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해 53

교부들의 가르침 (15) 철학자며 순교자 유스티누스 / 이연학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15) 철학자며 순교자 유스티누스 / 이연학 신부 ‘그리스도교야 말로 참된 철학’드러내 유스티누스는 다작의 저술가였지만 우리에게 전해오는 작품은 「트리폰과의 대화」와 두 권의 「호교론」뿐이다 고대 교부들 중에는 드라마틱한 생애와 오늘의 현실에도 여전히 쩌렁쩌렁한 울림을 주는 사상으로 말미암아 유난히 시선을 끄는 분들이 있다. 유스티누스는 그 대표적인 한 분이다. 100~110년경 팔레스타인의 사마리아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seeker)으로 살았다. 참된 구도자들의 여정이 거개 그러하듯, 그의 「진리 찾기」 여정도 참으로 눈물겨웠다. 후에 테르툴리아누스(155~212)가 그에게 붙여준 「철학자요 순교자」란 호칭이 그의 생애의 굵은 선을 가장 잘 요약해 주는 ..

교부들의 가르침 (14)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서간 / 장인산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14)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서간 / 장인산 신부 그리스도교 호교 작품의 전형 저자는 귀족가문 출신인 비신자 디오그네투스에게 신앙을 받아들이라고 간곡히 권유하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영혼’이라고 강조한다 ▲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서간의 저자는 구세주께서 늦게 오신 이유에 대해, 『인간은 오로지 구세주를 통한 구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라고 답한다. 2세기에 와서 그리스도교는 교회공동체가 커지면서 새로운 문화권, 이질적인 세상과의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제국이 강요하는 다신교 신앙과 황제숭배를 배척하였기 때문에 로마제국으로부터는 박해를 받고, 이교도들로부터는 미움을 사게 되었다. 또한 민중들로부터는 저질적인 신흥종교란 소리를 듣기도 하였고 터무..

교부들의 가르침 (13) 호교 교부 / 최원오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13) 호교 교부 / 최원오 신부 현실의 고유 언어로 신앙을 표현 대부분 호교교부들은 그리스 철학에 정통했으며 그리스도교 진리를 발견하고 늦깎이 신자가 된 사람들 예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리스도교는 사도들의 선교 활동 덕분에 재빨리 퍼져나갔다. 특히 2세기는 그리스도교가 세계 곳곳으로 널리 확장된 시기였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었는데, 그들 가운데는 낮은 계층 사람들 뿐 아니라, 당대의 뛰어난 지성인과 철학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아직 자신들의 믿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세상 사람들은 그런 그리스도인들을 비웃고 무시하였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데, 그 믿는..

교부들의 가르침 (12) 바르나바의 편지 / 하성수 박사

교부들의 가르침 (12) 바르나바의 편지 / 하성수 박사 구약성서 계시의 올바른 의미 제시 낙태하지마라, 남에게 베푸는 데 주저하지 마라 등 수많은 윤리적 권고 수록 「바르나바의 편지」는 130~132년에 이교인 출신의 저자가 교의적이고 도덕적이며 실천적인 내용을 주로 다룬 논문이다. 이 편지는 그 유명한 시나이 사본에 포함되어 신약성서(요한 묵시록) 바로 다음에 수록되어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바울로 사도의 선교 동반자인 바르나바가 쓴 편지로, 오리게네스는 영감을 받은 작품이자 가톨릭 서간이라고 인용한다. 따라서 이 순회서간은 4세기까지 고대의 많은 지역에서 경전으로 인정받아 교회의 전례에서 낭독되었다. 그러나 에우세비우스는 이 편지를 비경전 작품으로, 히에로니무스는 외경으로 여겼다. 「바르나..

교부들의 가르침 (11) 디다케 / 노성기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11) 디다케 / 노성기 신부 초대교회 ‘전례’등 공동체 모습 생생 디다케에 수록된 신앙생활과 윤리규범들은 후대 동서방 교회에 커다란 영향미쳐 「초대교회에서는 어떤 식으로 예비신자교리가 이루어졌으며, 신자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신약성서와 속사도교부 시대를 연결해주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인 「디다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디다케는 초대교회의 예비신자교리와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윤리규범 등 당시 교회공동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초대교회의 전례와 제반 규정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 있는 디다케는 성전의 원천이다. 신약성서의 정경목록이 확정되기 전까지 디다케는 마치 신약성서의 정전(正典)들과 같은 권위를 지녔다. 1873년에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성묘수도원(聖墓修道院), 일..

교부들의 가르침 (10)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우스 / 노성기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10)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우스 / 노성기 신부 주교 중심으로 한 교회 일치 갈망 이냐시우스는 ‘하느님의 단일성’ ‘그리스도의 단일성’ ‘가톨릭 교회의 단일성’ 강조 오늘은 멀리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로 여행을 떠나보자. 안티오키아는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가리켜 이방인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렀던 도시이다. 우리가 만날 교부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로 약 1900년 전에 살았던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우스(35?-~110?) 성인이다. 맹수형의 사형선고를 받고 로마로 압송되어 가면서, 성인은 일곱 교회에 편지를 써보냈다. 일곱 통의 편지를 읽다보면, 우리도 어느새 그가 걸었던 순교여정을 따라서 걷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냐시우스는 자신의 소망대로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맹수..

교부들의 가르침 (9) 로마의 클레멘스 / 이연학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9) 로마의 클레멘스 / 이연학 신부 베드로의 세번째 후계자며 로마 주교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는 최초의 교부 문헌… 베드로. 바오로 사도 순교 증언 레네우스와 에우세비우스 등 많은 고대 저술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도 교부」인 클레멘스는 베드로의 세번째 후계자로서 로마의 주교(90/92~101)였다고 한다. 오랜 교회 전승과 수사본들을 토대로, 비록 본문에 그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의 저자는 클레멘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신약 성서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교 저술로서 최초의 교부 문헌이라 불린다. 서기 170년 경까지도 고린토 교회의 전례 집회에서 읽혀지는 등 고대 교회에 매우 널리 알려졌으며 때로 정경에 근접하는 권위..

교부들의 가르침 (8) 사도교부 / 장인산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8) 사도교부 / 장인산 신부 깊은 영성으로 사도들 가르침 증거 사도교부란, 사도들 또는 그 직제자들에게서 직접 복음을 전해들은 주교 사도교부 이전의 시대 사도교부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초대교회의 발전과 복음전파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은 사도들은 주님께서 남겨주신 사명, 즉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켜 예수님을 믿게 하였다. 이렇게 되어 예루살렘 모교회(母敎會)가 탄생하였다. 이 최초의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는 사도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날마다 성전에 모여 기도드리고 집집마다 돌아가며 음식을 나누며 서로 가진 것을 나누었고, 신자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도들의 협력자..

교부들의 가르침 (7) 스미르나의 폴리카르푸스 / 하성수 박사

교부들의 가르침 (7) 스미르나의 폴리카르푸스 / 하성수 박사 의로움 바탕, 신앙인의 실천적 삶 촉구 폴리카르푸스는 소아시아 서해안에 있는 항구도시 스미르나(오늘날 터키의 이즈미르)의 주교였다. 그의 제자인 이레네우스는 사도들이 그를 주교로, 테르툴리아누스는 사도 요한이 그를 스미르나의 주교로 임명하였다고 한다. 이레네우스는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나는 복된 폴리카르푸스가 요한과 주님을 본 다른 이들과 어떻게 교제하고 그들의 말을 어떻게 인용하였는지, 또한 그들에게서 주님과 그분의 기적과 가르침에 관하여 무엇을 들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폴리카르푸스는 로고스(말씀)의 삶을 목격한 이들로부터 모든 것을 전해 듣고 모든 것을 성서와 일치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에우세비우스, 교회사 5?20?6..

교부들의 가르침 (6) 헤르마스의 목자 / 하성수 박사

교부들의 가르침 (6) 헤르마스의 목자 / 하성수 박사 구원 방법 제시하는 회개 의미 담아 목자는 130~140년경 로마에서 비오 교황(140~155년)의 형제인 헤르마스가 저술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대 교회의 일부 공동체에서 전례 때 공식적으로 낭독되고 경전으로 인정될 만큼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목자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세례를 받은 뒤 죄를 지은 그리스도인에게 구원의 방법을 제시하는 회개이다. 고대교회의 회개는 오늘날의 고해성사에 해당한다. 복음서와 사도들의 편지를 보면 사람들이 서로 죄의 용서를 청하기도 하고 용서를 받기도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그런데 고대교회에서 참회한 죄인들의 모든 죄는 늘 용서받는다는 확신이 이후로도 계속 변하지 않았는가? 그렇지 않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와 요한의..

교부들의 가르침 (5) 베드로 행전 / 최원오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5) 베드로 행전 / 최원오 신부 “모든 죄인의 상징”된 베드로 베드로의 회심과 순교 이야기는 성서 정경이 전해주는 베드로 사도의 사람됨과 결코 모순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의 참된 면모를 더욱 잘 드러내 준다. 베드로와 바울로의 행적을 중심으로 교회 탄생 이야기를 전해 주는 성서 정경(正經)은 「사도행전」이다. 그러나, 비록 성서 정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도들의 생애, 선교 활동과 순교 등을 담고 있는 책들도 있는데, 이를 「외경(外經)사도행전」이라 부른다. 예컨대, 「베드로 행전」, 「바울로 행전」, 「토마스 행전」, 「요한 행전」 등이 여기에 속하며,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것이 바로 「베드로 행전」이다. 이 작품은 180년~190년경에 소아시아 또는 로마에서 ..

교부들의 가르침 (4) 야고보 원복음(原福音) / 이연학 신부

교부들의 가르침 (4) 야고보 원복음(原福音) / 이연학 신부 “예수님 어린시절 이야기 담아” 성모님의 영원한 동정성과 신적 모성(母性) 특히 강조 「야고보 원복음」으로 알려져 있는 이 고대 문헌은 예수님의 유년기를 다루는 이른바 「유년기 복음」 외경 그룹에 속한다. 이 문헌들은 경전 복음서(정경으로 인정된 4복음서)가 여러 가지 면에서 열심한 신자들의 더 알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기에 이를 보완하려는 의도에서 쓰여졌다. 그러므로 이 계통의 문헌은 대개가 경전 복음서에 상세히 기록되지 않은 예수님 탄생 이전의 역사와 그분의 유년기를 다룬다. 이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야고보 원복음」이다. 「야고보 원복음」의 주요 관심사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로서, 복음서들에 충분하게 묘사되지 않은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