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3권 공생활 둘째해(상)

하사시 3권 p90~p101 [161. 카파르나움의 바리사이 엘리의 손자를 고쳐주시다. 162. 엘리사에게 기적을 행하신 후 카파르나움의 집에 계시는 예수]

Skyblue fiat 2025. 3. 6. 08:50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90~p101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161. 카파르나움의 바리사이 엘리의 손자를 고쳐주시다

1945. 5. 11.

예수께서는 배로 카파르나움에 막 도착하실 참이다. 지금은 일몰 직전이어서 호수는 빨갛고 노란 색으로 반짝이고 있다. 두 척의 배들이 접안하기 위하여 조작하고 있는 동안 요한이 말한다.

 

“저는 즉시 샘에 가서 당신의 갈증을 풀어드릴 물을 떠오겠습니다.”

“이곳의 물은 맛있어.”
안드레아가 외친다.

“그렇다, 이곳의 물은 맛있다. 그리고 너희의 사랑이 나에게 그 물을 더 맛있게 한다.”

“저는 물고기들을 집으로 가져가겠습니다. 여자들이 저녁식사에 먹을 수 있도록 이놈들을 요리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식사 후에 저희와 여자들에게 말씀하시겠습니까?”

“그래라, 베드로야. 나는 말하겠다.”

“지금은 집에 돌아오는 것이 더 기분 좋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같은 수의 방랑자들 같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여자들과 함께 있어 더 질서 잡히고, 더 화기애애합니다. 거기다가! 저는 당신의 어머니를 뵈면 더 이상 피로를 느끼지 않습니다. 저는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침묵하신다.
배가 조약돌들이 깔려 있는 호반에 올라앉는다. 요한과 안드레아는 짧은 속옷 바람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조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배를 호숫가로 끌고 가서 발판구실을 할 널빤지를 걸쳐놓는다. 예수께서는 먼저 배에서 내리셔서 그분의 모든 제자들과 함께 가시려고 두 번째 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신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느린 걸음으로 샘을 향하여 걸어간다. 그 샘은 용출수가 나오는 자연천으로서 읍내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데, 차갑고 은 같이 맑은, 풍부한 수량의 물이 돌 수반 위로 떨어진다. 이 물것은 어찌나 맑은지 저절로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암포라를 가지고 앞서 달려갔던 요한이 이미 돌아와 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것을 예수께 드리자 예수께서는 오랫동안 그 물을 드신다.

“나의 선생님, 당신께서는 몹시 목마르셨군요! 그런데 멍청하게도 저는 물을 지니고 있지 않았습니다.”

“괜찮다, 요한아, 이제는 다 지나갔다.”
예수께서는 요한을 쓰다듬으신다.

그들이 거의 집에 도착할 무렵 물고기를 집에 가져다주려고 갔던 시몬 베드로가 전력을 다하여 뛰어오는 것이 보인다. “선생님! 선생님!”

베드로가 헐떡거리며 소리 지른다.

“바리사이 엘리의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뱀에 물려 거의 죽게 되어 온 마을이 떠들썩합니다. 그 아이는 자기의 엄마가 말리는데도 노인과 함께 올리브 밭으로 갔었답니다. 엘리가 몇 가지 작업들을 감독하고 있는 동안에 아이는 늙은 올리브나무 뿌리 근처에서 놀다가 도마뱀이 나올 줄 알고 그 구멍에 손을 집어넣었다가 뱀에게 물렸습니다.

노인은 미치다시피 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그러지 않아도 자기의 시아버지를 미워하는 터라 그를 살인자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매순간 몸이 식어갑니다. 그들은 가족이지만, 서로를 사랑하지 않아서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었습니다.”

“가족 간의 원한은 결코 좋지 않다!”

“맞습니다, 선생님. 제 말씀은 뱀들도 그 뱀 엘리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놈들이 작은 뱀을 죽인 것입니다. 저는 그 노인이 저를 보고 ‘선생님께서는 거기 계시나?’ 하고 제 뒤에서 소리치는 것을 들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어린것이 참 안됐습니다. 그 애는 착한 녀석이거든요, 그 애가 바리사이의 손자가 된 것이 그 애의 탓은 아니지요.”

“물론이다, 그것은 그 아이의 탓이 아니다.”

그들이 마을을 향하여 가는데, 그들은 부르짖으며 울부짖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늙은 엘리를 선두로 하여 자기들을 향하여 오고 있는 것을 본다.

“그자가 우리를 보았습니다. 돌아가십시다!”

“왜? 저 노인은 고통당하고 있다.”

“저 늙은이는 당신을 미워합니다. 그것을 기억하십시오. 저 늙은이는 성전에서 당신을 가장 먼저, 가장 악랄하게 비난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나는 내가 자비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늙은 엘리는 헝클어진 머리에 반쯤 넋이 나가고 옷은 마구 풀어헤쳐진 채 팔을 내밀며 예수께 달려와 그분의 발 앞에 주저앉으며 부르짖는다.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의 냉혹함으로 인하여 무죄한 어린것에게 복수하지 마십시오! 당신만이 그 애를 살리실 수 있는 유일한 분입니다. 당신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을 이리로 데려오셨습니다.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저는 당신을 공경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불공정했고, 거짓말쟁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벌 받았습니다. 이 몇 시간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의 벌입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 애는 사내아이입니다! 죽은 제 아들의 외아들입니다. 제 며느리는 제가 그 애를 죽였다고 저를 비난합니다.”
그는 리드미컬하게 자기의 머리를 땅에 부딪치며 운다.

“자! 그렇게 울지 마십시오. 당신은 더 이상 당신의 손자를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죽으려 하십니까?”

“그 애는 죽어갑니다! 그 애는 죽어가요! 어쩌면 그 애는 이미 죽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죽게 해주십시오. 제가 그 빈 집에서 살지 않게 해주십시오! 오! 서러운 내 마지막 날들이여!”

“엘리 선생, 일어나 가십시다…”
“당신께서… 당신께서는 정말로 제 집에 오실 겁니까? 하지만 당신께서는 제가 누군지 아십니까?”

“한 불행한 사람입니다. 가십시다.”
늙은이는 일어서서 말한다.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그러나 뛰어오십시오, 뛰어오세요. 빨리 서둘러주십시오!”
그는 자기의 마음을 찔러대는 절망감 때문에 아주 빨리 멀어져 간다.

“하지만 주님,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그 사람을 바꾸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오! 얼마나 낭비된 기적입니까! 저 작은 뱀이 죽도록 내버려두십시오! 늙은이도 상심한 나머지 죽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의 길을 가로막는 사람 하나가 줄어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이것을 돌보셨습니다…”

“시몬아! 너에게 진실을 말하자면, 지금은 네가 뱀이다.”
예수께서 베드로를 엄하게 물리치시자 그는 고개를 숙인다. 그분께서는 앞으로 나아가신다.

카파르나움에서 가장 큰 광장 근처에 아름다운 집이 하나 있는데, 사람들이 그 앞에 모여 야단법석을 피우고 있다… 예수께서 그리로 향하여 가시며 거의 도착하실 즈음 활짝 열린 문으로 그 늙은이가 나오고 그 뒤에는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있는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이 뒤따라 나온다. 독이 이미 아이의 신체기관들을 마비시켜 그의 죽음이 임박해 있다. 엄지 밑동에 뱀에 물린 자국이 난 작은 손이 늘어져 있다. 엘리는 망연자실하여 부르짖기만 한다.

“예수님! 예수님!”

군중이 조이고 밀쳐 거의 옴짝달싹도 하실 수 없게 된 예수께서는 작은 손을 붙잡아 그분의 입으로 가져가신다. 그분께서는 상처를 빠신 다음 흐릿한 눈이 반쯤 감긴 밀랍색의 작은 얼굴에 입김을 부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몸을 똑바로 펴시며 말씀하신다.

“지금 아이가 깨어날 것입니다. 깜짝 놀란 당신들의 표정으로 아이를 무섭게 하지 마십시오. 이 아이는 뱀을 떠올리기만 해도 겁먹을 것입니다.”

과연 얼굴이 발그레해지기 시작하는 소년은 입을 벌리고 길게 하품한다. 그는 자기의 두 눈을 비비고 나서 눈을 뜨고 자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때 기억이 떠올라 그 애가 도망치려고 갑자기 펄쩍 뛰는 바람에 예수께서 재빨리 그 애를 품에 안지 않으셨다면, 그 애는 넘어질 뻔했다.

“괜찮다! 괜찮아! 너는 뭐가 무서우냐! 저 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아라! 저기 호수가 있고, 네 집과 네 엄마와 할아버지는 여기 계신다.”

“그런데 뱀은?”

“그것은 더 이상 여기 없다. 내가 여기 있다.”

“당신이, 맞아…”
어린이는 생각하다가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 할아버지는 당신께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말하라고 나에게 말하곤 했어. 하지만 난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야. 난 당신을 사랑해. 정말이야.”

“내가?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어린것이 헛소리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얘의 말을 믿지 마십시오. 나는 항상 당신을 존경해 왔습니다.”
공포가 사라지자 옛 본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말들은 가치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나는 그 말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얘야, 잘 있어라. 아주머니, 안녕히 계세요. 엘리 선생, 안녕히 계십시오. 서로 사랑하시오. 그리고 만일 당신이 할 수 있다면, 나를 사랑하시오.”
예수께서는 등을 돌리시고, 그분께서 유숙하시는 집을 향하여 가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깜짝 놀랄 만한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습니까? 당신께서는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고 독에게 명령하셨어야 하는데요. 당신께서는 당신 자신께서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보이셔야 했을 텐데요… 당신께서는 그렇게 하시는 대신 여느 보잘것없는 사람이신 것처럼 독을 빨아내셨습니다.”


가리옷의 유다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는 선정적인 뭔가를 바랐었다.
다른 제자들도 같은 의견이다.

“당신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당신의 원수를 납작하게 해주셨어야 했습니다. 당신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셨습니까? 나야 원! 그는 즉시 다시 독사가 되었습니다…”

“그의 독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너희는 만일 내가 너희가 바라는 대로 행했다면, 그는 내가 베엘제붑(마귀들의 왕. 루치페르, 사탄의 다른 이름)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을 것이다. 황폐해진 그의 영혼도 아직 의사로서의 내 능력을 인정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인정하지 않는다. 기적은 이미 믿음의 길에 들어서 있는 사람들만을 믿음으로 인도한다.그러나 겸손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믿음은 항상 영혼 안에 겸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기적은 신성모독으로 이끈다. 그러므로 인간적인 방법의 외양을 빌어 이 위험을 피하는 것이 더 낫다.

치유 불가능한 불행은 믿지 않는 사람들의 불행이다. 어떤 기적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믿게 하거나 착해지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불행을 사라지게 할 방법이 없다. 어쨌든 상관없다. 나는 내 일을 완수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나쁜 운명을 따라간다.”

“그렇다면 당신께서는 왜 그것을 행하셨습니까?”

“왜냐하면 나는 선(Goodness)이기 때문이고, 아무도 내가 내 원수들에 대하여 복수심이 강한 사람이고, 나에게 도발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도발한다고 말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그들의 머리 위에 숯불을 쌓고 있다. 내가 그것을 쌓아놓도록 그것을 나에게 주는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다.

시몬의 유다야, 착해라. 그리고 그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노력해라. 이상이다. 내 어머니께로 가자. 그분께서는 내가 한 어린이를 고쳐준 것을 기뻐하실 것이다.”



162. 엘리사에게 기적을 행하신 후 카파르나움의 집에 계시는 예수


1945. 5. 13.

예수께서는 모든 고랑들에서 꽃이 피기 시작한 텃밭을 통하여 대단히 넓은 부엌으로 들어가신다. 나이 많은 두 마리아들(클레오파의 마리아와 마리아 살로메)이 거기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다.“당신들에게 평화!”

“오! 예수! 선생님!”

두 여인이 돌아서서 그분께 인사한다. 한 사람은 손질하고 있는 생선을 양손에 들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야채들로 가득한 여전히 끓고 있는 냄비를 들고 있다. 그것들이 잘 익었는지 보려고 그녀가 방금 냄비를 화덕에서 옮긴 것이다. 불꽃과 일로 벌겋게 된 그들의 착한 시든 얼굴들이 기뻐하며 미소 짓는데, 그것들은 기쁨으로 인하여 더 젊어지고, 더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잠시 후에 식사가 준비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피곤하십니까? 당신께서는 분명히 시장하실 겁니다.”

친척이기 때문에 허물이 없는 아주머니 마리아가 말한다. 그녀는 자기의 아들들보다 예수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저는 평소보다 더 시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과 마리아가 저를 위하여 마련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기꺼이 먹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여기 그들이 오고 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이층 방에 계세요. 당신도 아시겠지만 시몬이 왔어요… 오! 이 저녁에 나는 종달새처럼 기뻐요! 아니, 사실은 정말로 기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당신께서는 내가 언제 왕처럼 행복할지 아십니다.”

“예, 저는 압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그녀의 이마에 입 맞춰드린 다음 말씀하신다.

“저는 당신의 소원과 살로메에 대한 당신의 죄 없는 부러움을 압니다만, 언젠가 당신도 살로메처럼 ‘내 모든 아들들은 예수의 것이다’ 하고 말씀하실 수 있을 날이 올 것입니다. 저는 제 어머니께 가보겠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엌에서 나와 옥상정원으로 이어지는 작은 계단으로 올라가신다. 그것은 집 면적의 절반을 실하게 차지하고 있고, 다른 반쪽은 아주 넓은 방이 차지하고 있다. 남자들의 굵은 목소리들이 거기서 들려나오고, 간간이 마리아의 온유한 목소리가 섞여 나온다. 세월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은 처녀의 순결하고 맑은 목소리,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하고 말씀하셨던 그 목소리, 그분의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셨던 그 목소리이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소리 없이 다가가신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시기 때문이다.

“내 집은 내 아들이에요. 나는 그가 떨어져 있을 때를 빼놓고는 나자렛을 떠나 있어도 고통당하지 않아요. 하지만 만일 그가 내 곁에 있다면… 오! 나에게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리고 나는 내 집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아요… 여러분이 거기 있으니까…”

“오! 보세요, 예수께서 저기 오셨어요!”
문을 향하여 앉아 있어 예수께서 문에 나타나시는 것을 가장 먼저 본 사라의 알패오가 외친다.

“그렇다, 내가 여기 왔다. 너희 모두에게 평화, 어머니!”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의 이마에 입 맞추시고, 그분에게서 입맞춤을 받기도 하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뜻밖의 손님들에게 몸을 돌리신다. 그들은 시몬, 사라의 알패오, 목자 이사악, 그리고 산헤드린의 판결 후 엠마오에서 예수에게 받아들여진 그 요셉이다.

“저희는 나자렛으로 갔었는데, 알패오가 이리로 와야 한다고 저희에게 말해주어서 저희는 이리로 왔습니다. 알패오와 시몬도 저희와 함께 오고 싶어 해서 함께 왔습니다.”
이사악이 설명한다.

“내가 여기 오고 싶어 하다니, 나도 믿을 수 없었다네.”
알패오가 말한다.

“나도 자네를 보고 싶었고, 자네와 마리아 아주머니와 함께 얼마동안이라도 있고 싶었어.”
시몬이 말한다.

“나도 여러분과 함께 있게 되어서 몹시 기쁩니다. 나는 게르게사에서 메롬으로 가는 길에 케데스에 들렀었고, 저희가 호수 맞은편으로 돌 때도 들렀었는데, 케데스의 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거기 더 오래 머무르지 않기를 잘했습니다.”

“그럼 자네는 그곳에 갔었나?”

 

“그렇습니다, 나는 내제가 이미 갔던 여러 곳에 갔었고, 훨씬 더 멀리까지 갔었습니다. 나는 지스칼라까지 갔었습니다.”

“그렇게나 멀리까지!”

“하지만 수확은 얼마나 컸는데요! 이사악아, 우리는 라삐 가말리엘의 대접을 받았다. 그분은 우리에게 아주 친절했다. 그 다음에 나는 맑은 내의 회당장도 만났다. 그도 올 것이다. 나는 그를 너에게 맡긴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 다음에… 나는 세 명의 제자들을 얻었다…”

예수께서는 솔직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신다.

“그들은 누구입니까?”

“코라진의 작은 노인이다. 나는 얼마 전에 그를 도와주었는데, 편견이 없는 참다운 이스라엘 사람인 가엾은 그는 자기의 사랑을 나에게 보이기 위하여 마치 완벽한 농부가 땅을 경작하듯이 자기의 지방에서 일했다.

두 번째 사람은 다섯 살 남짓한 영리하고 대담한 소년이다. 나는 내가 벳사이다에 갔을 때 그 아이에게 처음으로 말해주었는데, 그는 어른들보다 더 잘 기억했다.

세 번째 사람은 나이든 나병환자다. 오래 전 어느 날 저녁 나는 코라진 근처에서 그 사람을 고쳐주고 나서 그와 헤어졌다가 이번에 그를 다시 만났는데, 그는 납탈리의 산악지대에서 나를 전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말을 확증하기 위하여 고쳐지기는 했어도 부분적으로 상흔이 남아 있는 자기의 손들과, 역시 고쳐지기는 했어도 기형이 된 자기의 발들을 보여주곤 하는데, 그는 그 발로 많이 걸어 다닌다.

사람들은 그 흔적을 보고 그가 어느 정도로 병이 심했는지 알게 되고, 감사의 눈물로 범벅된 그의 말을 믿는다. 이미 나를 알게 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나를 믿게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거기서 말하기는 쉬웠고 그래서 나는 많은 기적들을 행할 수 있었다. 진실로 믿는 사람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알패오는 무아지경에 빠져 말없이 머리를 끄덕이고, 시몬은 은연중의 책망을 알아듣고 고개를 숙인다. 이사악은 엘리의 손자를 위하여 행해주셨던 방금 전의 기적에 대하여 말씀하려 하시는 선생님의 기쁨으로 인하여 진심으로 기뻐한다.

그러나 저녁식사가 준비되자 여자들은 마리아와 함께 방에 식탁을 차려놓고 음식접시들을 가져온 다음에 아래층으로 물러가 남자들만 남아 있다. 예수께서는 음식을 봉헌하시고 강복하신 다음 몫들을 각자에게 나누어주신다.
그러나 그들이 겨우 몇 입 밖에 먹지 못하였을 때 수산나가 이층으로 올라와서 말한다.

“엘리가 하인들과 함께 많은 선물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당신께 말씀드리고 싶어 합니다.”

“즉시 내가 가겠다. 아니다, 그분을 이리로 올라오시게 해라.”

수산나가 나갔다가 곧바로 늙은 엘리와 큰 바구니를 든 하인 두 사람과 함께 다시 온다. 뒤에서는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를 제외한 여자들이 따라 올라와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던지고 있다.

“하느님께서 내 은인이신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바리사이가 예수께 인사하며 말한다.

“또한 당신과 함께. 들어오십시오.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당신의 손자가 다시 아픕니까?”

“오! 그 애는 아주 건강합니다. 그 애는 텃밭에서 염소새끼처럼 뛰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 저는 너무 경황이 없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제 의무를 소홀히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께 제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하니 당신께서는 제가 드리려 하는 변변찮은 선물을 물리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당신과 당신의 친구 분들을 위한 약간의 음식입니다. 이것은 제 토지의 작물입니다.

그리고… 저는… 저는 다시 한 번 당신께 감사드리고 제 친구들 앞에서 당신께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내일 당신을 제 식탁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거절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 당신께서 엘리사를 고쳐주신 것은 그 애를 위해서이지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선물들은 가져오시지 않아도 되는데요.”

“모든 유력자들과 학자들도 선물들을 받습니다. 이것은 관습입니다.”

“그럼 나도 받겠습니다. 그런데 나는 한 선물만을 아주 기꺼이 받습니다. 아니 나는 그것을 찾기까지 합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만일 제가 할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당신들의 마음, 당신들의 생각입니다. 그것들을 나에게 주십시오. 당신들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요.”

“복되신 예수님, 저는 제 마음을 당신께 봉헌합니다. 당신께서는 그것을 의심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저는 당신께 잘못을 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는 당신을 모욕했던 도라의 죽음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웃고 계십니까?”

“나는 무언가를 회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제가 드리고 있는 말씀을 믿지 않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 아닙니다. 나는 당신이 도라의 죽음에 충격 받았다는 것을 압니다. 오늘 저녁의 기적보다 훨씬 더요. 그러나 만일 당신이 정말 깨달으셨다면, 지금부터 내 친구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께서 진짜로 예언자시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저는 사실 사고로 인한 걱정보다는 도라의 벌과 같은 벌이 무서워서 더 걱정했고… 그래서 당신께 온 것입니다. 오늘 저녁 저는 말했습니다. ‘올 것이 왔다. 마침내 벌이 오고야 말았다. 그런데 이것은 훨씬 더 혹독한 벌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늙은 참나무의 생명을 직접 치지 않고, 내가 기뻐했던 그것의 애정, 그것의 삶의 기쁨인 어린 참나무를 치기 때문이다.’ 저는 도라에게 일어난 일이 정당한 것처럼 저에게 일어나는 일도 정당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은 그것이 정당했을 것이라는 것은 깨달으셨으면서도, 선한 그(Him Who is good)를 아직 믿지는 않으셨어요.”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럼 당신께서는 내일 저희 집에 오실 겁니까?”

“엘리, 나는 새벽에 떠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내가 당신을 경멸한다고 생각하시지 않도록 나는 내 출발을 하루 늦추겠습니다. 나는 내일 당신의 댁으로 가겠습니다.”

“오! 당신께서는 정말로 착하십니다. 저는 항상 이것을 기억하겠습니다.”

“엘리, 안녕히 가십시오. 모든 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이 과일들은 아름답고, 이 치즈들은 버터처럼 맛있을 것 같고, 이 포도주는 틀림없이 아주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제 이름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셔도 되었는데 그랬습니다.”

“만일 당신께서 그리 원하신다면, 바구니 바닥 물건들 밑에 그들에게 줄 것도 넣어두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을 위한 헌금입니다.”

“그럼 우리는 내일 식사 전이나 후에 함께 나누어줍시다. 엘리, 평안한 밤이 되시기를.”

“당신에게도.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는 자기의 하인들을 데리고 간다.
베드로는 바구니를 하인들에게 돌려주려고 바구니에 들어 있는 것을 무언의 몸짓을 하면서 꺼내 돈주머니를 예수 앞 탁자에 놓으면서 속으로 하던 대화를 끝내는 것처럼 말한다.

“저 늙은 올빼미가 희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일 거야.”

“그건 사실이야.”
마태오가 확인한다.

“나도 탐욕스러웠지만, 저이는 나보다 한 술 더 떠. 저이는 고리대금으로 자기의 재산을 곱절로 불렸으니 말이야.”

“그럼… 만일 저 사람이 자기 소행을 고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겠지요. 안 그래요?”
이사악이 말한다.

“그것은 확실히 훌륭한 일이겠지. 그렇게 될 것 같기도 해.”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가 동의한다.

“늙은 엘리의 회개라! 하! 하!”
베드로가 파안대소한다.

사촌 시몬은 줄곧 생각에 잠겨 있다가 말한다.
“예수, 나도… 나도 자네를 따르고 싶어. 이 사람들처럼은 말고, 최소한 여자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야. 나를 내 어머니와 마리아 아주머니에게 합류하게 해줘. 그들 모두가 오는데… 친척인 나는, 나는… 제자들 중에 자리를 얻기를 기대하지는 않아.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친한 친구들처럼…”

“내 아들아, 하느님께서 너를 축복하시기를! 나는 너에게서 이 말을 듣기를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모른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외친다.

“오세요, 나는 아무도 물리치지 않고 아무도 따라오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만을 받습니다. 우리가 여자들이 알지 못하는 지방에 갈 때 항상 여자들끼리만 있지 않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형님, 고맙습니다.”

“나는 마리아에게 가서 말하겠어요.”
시몬의 어머니가 말한 다음에 덧붙인다.

“마리아는 아래층 자기가 쓰는 작은 방에서 기도하고 있어요. 그분은 매우 기뻐할 거예요.”

…날이 빨리 어두워지고 있다. 아직 황혼인데도 이미 어두워진 계단을 내려오기 위하여 사람들은 등불을 켠다. 휴식하기 위하여 어떤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어떤 사람들은 왼쪽으로 간다.
예수께서는 밖으로 나가 호숫가로 걸어가신다. 마을은 조용하고, 길과 호숫가에는 인적이 없으며, 달이 없는 이 밤에 호수에도 배가 없다. 하늘의 별들만이 보이고, 호반의 자갈밭에 밀려오는 큰 파도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예수께서는 뭍에 끌어올린 배에 올라가서 앉으신다. 그분께서는 한 팔을 뱃전에 얹으신 다음 그 위에 머리를 올려놓으신 채로 계신다. 그분께서는 생각하시는지, 기도하시는지 나는 모르겠다.

마태오가 아주 조용하게 그분께 다가와 묻는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주무시고 계십니까?”

“아니다, 나는 생각하고 있다. 너는 자지 않고 있으니 여기 내 곁으로 오너라.”

“저는 당신께서 마음이 어지러우신 것처럼 보여서 당신을 따라왔습니다.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오늘 하루의 일이 만족스럽지 않으십니까? 당신께서는 엘리의 마음을 감동시키셨고, 알패오의 시몬을 제자로 받아들이셨는데요…”

“마태오야, 너는 베드로와 요한처럼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기민하고 학식 있는 사람이다. 솔직하기도 해라. 너라면 이런 승리들을 기뻐하겠느냐?”

“하지만… 선생님… 그들은 항상 저보다 나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그날 저의 회개로 인하여 매우 기쁘시다고 저에게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 그러나 너는 진실로 회개했고, 하느님을 향한 네 향상은 진실한 것이었다. 너는 이것저것을 따지지 않고 네 영혼의 의지로 나를 찾아왔다. 그러나 엘리는 그와 다르다… 시몬도 다르고. 엘리는 피상적으로만 감동했을 뿐이다. 인간 엘리(man-Eli)가 충격 받은 것이지 영혼 엘리(spirit-Eli)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영혼 엘리는 여전히 똑같다. 도라와 자기 손자의 기적이 그에게 일으킨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그는 다시 어제의 엘리, 언제나 변함없는 엘리가 될 것이다.

시몬!… 그 역시 인간일 뿐이다. 만일 그가 내가 존경받는 대신 모욕당하는 것을 보았다면, 그는 나를 동정했을 것이고, 여느 때처럼 나에게서 떠나갔을 것이다. 오늘 저녁에 그는 내 친척인 자기가 할 수 없었던 것을 한 작은 노인, 한 소년, 한 나병환자가 한다고 들었다. 그는 교만한 바리사이가 내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나도’ 하고 결심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평가들의 자극에 의하여 야기된 그런 회개들은 나를 기쁘게 하는 회개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를 의기소침하게 한다.

마태오야, 나와 함께 있어다오. 지금은 달밤은 아니지만 적어도 별들은 반짝이고 있다. 오늘 저녁 내 마음속에는 눈물밖에 없다. 네가 함께 있어주는 것이 괴로워하는 네 선생에게 별이 되게 해다오.”

“선생님, 제가 할 수만 있다면요… 당신께서는 상상하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항상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가련하고 비천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 많은 죄를 지어서 당신을 기쁘시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저에게는 말재주가 없습니다. 저는 제가 전에 쓰던 속임수와 정욕의 말을 버린 지금 아직까지도 새롭고 깨끗하고 거룩한 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당신께, 그리고 당신에 대하여 영영 말할 수 없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아니다, 마태오야, 너는 인생의 모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해본 사람이다. 따라서 너는 진흙을 맛보고 나서 지금은 하늘의 꿀을 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두 가지 맛에 대하여 말할 수 있고, 그것들에 대한 참다운 분석을 할 수 있고, 그것들을 이해하고, 지금과 나중에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네가 자신의 의지로 하느님께서 꿈꾸시는 의인이 된 보잘것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네 말을 믿을 것이다.
내가 너를 위하여 하늘을 떠날 만큼, 그리고 너를 위하여 죽을 만큼 사랑해온 너, 인류에게, 사람-하느님인 내가 몸을 의지하게 해다오.”

“안 됩니다, 당신께서 돌아가셔서는 안 됩니다. 당신께서 저를 위하여 돌아가실 거라는 말씀을 저에게 하지 마십시오!”

“마태오야,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 세상의, 모든 시대의 모든 마태오들을 위해서이다. 마태오야, 나를 껴안고, 너 자신을 위하여,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네 그리스도에게 입 맞춰라. 이해받지 못하는 구속주로서의 내 기진맥진함을 덜어다오. 나는 죄인으로서의 네 피로를 덜어주었다. 내 눈물을 닦아다오. 왜냐하면 이렇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내 쓰라린 고통이기 때문이다.”

“오! 주님! 주님! 예, 물론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마태오는 선생님 곁에 앉아 그분을 껴안고 자기의 사랑으로 그분을 위로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