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책 23권
9
1927년 10월 20일
창조된 능력은 창조되지 않은 능력을
다 포함할 수도 다 소진시킬 수도 없다.
하느님 뜻이 그 나라를 기다리시는 이유.
1 앞에서 쓴 글을 계속해 보겠다.
2 나는 속으로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하신 뜻이 세상에 알려지고 그 나라가 세워지며 그 나라의 자녀들이 천상에 있는 자기들의 자리를 차지할 때 - 오로지 그들을 위하여 예비된 그 자리를 차지할 때, 그때에야 피조물 편에서 오는 그분의 영광과 모든 복된 이들의 영광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3 하지만 천국에는, 내 생각에,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하느님 뜻의 생명을 충만히 소유하신 여왕님이 계신다. 그런데 어째서 피조물 편에서 오는 하느님의 영광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일까?’
4 그 외에도 여러 생각들과 미심쩍은 점들이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여기에서 구태여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예수님의 말씀만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5 “내 딸아, 너는 너무나 작은데, 그 작음으로 무한히 크고 다다를 수 없는 지혜를 잰다. 그러나 피조물은 아무래도 (피조물이다.) 아무리 거룩해도, 설령 내 사랑하는 어머니라고 해도, 그래서 당신 창조주의 모든 재산을 전적으로 충만히 소유하고 내 거룩한 뜻의 나라로 하여금 그 마음 안에서 완전한 통치권을 행사하게 했다고 해도, 하느님의 무한한 재산을 고갈시킬 수는 없었다.
6 정녕 내 어머니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 재산이 가득하였고, 주위에도 넘쳐흘러 바다를 이룰 정도였지만, 지고하신 하느님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을 내 어머니의 내면 안에 한정하며 포함시키는 일은 (피조물인) 그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7 나의 인성도 단독으로는 그 창조적인 빛의 무한성을 내포할 수 없었다. 내 인성 안팎에 그 빛이 가득했지만, 오, 얼마나 엄청난 양의 빛이 나의 밖에 머물러 있었는지! 그것은 내 인성이 그토록 무한한 빛을 수용할 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어떤 능력이든 창조된 능력은 창조되지 않은 능력을 그 자체 안에 한정할 수도 포함할 수도 없고, 완전히 소진시킬 수도 없는 것이다.
8 천상 여왕의 숭고함은 - 바로 나의 인성도 그렇거니와 - 네가 태양 빛을 받으며 있을 때와 같은 상태로 그분의 창조주와 함께 계셨다는 점에 있다. 태양 빛 앞에 있을 때의 너는 그것의 지배를 받으며 그 빛에 휩싸인 채 그 열의 강도를 고스란히 다 느낄 수 있지 않느냐?
9 하지만 너는 그 모든 빛과 열을 너 자신의 안과 위에만 있게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 빛의 생명과 그 열의 생명이 네 존재 안팎에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10 이제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하느님인 우리 (성삼위)와 우리의 창조적인 뜻은 부단하고 항상 새로운 활동 속에 있다.
이는 기쁨과 행복에 있어서 새롭고, 아름다움에 있어서 새롭고, 영혼을 빚어내는 우리 지혜의 솜씨에 있어서 새롭고, 우리의 뜻은 찍어 내는 성덕에 있어서 새롭고, 우리의 뜻이 불어넣는 사랑에 있어서 새로운 활동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활동 속에 있는 우리의 뜻은 언제나 새로운 일을 할 힘을 가지고 있다.
11 그러니 여왕이신 엄마를 온전히 아름답고 깨끗하고 거룩하게 지어내었다고 해서, 우리 (성삼위)가 우리의 활동에 어울리는 더 새롭고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창조 사업을 통하여 우리의 ‘거룩한 피앗’이 만물 창조의 현장으로 나왔을 때, 그 현장에서도 새로운 활동들을 내놓았으니, 그것은 피조물을 빚어내는 일과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진귀한 아름다움을 건네주면서 그들 안에 성덕의 인장을 찍어 주는 일이었다.
12 한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뜻은 아직 피조물 안에 생명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우리 뜻의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 오직 천상 여왕 안에만 우리 뜻의 나라가 있었고, 이것이 하늘과 땅을 놀라게 하며 우리가 일으킨 최초의 경이로운 기적 사건이었으므로 - 이제 우리의 뜻은 우리 뜻의 생명을 소유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 안에서 다스릴 우리 뜻의 나라들을 더 많이 세워, 우리의 그 새로운 활동으로 성덕과 아름다움과 은총에 있어서 진기한 것들을 더 많이 빚어내려는 것이다.
13 오, 내 거룩한 뜻이 저 새로운 활동들을 내놓기 위하여 이것을, 곧 내 뜻의 활동 무대를 얼마나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지!
내 뜻은 흡사 수백 수천의 조상(彫像)들을 서로 다르게 제작하는 법을 아는 장인(匠人)과 같다. 그는 조상들의 아름다움과 좋은 포즈와 모양새의 섬세함과 진기함을 그들 안에 도장을 찍듯 찍어 넣는 것이다.
14 그들 중 어느 하나도 다른 것과 같거나 비슷한 것이 없는데, 그것은 그가 같은 것을 반복할 줄 모르고 언제나 새롭고 아름다운 조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기술을 다 내놓을 수 있는 여건이 늘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 곧 활동을 정지시켜야 할 그때가 이 장인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 아니겠느냐?
15 내 거룩한 뜻도 그렇다. 이 때문에 피조물 가운데에 내 뜻의 나라가 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결코 본 적 없는 신적이고 진기한 아름다움과 들은 적 없는 성덕들과 접촉한 적 없는 새로운 것들을 그들 안에 형성하기 위해서다.
16 그러니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내 뜻의 능력이, 모든 것을 싸안을 수 있는 내 뜻의 무한성이, 결코 마를 줄 모르는 내 뜻의 사랑이, 그 신적인 기술로 ‘하늘과 땅의 여왕’이신 위대한 ‘여인’을 빚어내는 것만으로는 넉넉하지 않다.
내 거룩한 뜻은 이 여왕의 수행원들을 원한다. 내 피앗이 그들 안에서 살며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이니, 내 뜻이 스스로에게 합당한 작품들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함이다.
17 이처럼 우리의 작품이 피조물 가운데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면, 그들 편에서 오는 우리의 영광 및 인류 가족의 영광과 행복이 어떻게 완성될 수 있었겠느냐?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들, 가장 중대한 작품들이 아직 제작 중인 셈이니, 피조물이 창조된 목적도 아직 실현되거나 달성되지 않은 것이다.
18 작품은 점 하나, 작은 꽃 하나, 잎사귀 하나, 그림자 하나만 없어도 온전한 가치를 지닐 수 없고, 제작자도 완전한 영광을 얻을 수 없다.
더욱이, 우리의 창조 사업에서는 단지 점 하나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들이 부족하다. 우리의 여러 가지 신적인 모습들, 곧 우리 자신과 완전히 비슷하고 아름다우며 거룩한 모습들이 부족한 것이다.
19 그러므로 온 우주 기구를 조성하는 일에서나 인간을 빚어내는 일에서나, 우리의 뜻이 아름다움과 질서와 조화와 호화로움이 넘치는 것들로 그토록 성대하게 창조 사업을 시작했던 것과 같이, 이제는 우리 작품의 품위와 영광과 영예를 위하여 진기한 아름다움이 다양하게 넘치는 것들로 한층 더 성대하게 이를 완수하는 것이 마땅하고도 옳은 일일 것이고, 내 거룩한 뜻이 지닌 끊임없고도 새로운 행위에 합당한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20 내 뜻의 나라에서 살 사람들은 저항할 수 없도록 지속적인 힘이 있는 그 새로운 행위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것의 거룩함과 눈부신 아름다움과 매우 찬란한 빛에 휩싸여 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고 이 행위를 소유하고 있는 동안 또 하나의 새로운 것이 도착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것이 도착하고....... 연이어 끊임없이 도착하는 바람에 놀라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21 “삼중으로 거룩하시며 무한하신 ‘피앗’은 얼마나 성스럽고, 아름답고, 풍성하고, 강력하고, 복되신가!
우리에게 주기 위한 거룩함과 우리를 훨씬 더 미화시키기 위한 아름다움과 우리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한 새로운 힘과 새로운 복을 늘 가지고 계시고, (그것을 주실 때에도 같은 것을 주시는 법이 없다. 그러니) 첫째 것은 둘째 것과 같지 않고, 셋째 것과도, 다른 어떤 것과도 같지 않다.’
22 그 복된 사람들이 바로 ‘거룩한 피앗’의 참된 승리요, 모든 피조물 가운데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물이며, 이 나라에서 살지 않는 이들이 만드는 빈자리를 스스로의 빛으로 뒤덮는 가장 찬란한 태양들이다.
23 그런데, 최초의 가장 찬란한 태양은 나와 불가분적 관계를 맺고 계신 내 엄마이셨다. 그분은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셨고, 내 뜻으로부터 저 새롭고도 지속적인 행위를 건네받아 그분 자신의 생명으로 소유하셨기에, 내 의지가 그분 안에 그 찬란한 태양을 만들었던 것이다.
24 그리하여 그분은 여왕으로서 첫 자리를 차지하시고, 당신의 빛과 기쁨과 아름다움이 모든 복된 이들에게 반사되게 하면서 온 천상 궁정을 즐겁게 하신다.
하지만 그분은, 내 거룩한 뜻이 사람들에게 주기로 정한 저 새롭고 지속적인 행위들을 당신이 다 소진시키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 내 뜻은 아무리 퍼내도 고갈되지 않는 샘이요, 오히려, 오, 언제나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샘이기 때문이다!
25 그분은 그러므로 내 뜻의 새로운 행위에서 - 새로운 아름다움들과 진기한 아름다움을 이루는 그 새로운 행위에서, 더 많은 태양들이 형성되기를 기다리신다. 그 모든 태양들이 참어머니인 당신을 둘러싸고 자신의 모습들을 서로 안에 반사하며 서로를 기쁘게 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26 그러면 온 천상 궁정이 그분 자신의 반영뿐만 아니라 그 모든 태양들의 반영도 받을 수 있으리니, 당신 창조주의 창조 사업의 영광이 모두를 위하여 그렇게 완성될 것이다.
그분은 또 여왕으로서 사람들 가운데에 내 뜻의 재산이 내리기를 기다리신다. 마치 그것이 당신의 소유인 것처럼 기다리신다. 왜냐하면 그분은 당신 자신 안에 내 뜻의 나라가 서게 한 첫 사람이셨기 때문이다.
27 생각해 보아라. 하나의 태양 대신, 그 아름다움과 빛이 새로운 여러 개의 태양들이 하늘 궁창에 떠 있다면, 하늘 궁창이 그만큼 더 아름답고 더 많이 장식된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
물론 그럴 것이다. 그 태양들은 또한 서로 안에 자신들의 빛을 반사할 것이고, 그리하여 땅의 모든 주민이 그 모든 태양들의 반사광을 - 그 재산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다.
28 하늘에서도 그렇다. ‘지고한 피앗의 나라’를 땅에서 소유했던 사람들도 그 무한한 재산을 공유할 것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그들을 지배하는 뜻이 하나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존귀하신 여왕님이 내 거룩한 의지의 생명을 충만히 소유한 채 하늘에 계시지만, 피조물 편에서 오는 우리의 영광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29 그 첫째 이유는 우리의 뜻이 아직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탓에 사랑도 사모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고, 둘째 이유는 사람들이 아직 모르기 때문에 내 뜻이 주기로 작정했던 것을 줄 수 없고, 줄 수 없으니 진기한 작품들을 별로 많이 만들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내 뜻은 이 작품들을 만드는 법을 알고 또 만들 능력도 있는데 말이다.
30 하지만 사람은 나의 이 뜻과 반대로 행동한다. 일단 하나의 작품만 완성되어도 승리와 영광을 노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