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콘셉시온 카브레라(콘치타)'의 영적일기 중에서-
Concepción (Conchita) Cabrera de Armida
11. “내적인 수도원”
그러한 삶의 비밀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아낼 수 있겠는가? 의심할 여지없이 하느님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그녀의 믿기 어려울 만큼 큰 사랑에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녀의 일상 생활은 신앙으로 변화되어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 만한 점은 도무지 없었다. 다른 모든 부인들과 유사한 생활을 하는 부인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녀 안에 이상적인 모델을 형성하고 계셨으니, 바로 가정에서 생활하는 오늘날의 부인들을 위한 모델이었다.
가정은 그들의 일상적인 일터이기도 한 바 복음적인 단순함으로 그 일상사들을 행하고, 모든 본분에 충실하고, 너그럽고 헌신적이며 때로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용감한 부인들이 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이는 현대 세계에 필요한 새로운 유형의 여성적 성덕일 것이다. 주님께서 콘치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나는 너를 홀로 나만이 아는 성녀로 기르고자 한다. 내가 너를 돌보며 일깨우고 지도하며 지켜보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의 바람은 네가 숨은 덕행들의 거울이 되는 것이다... 결코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덕행들 말이다. 나는 이 암초가 지긋지긋하다. 온전히 나의 것이 되어야 할 수많은 영혼들이 그것에 부딪혀 좌초하거나 멸망하고 말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내 것이 된다면, 또 내 말을 귀담아듣고 너 자신을 업신여기며 그 무엇에도 붙들리지 않고 모든 것을 뛰어 넘는다면, 그래서 마침내 네 눈길과 마음이 끊임없이 나에게 집중된다면, 내가 너에게서 기대하는 바를 이루게 될 것이다.”(일기 1895년 4월 19일)
이 주인께서는 당신의 겸손한 여종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감춰진 삶의 길을 따라오리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나는 성인이 되고 싶다. 내 비참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이 끝없는 열망은 나를 떠난 적이 없다. 내 영혼은 그 소망을, 그런 유형의 성덕에 대한 크나큰 소망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열정적으로 주님께 간청했다. 밤의 어둠과도 같아 하느님께서만 보실 수 있는 은밀한 성덕을 바라는 것이다. 낮의 환한 빛은 내 영혼에서 멸시할 만한 것만을 드러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더욱이, 세상이 나를 『인간도 아닌 구더기, 사람들의 모욕거리, 백성의 조롱거리』(시편 22,7)로 여겨 주기를 바라는 열망도 마음속에서 타올랐다.”(일기 1897년 9월 19일)
콘치타는 외적인 소란과 매일의 일과 중에서도 하느님과 결합되어 있기 위해서 그녀 자신의 “내적 수도원”으로 피신하곤 했으니, 마치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가 믿음과 사랑으로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뵙기 위해서 자신의 “내적 수방(=독방)”으로 들어가곤 했던 것과 같았다. 형태는 다르지만 이는 그리스도께서 그 옛날 당신의 고별 설교를 통하여 사도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고 또 모든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일치의 교훈과 같은 것이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으면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4-5 참조)
그분께서는 콘치타에게 거듭거듭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 마음이 외부로 흩어진 채 사람들과 더불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선 안 된다. 네 사명은 다른 것이니 더할 수 없이 충실하게 그 사명에 부응해야 한다. 쓸데없는 대화나 말은 그만 하여라.
너는 네 영혼 내부의 성소에 은둔해서 살아야 한다. 바로 여기가 성령께서 거처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성소에서 너는 살고 또 죽어야 한다. 여기에 너의 기쁨과 위로와 안식이 있다. 이를 다른 곳에서 찾지 말아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목적으로 내가 너를 특별히 지어내었다. 그러니 오늘부터 네 영혼 깊은 곳으로, 이 곳의 내부로 들어오너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곳이지만 행복이, 곧 나 자신이라는 행복이 있는 곳이다. 이 안으로 들어와서 절대로 나가지 말아라.
그리고 너를 이리로 인도할 길은 겸손과 잠심(潛心)과 침묵이다. 다른 길은 없다...
내가 너에게 여러 번 말했던 이 ‘내적 수도원’(claustro interior)에 은둔하여라. 마리아께서 네 안주인이 되시도록 너를 봉헌하면서 말이다. 여기에서 너는 완전한 순결을 발견하리니, 이 덕행의 크기를 충분히 알아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영혼의 순결 안에 비치는 하느님의 반영을 볼 것이고, 여기에서 너 자신의 성화와 너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는 성령의 선물과 열매들이 너를 기다릴 것이다.
여기에서 네 영혼은 날개와 힘을 입고 날아올라 네가 약간 체험한 적이 있는 하느님의 무한성 안에 잠기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한층 더 큰 덕행들의 들판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너 스스로 십자가에 못박히면서 그 덕행들을 닦고 또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그것이 너의 수도원이며 너의 수도적 완성이다.
수도자가 되려면 육신을 가두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내적 수도원’이야말로 온전히 내게 속하고자 하는 영혼의 성화에 본질적인 것이다. 너는 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가운데서도 결코 이 내적인 성소에서 나가지 말아라. 외적인 의무도 네가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실행하는 한, 부단한 내적 잠심이 오히려 그 활동을 촉진시켜 줄 것이다...
너는 나에게 가까이 오기 위하여 완덕을 추구한다. 바로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한 실천적인 길을 네가 여기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순결하고 명상적인 영혼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영혼 안에서 산다. 그런 영혼은 소란과 자만이 아니라 내적 고독과 자신을 업신여기는 희생 안에서 산다...
아무도 볼 수 없는 여기 이 성소에 참된 덕행이 있고, 따라서 하느님의 눈길과 성령의 거처가 있는 것이다.”
(일기 1897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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