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무덤 곁의 경건한 여자들
1945. 4. 2.
한편 여자들은 집에서 나와 그늘 속의 그림자들처럼 성벽에 바싹 붙어서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겉옷을 꼭 여민 채 완전한 정적과 고적함 가운데에서 두려워하며 한참 동안 말이 없다. 그러다가 그들은 도시가 완전히 평온한 것을 보고 자신감을 회복하여 함께 모여 감히 말한다.
“성문들이 이미 열려 있을까요?”
수산나가 묻는다.
“물론이야. 저기 야채들을 가지고 첫 번째로 들어오는 채소장수를 보라고. 저 사람은 시장으로 가고 있어.”
살로메가 대답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할까?”
수산나가 재차 묻는다.
“누가요?”
막달라 마리아가 묻는다.
“재판소 성문에서 병사들이 말이야. 저곳은…들어가는 사람들이 아주 적고, 나오는 사람들은 더 적어…우리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거야…”
“그래서요? 그들은 우리를 바라보겠지요. 그들은 시골로 가고 있는 다섯 명의 여자들을 보겠지요. 우리는 파스카를 지내고 자기들의 마을들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는 왜 어떤악의적인 사람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하여 다른 성문으로 나가지 않는 거야? 그 다음에 우리는 성벽들을 따라 돌아가면 되는데?”
“우리는 먼 길을 돌아가게 될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는 더 안전할 거야. 물문으로 나가자…”
“오! 살로메 아주머니! 만일 제가 아주머니라면, 저는 동문을 택하겠어요… 당신은먼 길을 돌아가게 될 거예요! 우리는 서둘러 하고, 빨리 돌아와야 해요.”
이렇게 단호한 사람은 마리아이다.
“그럼, 다른 성문으로 가지. 그렇지만 재판소 성문은 안 돼. 제발 그렇게 해…”
그들 모두가 그녀에게 애원한다.
“좋아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뜻이 그러하니 요안나에게 들릅시다. 그녀는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저에게 부탁했어요. 만일 우리가 그리로 바로 갔다면, 우리는 그녀를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더 멀리 돌아가기를 원하시니, 그녀에게 들릅시다…”
“오! 좋아. 거기 배치된 경비병들 때문에도 그래… 그녀는 잘 알려져 있고, 존중받으니까…”
“나는 우리가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집에도 들러야 한다고 생각해. 그분은 그 땅의 주인이니까.”
“왜 안 되겠어! 사람들의 주의를 끌지 않도록 행렬을 만들어 갑시다. 언니는 정말 겁쟁이야! 차라리 이거 봐, 언니, 이렇게 합시다. 내가 앞장서 가서 살펴보겠어. 언니들은 요안나와 함께 나를 따라와. 무슨 위험이 있다면, 나는 길 가운데 서 있겠어. 그러면 언니들이 나를 보게 될 거고, 그러면 우리는 돌아가게 될 거야.
그렇지만 나는 경비병들이 이것을 보고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해도 그냥 내버려둘 거라고 장담해. 나는 이것을 생각했어(그러면서 그녀는 돈이 가득 들어 있는 돈 주머니를 보인다).”
“우리가 요안나에게도 말하겠다. 네 말이 옳다.”
“그럼 가. 나도 가겠어.”
“마리아야, 너는 혼자 갈 거니? 나도 너와 함께 가겠다.”
마르타가 자기의 동생을 염려하며 말한다.
“아니야, 언니는 알패오의 마리아와 함께 요안나의 집으로 가. 살로메와 수산나는 성 밖의 문 근처에서 언니를 기다릴 거야. 그 다음에 모두 함께 큰길을 따라 와. 안녕.”
그리하여 막달라 마리아는 향료가 가득 든 가방과 돈주머니를 가슴에 안고 빨리 떠나버림으로써 다른 의견들을 차단해버린다.
그녀는 새벽의 분홍빛 안에서 점점 더 밝아오는 길을 어찌나 빨리 걸어가는지 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 그녀는 더 빨리 가려고 재판소 성문을 지나가지만, 아무도 그녀를 정지시키지 않는다…
다른 여자들은 그녀가 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다가 그들은 자기들이 있던 교차로에 등을 돌리고, 좁고 어두운 다른 길로 접어드는데, 그 길은 식스토 근처에서 아름다운 집들 몇 채가 있는 더 넓고 환히 트인 길로 이어진다. 그들은 거기서 다시 헤어져 살로메와 수산나는 그대로 계속 길을 가고, 마르타와 알패오의 마리아는 철문을 두드리고, 문지기가 반쯤 여는 작은 창(유다의 구멍)에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안으로 들어가 요안나에게 간다. 그녀는 이미 일어나 그녀를 훨씬 더 창백하게 보이게 하는 아주 짙은 자줏빛 옷을 완전히 차려 입고, 유모와 하녀 한 사람과 함께 약간의 기름들을 준비하고 있다.
“오셨어요? 하느님께서 당신들에게 상주시기를. 그렇지만 만일 두 분이 오시지 않았다면, 나는 스스로 갔을 것입니다…위안을 얻기 위해서요… 왜냐하면그 끔찍한 날 후에 많은 일들이 혼란스러운 채로 남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혼자라고 느끼지 않으려면 저는 그 바위를 두드리며 말해야 합니다. ‘선생님, 저는 불쌍한 요안나입니다… 당신께서도 저를 혼자 내버려두지 마세요.’
요안나는 조용하지만 매우 슬프게 운다. 그 동안에 그녀의 유모 에스테르는 자기의 여주인에게 겉옷을 입혀주며 등 뒤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커다란 몸짓을 한다.
“저는 갑니다, 에스테르.”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로해주시기를!”
그들은 동료들과 합류하려고 저택에서 나온다. 이때 짧고 강한 지진이 일어나 금요일의 사건들로 아직 공포에 떨고 있는 예루살렘 주민들을 다시 공포에 사로잡히게 한다.
세 여인들은 다급히 되돌아와 남녀하인들이 소리를 지르고 주님을 부르며 새로운 충격들을 두려워하는 가운데 넓은 현관에 머물러 있다…
한편 막달라 마리아가 정확히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채소밭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의 경계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하늘의 징조인 힘차면서도 조화로운 굉음에 사로잡힌다. 그와 동시에 서쪽에는 끈질긴 별 하나가 아직 남아 있는, 지금까지는 연초록색이던 하늘을 새벽의 희미한 장밋빛이 하늘에서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아주 밝은 빛이 나타나 마치 백열하는 놀라운 공처럼 내려와 고요한 대기를 지그재그로 갈라놓는다.
그 빛은 막달라 마리아를 거의 스치는 듯 지나가고, 그 바람에 그녀는 땅바닥에 쓰러진다.
그녀는 잠시 몸을 숙인 채 중얼거린다.
‘나의 주님!’
그 다음에 그녀는 바람이 지나간 후의 나무줄기처럼 몸을 곧추 세우고 훨씬 더 빨리 채소밭으로 뛰어간다.
그녀는 마치 쫓겨서 제 둥지를 찾아가는 새처럼 그리로 빨리 들어가 바위무덤을 향하여 간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그녀는 그 천국의 유성이 무거운 돌을 보강하기 위하여 석회로 봉인한 것에 대하여 지렛대와 불꽃으로 작용하여 마지막 굉음을 내며 돌문이 떨어져 지진으로 인한 진동에 이어 또 하나의 진동을 일으킬 때에도 무덤에 이를 수 없다.
지진은 비록 짧지만 어찌나 격렬한지 경비병들을 충격으로 쓰러뜨려 마치 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마리아가 도착할 때 그녀는 승리자의 무익한 간수들이 베어진 밀단처럼 땅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본다. 막달라 마리아는 지진을 부활과 연관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 광경을 보고 예수의 무덤을 모독한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벌이라고 생각하고 무릎 꿇으며 말한다.
“아아! 그자들이 그분을 훔쳐갔구나!”
그녀는 정말로 비탄에 빠져 마치 찾아 헤매던 아버지를 만나리라고 확신하고 왔다가 반대로 집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한 소녀처럼 운다.
그러다가 그녀는 일어나 베드로와 요한을 만나려고 뛰어간다. 그녀는 그 두 사람에게 알릴 것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의 동행들에게 마중 나가 그들을 만날 것을 잊어버리고, 그들이 길에 남아 있을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이미 왔던 길을 영양처럼 빨리 되돌아오며, 재판소 성문을 지나 약간 사람의 왕래가 있는 길들로 날다시피 달려 숙소인 집의 문으로 달려들어 미친 듯이 그것을 두드린다.
여주인이 그녀에게 대문을 열어준다.
“요한과 베드로는 어디 있어요?”
막달라 마리아가 헐떡이며 묻는다.
“저기요.”
그 여자가 최후의 만찬실을 가리킨다.
막달라 마리아는 안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가 두 사람 앞에 서자마자 어머니에 대한 연민으로, 그리고 외치는 것보다 더 괴로워하는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자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치웠어요! 그자들이 그분을 어디 두었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그녀는 처음으로 비틀거리며 쓰러지려 한다. 그래서 그녀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붙잡는다.
“뭐라고? 당신은 뭐라고 말하고 있어?”
두 사람이 묻는다.
그러자 그녀가 헐떡이며 말한다.
“나는 경비병들을 매수하려고…우리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게 하려고 앞장서 갔었어요…그랬더니 그들은 시체들처럼 쓰러져 있었어요…무덤은 열려 있었고, 바위는 땅에 굴려져 있었고요…누가? 누가 그렇게 했을까요? 오! 갑시다! 뛰어갑시다…”
베드로와 요한은 즉시 출발한다. 마리아는 몇 걸음 그들을 따라가다가 되돌아온다. 그녀는 그 집의 여주인을 붙들고 용의주도한 사랑으로 그녀를 세차게 흔들며 그녀의 얼굴에 대고 외친다.
“누구도 저분(그는 마리아의 방문을 가리킨다)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조심해요. 내가 당신의 여주인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순종하고 침묵하세요.”
그 다음에 그녀는 겁에 질린 그 집의 여주인을 남겨두고, 무덤을 향하여 성큼성큼 가고 있는 사도들과 합류한다.
그 동안에 수산나와 살로메는 자기들의 동료들을 떠나 성벽들로 다시 왔다가 지진에 붙잡힌다. 그들은 깜짝 놀라 한 나무 밑으로 피해가 무덤으로 가고자 하는 강한 욕망과 요안나의 집으로 뛰어가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 공포를 이겨 그들은 무덤을 향하여 간다.
그들은 여전히 무서워하며 채소밭으로 들어가 경비병들이 기절해 있고…열린 무덤에서 큰 빛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본다. 그들의 놀람은 더 커지다가 그들이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하여 서로 손잡고 무덤 입구에 이르러 어두운 무덤 속에 빛나는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을 볼 때 정점에 도달한다.
그는 상냥하게 웃으며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여인들에게 인사한다. 그는 기름 바르는 석판의 오른쪽에 기대 서 있는데, 돌의 회색 색조가 그 백열하는 광채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그들은 너무 놀라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천사가 그들에게 부드럽게 말한다.
“나를 무서워하지 마시오. 나는 하느님의 고통의 천사(the angel of the divine Sorrow)입니다. 나는 고통이 끝나는 것을 즐기려고 왔습니다.
그리스도의 고통은 끝났고, 그분의 죽음 안에서의 굴욕도 끝났습니다. 당신들이 찾고 있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나자렛의 예수께서는 죽은 이들로부터 일어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더 이상 여기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놓여 계셨던 곳은 비어 있습니다.
나와 함께 환호하시오. 가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그분께서 부활하셨고 당신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라고 말하시오. 당신들은 그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곳에서 잠시 동안 그분을 뵐 것입니다.”
여인들은 엎드리며 얼굴을 땅에 댄다. 그들이 얼굴을 들었을 때 그들은 마치 벌 받아 추적당하기라도 하듯이 도망친다. 그들이 겁에 질려 중얼거린다.
“지금 우리는 죽을 거예요! 우리는 주님의 천사를 보았어요!”
그들은 확 트인 들판에 와서야 다소 진정되어 서로 의논한다.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만일 그들이 자기들이 본 것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고, 만일 자기들이 갔다 온 곳을 말한다면, 그들은 경비병들을 죽였다고 유다인들로부터 고발당할지도 모른다. 안 된다. 그들은 친구들에게도, 원수들에게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그들은 겁에 질려 망연자실한 채 다른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집안으로 들어와 최후의 만찬실에 숨는다. 그들은 심지어 마리아를 보기를 청하지도 않는다…그리고 거기서 그들은 자기들이 본 것은 마귀의 속임수일 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겸손하기에 자기들은 ‘자기들이 하느님의 사자를 보는 은혜를 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자기들을 그곳에서 쫓아내기 위하여 그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기를 원한 사탄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악몽에 놀란 두 명의 어린 소녀들처럼 울며 기도한다…
셋째 무리, 즉 요안나, 알패오의 마리아, 마르타는 아무런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자 그들의 동행들이 틀림없이 기다리고 있을 곳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들이 거리들로 나오자, 지금은 겁에 질린 사람들이 거기 있는데, 그들은 새 지진을 금요일의 사건과 연결시키며 있지도 않은 일들을 보기도 한다.
“저 사람들 모두가 무서워하는 편이 더 낫지! 경비병들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거야.”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들이 성벽들을 향하여 빨리 걷는다.
그러나 그들이 그리로 가고 있는 동안에 베드로와 요한은 이미 동산에 이르렀고, 막달라 마리아가 그들을 뒤따라온다.
더 빨리 달리는 요한이 맨 먼저 무덤에 이른다. 경비병들도 더 이상 거기 없고, 천사도 거기 없다.
요한은 겁에 질리고 슬퍼하며 열려 있는 무덤 입구에 무릎을 꿇는다. 그는 또한 자기가 보는 물건들로부터 몇 가지의 표지를 보려 한다. 그러나 그는 수의 위에 놓여 있었던 아마 천들이 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볼 뿐이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어, 시몬! 마리아가 정확하게 보았어. 이리 와서 들어가 봐.”
베드로는 많이 뛰어왔기 때문에 몹시 숨을 헐떡이며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 오는 길에 그는 말했었다.
“나는 감히 그곳에 가까이 가지 못할 거야.”
그러나 지금 그는 선생님이 계실만한 곳을 찾아내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마치 그분께서 어떤 어두운 구석에 숨어 계실 수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분을 부른다.
이 이른 아침 시간에 깊은 무덤 속은 여전히 아주 어둡다. 입구의 열린 구멍을 통하여 약간의 빛이 그리로 들어올 뿐인데, 거기에 요한과 막달라 마리아가 지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한층 더 어둡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보기가 어려워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두 손으로 더듬을 수밖에 없다…그는 떨면서 연고 바르는 석판을 만져보고, 그것이 비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분께서는 안 계셔, 요한! 그분께서는 여기 안 계셔!…오고! 이리로 오게! 나는 너무 많이 울어서 이 희미한 빛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네.”
요한은 일어서서 안으로 들어간다. 그가 들어오는 동안 베드로는 잘 개켜진 손수건(the sudarium)이한쪽 구석에 놓여 있고, 그 안에 정성스럽게 말린 수의(the Shroud)가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놈들이 정말로 그분을 유괴해 갔어. 경비병들은 우리를 위해서가 이 짓을 하려고 여기 배치되었던 거야…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어. 우리는 도망쳐서 그것을 허용했어.”
“오! 그놈들은 그분을 어디에다 가져다놓았을까?”
“베드로, 베드로! 이것은…정말로 끝이야!”
두 제자는 풀이 죽어서 나온다.
“이거 봐, 마리아.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려.”
“나는 떠나지 않을 거예요. 나는 여기 남아 있겠어요… 누군가가 오겠지요… 오! 나는 가지 않을 거예요. 여전히 여기에 그분에 관한 무언가가 남아 있어요. 어머니의 말씀이 옳았어요… 그분께서계셨던 곳의 공기를 호흡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위안이에요.”
“유일한 위안이지… 지금은자네도 희망을 가지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것을 볼 수 있어…”
베드로가 말한다.
마리아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입구에 가까운 땅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운다. 그 동안에 다른 이들은 천천히 떠나간다.
그러다가 그녀는 고개를 들고 안쪽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눈물사이로 연고 바르는 석판의 머리 쪽과 발쪽에 두 천사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본다. 불쌍한 마리아는 죽어가고 있는 희망과 죽기를 원치 않는 믿음 사이에서 가장 격렬한 싸움을 하면서 너무 얼이 빠져서 놀라지도 않고, 생각이 완전히 텅 빈 사람처럼 망연자실하여 그들을 쳐다본다. 여걸처럼 모든 것에 저항해온 강인한 여인은 눈물만을 흘리고 있다.
“여인이여, 당신은 왜 울고 있소?”
빛나는 두 소년들 중 한 소년이 묻는다. 그들은 매우 아름다운 소년들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이 제 주님을 훔쳐 갔는데, 그들이 그분을 어디 두었는지 제가 모르기 때문이에요.”
마리아는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녀는 ‘당신들은 누구요?’ 하고 묻지도 않는다. 아무것도 더 이상 그녀를 놀라게 하지 못한다. 그녀는 이미 한 인간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겪었다. 지금 그녀는 힘이나 체면도 없이 울고 있는 부서진 물건일 뿐이다.
소년 천사가 자기의 동료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다른 천사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천사의 기쁨의 섬광 가운데 그들 두 명은 최초의 햇빛을 받아 밀식된 사과나무들에 핀 수백만 송이의 꽃들이 만발해 있는 바깥의 과수원 쪽을 바라본다.
마리아는 그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보려고 돌아본다. 그리하여 그녀는 지극히 미남자인 한 남자를 보게 된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그녀가 그분을 즉각 알아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녀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녀에게 이렇게 묻는 그 남자를 말이다.
“여인이여, 당신은 왜 울고 있소? 당신은 누구를 찾고 있소?”
감정들이 소진되어 갑작스러운 기쁨으로 죽을 수도 있는 여인에 대한 연민으로 예수께서는 그분의 빛을 어둡게 하고 계신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어떻게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정말로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러자 마리아가 흐느끼며 말한다.
“그들이 내 주 예수님을 훔쳐갔어요! 저는 그분의 부활을 기다리는 동안 그분께 향유를 발라드리려고 왔었어요…저는 제 사랑 주위에 제 모든 용기와 희망과 믿음을 모았어요…그런데 지금 저는 더 이상 그분을 찾을 수 없어요… 아니저는 제 믿음, 희망, 용기 주위에 그것들을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려고 제 사랑을 두기까지 했어요…그러나 이 모든 것이 소용없어요! 사람들이 제 사랑(my Love)을 유괴해갔고, 그분과 함께 그들은 저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갔어요…
오, 나의 주님2)상대에 대한 경칭), 만일 당신께서 그분을 가져가셨다면, 당신이 그분을 어디에 두셨는지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가서 그분을 모셔오겠어요…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어요… 그것은 당신과 저 사이의 비밀일 것입니다. 보세요, 저는 테오필로스의 딸이고, 라자로의 여동생이에요. 그렇지만 지금 저는 노예처럼 당신께 간청하려고 당신 앞에 무릎 꿇었어요.
당신께서는 제가 그분의 시신의 대가를 당신께 드리기를 원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하겠어요. 당신은 얼마를 원하십니까? 저는 부자에요. 저는 당신께 그분의 몸무게만큼의 금이나 그만큼의 보석들을 드릴 수 있어요.
그러나 그것을 저에게 돌려주세요. 저는 당신을 고발하지 않겠어요. 당신은 저를 때리기를 원하세요? 그렇게 하세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신다면, 내가 피를 흘릴 때까지 때리세요. 만일 당신이 그분에게 원한을 가지고 계신다면, 제가 그것을 속죄할게요.
그렇지만 그분을 저에게 돌려주세요. 오! 나의 주님, 이 불행으로 저를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가엾은 여인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당신은저를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시겠어요?
그럼 그분의 어머니를 위하여 그렇게 해주세요.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내 주 예수께서 어디 계시는지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저는 힘이 셉니다. 저는 제 두 팔로 그분을 어린아이처럼 안아 안전한 곳에 모시겠어요.
주님…주님… 당신은 그것을 아십니다…우리는 사흘 동안에 하느님의 아들에게 행해진 일 때문에 하느님의 분노로 얻어맞고 있어요…그 죄악에 모독을 보태지 마세요…”
“마리아야!”
예수께서는 그녀를 부르실 때 빛나신다. 그분께서는 승리자의 광채 안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라뽀니!’3) 선생님
마리아의 부르짖음은 참으로 죽음의 주기를 마감하는 ‘큰 외침’이다. 첫째 주기에는 증오의 어둠이 희생자(the Victim)를 장례용 붕대로 감아놓은 반면, 둘째 주기에는 사랑의 빛들이 그분의 광채를 증가시켰다. 그리하여 마리아는 동산을 가득 채우도록 소리 지르며 일어나 예수의 두 발 앞으로 달려들어 그것들에 입 맞추려고 한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손가락들의 끝으로 마리아의 이마에 살짝 대 그녀를 떼어놓으시며 말씀하신다.
“나를 만지지 마라! 나는 아직 이 모습으로 내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못했다. 내 형제들과 친구들에게 가서 내가 내 아버지이시며 너희의 아버지이신 분께로, 내 하느님이시자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로 올라간다고 그들에게 말해라. 그러면 그 다음에 나는 그들에게 가겠다.”
그 다음에 예수께서는 지속 불가능한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신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시던 땅에 입 맞추고 집으로 뛰어 간다. 그녀는 샘으로 가려고 나오는 집주인이 자나갈 수 있도록 대문이 반쯤 열려 있기 때문에 로켓처럼 집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마리아의 방의 문을 열고 그분의 가슴에 쓰러지며 외친다.
“그분께서는 부활하셨어요! 그분께서는 부활하셨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베드로와 요한이 그리로 달려오고, 여전히 겁에 질려 있는 살로메와 수산나가 최후의 만찬실에서 나와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에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르타와 요안나가 길에서 숨이 턱에 닿아서 들어오며 말한다.
“그들도 무덤에 갔었고, 그래서 그들도 두 천사를 보았는데, 그들은 자기들은 한 천사는 사람이시자 하느님이신 분의 수호천사라고 했고, 다른 천사는 그분의 고통의 천사라고 했으며, 그들에게 그분께서 부활하셨다고 사도들에게 말하라고 명령했어요.”
베드로가 머리를 흔들자, 그 여자들이 고집스럽게 말한다.
“맞아요. 그들은 말했어요. ‘당신들은 왜 살아 계시는 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습니까? 그분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나셨습니다. 그분께서 아직 갈릴래아에 계실 때 말씀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당신들은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그분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사흗날에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날 것이다.’”
베드로가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요사이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여러분은 그것들로 인하여 정신이 혼미해지신 겁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마리아의 품에서 머리를 들며 말한다.
“나는 그분을 뵈었고, 그분께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그분께서는 저에게 그분께서는 아버지께로 올라가셨다가 그 다음에 오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분께서는 얼마나 미남자신지요!”
그녀는 사방에서 일어나는 의심에 대항하기 위하여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어진 지금 일찍이 그렇게 울어 본적이 없을 만큼 운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매우 의심스러워한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들의 눈이 말한다.
“여자들의 상상이야”
그때 수산나와 살로메도 감히 말한다. 그러나 불가피한 세부사항들의 차이, 즉 경비병들이 처음에는 시체들처럼 쓰러져 있다가 나중에는 그곳에 없었다거나, 천사가 때로 한 명이었다가 때로 두 명이었다거나, 사도들에게는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거나, 예수께서 이리로 오실 것이라거나 그분의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신다는 것 등에 관한 두 가지 버전의 설명으로 인하여 사도들의 의심 아니 확신이 커진다.
복되신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막달라 마리아를 부축하고 계시는 채 침묵하신다…나는 어머니의 이 침묵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살로메에게 말한다.
“우리 둘이 다시 그리로 가봅시다. 우리 모두가 취해 있는지 알아봅시다…”
그리하여 그들은 밖으로 뛰어나간다.
다른 여자들은 침묵하시는 마리아 곁에서 두 사도들에게 조롱당하며 조용히 생각에 잠긴 채 그대로 있다. 각자가 그 생각을 나름대로 해석하지만, 그것이 황홀경이라는 것을 아무도 깨닫지 못한다.
나이 많은 두 여자가 돌아와서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에요! 그것은 사실이에요! 우리는 그분을 뵈었어요. 그분께서는 바르나바의 채소밭 근처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어요. ‘당신들에게 평화!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 형제들에게 가서 그들에게 내가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났다고, 며칠 후에 갈릴래아로 가라고 말씀하세요. 우리는 거기서 다시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에요. 마리아의 말이 옳아요. 우리는 베타니아에 있는 사람들, 요셉, 니코데모, 가장 충실한 제자들, 목자들에게 알려야 해요. 우리는 가야 하고, 행동해야 해요. 행동해야 해요… 오! 그분께서 부활하셨어요!”
그들 모두가 행복에 겨워하며 운다.
“아주머니들, 당신들은 미쳤어요. 고통이 당신들을 미치게 했어요. 빛이 당신들에게 천사로 보였고, 바람소리가 목소리로 들렸고, 해가 그리스도로 보인 것입니다. 저는 당신들을 비난하지 않고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본 것만을 믿을 수 있습니다. 열려 있는 텅 빈 무덤과, 훔쳐간 시신과 함께 도망쳐버린 경비들은 제가 본 것입니다.”
“그렇지만 만일 그 경비병들 자신들이 그분께서 부활하셨다고 말한다면! 만일 온 시내가 벌집을 쑤신 것 같고, 수석사제들은 경비병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며 그렇게 말했기 대문에 미친 듯이 분노해 있다면! 지금 그들은 경비들이 다르게 말하기를 원하고 있고, 그래서 그들은 그 대가로 그들에게 돈을 주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이미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설사 유다인들은 부활을 믿지 않고, 믿기를 원하지 않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분명히 믿고 있어요…”
“흠! 여자들이란!…”
베드로는 자기의 양어깨를 으쓱해 보인 다음에 가려고 한다.
그때 너무 기뻐하며 마치 폭우 아래의 수양버들처럼 울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를 여전히 안으신 채 그녀의 금발에 입 맞추시는 어머니께서는 그분의 변모된 얼굴을 드시고 짧게 말씀하신다.
“그는 정말로 부활했네. 나는 그를 내 품에 안고 그의 상처들에 입 맞췄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정열적인 여인의 머리 위로 얼굴을 숙이시며 말씀하신다.
“그렇다. 기쁨은 슬픔보다 훨씬 더 강하다. 그러나 그것은 대양과 같은 네 영원한 기쁨에 비하면 한 알의 모래일 뿐이다. 너는 이성을 넘어 네 영혼이 말하게 했으니 복되다.”
베드로는 감히 더 이상 부인하지 못한다…그리고 지금 다시 빛으로 돌아오고 있는 옛 베드로의 갑작스러운 변화들 중의 하나를 가지고 마치 그 지연이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 있었다는 듯이 그가 말하며 외친다.
“만일 그것이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시골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 그들을찾고…행동해야지…자, 움직이시오. 만일 그분께서 정말로 오실 거라면 … 그분께서는 적어도 우리를 만나시기는 하셔야 할 거 아닌가.”
그러면서 그는 자기가 아직도 그분의 부활을 맹목적으로 믿지는 않는다고 다시 한 번 고백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 > 영광' 카테고리의 다른 글
613. 부활 (0) | 2024.04.01 |
---|---|
614. 그분의 어머니께 나타나시다 (0) | 2024.04.01 |
616. 부활에 관한 한 말씀 (0) | 2024.04.01 |
617. 라자로에게 나타나시다 (0) | 2024.04.01 |
618. 요안나에게 나타나시다 (0) | 2024.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