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영혼을위하여/연옥실화 30

[연옥실화] 두 수사, 연옥 괴로움의 등급

제5장 연옥에 대한 네 가지 흥미로운 문제 두 수사 착한 마음씨를 지닌 두 수사가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급환으로 눈을 감게 되었는데 임종 몇 시간 전 그에게 수호천사가 나타나서 알려 주었다. "영혼은 확실히 구해 주겠다. 그러나 너를 위하여 미사 한 대가 바쳐지기까지 연옥에 있어야 한다.” 병자는 곧 벗에게 수호천사에게 들은 내용을 전하면서 자기가 죽거든 즉시 미사를 드려 달라고 청했다. 벗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러기로 약속했다. 이튿날 병자는 죽었다. 그 벗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곧 제의를 입고 제단에 올라가서 정성스럽게 미사를 드렸다. 미사를 마치고 제의실로 돌아와 제의를 벗는데, 죽은 벗이 빛에 싸여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형제여, 자네의 우정은 어떻게 되었나? 연옥 ..

[연옥실화] 연옥 벌의 시간

제5장 연옥에 대한 네 가지 흥미로운 문제 연옥 벌의 시간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대답을 하기란 우리로서는 불가능하다. 현세를 사는 우리는 내세에서의 시간의 성질, 고통의 정도, 보속과 벌의 균형 같은 것을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하여 확실한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 연옥 벌이 10년을 넘지 않는다는 설은 1666년 3월 18일 교황 알렉산데르 7세에 의해 금지되었다. 둘째, 성교회는 무한히 미사 드리기를 허용한다. 셋째, 연옥에서 영혼의 보속은 경중이 있고 또 그들을 도와주는 우리 열성의 정도에 따라 다른 정도의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으로 보더라도 괴로움이 심하면 같은 시간도 더 길게 느껴진다. 아플 때의 하룻밤은 한 달처럼 길다. 또 내세에서는 시간을 잴 수 없기 때문에 ..

[연옥실화] 연옥은 어디 있는가

제5장 연옥에 대한 네 가지 흥미로운 문제 -들어가는 사람, 장소, 시간, 고통의 등급- 연옥은 어디 있는가 연옥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하여 가톨릭 교회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 토마스와 다른 교부들의 설에 의하면 연옥은 지옥 옆에 있다고 한다. 성경과 교회 예식은 이 설을 허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성 대 그레고리오나 성 토마스에 의하면 어떤 영혼은 하느님을 뵙지 못하고 불 옷에 감싸여 이승에서 연옥을 치른다. 이는 이승에 있는 이들에게 훌륭한 교훈이 되고 다른 편으로는 망자의 괴로움을 널리 알려 망자가 구원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저승에서의 영혼의 상태는 망자의 출현과 성인이 보는 발현을 통하여 깨달을 수 있다. 성 말라키아의 여동생 성 베르나르도는 《성 말라키아의 생애》에서 아래..

[연옥실화] 연옥에 가는 이들은 누구인가

제5장 연옥에 대한 네 가지 흥미로운 문제 -들어가는 사람, 장소, 시간, 고통의 등급- 신학에 등장하는 많은 주제들이 인간의 지혜가 얕음을 증명한다. 그중 하나가 '연옥'이라는 주제이다. 우리는 연옥에 대해 똑똑히 다 알 수는 없다. 연옥에 대해 이미 알려져 있는 내용만 잘 지켜도 우리의 사랑과 분발심을 키워 나갈 수 있다. 그러면 신덕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어 죄의 성질과 근원을 깨닫게 할 것이다. 따라서 연옥에 대한 네 가지 문제를 논함은 무익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흥미롭지만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고백해 두어야겠다. 바오로 사도의 “내가 여러분에게 신비 하나를 말해 주겠습니다.”(1코린 15,51)라는 말이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연옥에 가는 이들은 누구인가 세례성사 때의 결백한 상..

[연옥실화] 버림받음의 고통과 벌

제4장 버림받음의 고통과 벌 가톨릭에서는 연옥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또 이승에 있는 신자가 연옥 영혼을 구할 수 있다는 것도 믿는다. 그러나 불행하게 도 이승에 살아 남은 이는 오래지 않아 죽은 이들을 잊어버린다. 물결이 일 때 처음으로 물에 들어가면 병이 낫는다는 벳자타의 못 곁에 중풍 병자가 있었다. 예수님께서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저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연옥에 있는 대부분의 영혼들이 바로 그러하다. 자기가 현세에 있는 이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를 도와주는 이가 없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다. 연옥에는 감각의 혹독한 벌과 실각의 무서운 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이란 벌도 있는 것이다. 죽은 이는 점점 잊혀진다 사랑하는 이를 ..

[연옥실화] 하느님을 뵐 수 없는 고통과 벌

영혼의 애타는 갈망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각고(苦), 즉 감각의 벌이 혹독하기는 하지만 실고(苦), 즉 하느님을 뵙지 못하는 벌의 고통에는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래서 인노첸시오 3세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사심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뵙는 일은 선인의 위안이기는 하나, 보속을 못다한 까닭에 다시 얼마 동안 더 떨어져 있어야만 할 때 영혼이 느끼는 열망의 고통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우리 영혼은 하느님 외에는 원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없다. 하느님의 존재 자체가 그들에겐 고통이 되는 것이다. 영혼은 채워지지 않는 자기 자신의 사랑 때문에 괴로움을 당한다. 하느님을 염원하고 있기에 그 외의 것으로는 그 목마름이 가시지 않는 것이다.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는 말했다. "하느님을 뵈올 수 없을 때에는 ..

[연옥실화] 현세 보속의 이익, 연옥 박물관, 꼬집힌 수녀

현세 보속의 이익 복자 톨로메이의 여동생 안젤라 수녀는 연옥에서 고통받느니 현세에서 죄에 대한 보속을 하고자 했는데 병에 걸려 갑작스럽게 죽었다. 안젤라 수녀의 장례 때, 복자는 별안간 영감을 받아 여동생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어둠의 나라를 떠나라!" 하고 명했다. 그러자 신비하게도 수녀가 살아났다. 수녀는 하느님께서 무슨 이유로 이 기적을 허락하셨는지 알았기 때문에 삶의 마지막 날까지 여러 가지 고행을 하여 보속을 다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너무 잔인하게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으면 다음과 같이 말하며 고행을 멈추지 않았다. "현세에서 쉽게 범하게 되는 소죄 때문에 연옥에서 얼마나 괴로울 것인지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백배 더 고통스러운 고행도 기꺼이 행할 것이다." 연옥 박물관..

[연옥실화] 폴리뇨 시의 불에 탄 손자국

폴리뇨 시의 불에 탄 손자국 데레사 마르가리타 제스타 수녀는 이탈리아 폴리뇨 시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오랫동안 지원자들을 감독하며 수녀원의 가축을 돌보던 착실한 수녀였다. 그런데 그녀가 1859년 11월 4일, 갑자기 졸도로 죽게 되었다. 데레사 수녀는 1797년 바스티아의 코르소에서 출생하여 1826년 2월 프란치스코 수녀원에 입회하였고 훌륭하게 선종 준비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 수녀가 죽은 지 열이틀이 지난 11월 16일, 죽은 데레사 수녀를 대신해 혼자 가축을 돌보고 있던 조수 안나 페리시 수녀가 축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탄식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수녀가 놀라 급히 문을 열어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조금 있다가 또다시 탄식하는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안나..

[연옥실화] 연옥에서 받는 고통과 벌

제 2장. 연옥에서 받는 고통과 벌 가톨릭 신자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있으므로 한 사람의 기쁨과 슬픔은 가톨릭 신자 전체의 기쁨과 슬픔이 된다. 그런데 연옥은 크나큰 고통의 장소여서 연옥에 있는 망자의 영혼은 우리에게 동정을 청한다. "주님의 심판이 무거우니, 제발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라고 부르짖는다. 이 불행한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그들이 느낄 감각과 정신의 고통에 대해 깊이 고찰해 보자. 당연히 우리가 그들이 느끼는 그대로는 알 수는 없을 것이니 이승에서 알 수 있는 데까지만 생각해 보기로 하자. 연옥 영혼은 죄수다 ​ 연옥 영혼이 죄수라는 것은 죽은 이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바치는 기도문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또한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문에도 "극심한 고통 속에 시달림을 받..

[연옥실화] 연옥 영혼의 부탁

1장. 연옥의 존재 연옥 영혼의 부탁 1878년 벨기에 루뱅 시에서 예수회 소속 필립 쇼프 신부가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그는 앙베르 시에서 전교를 시작하던 때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곤 했다. 어느 날 두 청년이 열 살쯤 되는 파리한 아이를 데리고 신부를 찾아와서 물었다. “이 아이는 저녁마다 환상을 보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몇 주 전부터 쇠약해져서 이렇게 창백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부는 청년에게는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시라고 권하고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께 간절히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저녁기도를 바치고 마음을 푹 놓고 자거라. 그래도 또 유령이 나오거든 나한테 다시 오거라." 보름이 지나서 두 청년이 또다시 찾아와서 말했다. "신부님, 말씀대로 했습니..

[연옥실화] 십자가의 예수의 마리아 수녀 전기 중에서

1장. 연옥의 존재 십자가의 예수의 마리아 수녀 전기 중에서 ​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 베들레헴에 있는 가르멜회의 마리아 수녀는 1878년 성녀와도 같은 최후를 마쳤다. 다음의 여러 가지 사건들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렇다고 공상에 빠진 자의 상상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 ◆ 마리아 수녀는 망갈로르 시의 교황 사절 마리 에프렘 주교가 언제 세상을 떠날 것인지(1873년)를 알고 있었다. 이 주교는 연옥 불 속에서 여러 번 마리아 수녀에게 나타났다. 그는 수녀에게 베들레헴에 새 수도원 성당을 짓고 미사를 봉헌해야 자신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부탁했다. 1876년 11월 21일, 서둘러 지은 베들레헴의 새 성당에서 예루살렘의 브라코 주교가 첫 미사를 드릴 때에 마리아 수..

[연옥실화]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라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라 “1882년, 그는 내가 부임해 있던 본당과 약 20리 떨어진 한 성당의 주임신부가 되었다. 그를 알게 된 것은 1869년이었는데 가까이 지내게 된 다음부터는 점점 친해져 친형제보다 더한 사이가 되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나를 찾아오던 그는 재빠른 걸음으로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와서는 언제나 가운뎃손가락으로 문을 세 번 두드렸다. 그 두드리는 품은 처음 두 번은 빨리 연달아서 그리고 사이를 두고 또 한 번 두드리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었다. 왜 내가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지는, 다음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는 모범적인 생애를 보낸 후 만사를 하느님의 섭리에 맡기고 41세로 세상을 떠났다. 병자성사를 받은 뒤 본당 교우들의 기도 속에 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