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1-23권

천상의책 23권 10. 하느님의 뜻은 어째서 생명의 나라인가? 하늘과 땅이 공손하게 귀를 기울이는 지식.

Skyblue fiat 2019. 11. 9. 16:16

천상의책 23권

10

                                                          1927 10 23

 

하느님의 뜻은 어째서 생명의 나라인가?

하늘과 땅이 공손하게 귀를 기울이는 지식.

인간 창조에 기울인 하느님의 사랑과 자애.

 

 

1  나의 변변찮은 정신이하느님의 피앗내부에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피앗 안에서 순례 활동을 계속하다가 보니, 얼굴이 창백하고 겁이 많아 보이는 작은 소녀 하나가 내 앞에 있었다. 거룩하신 의지의 그 끝없는 빛 안에서 걷는 것이 무서운 모양이었다.

 

2  그때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마음속에서 나오셨다. 거룩하신 두 손에 빛을 가득 들고 계시더니 그것을 그 아이의 입에 갖다 넣으셨다.

 빛에 잠기게 하시려는 듯, 같은 모양으로 더 많은 빛을 아이의 눈에, 그다음에는 귀에, 그다음에는 가슴에, 또 손과 발에 차례차례 갖다 부으셔서 아이가 빛에 휩싸이게 하셨다.

 

3  아이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고, 빛이 다리에 거치적거리기나 하는 듯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예수님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 그렇게 하셨고, 빛에 싸여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아이를 보시며 즐거워하셨다. 그러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내 작은 딸아, 이 작은 소녀가 바로 네 영혼의 모습이다. 겁을 내면서 내 거룩한 뜻의 빛과 지식을 받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너를 아주 많은 빛에 잠기게 하여 인간적인 뜻의 소심함이 남아 있지 않게 해 주겠다. 나의 뜻 안에는 그런 나약이 없고, 무적 불패의 신적인 용기와 힘이 있기 때문이다.

 

5  영혼 안에 내피앗의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나는 그 영혼 안에 이에 대한 모든 지식을 기초로 놓는다. 그런 다음 바로 나 자신의 생명을 놓는다. 내 참된 나라를 소유하기 위함이다. 

 

6  보아라. 세상 왕들의 나라와 나의 나라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왕들은 그들의 생명을 각 개인의 처분에 맡기는 법이 없고, 그것을 그들 자신 안에 간직하지도 않으며, 백성들의 생명도 자기들 안에 담아 두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의 통치는 쉽사리 끝장이 나곤 한다. 서로 간에 법과 의무만 있을 뿐 생명이 없고, 생명이 없는 곳에는 사랑도 참된 통치도 없기 때문이다.

 

7  반면에 내 거룩한 뜻의 나라는 생명의 나라. 창조주의 생명이 피조물 안에 있고, 피조물의 생명이 창조주 안에 배어들어 피조물이 창조주와 동일시된다.

 그러므로 내 거룩한 뜻의 나라는 (일반적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높고 고상한 나라이고, 그 영혼은 여왕으로 선정된 사람이다. 너는 그가 무엇의 여왕인지 알겠느냐?

 

8  바로 성덕의 여왕, 사랑의 여왕, 의 여왕, 의 여왕, 선성의 여왕, 은총의 여왕 - 요컨대 하느님의 생명과 모든 속성들의 여왕이다. 내 뜻의 이 나라는 그러니 얼마나 숭고하고 생명이 충만한 나라이겠느냐!


9  보아라, 이 나라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이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내 나라의 기초를 이룰 뿐만 아니라, 내 나라를 먹여 살리는 양식도 되고, 내 나라의 제도와 질서와 법아름다운 음악과 기쁨과 행복이 되기도 한다.

 각각의 지식이 저마다 독특한 행복을 가지고 있으니, 신적인 여러 키(key)들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것과 흡사하다.

 

10  내가 내거룩한 피앗에 대한 지식을 너에게 그토록 많이 일러 준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즉 너는 최대로 주의를 기울여 사람들에게 그것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이 지식들은 내 나라의 기반이 될 것이고, 막강한 군대처럼 내 나라를 수호하고 파수하여, 더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나라 - 내 천상 아버지의 나라를 완전히 반영하는 나라가 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11  그리고 예수님은 침묵을 지키셨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내 거룩한 뜻이 이에 대한 지식이나 새로운 행위 하나를 내놓고자 하면, 하늘과 땅이 삼가 경의를 표하며 공손하게 귀를 기울인다. 창조된 만물이 느끼는 것이다. 새로운 신적 행위가 넘치는 생기처럼 그들 안에 흘러들어, 그들을 아름답게, 갑절로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12  그들은 창조주께서 그분의전능한 피앗으로 새로운 지식들을 그들에게 건네주시기 때문에, 그분이 자기들을 존중해 주시는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그래서 그 지식의 능력이 이 사람 안에 펼쳐지기를 고대한다.

 하느님 의지의 새로운 행위가 그 안에서 반복되는 것을 보기 위함이고, 또한 새로운 지식이 가져오는 기쁨과 행복뿐만 아니라 그 선익도 확인하기 위함이다.

 

13  내 뜻은 그러면 기쁜 축제의 자세를 취한다. 왜냐하면 비록 한 사람을 향해 있으나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로 퍼져 나갈 하느님의 생명을 내 뜻 자신에게서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14  그 뒤에도 나는 거룩하신 뜻 안의 순례를 계속하다가 에덴동산으로 들어갔다.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아름다운 형상으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 전능하신 숨으로 생명을 불어넣으실 때 그 자리에 있기 위해서였고, 그리하여 그렇듯 장엄한 행위로 내 창조주의 영광을 찬양하고 그분을 사랑하고 흠숭하면서 인간에 대한 그분의 그 넘쳐흐르는 사랑에 감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15  그러자 거룩하신 예수님께서 내 마음속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우리의 전능한 숨으로 사람 안에 생명을 빚으며 불어넣은 그 행위는 우리에게 정겹고 감동적이며 너무나 큰 기쁨을 주는 행위였으므로 하느님인 우리의 온 존재가 사랑으로 넘쳐흘렀다.

 그것은 황홀한 힘으로 우리의 신적인 속성들을 기쁨에 겹게 하는 사랑이었고, 마침내 이 속성들을 사람에게도 불어넣게 하는 극단적인 사랑이었다. 

 

16  실로 우리는 우리의 숨으로 사람 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지극히 높은 우리의 존재도 불어넣어 사람과의 소통을 계속함으로써 사람이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일이 없게 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그 행위는 중단된 적이 없었다. 온 우주 만물의 창조에서 모든 것의 생명이 된 것은 우리의 뜻이었지만, 사람 안에는 우리의 피앗뿐만 아니라 우리의 숨과 함께 우리 자신의 생명도 주었던 것이다.

 

17  우리의 그 숨이 아직 그치지 않은 것은, 대대로 이어지게 하여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할 때에는 우리의 사랑이 너무나 큰 나머지 그 일을 마친 뒤에도 일하는 동안의 그 사랑의 능력은 언제까지나 남아 있다.

 그러나 사람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우리의 이 생명을  부인하고 업신여기며 모욕한다. 이 때문에 배은망덕의 큰 죄를 짓는 것이다.

 

18  무릇 사람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고 하면서 호흡 작용을 한다. 내쉰 숨을 되돌려 다시 내쉴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사람에게 숨을 내쉬면서 우리 자신을 주고, 숨을 되돌리면서 사람을 우리에게 되돌린다.

 그러나 사람의 뜻이 우리의 뜻과 함께 있지 않은 까닭에 그들이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배은망덕의 무게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다.

 

19  여기에 우리가 너를 부른 이유가 있다. 너에게 우리의 그 끊임없는 행위를 주려는 것이니, 이는 우리가 숨을 다시 내쉬기 위하여 그것을 되돌릴 때에 - 그러니까 우리가 사람들을 창조하려고 생명을 주는 숨을 내쉬는 장엄한 행위로 우리의 뜻을 이룰 때에 - 네가 우리 안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