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3권-61~70)십자가에 참여하는 영혼은 예수님처럼 된다 /십자가,고통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Skyblue fiat 2014. 7. 30. 18:58

 

3권-61, 십자가에 참여하는 영혼은 예수님처럼 된다

1900년 4월 20일

 

1.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계속 오시긴 하지만, 잠시 그림자처럼 오시고,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꼬박 두 차례에 걸쳐서 내 안에 십자가 고통을 새롭게 하신 다음, 못박히는 혹독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를 인자하게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십자가는 영혼이 하느님의 신성을 응시할 수 있는 거울이니, 이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을 보면서 그분을 닮아간다. 그분의 완전한 모상이 되는 것이다. 런즉, 십자가를 사랑하고 열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영예로,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영혼도 십자가에 참여함으로써 하느님과 같은 일을 하고 하느님과 같이 되는데, 그것은 내가 오직 십자가만을 자랑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고통을 영예로 삼았고 이를 사랑하기도 했으므로, 내 생애 전체에 걸쳐서 십자가 없는 순간이란 것을 결코 바란 적이 없었던 것이다.”

 

3. 복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십자가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 점들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나로서는 아무래도 그럴 능력이 없는 것 같다.

 

4. - 오, 주님, 간구하오니, 저로 하여금 언제나 십자가에 못박혀 있게 해 주소서.

그러면 이 거룩한 거울을 늘 앞에 두고 있기에, 제 모든 얼룩을 닦아내고

갈수록 더욱 아름다워져서 당신처럼 될 수 있겠나이다.

 

 

 

3권-62, 십자가는 성체성사 이상으로 영혼 안에 하느님을 날인한다.

1900년 4월 21일

 

1. 여느 때와 같지만 개인적인 하나의 문제로 하여 좀 두렵기도 한 상태로 있노라니,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사람들은 거룩한 그릇이다. 그러니 이따금 먼지를 털어 줄 필요가 있다. 너희들의 육신도 내가 그 안에 머무르는, 같은 수의 거룩한 그릇들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따금 이 그릇들의 먼지를 털어 주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내가 어떤 시련을 가지고 그들을 찾아가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한층 더 존엄하게 그들 안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가라앉혀라.”

 

3. 그러고 나서 내가 영성체를 한 다음, 내 안에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새로이 하신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십자가는 참으로 고귀한 것이다! 이 점을 생각해 보아라.

‘내 몸의 성사’ 가 자기를 영혼에게 줄 때면 영혼을 내게 결합시키고 나와 하나가 될 정도로 변화시킨다.

그러나 이 ‘몸’이 녹아 없어짐과 더불어 참으로 긴밀한 그 결합도 종료된다.

 

5. 하지만 십자가의 경우에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십자가가 하느님을 받아들여서 영혼을 영원토록 결합시키고, 더욱 안전하게도 그 자신이 이 결합을 보증하는 인호가 된다. 이와 같이 영혼 안에 하느님을 날인하기에, 십자가에 못박힌 영혼은 하느님과 절대로 나뉠 수 없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3권-63,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는 기름이다.

1900년 4월 23일

 

1. 나 자신의 몸 밖에 나와 있었던 오늘 아침,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몹시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당신 고통을 내게 나누어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2.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도 고통을 받고 있으니, (내 고통을 나누어 주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너 대신 고통받겠다.

너는 나를 보살피는 보모가 되어 다오”

 

3.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내 침상에 드시는 것 같기에 나는 그분 곁에 서 있었다. 그분의 고개를 일으켜 그 복되신 머리에 박힌 가시들을 하나하나 뽑아내는 것을 시작으로, 몸의 모든 상처들을 찾아내어 피를 닦고 입을 맞추었는데, 그 끔찍한 아픔이 가라앉도록 상처 부위에 발라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던 차에, 내 가슴에 기름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이 기름을 고루 퍼지게 발랐다.

 

4.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도 좀 불안했는데, 그것은 내게서 나오는 기름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되신 예수님께서 알아듣게 해 주신 바에 의하면,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것이 바로 이 기름이고, 이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며 통증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예수님의 상처를 싸매고 그 끔찍한 아픔을 가라앉히기도 하는 기름이었다. 이와 같이 사랑하올 예수님을 얼마 동안 보살펴 드리다 보니 그분께서 모습을 감추셨고, 나는 내 몸속에 돌아와 있었다.

 

 


3권-64 “너를 바라보면 내 눈에 (사랑의)상처가 생긴다.

내 눈이 네 안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1900년 4월 24일

 

1. 오늘 아침 내가 영성체를 한 후에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받게 하려는 것이 고해사제의 의향이었던 모양이다. 그때 마침 나의 수호천사가 보였는데, 이 천사가 나를 십자가 위에 눕히고 그 고통을 받게 하였다.

 

2. 나중에 내 다정하신 예수님을 뵈었다. 그분은 그런 나를 측은해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원기(元기)이다. 그리고 나의 원기는 너의 고통이다.”

 

3. 그분께서는 나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또한 내게 고통을 받도록 명함으로써 그분께 위로를 드리게 한 고해사제로 말미암아, 형언할 수 없도록 큰 흐뭇함을 드러내 보이셨다.

 

4. 그리고 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성체성사는 십자가의 결실이기에, 나는 네가 내 몸을 영할 때면 그 고통을 허락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네가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면 영혼들을 위한 나의 수난 - 신비적으로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 네 안에서 실제로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십자가와 성체성사의 참된 열매를 수확하는 것이기에 내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5. 이 말씀 끝에 그분은 이렇게 내게 물으셨다. 지금까지 너는 순명하기 위해서 고통을 받았다. 이제는 나를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나 자신의 손에 의해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겠는냐?"

 

6. 나는 아직 몹시 괴로운데다 십자가 고통이 한결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저는 당신 손안에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하고 말씀드렸다.

 

7. 그러자 예수님은 대단히 기뻐하시면서 내 손발에 한 번 더 못을 박기 시작하셨다. 그것은 너무나 지독한 아픔이어서 내가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모를 지경이다. 그럼에도 내가 기뻤던 것은 예수님을 기쁘게 해 드렸기 때문이다.

 

8.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못 끝을 꼬부려 단단히 고정시키고 내게 다가오시어 이렇게 말씀하시기 시작하였다. “너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러나 고통 중에 있으면 얼마나 한층 더 아름다워지는지! 오, 너는 내게 참으로 소중한 사람이다! 너를 바라보면 내 눈에 (사랑의) 상처가 생긴다. 내 눈이 네 안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9. 그 외에도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여기서 되풀이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첫째로, 내가 착하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이고, 둘째로, 나로서는 나 자신을 주님께서 묘사하시는 것처럼 보지 않으니까 그런 표현을 글로 적는 것이 당혹스럽고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러니 주님께서 나를 참으로 착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시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때에는 이 수치감이 사라지더니, 모든 말씀을 다 옮겨 적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쯤서 그만두겠다.

 

 

 

3권-65, 큰 빛을 내는 작은 진주

1900년 4월 25일

 

1.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으면서도 다정하신 예수님을 뵐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오래도록 그분을 찾아 돌아다녔다. 드디어, 여왕이신 어머니 팔에 안겨 계신 그분을 찾아내었지만, 내게 눈길 한 번 주시지 않았다. 그렇게 내게 조금도 관심을 표하지 않으시는 그분을 뵈면서 내 보잘것 없는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

 

2. 나중에, 그분의 가슴을 들여다보니 작은 진주가 하나 있었는데, 어찌나 밝게 빛나는지 우리 주님의 몸 전체로 그 빛이 퍼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뜻하는 바를 알고 싶었기 때문에, 그 진주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토록 작은 것이 어떻게 그 큰 빛을 내는지를 예수님께 여쭈어 보았다.

 

3.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의 고통은 (이 진주처럼) 별로 크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네가 오로지 나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받고 내가 허락만 한다면 기꺼이 더 많은 고통을 받을 태세로 있기 때문에 그것은 순수하다. 네 고통의 이 순수함으로 말미암아 (진주가) 큰 빛을 내는 것이다.

 

내 딸아,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순수한 지향으로 하는 것은 이렇듯 큰 의미가 있으니, 누구든지 오로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그가 행하는 모든 일 속에서 빛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하지 않는 사람은 선행을 할 때에도 어둠만을 퍼뜨릴 뿐이다.”

 

4. 그때 나는 우리 주님의 가슴에 빛나는 거울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올바르게 (곧 순수하게) 걷고 있는 사람들은 이 거울 속으로 완전히 빨려드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복되신 예수님의 인장을 받지 못한 채 바깥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5. - 오, 주님, 저로 하여금 이 거룩한 거울 속에 온전히 빨려들어, 무슨 일을 하든지 다른 지향은 추호도 없게 해 주소서.

 

 

 

3권-66, 성체성사와 십자가, 고통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1900년 5월 1일

 

1. 영성체를 하고 나자, 예수님께서 다정함이 넘쳐흐르는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런데 고해 신부님이 나로 하여금 십자가 고통을 받게 하려는 것 같았으므로, 거기에 순종하는 것에 대하여 본성적으로는 거의 반감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2.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그런 나를 격려해 주시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성체성사가 다가올 영광의 보증이라면, 십자가는 그 영광을 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다. 부패를 막고 영혼과 육신에 불사불멸의 영원한 생명을 주는 씨앗인 성체성사는 시체의 부패를 막는 데 쓰이는 향료 식물과 같지만, 아름답게 하는 십자가는 또한 매우 힘있는 것이기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보증을 서 주고 담보물도 추가하며 빚을 상환한 영수증을 받는다. 이렇게 빚을 다 깊은 십자가는 영광 중에 있게 될 그 영혼을 위하여 더없이 빛나는 옥좌를 세워 준다. 오, 그렇다. 십자가와 성체는 번갈아들면서 서로에게서 더 많은 것을 얻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3. 그리고 나서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십자가는 꽃이 만발한 나의 침상이다. 내가 혹독한 고통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십자가에 의하여 수많은 영혼들을 은총 안에 태어나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한창 피어 있는 그 아름다운 꽃들이 그만큼 많이 천상적인 열매를 맺는 것을 보았다. 그러므로 그토록 큰 선이 태어나고 있는 것이 보이기에 그 비탄의 침상이 나의 즐거움이 되었으니, 십자가에 달려 고통 중에 있으면서도 나는 즐거웠던 것이다.

 

4. 내 딸아, 너도 고통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내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중에도 즐거워하여라.

아니다, 아니다. 나는 네가 고통이 두려워서 태만한 책임 회피자처럼 구는 것을 원치 않는다.

힘내어라! 용감하게, 고통받을 주님을 위로하여라.”

 

5. 그분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나의 착한 수호천사가 나를 십자가에 못박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동의하면서 양팔을 펴자 천사는 못을 박기 시작하였다. 어지신 예수님께서는 고통 중에 있는 나를 보시며 기뻐하셨다. 나도 역시 기뻤는데, 그것은 나처럼 하찮은 것이 예수님께서 기쁨을 드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분께 대한 사랑으로 고통받는 것이 내게는 큰 영예로 여겨졌던 것이다.

 


 

3권-67, 창공을 수놓고 있는 십자가들의 축제

1900년 5월 3일

 

1. 오늘 아침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었던 나는 하늘에 십자가들이 온통 흩뿌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것은 작고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중간 크기의 십자가들이었으며, 십자가가 클수록 더 큰 빛을 발하고 있었다. 태양보다도 더 밝은 십자가들이 그다지도 많이 창공을 수놓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여간 황홀한 광경이 아니었다!

 

2. 그 후에 하늘이 열리는 듯 하더니, 복된 성인들이 십자가를 찬미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 소리도 들렸다.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이날 더 큰 영예를 받았고, 순교자들 및 숨어서 고통받았던 이들은 특별한 모양으로 드러나 보였다. 오, 그 복된 처소에서는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들과 한가지로 십자가가 참으로 큰 존경을 받고 있었다!

 

3. 내가 이 광경을 보고 있었을 때에 한 우렁찬 목소리가 온 하늘에 울려 퍼졌다.

“주님께서 땅에 십자가들을 보내시지 않는다면 자기 자녀들을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 자녀들은 십자가를 영예롭고 부요한 것으로 보기는커녕, 수치스럽고 가난한 것으로 보고자 한다.”

 

4. 이 축제에서 본 그 밖의 광경들을 묘사할 수 있는 말솜씨가 내게는 없다.

마음속으로 느끼기만 할 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잠자코 있겠다.

 

 

 

3권-68, 세 개의 태양 모양으로 현시된 삼위일체의 신비

1900년 5월 9일

 

1.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은데다 마음까지 어지러워진 채 여러 날을 보내고 나니,

오늘 아침에는 나의 비참한 상태 때문에 마음이 한층 더 괴로웠다.

 

2.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시더니, 네 마음이 어지러워서 나의 평온한 안식이 방해를 받아 왔는데, 이제는 정말이지 너 때문에 통 쉴 수가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3. 내가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안식을 빼앗은 격이니 이 말씀을 듣자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 동안은 평온하게 있었다. 나중에는 그러나 그 전보다 더 심란해졌기 때문에 이 상태가 언제 끝날지 스스로도 알지 못할 지경이었다.

 

4. 예수님께서 하신 그 몇 마디 말씀을 들은 후에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음을 알았는데, 둥근 지붕 모양의 하늘에 세 개의 태양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중 하나는 동쪽에서 쉬고 있는 것 같았고, 또 하나는 서쪽에, 나머지 하나는 남쪽에 있는 것 같았다. 이 태양들에서 나오는 굉장히 밝은 빛살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오직 하나의 빛을 이루는 것이었다.

 

5. 내 눈에 그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로 보였고, 인간은 그가 가진 세 가지 능력(곧 지성과 기억과 의지)에 의하여 그분의 모상이 되는 것이었다.

 

 

 

3권-69, 예수님 부재의 고통에 짓눌리다.

1900년 5월 9일

 

1. 순명이 요구하는 대로 마음의 동요 없이 평온하게 있으려고 있는 힘을 다하고 있지만 종전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어쩌면 더 악화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를 으스러뜨릴 정도로 짓누르는 하나의 압박감을, 곧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2. - 오, 하느님, 이것은 무슨 상태입니까? 제가 어떤 점에서 당신을 모욕했는지, 말씀이라도 좀 해 주십시오. 이것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오, 주님, 이와 같은 상태가 계속되기를 원하신다면, 저는 버틸 힘이 없을 것 같습니다.

 

3. 그러자 그분께서 나타나셔서 측은히 여기시는 몸짓으로 내 턱 밑에 손을 대고,

“가련한 딸아, 네 꼴이 이게 뭐냐!” 하고 말씀하시더니, 당신 고통의 일부를 나누어 주시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셨다. 그러니 나는, 마치 그분께서 오시지 않았던 것처럼, 전보다 더 풀이 죽은 상태로 있게 되었다."

 

4. 사실, 지금도 그분께서 오시지 않은 지 오래인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살아있다는 것이 지속적인 단말마의 고통이다.

 

5. - 오, 주님, 도와주소서. 저는 버림받아 마땅한 인간이지만, 그래도 버리지 마소서.

 


 

3권-70, 산 제물로 사는 이들의 큰 능력

1900년 5월 17일

 

1. 상실과 버림받음의 상태가 오늘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와 있음을 깨달으면서 우박과 섞여 쏟아지는 홍수를 목격했는데, 여러 도시가 이 홍수에 잠겨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 같았다.

 

2. 나는 이를 보면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저 홍수를 막고 싶어도 혼자 있으니, (특히 예수님과 함께 있지 않으니), 내 보잘것없는 팔로 이 일을 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 출신으로 여겨지는 한 동정녀가 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함께 (곧 그녀는 저쪽에서 나는 이쪽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그 재난의 대부분을 가까스로 막아 낼 수 있었다.

 

3. 그 후에 그 동정녀와 함께 있다가 보니, 나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가시관을 쓰고 있고 주님 수난의 상처들을 지니고 있었다.

 

4. 그때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천사인 것 같았다.

 오, 산 제물로 사는 이들의 능력이여! 그들은 우리 천사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그들의 고통으로 해낼 수 있다! 오, 사람들이 그들에게서 나오는 선을 안다면 - 왜냐하면 그들은 공동선과 개인적인 선을 위하여 존재하니까 - 이런 영혼들이 많아지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간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그런 다음 우리는 서로를 주님께 맡기기로 합의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