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네 선한 의지가 되어 달라고 구하여라."- 그와나 (가브리엘 보시의 영적일기)

Skyblue fiat 2022. 9. 5. 12:53

 

 

1943년 11월 18일 르프렌 성당

 

"그렇다. 나한테 네 선한 의지가 되어 달라고 구하여라. 너도 알다시피 나 없이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도움 없이는 사랑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조차 할 수 없다. 내 가엾은 작은 이야.

 

너를 위해 고통받고 수치스런 죽음을 택한 내 사랑을 안다면... 네가 그 능력과 사랑을 안다면!

나는 어미가 아이를 보살피는 것보다 세심하게 보살핀다. 나는 너를 바른길로 이끌며, 네가 거룩해지도록 계획을 세운다. 거룩해진다는 것은 언제나 나를 위해 준비된 것, 내게 늘 가까이 있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내 사랑하는 어린 형제들아, 본보기로 너희 맏형제를 생각하여라. 그분은 너희가 그렇게 되게 하기 위해 지극히 겸손하게 살았다. 나는 보잘것없는 열두 사도와 함께 지낸 삼 년을 제외하고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는 것도 삼가면서 살았다.

 

모든 시대의 구원을 위한 내 삶은 얼마나 짧았더냐! 내 아버지께 대한 사랑이 내 모든 행동을 이끌었다.

네 행동도 그와 같이 풍성하게 하며 내게 늘 가까이 있어라. 내 것은 모두 네 것이라는 것을 너도 잘 안다. 하지만 너는 내게 와서 네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한테 주는 것은 큰 기쁨이다. 나는 잃기 위해 얻을 뿐이다. 나를 위해 갖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는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간절히 청했느냐? 그러니 나한테는 더욱 다정하게 해야 하지 않았느냐? 네가 사람들에게 주는 것과 다른, 마음에서 우러나는 열정을 다오. 그것을 나한테서 구하여라. 그것이 더 깊고 친밀하며 더욱 신뢰에 찬 것이 되게 하여라. 나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을 만큼 너그러워져라. 사랑의 파도가 너를 죽음의 연안으로 데려온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내 어린 딸아!"

 

 

 11월 25일 앵그랑드 성당

 

"네 숨결까지 내게 바쳐라. 네 생각의 흐름까지 내게 바쳐라.

이것이 하찮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네 생애이며 내게 속해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차지할 권리가 있기 대문이다. 네가 네 일부를 나한테서 떼어놓으려 한다면 이는 커다란 비극이다.

오, 작은 이야. 날마다 우리를 일치시키는 결속을 굳게 하여라. 내 즐거운 포로가 되어라. 어떤 사람들은 내 멍에를 몹시 감미로워하고 기뻐하며 이렇게 말한다. '고난 가운데서도 내 마음은 기쁨으로 넘치나이다.'

 

나는 내게 충실한 이들과 함께하며, 나를 위해 고통받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힘과 위로를 준다. 그들이 나를 위해 감내하는 것을 나는 그들보다 먼저 감내했다. 나는 친구들의 고통 가운데 고통을 당했다. 너도 사랑하는 이가 고통당하는 것을 볼 때 고통을 느끼지 않느냐? 친구들 가운데서도 나는 가장 정다운 친구가 아니더냐? 사실이 그러하니 나를 믿어라. 사실이 그러하니 나를 믿어라. 네가 나를 사랑하도록 힘을 주리라.

 

날마다 조금씩 더, 그처럼 부드럽게, 네게 부담되지 않게, 더욱 빈번한 거룩한 갈망, 나를 향한 작은 용솟음, 사랑에 찬 눈길, 나를 기억하지 않고 지내는 시간의 줄어듦, 한층 명랑한 충성심, 겸손한 침묵, 나를 위한 친절, 끊임없이 내게 감사하여라. 나는 너를 위해 그처럼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내 사랑하는 어린 딸아, 너는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 네가 알지 못하는 다른 축복도 얼마든지 있다.

조금도 의심하지 마라. (감정이 격한 어조로) 나를 의심하지 마라."

 

 

 

 

하느님, 저희는 아무것도 아니고 하느님은 모든 것이옵니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당신 뜻과 사랑 안에 녹아들어 당신의 사랑으로 청하오니

 

"예수님, 저는 사랑하고 싶습니다.

오셔서 저희 안에서 사랑해주세요.

오셔서 저의 선한 의지가 되어 주세요."

 

 

 

 

 

 

 

- 그와 나 (가브리엘 보시의 영적 일기)/ 성바오로딸수도회

 

저자:  가브리엘 보시 Gabrielle Bossis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으로 1874년 낭트에서 4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교양 있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사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랐으며 '예수의 참 동료 학교'에서 엄한 교육을 받았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그는 1886년 열 두 살에 첫영성체를 했으며 그림·음악·조각·성악·자수·무용을 비롯해 당대에 유행하던 여러 스포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여러 차례 청혼을 받았으나 자기 길이 아님을 알고 거절했으며 종교적 감수성에 충실했다.

190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4년 후 언니 클레망스도 선종했지만 그는 자기 안에 갇혀 지내지 않고 교리를 가르치며 선교회를 위한 전례 용기 제작소에서 일했다. 간호사 자격증을 얻어 제1차 세계대전 동안 간호사로 활약했으며, 교훈극을 써서 프랑스와 해외에서 주인공역을 맡아 연기했다. 젊은 시절에 신비스러운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놀란 적이 있지만 내적 대화는 62세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1950년 6월 9일 선종하기 2주 전까지 계속되었다. 1949년 유방암이 발견되었고 1950년 폐에 전이되었으나 평온한 죽음을 맞이했다.

 

도서 구입처:  그와 나 (개정판) | 도서 | 가톨릭 인터넷서점 바오로딸 (paulin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