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권-65, 인간 행위가 신적 행위로 바뀌는 하느님 뜻 안의 영역.
이 숭고한 삶을 살도록 부르심을 받은 최초의 피조물.
1922년 10월 6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는 내가 기도하고 있을 때였다. 그분은 두 팔로 내 목 언저리를 감아 안으시고 말씀하셨다.
2. “딸아, 우리 함께 기도하면서 내 뜻의 무한한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내 뜻에 잠기지 않고 네게서 나오는 것이 하나도 없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생각과 말과 심장 박동과 일과 발걸음 따위 모든 것을 내 뜻 안에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면 네가 행하는 것 하나하나에 대해서 하나의 재산을 더 차지하고 더 큰 권한을 얻게 될 것이다.
3. 창조 사업의 목적에 따라 사람의 모든 행위들은 내 의지 안에서 생명을 얻어야 하고 이 의지 안에 그들의 영역을 형성해야 한다. 이는 모든 인간행위가 다시 없는 고귀함과 거룩함과 지혜의 인장이 찍힌 신적 행위로 변모되는 영역이다.
4. 사람이 우리 성삼위를 떠나는 것은 우리의 뜻이 아니었다. 우리의 뜻은 사람이 우리와 함께 살면서 우리와 닮은 모습으로 자라나고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사람의 모든 행위가 내 뜻 안에서 수행되기를 바랐다. 내 뜻의 무한한 바다 안에 사람 자신의 작은 강을 만들 자리를 주기 위함이었다.
5.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 대지주 아버지처럼 행동하였다. '내 토지 중에서도 한가운데에 있는 땅을 너에게 주마. 네가 내 토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 부(富) 안에서 나 자신의 고귀함과 내 사업의 위대함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누구든지 네가 내 아들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6.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의 그 큰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고 낯선 땅으로 가서 비참하게 살며 잔인한 원수들의 종살이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하겠느냐? 하지만 그와 같이 행동한 것이 인간이었다.
7. 이제 나는 내 의지 안의 이 영역, 이 작은 강을 너에게 요구한다.
너의 생각 하나하나가 내 의지 안에 흘러들게 하여라. 그러면 그것이 모든 사람의 모든 생각의 근원인 우리 성삼위의 지성의 반영으로 모든 지성들 위에 솟아올라 그 각 생각의 공경을 신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줄 수 있다.
8. 마찬가지로 너의 말과 일도 흘러들게 하면, 이들이 만물을 창조하고 모든 이의 말의 기원이 된 우리 성삼위의 '피앗'의 반영으로, 또 만물의 생명이요 활동의 근원인 우리 사업의 반영으로 솟아올라 만물 위를 감돌면서 우리 자신의 '피앗'과 우리 사업의 거룩함을 지닌 각각의 말과 일의 영광을 우리에게 줄 수 있다.
9. 딸아, 비록 단 하나의 생각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이 내 뜻 안에서 행해지지 않으면 인간적인 영역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그 작은 강이 형성되지 않기에, 내 뜻이 자신을 알리며 다스리고자 땅으로 내려올 수도 없게 된다.”
10. 이 말씀을 듣고 나는 그분께 궁금증을 털어놓았다. “저의 사랑이신 예수님, 교회가 생활을 시작한 지 아주 오래되었고 그동안 수많은 성인들을 배출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하늘과 땅을 놀라게 할 만큼 덕행이 뛰어나고 큰 기적을 행한 이도 적잖아 있었습니다.
11. 그럼에도 그들이 온전히 하느님 뜻 안에서 활동하지 않아서 주님께서 지금 말씀하시는 그 영역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게다가 이것을 이루시려고 주님께서 다만 저를, 사람 가운데 가장 무능하며 못됐고 무지한 저를 기다려 오셨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씀이십니다.”
12.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설명해 주셨다.
“들어라. 딸아, 내 지혜는, 사람이 알아듣지 못한 채 그저 머리를 숙이고 말없이 경탄할 수밖에 없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내게 법을 명하거나, 누구를 택하고 어느 때를 택하여 내 자애를 펼치라고 명할 수 없는 것이다.
13. 나는 우선 성인들을 길러야 했다. 할 수 있는 한 완전하게 나를 닮아 내 인성의 복사판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 일은 이미 이루었다.
14. 이제 내 자애는 이를 넘어 더욱 넘치는 사랑을 주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내 인성 안으로 들어와 내 인성의 영혼이 하느님 뜻 안에서 행한 것을 본으로 삼아 그대로 행하기 바란다.
15. 앞의 성인들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 안에 한정된 채 내 구원 사업에 협력하여 영혼들을 구원하고 법을 가르치며 죄를 몰아내는 일을 하였다. 그 다음 사람들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내 인성의 영혼이 하느님 뜻 안에서 행했던 바를 그대로 본뜨게 될 것이다.
16. 이들은 모든 세기와 모든 피조물을 싸안고 모든 사람 위에 솟아올라 창조 사업의 권리를 회복하리니, 나의 권리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권리도 회복하여 만물을 원초적 기원에로, 창조 사업의 목적에로 데려올 것이다.
17. 내 안에는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다. 이 내가 만물을 창조한 이상, 그들이 내게 돌아올 때도 내 손에서 나왔을 때와 꼭 같이 질서 있게 돌아와야 한다.
18. 내가 앞서 말한 영역, 곧 인간 행위가 내 뜻 안에서 신적 행위로 바뀌는 영역을 최초로 이룩한 이는 나다. 그러나 나는 이를 보류해 두었다. 따라서 내게서 갈라놓을 수 없는 내 사랑하올 엄마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19. 그럴 필요가 있었던 것은, 먼저 내 인성에 이르는 길과 문과 방이 알려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내 안으로 들어와 내가 행한 바를 본뜰 수 있었겠느냐?
20. 이제 때가 되었다. 피조물이 이 영역 안으로 들어와서 나 자신의 것 안에서 그의 것을 이루기도 할 때 말이다. 내가 너를 그렇게 할 첫 사람으로 불렀다고 해서 의아한 표정이 될 이유가 있겠느냐?
21. 사실 나는 너를 그 첫 사람이 되도록 불렀다. 내게 아무리 소중한 영혼이라고 하더라도 너 말고 다른 사람에게 내 뜻 안에서 사는 법과 내 뜻의 효과 및 피조물이 이 지고한 의지 안에서 활동할 때 받게 되는 놀라운 선들을 알려 준 적이 없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22. 성인들의 생애나 또는 교리서들을 꼼꼼히 살펴보아라. 네가 원하는 수만큼 얼마든지 찾아보아라. 그 어디에서도 피조물 안에서 활동하는 내 의지와 내 의지 안에서 활동하는 피조물에 대한 놀라운 언급을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23. 기껏해야 자기 포기나 두 뜻의 일치를 찾아낼 수 있을 뿐, 피조물 안에서 활동하는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뜻 안에 활동하는 피조물 이야기는 눈 씻고 보아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내 자애가 이 숭고한 삶에 피조물을 부를 때가 아직 아니었음을 뜻한다. 내가 너한테 하라고 한 기도 방식조차 다른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냐?
24. 그런즉 너는 주의를 기울여라. 내 정의가 이를 요구하고, 내 사랑이 외치고 있다.
내 지혜는 이 목적 달성을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성삼위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바로 창조 사업의 권리와 영광인 것이다.”
14권-66, 하느님의 뜻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뜻
1922년 10월 9일
1. 평상시와 같은 상태로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자애롭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오시어, 몇 번인지도 모르게 거듭해서 나를 끌어안으시고 입맞춤을 주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뜻의 딸아, 너는 정말 사랑스럽구나! 들어 보아라.
너의 뜻이 내 뜻 안으로 들어오면서 너를 비우면, 내 뜻이 네 안으로 들어가 활동한다.
내 뜻이 활동하면 너의 뜻은 창조력을 받으며 내 안에서 활동한다.
3. 그런데 나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싸안으며 모든 것을 행하는 단 하나의 점이다.
그러기에 너의 뜻이 내게 모든 것을 주고 모든 이를 대신하여 보답하기를 원하면서 나 자신의 창조력을 가지고 내 안에서 활동하는 것을 본다.
4.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흐뭇하게도, 내가 만물을 낸 바로 그 첫 순간부터 너의 뜻이 내 앞에 있는 것을 본다. 마치 네가 나에 의해 창조된 첫 사람인 것처럼, 내가 첫 사람에게 바랐던 대로 너의 뜻이 나의 뜻과 갈리지 않은 상태로 모두를 뒤로 하고 맨 앞에 나와 있는 것이다.
5. 너의 뜻이, 피조물이 내 뜻 밖으로 나가 버린 적이 없었던 것처럼, 나에게 영예와 영광과 사랑을 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즐겁고 흐뭇한지! 너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모든 피조물의 질서가 나에게 되돌아오고, 조화와 기쁨이 연이어 갈마들고 있는 것이다.
6. 나는 또 내 안에서 활동하는 이 사람의 뜻이 햇볕 속에, 일렁이는 바다 위에, 명멸하는 별빛 속에, 곧 모든 것 위에 있는 것을 본다. 이 뜻이 내게 만물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선의 영광을 주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7. 이 뜻은 모든 면에서 나와 유사하다. 한 가지 차이는 이것이니, 나는 단 하나의 점인 반면, 너는 내 뜻 안에서 활동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사랑함에 따라 서서히 공간을 넓혀 가면서 이 공간 안에 거룩한 탄생들을 이루어 낸다는 것이다.”
14권-67, 예수님께서 하느님 뜻 안에 사는 영혼 안에서 반복하시는 일.
지식의 필요성 - 많이 알수록 많이 받는다.
하느님 뜻을 알리려고 오랜 세월 기다려오신 예수님의 산고.
1922년 10월 19일
1. 다정하신 예수님의 팔 안에 온 존재를 계속 맡기고 있노라니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 안에 완전히 잠겨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 뜻의 중심에 있는 것 같았다. 그때 그분께서 오셔서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인성은 내 거룩한 뜻인 영원한 태양의 중심부에서 살았다. 이 중심에서 뻗어가기 시작한 빛살들이 나의 무한성도 함께 지니고 만물과 만인을 휩싸고 있었으므로, 내 구원 사업은 이 중심에서 출발하여 피조물의 각 행위를 대행하고, 각 말을 대행하며, 각 생각을 대행하고, 여타 모든 것을 대행한 셈이었다.
3. 말하자면 내 인성이 모든 인간 행위들을 단 하나의 행위로 자신 안에 지니고자 내려왔다가 그 중심 안으로 다시 올라오곤 하였으니, 내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 행위들을 고쳐 대행하여 질서를 다시 잡기 위함이었다.
4. 내가 모든 사람을 단 하나의 행위로 싸안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성이 영원한 의지의 중심에서 살았다는 오직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고, 그것은 구원 사업을 내게 합당하고 품위 있게 성취하기 위함이었다. 만약 그 중심에서 살지 않았다면 내게 어울리지 않는 불완전한 사업이 되었을 것이다.
5. 인간의 뜻이 하느님의 뜻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인간에게 모든 악이 되었던 것과 같이, 내 인성의 뜻이 하느님의 뜻과 굳건히 결합한 것이 인간의 모든 선을 이룰 수 있었으니, 이 일이 내 안에서는 지당한 일로 일어났던 것이다.
6. 태양을 보아라. 그 정체가 무엇이냐? 공 모양의 빛이다. 그것이 전후 좌우 상하 모든 곳에 동일한 빛을 퍼뜨린다. 오랜 세월 전의 빛도 오늘의 빛과 동일하다. 그 빛도 열도 도무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 오늘의 빛이 마지막 날의 빛이기도 할 것이다.
7. 태양이 이성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의 모든 행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이 그 행위를 - 각각의 생명이며 원인과 결과였으므로 -그들을 자신의 소유로 내부에 간직할 것이고,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것이다.
8. 그런데 이 모든 일이 내 뜻의 중심에서 사는 영혼에게 일어난다. 그는 모든 사람을 싸안기에 아무도 그에게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또 모든 것을 위하여 활동하기에 아무것도 빼놓지 않는다.
9. 나와 함께 전후좌우 사방으로 퍼져 나가지만 단순하고 당연하게 그렇게 한다. 내 뜻 안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모든 세기를 두루 돌아다니고, 내 뜻의 능력에 의해 신적인 방식으로 모든 인간 행위들 위에 자신의 행위를 드높이는 것이다.
10. 들어라, 딸아. 너를 내 지고한 의지 안에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그런 네 안에서 내 인성이 하느님 뜻 안에서 행했던 것을 내가 거듭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너의 뜻이 나의 뜻과 하나 되기를 바란다. 내가 행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을 너도 나와 함께 거듭하게 하기 위함이다.
11. 내 뜻 안에는 내 인성이 행했던 외적이고 내적인 모든 행위들이 있다. 외적인 행위들은 많든 적든 간에 알려져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나와 일치하여 내가 이룬 선을 나눌 수 있다. 사람들이 나와 이루는 일치에 의하여 이 선이 그들 가운데에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나는 만족을 느낀다. 내가 내 행위들을 판매대 위에 놓아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격이니 말이다.
12. 한편, 내 인성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랑으로 행했던 내적 행위들은 거의 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한데 사람이 하느님 뜻의 능력을 모르고, 내 영혼이 이 뜻 안에서 어떻게 활동했으며 무엇을 했는지도 모른다면, 어떻게 나와 일치하여 그 선을 나눌 수 있겠느냐? 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그 선의 가치와 효과와 생명을 지식 자체와 함께 누릴 수 있다.
13. 사물은 그것이 알려지는 정도만큼 유익한 것이 될 수 있다. 동일한 가치를 지닌 물건 두 가지를 두 사람이 각각으로 팔 경우, 자신이 팔고 있는 물건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더 많은 이윤을 낼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은 더 싼 값에 팔기에 이윤도 덜 얻는다.
14. 지식은 그와 같이 큰 성과를 거두게 하는 요인이 된다. 앎을 위해 힘쓰기 때문에 부유해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동일한 상황 속에 있으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가난 속에 머물러 있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15. 나는 내 인성이 지고한 의지 안에서 행한 내적 활동에도 네가 나와 함께 하기를 바라기에, 당연히 너에게 나의 이 의지가 지닌 속성들과 가치와 효과와 능력 및 활동 방식을 알려 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알려 줌과 동시에 내가 알려 주는 것을 네가 나누어 가질 길도 열어 두고 있다.
16. 그렇지 않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말하겠느냐? 단지 그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이겠느냐? 아니다. 아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알리는 것은 그것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가 그 효과와 가치들을 알게 되었다면, 알게 된 그 수만큼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된다.
17. 그러니, 보아라. 내가 행하고자 하는 큰 선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에 대한 지식은 알려질수록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고, 다산(多産)의 어머니처럼 지식이 풍성하게낳아 주는 모든 선을 사랑이 사람들로 하여금 흡수하게 할 것이다.
18. 나는 결코 유아독존적인 하느님이 아니다. 피조물이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 내 뜻이 그의 뜻 안에 되울리고 그의 뜻이 내 뜻 안에 되울리면서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19. 내가 사람 안에서 활동하는 내 뜻과 내 뜻 안에서 활동하는 그의 뜻을 - 거의 나와 같은 수준까지 높인 그의 뜻을 - 알리려고 아주 오랜 세월 기다려 온 것은, 보다 작은 지식에서 더 큰 지식으로 옮아가도록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20. 그러므로 나는 모음과 자음을 가르친 다음에야 작문법을 지도하는 어학 교사같이 행동해야 했다. 지금까지 내 뜻에 대해 알려진 것이라고는 모음과 자음뿐이니 이제 작문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고, 이것이 내 뜻의 생명을 실현할 것이다.
21. 그 첫 작문을 내가 너에게서 얻고자 한다. 네가 주의를 기울이면 네 예수가 너에게 준 작문 주제의 영광을 내게 돌려줄 만큼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나에게 최대의 영광을 가져오면서 피조물과 친교를 맺게 할 가장 고상한 주제, 곧 영원한 뜻이라는 주제이기에, 이 주제가 내 사랑의 새 지평과 새 하늘과 새 분출을 알리게 될 것이다.
22. 보아라. 내 인성이 행한 내적 행위들이 전부 내 지고한 뜻 안에 있다. 길로 나설 때를 기다리고 있는 전령(傳令)들처럼 말이다. 이 행위들은 사람들을 위해 수행된 것이니 스스로를 내주며 알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마치 감옥에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스스로 지닌 선을 건네주기 위하여 내 뜻이 자기네 존재를 알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청하고 있는 것이다.
23. 나는 오래도록 아기를 배고 있는 가련한 어머니의 처지에 놓여 있다. 분만할 때가 되어도 아기를 낳지 못하면 진통으로 기진맥진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해산하려고 하는 어머니 말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기다리는 그녀에게는 지체되는 몇 시간 몇 날이 몇 년 몇 세기가 되는 것 같다. 모든 준비를 다 해 두었고 이제 해산할 일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24. 내가 과연 그러하다. 아니 그 어머니보다 더한 산고를 겪고 있다. 영원한 의지의 거룩함 안에서 내 인성이 행한 모든 행위들을 피조물에게 주려고, 오랜 세기에 걸쳐 아기 이상으로 내 안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25. 이 행위들이 스스로를 내주면서 인간 행위를 신적 행위의 수준으로 높이고 가장 아름다운 것들로 장식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내 뜻의 생명으로 살게 할 것이기에, 내가 어머니보다 심한 진통과 기진맥진을 겪으며 내 뜻의 이 해산을 열망해 온 것이다.
26. 이제 때가 차서 그 첫 해산을 받아들일 사람을 찾기만 하면 되었다.
다른 사람들 안에서도 이를 계속하기 위함이었다.
27. 이런 이유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주의를 기울여라.
내가 네 안에 첫 해산을 하도록 네 마음을 넓혀, 내 뜻이 지닌 모든 가치와 효과와 지식을 받아들여라.
28. 그러면 내가 너에게서 크나큰 기쁨을 얻게 되리니, 네가 내 지상 행복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인간의 뜻으로 인해 피조물 가운데서 불행하게 지냈다고 할 수 있는 나에게, 내 뜻이,
곧 인간 안에서 활동하는 내 뜻이 행복을 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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