문 것이 많다. 비록 알아듣지 힘들더라도 그 까닭을 알고자 한다면 일의 근본에 이르기까지 탐구해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태양처럼 환히 빛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11. 나의 정의는 우박과 천둥과 번개를 잔뜩 싣고 있는 구름과 같다. 그런데 이 구름이 너에게서는 하나의 장벽을 만나게 된다. 더 무겁게 사람들 위에 드리워지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다. 그런즉 그들로 하여금 내 분노의 때를 예상하려고 들지 않게 하여라."
12. 이 음성을 듣고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에게만 유독 이 징벌이 예비되어 있었으니, 그 상태에서 벗어나리라는 희망마저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다른 영혼들에게도 수많은 은총을 주셨고 그들 (역시)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많은 고통을 겪어 왔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사제의 중재가 필요 없었습니다."
13. 그러자 그 음성은 이렇게 계속되었다. "너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고 이탈리아에 대학살이 시작될 때 그렇게 될 것이다."
14. 이것이 내게는 새로운 아픔과 눈물의 원인이 되었으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실 정도였다.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시거나 느끼게 하시지는 않았지만 내 안에서 나오셔서 방금 말씀해 주신 사실 앞에 이를테면 너울같은 것을 쳐서 가리셨으니 말이다.
15. 그러고 나서 그분은 이렇게 당신 음성을 들려주셨다. "딸아, 내게로 오너라. 불안해할 것 없다. 나하고 같이 정의를 잠시 멀리 보내고 사랑에게 길을 내어주기로 하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쓰러져서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 같고, 내가 너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니 말이다. 너는 내가 할 말을 다 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다!"
16. 나는 울고 있었으므로 두 줄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셨다. "울지 말아라. 얘야, 내 말 좀 들어 보아라. 오늘 아침에는 내가 너와 함께 미사 참례를 하면서 네가 어떻게 참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마."
17. 그러므로 그분께서는 설명하시고 나는 말씀대로 따랐다. 그러나 그분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고통 때문에 내 마음은 줄곧 미어지고 있었다. 그분께서는 나의 눈물을 그치게 하시려고 계속 나를 부르시면서 때로는 당신 수난에 대한 어떤 것을 가르쳐 주시며 그 의미를 설명해 주시고, 때로는 당신 수난의 전 과정을 통해서 당신께서 내적으로 하신 일들을 나도 하도록 가르치셨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는 그 내용을 생략하고,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다른 기회에 쓰기로 하겠다. 어쨌든 지금까지 이야기할 이 사정이 그 다음 이틀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4권-153,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 앞에서 인간의 논리란 한갖 연기에 불과하다
1902년 11월 21일
1.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의식을 잃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어진 나의 하찮은 본성은 이와 같은 상태로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이제 다시는 예수님을 뵙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들고 있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뜻밖에도 그분께서 오셔서 의식 상실의 상태로 들어가게 하셨다. 나는 말하자면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하였다. 그러니 (순명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나의 두려움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더 이상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고 의식을 되찾아 원상으로 돌아올 힘도 내게는 없었으니 말이다.
2.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의 힘을 북돋아주려고 내가 왔다. 네가 보기에도 그런 상태로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지 않더냐? 너의 인성이 나 없이는 극도로 쇠약해지지 않더냐?"
3. 나는 울면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오! 제 생명이시여, 당신 없이는 저는 죽은 거나 진배없습니다. 제 안에 삶을 지탱할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저의 전 존재이셨기에 당신께서 떠나시면 일체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데도 당신께서 계속 오시지 않는다면 저는 물론 고통으로 죽을 것입니다."
4. "사랑하는 딸아, 내가 너의 생명이라고 네가 말하듯이 나도 말해보면 너는 나의 살아 있는 생명이다. 내가 고난을 받기 위해서 내 인성을 사용했던 것과 같이 네 안에서도 나의 고난 과정을 계속하기 위해서 너의 본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너는 온전히 나의 것이고, 더욱 좋게도 네가 바로 나의 생명이다."
5.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에 나는 (앞서 받은) 명령을 기억하고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감미로운 선이시여, 저로 하여금 제 힘으로 의식을 되찾음으로써 순명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6.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요즘 너를 이 상태에 있지 않게 하는 것으로 창조주인 내가 조물인 인간에게 순종하였다. 이제는 인간이 나의 뜻에 복종하면서 자기 창조주에게 순종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나의 거룩한 뜻 앞에서 인간의 논리란 하찮은 것이니, 이 지고한 뜻 앞에서는 극히 설득력 있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한갖 연기에 불과한 것이다."
7. 나는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단념하고 이를 주님께 봉헌하였다.
8. 내가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신 그분께서 내 마음 속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상태를) 정지시킬 시간을 내게 이틀 더 주라고 그에게 말하여라.
그들에게 일을 잘 해결할 겨를을 주기 위함이다."
9. 그리고 예수님께서 다시 당신 음성을 듣게 해 주시면서 "가엾은 딸아, 그들이 너에게 참으로 큰 괴로움을 끼치고 있구나!" 하고 말씀하셨다. "이런 너를 보니 나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용기를 내어라.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리고, 네가 그 상태 속에 있지 못하게 된 것은 순명의 개입 때문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그들은 그것을 더 이상 원치 않고, 나 역시 (네가 순명하지 않는 것을 원치 않으니) 너로 하여금 순명하게 하겠다. 순명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더없이 혹독하게 너를 꿰뚫는 못이 아니냐?"
10. "그렇습니다."
11. "순명하게 해 주겠다고 내가 약속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는 괴로워하지 말아라. 그래도 그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너희가 나하고 장난하겠다는 것이냐? 내게 장난치려고 드는 자는 불행하다. 이는 내 뜻과의 싸움을 시작하는 짓이다."
12.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당신 없이 제가 무엇을 하겠습니까? 저 상태가 닥칠 때가 아니면 당신을 뵙지 못하니 말입니다."
13. "이 산 제물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은 너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내가 너에게 나타나서 함께 있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마. 그러면 네가 기쁘지 않겠느냐?"
14. 과연 그 이튿날 아침, 내가 의식을 잃지 않았는데도 육안으로 볼 수 있게 그분께서 나타나 주셨다. 그리고 극도로 허약해진 나를 보시고 기운을 되찾도록 몇 방울의 젖을 먹여 주셨다.
4권-154, 죽을 위험에 처해도 죽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받다
1902년 11월 22일
1. 나의 병세가 계속되는 동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얘야, 나와 함께 (천국으로) 가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2. "예, 그리고 이 세상에서도 더는 저를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 이번에는 네 소망을 채워 주마."
3. 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나는 내 위장이 꽉 막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도 그러니 아무것도 내려가지 않는 것이었다. 숨도 쉴 수가 없어졌으니 질식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
4. 그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천사들을 부르시어 이렇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이 산 제물이 우리에게 오려고 하니 사람들이 멋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성채들을 헐어 버려라."
5. "주님, 저들은 누구입니까?" 하고 내가 여쭈었더니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6. "그들은 도시들을 수호하는 천사들이다. 천사들에게 분배되는 하느님의 보호의 성채에 의해 도움을 받는 한, 도시 (사람)들은 아무 짓도 할 수 없다. 그들이 범하는 중죄들로 말미암아 이 보호가 제거되고 그들 자신에게 맡겨진 상태가 될 때, 그때라야 그들은 혁명을 일으키거나 온갖 악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7. 그런데, 나는 평온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서 벗어나 사랑하올 예수님과 단둘이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주님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는 감사를 드렸고, 어느 누구도 이리로 와서 나를 성가시게 하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간절히 빌었다. 하지만 내가 그런 상태에 있을 무렵 내 여동생이 왔다. 위독하다고 여긴 그녀는 사람을 시켜 고해사제를 모셔오게 했고, 신부님은 명령을 내려 내 목구멍을 조금 여실 수 있었는데, 나가시면서 내게 죽어서는 안 된다는 명령도 내리시는 것이었다.
8. 사람들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난처한 일인가! 그들은 한 가련한 인간이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을 다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 아픔에다 한층 더 심한 고통을 보태곤 한다. 사람들에게서보다 하느님께로부터 자비와 도움과 위로를 구하는 편이 더 쉬운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더 큰 고통을 주도록) 서로 부추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언제나 찬미 받으시기를 빈다. 당신의 영광과 영혼들의 선익을 위하여 일체를 안배하시기 때문이다.
4권-155 악마의 속임수에 대한 두려움, 예수님인지 악마인지 분별하는 법
1902년 11월 30일
1. 모든 것이 악마의 속임수로 말미암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려움과 의심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2. "딸아, 나는 세상을 빛으로 채우는 태양이다. 그리고 내가 영혼에게 갈 때면 그 영혼 안에 또 하나의 태양이 생기고, 이 두 태양이 서로에게 끊임없이 빛살을 보낸다. 그런데, 이 태양들 사이에 굴욕과 수치와 대립과 고통등의 구름이 발생한다. 그 태양들이 참된 것이라면 끊임없이 빛살을 주고받는 힘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이 구름들을 정복하여 빛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그것이 다만 외관만 그럴듯한 거짓 태양들이라면 그들 사이에 형성된 구름들이 그들을 어둠으로 바꿀 힘을 지니는 것이다.
3. 이것이 (너를 찾아온 존재가) 나인지 악마인지를 분별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표다. 일단 이 표를 받은 사람은 자기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것이 어둠이 아니라 빛이라는 사실을 공언할 수 있게 된다."
4. 나는 그 표를 내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지 보려고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이것저것 뒤적이며 계속 살펴보았다. 그리하여, 자신이 얼마나 악한 인간인지를 표현할 말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 나를, 그토록 지혜가 모자라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딱한 인간을 측은히 여기실 주님의 자비에 진심으로 의탁하면서 신뢰를 잃지 않을 작정이다.
4권-156,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면.....
1902년 12월 3일
1. 오늘 아침에는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으면서 줄곧 걱정이 되기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 이렇게 여쭈었다. "제 생명의 생명이시여, 장상들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게 하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2.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이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인간의 뜻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여 입맞춤을 교환하게 되어야 오직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런데 이 두 뜻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면, 하느님의 뜻이 우세하기 때문에 인간의 뜻은 필연적으로 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들이 무엇을 더 원할 수 있겠느냐?
3. 내가 너에게 말했듯이, 그들이 만일 원한다면 너를 이 상태에 들어가게 해도 좋거니와,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너를 이 상태에 들어가게 하고 그들의 개입 없이 너를 깨어나게 하기도 해야 하리니, 그들과는 상관 없이 이 일을 오로지 나의 통제 아래 둘 것이고 너로 하여금 내 명령에 순종하게끔 할 것이다. 따라서, 일 분 동안만 너를 이 상태에 둘 것인지 아니면 삼십 분 동안만 그렇게 할 것인지, 또는 고통을 받게 할 것인지 받지 않게 할 것인지 따위도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인즉, 모든 것이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게 될 것이다.
4. 그럼에도 그들이 달리 행동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언제 그렇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일러주면서 규정대로 하도록 내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될 터이고, 이는 (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흠숭해야 할) 나의 판단에 인간이 지나치게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면서 '스승'을 가르치려고 드는 격이 될 것이다."
5.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나를 보시고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기꺼이 믿으려고 들지 않는 그들의 태도 때문에 나는 마음이 여간 언짢지 않다. 너는 이 대립과 치욕적인 상황 속에서 그들을 바라보지 말아라. 그 대신, 이전에도 '반대를 받는 표적(루카 2,36) 이 되었던 나에게만 오로지 네 눈길을 모아라. 이를 겪음으로써 너는 더욱 나를 닮게 될 것이고, 네 본성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차분하게 평화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너로서는 그들에게 순종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서 그 나머지는 내게 맡기고 걱정하지 말기 바란다.“
4권-157, 예수님께서 이 사업에 사제가 참여하기를 바라시는 까닭
1902년 12월 4일
1. 마음속으로 이 순명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들이 내게 명령했던 것처럼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로 하여금 그들이 원하는 대로 순종하게 하시는 것은 문제가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다. "그분께서 그대에게 (깨어나라는 명령을 내리시어) 순명하게 하시거나, 아니면 그대를 저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사제가 오기를 바라시는 까닭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 주시도록 하시오."
2.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그들 자신이 그 까닭을 찾아내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교회의 온 생명은 내가 태어나서 죽기까지 행했던 것들 안에 들어 있으므로, 모든 것을 내 생애 안에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풀기 어려운 문제들도 내 생애의 어떤 단계에 해당시켜 비교해 보면 해답이 나온다. 가장 심하게 얽혀 있는 매듭도 풀리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실제로 어둠 속에 길 잃게 하는 저 불분명하고 침침한 문제들이 바로 거기에서 분명하고 밝은 빛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3. 이는 내 생애를 그들 활동의 지배적 교훈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그 까닭을 찾아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내가 이를 분명하게 말해 주어야 하겠다."
4. 그때 그분께서 벌떡 일어서시면서 내가 깜짝 놀랄 정도로 권위있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복음서에서 '사제에게 네 몸을 보여라' (루카5,14)고 한 말이 무슨 뜻이겠느냐?"
5. 그런 다음 그분은 좀더 부드러워진 음성으로 이렇게 덧붙이셨다.
"그 당시 나의 능력은 도처에 뻗쳐 있었으니, 내가 어디에 있건 더할 수 없이 떠들썩한 기적들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라자로의 부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과 같이, 내가 기적을 행하는 거의 모든 장소에 몸소 참석하기를 원했다. 라자로의 무덤으로 가서 무덤을 막은 돌을 치우게 하고 수의도 벗기게 한 다음, 그에게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려 다시 살아나게 한 것이다. 내가 소녀를 살려내었을 때도 내 오른손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마태9,25) 그렇게 하였다. 복음서에 기록된 다른 많은 기적들 - 두루 알려진 그 사건들 속에서도 나는 나의 현존이 함께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6. 이는 장차 태어날 교회의 생명이 내 생명 안에 있었기에, 사제가 따라야 하는 행동 양식 역시 여기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일반적으로 적용되긴 하지만, 바로 너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한다.
7. 너는 갈바리아에서 그 핵심을 발견할 것이다. 사제이며 제물로서 나무 십자가에 들어올려져 있었던 나는 그 산 제물이 처지로 있는 나를 도와줄 한 사제도 거기에 있기를 원했다. 그 사제가 바로 장차 태어날 교회를 상징하는 성 요한이었다. 나는 그 안에서 교황과 주교와 사제와 신자들 모두를 한꺼번에 다 보았다. 나를 보조하는 동안 그는 아버지의 영광과 태어날 교회의 성공을 위한 산 제물로 나를 봉헌했으니, 사제가 그렇게 산 제물의 상태에 있는 나를 도와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아니고말고! 그것은 영원으로부터 하느님의 생각 속에 미리 정해져 있었던 지극히 심오한 신비였던 것이다.
8. 그러므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렇다. 내가 교회의 중대한 필요성 때문에 한 영혼을 산 제물로 택할 경우, 사제가 그를 내게 봉헌하고 고통 중에 있는 그를 나 대신 보조하여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는 것이다. 이를 이해한다면 그들 역시 성 요한처럼 그들이 참여하게 된 일의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사실, 성 요한은 갈바리아산에서 나를 도와준 것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큰 은혜를 받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달리 행동한다면 지극히 훌륭한 내 계획의 실현을 가로막으면서 내 일 속에 끊임없는 반대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9. 더욱이, 나의 지혜는 무한하다. 내가 한 사람의 성화를 위하여 그에게 어떤 고난의 십자가를 보낼 때면, 그 은혜가 한 사람뿐만 아니라 다섯이든 열이든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은 사람에게 미친다. 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 모든 이가 함께 성화되게 하려는 것이다. 이는 바로 갈바리아에서 일어났던 일과 같다. 그때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사제가 함께 있었던 것 외에도 내 어머니가 계셨고 벗들과 또한 원수들도 있었다. (이 원수들 중에는 나의 놀라운 참을성을 보고 사실 그대로 나를 하느님으로 믿으며 회개한 이들이 많았다). 내가 만일 혼자 있었다면 그들이 이 엄청난 은혜를 받았겠느냐? 물론 받지 못했을 것이다."
10. 그러나 그분께서 내게 말씀해 주신 모든 것을 어떻게 다 옮겨 적을 수 있겠는가? 그 상세한 의미를 설명하면서? 나로서는 나의 둔한 재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말한 것 같다. 주님께서 그들의 (정신을) 비추시어 내가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하시면서 그 나머지 일을 해 주시기를 바랄 따름이다.
4권-158, 계속 산 제물로 있어 달라고 청하는 한 부인을 보다
1902년 12월 5일
1. 여느 때의 상태로 있노라니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통을 주셨다. 이 고통을 겪는 중에 한 부인을 보았는데 몹시 슬프게 울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왕들이 다 같이 결탁했고, 백성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런 도움도 보호도 못 받고 (왕들에게) 착취당한 채 멸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백성이 없는 왕들 역시 존속할 수 없습니다.
2.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울리는 것은 정의(의 타격)을 막아 줄 성채, 곧 산 제물들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통탄할 시대에 정의를 만류할 수 있는 유일한 지주인데 말입니다. 적어도 그대만은 이 산 제물의 신분을 벗어던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3. 나는 웬지 모르겠지만 확고하게 마음을 굳히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안됩니다. 그런 약속은 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한 남아 있겠지만, 이와 같이 속죄를 해야 할 때가 끝났다고 말씀하시면그 즉시 단 일 분도 더 연장하지 않을 테니까요."
4. 내 뜻이 너무나 확고하다는 것을 안 그 부인은 내가 자기의 눈물에 감동되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기를 바라기나 하는 듯이 더 큰 소리로 울었다. 그러나 나는 더할 수 없이 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5.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런즉, 정의와 징벌과 대학살이 가차없이 닥치겠군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4권-159, 하느님을 없애려고 드는 나라들의 비극
1902년 12월 7일
1.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는데,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고, 여기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어둠을 앞이 보이지 않게 된 그들은 자기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이탈리아인이었고 일부는 프랑스인이었다. 오! 나는 프랑스가 너무나 큰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그들은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인간을 짐승과 구분케 하는 으뜸 자질인 이성을 잃고, 짐승보다 더 악해져 있는 것이었다.
2. 그때, 이 어둠 가까이에 한 줄기 빛이 보였다. 내가 다가가서 보니 사랑하올 예수님이었다. 그러나, 그들로 말미암아 너무나 슬퍼하며 노여워하고 계시기에 나는 사시나무 떨 뜻 몸이 떨렸다.
3. 그래서 다만 이렇게만 말씀드렸을 뿐이다. "주님, 고정하십시오. 노여움을 저에게 쏟아 부으시어 고통받게 해 주십시오."
4.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은 나의 조물이 아니기나 한 것처럼 (창조주인) 나를 없애려고 하고 있으니, 이런 때에 내가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5. "프랑스가 나를 어떻게 몰아내고 있는지 너는 보지 않았느냐?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들 하고 있지 않느냐? 또 이탈리아는 프랑스를 따라 행동하려고 안달하고 있지 않느냐? 여러 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꺾여 어리둥절하곤 했던 이혼법을 성공리에 통과시키기 위한 반대 급부로, 자진해서 악마에게 제 영혼을 내어 줄 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6. 그러므로, 나의 노여움을 너에게 쏟아 부으며 진정하는 대신, 너를 산 제물의 상태에 있지 않게 하겠다. 왜냐하면, 나의 정의가 몇 번이나 온 힘을 기울여 인간이 자초하는 저 징벌을 내리지 않으려고 자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그것을 원하고 있으니, 정의의 행사를 억제하게 하는 사람의 (역할을) 정지시키고 (그들에게) 징벌을 내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7. 그래도 나는 또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주님께서 다른 징벌들을 내리시려고 저의 역할을 정지시키고자 하신다면, 매사에 당신의 거룩한 뜻을 따르는 것이 올바른 일이기에 저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더없이 중대한 이 죄악에 대해서 (징벌을 내리시려고 그렇게 하시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니 제 영혼이 그것을 삼킬 수가 없습니다. 그 반면에, 당신의 능력으로 저를 감싸주셔서 징벌을 원하는 이 사람들 가운데로 가게 해 주십시오."
8. 이 말씀을 드리고 있는 사이에 이미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음을 알았다. 그들은 악마에게서 힘을 받아 강력해져 있었고, 특히 그 중 한 사람은 모든 것을 뒤집어 엎으려는 듯 사납게 날뛰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거듭거듭 말했지만,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한 가닥의 이성마저 불어넣을 수가 없었다. 그런 뒤에 나 자신의 몸 안에 돌아와 있는 것을 알았는데, 고통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4권-160, 기도의 힘과 결합된 교회의 권한
1902년 12월 8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아침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오늘은 네 역할을 중지시켜 아무 고통도 받지 않게 해 주고 싶다."
2. 나는 불안을 느끼며 푸념하기 시작했으나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네 곁에 있겠다. 네가 산 제물의 입장으로 행동할 때는 정의(의 엄함) 앞에 있게 된다. 또한, 다른 고통들 외에도, 누누이 모호한 어둠과 나를 빼앗기는 고통도 겪어야 한다. 요컨대, 죄 때문에 인간이 받아 마땅한 모든 것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산 제물로서의 소임이 정지되면 나의 모든 몸짓이 너에 대한 자비와 사랑의 몸짓이 될 것이다."
3. 나는 해방된 느낌이 들었다. 사랑하올 예수님을 뵙고 있는데다, 나를 원상으로 돌리기 위해서 사제의 방문을 필수적인 것이 되게 한 것은 예수님의 방문이라기보다 예수님께서 내게 견디게 하신 고통이었다는 것을 새삼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4. 그런데 왠지 모르겠지만 내 본성은 크게 만족해하는 반면에 영혼은 어떤비탄을 느꼈다. 그러나 "달리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신부님이 내게 오셔야 하는 희생을 면하게 해 드릴 수는 있겠네." 하고 중얼거렸다.
5. 그러는 사이 (교황 성하로 보이는) 흰옷을 입은 한 사제와 고해사제가 우리 주님과 함께 계신 것을 보았다. 그들은 주님께 나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하시어 이혼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빌었는데, 예수님은 그들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자, 간청이 가납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고, 고해사제가 예수님을 와락 껴안고는 평소의 그답지 않은 엄청난 힘으로 그분을 내 가슴속으로 밀어 넣으면서 "우리는 이 법을 원치 않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6. 예수님은 그 강요로 말미암아 나와 결합되신 채 내 안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계셨고, 그동안 나는 그 혹심한 십자가 고통을 느꼈다.
7. 그분께서는 "딸아, 이는 교회가 원하는 일인즉, 기도의 힘과 결합된 교회의 권한이기도 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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