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미지근한 영혼의 끔찍한 상태 -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Skyblue fiat 2015. 6. 9. 19:59

 

 

미지근한 영혼의 끔찍한 상태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의 강론에서

 

 

형제들이여, 오늘은 미지근한 영혼의 끔찍한 상태에 관해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천성적으로 미지근한 심성을 지녔기에 덕을 적게 실천하면서도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어머니가 약간의 자선을 베풀고, 규칙적으로 기도를 바치고 고해성사도 받으며, 심지어 신앙서적도 자신을 잊을 정도로 열심히 읽는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 어머니는 자신의 자녀들이 성사생활에 얼마나 게으른지는 개의치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딸들이 사교모임에서 재미있게 지내라는 허락도 해주는데, 그러지 않으면 딸들이 남자를 찾지 못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딸들이 자신들 보다 부유한 젊은이들의 사교모임에 가기를 원합니다.

 

이 어머니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눈먼 위선자입니다. 당신의 덕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하는 듯 그 앞에 무릎 꿇는 유대인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당신은 사랑의 하느님을 경배하려고 하지만 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 궁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가련한 이여, 당신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으며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영혼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 딸을 먼저 하느님 앞에 데려오십시오. 그리곤 하느님 앞에 죄를 고백하고 깊이 뉘우치십시오.

 

어느 아버지는 가족이 규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욕설이나 음란한 말을 하지 않는 것 등인데, 그것은 옳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아들들이 어디를 출입하든 개의치 않습니다. 또한 그는 이런 저런 명목으로 주일에도 하인들에게 일을 시킵니다. 그 시간에 자신은 교회에 있습니다. 아주 경건한 모습으로!

 

사랑의 하느님께서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보실까요? 나의 친구여, 그대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대의 의무를 생각해보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봅시다. 그들은 깊은 신앙심을 요구하는 모든 신심을 열심히 실천하고, 정한 기도를 빼먹으면 양심에 가책도 느낍니다. 그러나 작은 일에도 불평을 늘어놓으며 참을성이 없습니다. 듣고 싶지 않는 말 한마디에 그들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습니다. 이웃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가까이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핑계로써 다른 사람들의 사회를 피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가련한 위선자여, 회개하시오! 그런 다음에 성체를 영하십시오. 그대가 잘못 알고 있는 그 신앙상태로는 자칫 모령성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 맙소사!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지옥에 떨어지는 대죄를 짓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이웃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의 본질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종교를 단지 자신의 생각으로, 기분으로, 취미로 삼을 뿐입니다.

사랑 없이는 사랑의 하느님을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또는 그대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만 그대의 재물을 주거나 큰 자선을 베푼다면 그대는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대의 마음이 내킬 때만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영한다면, 그렇게 하여 그분과 상관없는 그대의 길을 간다면, 그대는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이웃의 잘못을 참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를 멀리한다면, 그대는 위선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대는 그대가 행한 모든 훌륭한 것과 함께 지옥으로 데려가는 거짓 종교를 따를 뿐입니다.

“나는 그들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보기 싫어서 성당에서 나는 그들을 피해 다닙니다.”하고 그대는 말합니다. 아, 불행한 자여, 차라리 이렇게 말하십시오.

 

“나는 사랑이 없는 사람이며, 마음이 가거나 관심이 쏠리는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의 뛰어난 공적을 칭찬해주고, 나의 호의에 분명하게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만을 사랑하는 불쌍한 사람이다.”

 

그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줍니다. 그러다가도 그들이 그대를 조금이라도 무시하거나 고맙게 여기지 않으면, 그대는 그들을 더 이상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두 번 다시 그들을 보지 않으며, 그들을 피합니다. 그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짧은 시간만 그들과 함께 합니다. 아, 얼마나 거짓된 신앙인가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그들은 나에게 악하게 굴었습니다.”하고 그대는 변명할 것입니다. 나의 친구여, 그대에게 사랑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그대에게 사랑이 있다면,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주 그렇듯이, 그대가 오해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 나의 형제들이여, 사랑이 없는 사람은 한없이 악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에게 작은 잘못을 범한 어떤 사람의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고 비난합니다. 나쁘게 해석하고, 그의 모든 것이 옳지 않다고 늘 단정합니다.

 

- 마리아지  2015년 5·6월 통권191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