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4권-141~145)끝없이 한결같은 사랑, 강렬한 사랑, 하느님과 이웃을 한꺼번에 싸안는 사랑

Skyblue fiat 2014. 8. 29. 00:22

 

 4권-141,  이 가련한 세상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1902년 8월 10일

 

1. 내 가장 큰 선이신 분께서 오시지 않는 극도의 슬픔으로 말미암아 내 하찮은 마음은 끊임없이 미어지며 계속적인 죽음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고해사제가 오셨으므로 이 비참한 상태에 대하여 이야기했더니, 그는 예수님을 부르며 내게 고통을 받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었다!  얼마간 공중에 붕 떠 있었던 내 마음은 밖으로 나갔다가 예수님을 뵙지 못한 채 돌아올 뿐이다. 오, 맙소사! 얼마나 괴롭던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마침내 그분께서 오신 것은 내가 그토록 심한 시련을 겪은 다음이었다.

 

2. 왜 오시지 않느냐고 투덜거리는 내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오지 않는 까닭을 네가 모르고 있다면, 그렇게 투덜거리는 것이 어쩌면 꽤 당연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세상을 책벌하고자 하기 때문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네가 알고 있으니 그 불평은 부당한 것이다.”

 

3. 그래서 나는 “세상이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였다.

 

4. “상당히 깊은 관련이 있다. 내가 (너에게) 오면 너는 ‘주님, 제가 그들 대신 보상을 바치겠습니다. 그들 대신 고통을 받겠습니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당한 일이지만, 나는 너희 두 사람이 빚을 다 갚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그렇게 한다면 세상은 갈수록 더 뻔뻔스러워질 것이니 말이다. 그런즉 반역의 시대에는 징벌이 꼭 필요하다. 내가 징벌을 내리지 않으면 어둠이 너무 짙어져서 누구든지 앞을 못 보게 될 것이다."

 

5. 그분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었고, 온통 어둠에 뒤덮인 세상을 보았는데, 여기저기에 어슴푸레한 빛만 있을뿐이었다. 이 가련한 세상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일어날 모든 슬픈 일들 때문에 정말이지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다.

 

 

4권-142,  “나는 내 공로로 얻은 모든 것을 모든 사람에게 넘겨주었다.

특히 나에 대한 사랑으로 산 제물이 된 사람들에게.....”

1902년 9월 3일

 

1. 아침에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는 동안 몸이 몹시 불편함을 느꼈다. 중병에 걸려 죽어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제 시간에서 영원으로 넘어가리라는 생각이 들자 두려워졌고, 복되신 예수님께서 요즘 거의 오시지 않기 때문에 (오신다고 해도 그림자처럼 어렴풋하게 오시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훨씬 더 두려워지는 것이었다. 여느 때처럼 모시곤 한다면 조금도 두렵지 않으련마는!

 

2. 그러므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주님께 당신의 거룩하신 정신을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내가 생각으로 지은 잘못들을 보상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그분의 눈과 입과 손발과 마음을, 그리고 지극히 거룩하신 몸의 모든 것을 내게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내가 지은 모든 잘못과 마땅히 해야 했으나 하지 않았던 모든 선을 보상하기 위함이었다.

 

3. 그러는 사이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축제일의 옷차림으로 오셨다. 그리고 당신 팔에 나를 안으시려고 다가오시며 말씀하셨다. 내 딸아, 나는 내 공로로 얻은 모든 것을 모든 사람에게 넘겨 주었다. 특히 나에 대한 사랑으로 산 제물이 된 사람들에게 특별한 모양으로 넘치도록 풍성하게 넘겨 주었다. 그러니 이제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주겠다. 너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네가 원하는 사람에게 건네주겠다."

 

4. 이때 문득 고해사제가 생각난 나는 “주님, 당신께서 저를 데리고 가시려면, 신부님의 소망을 채워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렸다.

 

5.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확실히, 그는 너에 대해 애덕을 실천한 일로 이미 어떤 상급을 받았다. 게다가, (산 제물의 처지로 있는 너를) 도우려고 힘을 모았으니, 네가 나에게로 곧 영원한 세계로 올 때에는 그에게 더 많은 상급을 줄 작정이다.”

 

6. 병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으나, 영원의 항구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기뻤다. 그때 신부님이 오셔서 순명하라고 나를 부르셨다. 나는 이 일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는 나로 하여금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을 수 없게 하셨다. 그리고 늘 쓰는 말투로 내게 명령을 내리셨기 때문에 나는 순명하기 위해서 죽지 말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병증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4권-143  조건부 죽음

1902년 9월 4일

 

1. 몸이 계속 아픈데다, 내 가장 크고 유일한 선이신 분께로 날아오르지 못하게 할 것 같은 그 이상한 명령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기도 했다. 더욱이, 신부님은 거룩한 미사를 집전하려고 하시면서 내가 계속적인 구토증에 시달리고 있으니 성체를 주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위장을 만져주시기를 순명으로 청하라고 하셨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내 위장을 만져 주셨고, 그러자 그 계속적인 구토가 멈추었다. 그러나 병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2. 예수님께서는 내가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왜 그러느냐? 이토록 불안해하는 너에게 죽음이 닥친다면 연옥이 네 몫이 되리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너의 마음이 내 뜻과 결합되고 내 마음과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너의 소망이 바로 나 자신의 소망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을 온전히 나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정화가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니 나와 함께 머물러 있도록 조심하여라. 다른 모든 것은 내가 돌보겠다."

 

3. 그런데, 그분께서 이 말씀을 하셨을 때 나는 신부님을 보았다. 그는 예수님께 이번만큼은 나를 데려가시지 말기를 열심히 빌고 있었다.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죄는 산 제물이 된 영혼들 (즉, 내 앞에서 세상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영혼들)의 공로를 입을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려고 한다. 정의가 이 시점에 오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그녀를 데려가겠다.”

 

4. 그래서 나는 그 결과가 (곧 나의 죽음이) 조건부로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알았다.

 

 

 4권-144,  주변인들의 성화를 위한 희생을 바치다

1902년 9월 5일

 

1. 나는 여전히 아프고, 신부님은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으셨다. 확실히 그는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죽지 말라는 명령과 병세가 그치기를 주님께 간청하라는 명령에 대해서 내가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서 나는 어떤 때는 예수님과 함께 또 어떤 때는 천국 주민들과 함께 있었는데, 복되신 예수님과 한가지로 성인들과 천사들도 천국으로 함께 가자고 재촉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상반되는 상황에서 나는 무척 괴로웠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온전히 예수님의 손에 맡기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다. 그렇지 않을 때 그분께서 나를 데려가실 경우, 그분과 함께 즉각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쩔까 싶었기 때문이다.

 

2. 이런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보니, 신부님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죽지 않게 해 주시기를 예수님께 간청하고 있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는 폭행을 당하는 기분이다. 내가 너를 데려가지 않기를 바라는 저들을 너도 보고 있지 않느냐?”

 

3. “저도 폭행을 당하는 기분입니다. 가련한 한 인간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시련을 겪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히 징벌이라고 할 만한 것입니다.”

 

4.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예수님께서 “내가 그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어야 하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5.  나는 한없는 사랑의 근원이신 그분 앞에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를 알아채고 이렇게 응답했다.

사랑하올 주님, 성덕은 희생을 요구하니 그들을 성화해 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그들은 저를 자기네와 함께 있게 하려는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고, 저도 그들이 성화되는 것을 보고자 하는 제 목적을 달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화에 꼭 수반되기 마련인 고통을 끈기 있게 견딜 것입니다.”

 

6. 예수님께서는 나의 이 말에 크게 기뻐하셨다. 그래서 내게 입맞춰 주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아, 썩 잘 말했다! 네가 그들의 선익과 나의 영광을 위하여 가장 좋은 것을 택할 줄 알았으니, 지금으로서는 양보할 필요가 있겠다. 다른 기회에 너를 갑자기 데려감으로써 그들이 우리에게 폭행을 가할 겨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7. 그런 다음 예수님은 사라지셨고, 나는 내 몸 안에 돌아와 있었는데, 병증이 대체로 사라져서 새로 태어난 듯한 활력이 느껴졌다. 그러나 내 영혼의 아픔과 고뇌는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리라. 그분께서 이 가혹한 희생을 즐겨 받아 주시기를 바랄 따름이다.

 

 4권-145  사랑의 특전들

 1902년 9월 10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평소처럼 다시 나를 찾아주시리라고 여겼었지만, 그분께서는 당장은 나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결정하신 이래 나로 하여금 (기다림의) 큰 고통을 치르게 하시는데다 (뵙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그림자나 한 순간의 섬광처럼 밖에 뵙지 못하기 시작했으니 여간 실망스럽지 않았다. 그러니 오늘 아침에도 끊임없는 열망과 기다림으로 하여 기진맥진한 상태에 있었다. 그 무렵 그분께서 오셔서 나를 몸 바깥으로 나오게 하신 것 같았다.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말이다. “딸아, 피곤하면 내 가슴으로 와서 물을 마셔라. 기운을 차리게 될 것이다.”

 

2. 그래서 나는 예수님의 성심으로 다가가서 감미로운 피와 젖이 섞인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3. 그 뒤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의 특전은 세 가지이니, 끝없이 한결같은 사랑, 강렬한 사랑, 하느님과 이웃을 한꺼번에 싸안는 사랑이다. 영혼 안에 이 특전물이 발견되지 않으면 아직 참사랑의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