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로 쉽게 엮은 가톨릭 교리
3. 견진 성사
견진은 특별한 방법으로 하느님의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성사입니다. 이 성사는 우리로 하여금 용감하게 신앙을 고백하게 하며 완전한 신자, 그리고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게 합니다. 견진 성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교님이 거행합니다.
견진 성사를 받음으로써 은총의 상태가 강화되며 자신만의 고유한 은총을 받게 되고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인호가 새겨집니다.
견진의 인호는 그리스도의 군사임을 표시해 주는 영성적이고도 불멸의 표시입니다. 견진 성사를 타당히 받으려면 은총의 상태에 있어야 하고 교리에 상당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견진을 받아야 합니다. 견진 성사를 받음으로써 우리는 영혼을 위험에 빠뜨리는 죄에 용감히 항거할 수 있고 영성적으로 훌륭히 무장되어 끝까지 신앙을 지킬 수 있습니다.
1) 견진은 무엇인가?
기사
중세의 기사도 정신은 신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쳐서 신앙의 의무에 충실하고 용감할 것이 무엇보다 강조되었습니다. 가톨릭의 기사들은 교회를 적으로부터 수호한다는 선서를 했습니다. 그들은 필요한 경우에는 생명을 버릴 정도로 용감했습니다. 기사도는 고상한 이념, 즉 약자를 돕는 일에 앞장서며 모든 일에 성실하고 진실하고 의로운 이념이 고취되었습니다. 기사가 되기 위한 훈련이 끝나면 제대 앞에 기사복을 놓고 밤새워 기도하며 기사가 되는 절차를 따라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그의 갑옷은 축복을 받고 그 사람은 진실한 그리스도의 기사답게 일생을 바친다는 선서를 했습니다.
그 후에 기사가 되기 위한 가장 엄숙한 의식이 거행되는데, 다른 기사가 칼로 그의 뺨이나 어깨, 또는 기타 부분을 가볍게 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기사여, 잠에서 깨어나 그리스도의 신앙을 지켜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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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 성사의 예식은 중세의 기사단 의식과 흡사합니다. 견진 성사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군대의 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교부인 테르툴리아노는 이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견진 성사를 받을 때 우리는 몸에 성유를 바름으로써 우리의 영혼이 거룩하게 되고, 몸에 십자성호를 그음으로써 우리의 영혼은 성령의 빛 안에 놓이게 된다. 이 같은 거룩한 예식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전쟁도 치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신자이며 견진 성사를 받은 우리는 이 세대의 악한 풍조에 대항하여 용감하게 이겨나가야 합니다.
2) 누가 견진을 주는가?
토미 하몬
토미 하몬은 미시건 대학에서 인기 높은 미식축구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중위의 계급장을 달고 폭격기의 조종사가 되어 전투에 임했습니다. 어느 날 브라질의 넓은 정글의 상공에서 그는 동료 3명과 함께 낙하산으로 투하되었습니다. 기상 악화로 인해 그들은 예상한 지점에 낙하할 수 없었습니다. 토미는 깊은 정글의 나무에 내렸습니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나침반과 작은 물병과 그리고 묵주뿐이었습니다.
정글은 우거진 숲과 큰 뱀들과 사나운 짐승들로 가득 차 있는 곳입니다. 그는 나침반에 의지하여 동쪽으로 간다면 바다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밤이 되자 하느님과 성령께서 자신을 인도해 주시리라는 것을 믿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열심히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의 앞에는 물이 허리까지 차는 늪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간신히 늪에서 헤어나자 비로소 인디언들이 사는 오두막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인디언들은 토미를 집에 맞아들여 밤을 지내게 하고 백인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일러주었습니다. 그가 이 무시무시한 정글을 빠져 나왔을 때 신문 기자들이 어떻게 혼자서 살아나올 수 있었냐고 물었는데 그때 토미는 활기찬 음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제 영혼은 하느님의 성령이 거처하는 곳입니다. 주교님께로부터 견진 성사를 받아 성령께서 제 영혼에 머무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령께 저를 인도해 달라고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아울러 묵주기도도 계속 바쳤습니다. 저는 아마 성모송을 수만 번 외웠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령과 성모님께서 저를 인도하여 이렇게 기적적으로 구해주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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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은총 상태에 있는 한 성령은 우리의 영혼에 머물러 계십니다. 성령께서는 견진 성사를 받을 때 특별한 방법으로서 우리 안에 거처하시게 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훌륭한 신자가 되게끔 도와주실 뿐 아니라 우리가 일생을 통하여 걸아갈 길을 밝혀주는 빛이 되어 주십니다.
3) 견진 성사의 효과
베네딕토 아놀드의 군복
남북 전쟁 때 베네딕토 아놀드는 철두철미한 애국자로서 크게 활약했습니다. 퀘백 전투에서 그의 용맹은 격찬을 받았습니다. 그는 퀘벡고지에 군대를 인솔하고 아브라함 평원에 그의 기를 꽂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 장군의 휘하에 있을 때 그의 용맹은 더욱 빛을 발휘하여 그가 가는 곳마다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휘하에 있던 장교 다섯 명이 자기보다 높은 계급으로 진급되는 것을 보자 그는 불만을 가득 품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워싱턴 장군으로부터 육군 사관학교 요새를 수비하라는 특명이 떨어졌으나 그의 불만은 수그러들 줄 몰랐습니다. 그는 안드르 소령과 음모를 꾸며 적과 대전할 것 없이 사관학교 요새를 적에게 몽땅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음모가 발각되어 안드르가 체포되자 베네딕토의 계략이 폭로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베네딕토 아놀드는 급히 도주하여 영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배반한 주국과 친구들로부터 경멸과 분신을 받으며 쓸쓸한 여생을 보냈습니다.
그에게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는 항상 간직해 온 낡은 군복을 꺼내어 입고 비통한 마음으로 마지막 유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과거에 입고 싸웠던 자랑스러운 군복을 입고 죽겠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등지고 오랫동안 외롭게 살아온 나를 용서사실 것이다. 하느님, 저를 거두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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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그리스도의 군복을 착용했습니다. 견진 성사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을 때 성령께 도움을 청한다면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반드시 구해주실 것입니다. 견진 성사로 군복을 입은 우리는 신앙을 보다 훌륭히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죄를 범하거나 신앙생활에 나태하여 우리의 자랑스러운 군복을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 예화로 쉽게 엮은 가톨릭 교리/ Lawrence G. Lovasik지음 / 김정진 옮김 /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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