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3권 51~60)사람들을 가톨릭 교회로 데려오는 방법/말씀은 빛,태양/ 맡김, 겸손, 순명의 도장

Skyblue fiat 2014. 7. 30. 18:23

 

3권-51, 사람들을 가톨릭 교회로 데려오는 방법

 

1900년 3월 14일

 

1. 사람들을 가톨릭 교회로 데려오는 방법몹시 심한 불신을 퇴치하는 방법을 주님께서 가르쳐 주시도록 기도하라는 고해 신부님의 명령을 받고, 요 며칠 동안 기도해 왔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 문제에 대하여 기꺼이 당신 생각을 드러내 주셨다.

 

2. 결국 오늘 아침에 나 자신의 몸을 벗어나 어떤 정원 속에 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교회의 정원인 것 같았다. 거기에서 다수의 사제들과 다른 고위 성직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그때 엄청나게 크고 무시무시한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들 대부분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기력마저 빠졌기 때문에 그 짐승에게 물리기도 하였다. 그러자 비겁해져서 기획하려고 했던 일을 철회하고 마는 것이었다.

 

3. 그 사나운 개가 물 수 없었던 사람들은 다만, 예수님을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있는 이들, 따라서 예수님이 그들의 모든 활동과 생각과 소망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들 뿐이었다. 오, 그렇다. 예수님이 이 사람들을 보증하는 인호였으므로 그 짐승은 숨쉴 기력마저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4. 그런데, 그들이 논의를 벌이고 있었을 때에 내 등뒤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다.

"다른 모든 단체는 누가 그 모임의 구성원인지를 알고 있는데, 유독 내 교회만은 자기 자녀들이 누구인지를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첫 단계는 누가 교회에 속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어느 일정한 날 집회를 열고 이 집회를 위하여 명시된 장소에 천주교인들이 참석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평신도들의 도움으로 참석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일이다.

 

5. 둘째 단계는 참석한 이들에게 고해성사를 받을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새롭게 하여 참된 신자가 되게 하는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 의무는 참석자들에게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다. 업주들에게도 직원들로 하여금 고해성사를 받게 할 의무를 지워야 한다. 이것만으로는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는 것이 판명되면, 업주들로 하여금 직원들의 근무를 면제해 주게 해야 한다.

 

6. 이와 같이 각 사제가 일단 가톨릭 신자들 공동체를 이룩하면, 그때부터 단계를 높이기 시작할 수 있다. (다른) 단체들 속에 침투할 적기(適期)를 알맞고 드러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는 것은 흡사 충실하게 잘 익은 열매가 나무에 달리도록 가지치기를 해 주는 것과 같다.

 

7.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그렇다. 일찍 꽃이 만개하여 보기에는 아름답겠지만 나무가 그 많은 꽃들을 결실에 이르도록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서리가 내리거나 바람이 몰아치자마자 낙화 현상이 일어나서 헐벗은 나무가 되고 만다. 신앙 생활 문제에 있어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8. 너희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질적인 단체들과 용감히 맞서서 견딜 수 있는 신자들의 공동체를 이룩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딴 단체들 속으로 침투하여 오직 하나를 이룰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9. 이 말씀이 끝나자 예수님의 음성은 들리지 않았고, 나는 그분을 뵙지도 못한 채 내 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온종일 복되신 예수님을 뵙지 못했으니, 그 괴로움과 쏟아 낸 눈물에 대해서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3권-52, 산 제물인 영혼은 예수님의 노여움을 가시게 한다

 

1900년 3월 15일

 

1. 예수님께서 계속 오시지 않기 때문에 나는 고통으로 마음이 타고 있었고,

급기야 열이 나서 헛소리를 할 지경이 되었다.

 

2. 고해 신부님이 거룩한 희생제사를 집전하러 오셨기에 영성체를 했는데 그럼에도 평소와는 달리 사랑하올 예수님을 뵐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3. "저의 선이시여, 말씀 좀 해 주십시오. 어찌하여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시지않나이까?

이번에는 당신께서 자취를 감추신 동기가 제게 있지 않은 듯 한데, 어찌된 일입니까? 무심도 하십니다! 이 세상의 친구들조차 이렇게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멀리 떠나려 할 때에는 적어도 서로 작별 인사는 합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제게 작별 인사도 하지 않으시렵니까?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제가 이런 식으로 말씀드리는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열이 나서 미친 듯 헛소리를 하고 있나 봅니다."

 

4. 이렇듯 어리석은 말을 다 옮겨 적는다면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 되리라. 그런데, 내가 그렇게 미친 듯 울고불고 하는 동안, 예수님께서 어떤 때는 한쪽 손을 또 어떤 때는 한쪽 팔을 보여 주셨다. 그러다가 (십자가 고통을 받으라고 내게 명령한) 고해 신부님이 내 눈에 보였을 때에, 예수님께서도 마치 순명하지 않을 수 없으시기나 한 것처럼 모습을 드러내셨다.

 

5. 나는 대뜸 "어찌하여 나타나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여쭈었다.

그분께서는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6.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니야. 그저 세상을 벌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그런데 나는 단 한 사람과 친교를 나누기만 해도 노염이 가시는 것을 느끼기에 징벌에 손댈 힘이 빠진다. 내가 나타나면, 그리고 징벌을 내릴 것이 분명해 보이면, 너는 '그것을 저에게 쏟아 부어 주십시오. 저로 하여금 고통을 받게 해 주십시오.' 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내가 너에게 져서 징벌에 손댈 수 없어질 것 아니냐? 그럴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대들기만 할 것이고,"

 

7. 고해 신부님은 계속해서 내게 십자가 고통을 받으라고 명령을 되풀이하셨지만, 예수님께서는 내가 순명하는 것을 늦추고 계셨다. 이는 당장 그렇게 하기를 원하셨던 이전과는 다른 점이었다.

 

8. "그러면 너는 어떻게 하기를 원하느냐? " 하고 그분께서 물으시기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9. 그러자 그분께서 엄한 표정으로 고해 사제를 향하여, "이 사람에게 계속 고통 받으라는 명령을 되풀이함으로써 너도 나를 꼼짝못하게 묶어 두고 싶다는 말이냐?" 하고 말씀하셨다.

 

10.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내게 십자가 고통을 나누어 주기 시작하셨다.

그 다음에는 노여움이 가라앉으신 표정으로 당신의 쓰디쓴 고통(의 물)을 내 (입) 속에 부어 넣으셨다.

 

11. 그리고 나서 "고해 사제는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2. "주님, 신부님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만, 어디로 가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13.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나는 그를 보아야겠다. 그가 나를 상쾌하게 해 주었으니 나도 그렇게 해 주고 싶다."

 

 

3권-53, 교황의 고통, 빛의 선구자인 겸손

 

1900년 3월 17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 날개를 펴고 자녀들을 그 날개 아래 모으려고 찾아다니는 교황 성하를 내게 보여 주셨는데, 이렇게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2. “내 자녀들아, 내가 몇 번이나 너희를 내 날개 아래 모으려 했던가! 그러나 너희는 내게서 달아나는구나(마태 23,37)! 제발 내 탄식 소리를 듣고, 이 고통을 불쌍히 여겨 다오!”

 

3. 성하는 그렇게 말하면서 몹시 슬프게 우셨다. 그런데 일반 신자들뿐만 아니라 사제들도 그에게서 벗어나 길 잃고 헤매는 것 같았고, 이 사제들이 그를 더 비통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교황의 모습을 보니, 나도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다!

 

4. 나중에 예수님을 뵈었는데, 그분께서도 교황의 탄식을 거듭하시다가 이렇게 덧붙이셨다.

“일부는 충실하게 남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나의 영광과 영혼들의 선익을 위하여 드러나게 나설 열정이 없다. 그런가 하면 여러 가지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몸을 사리는 이들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의견을) 말하고 제안하고 약속까지 하면서도 실행은 도무지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하신 뒤 사라지셨다.

 

5. 좀 뒤에 예수님께서 다시 오셨을 때 나는 이 예수님 앞에서 완전히 티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런 나를 보시고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네가 너 자신을 낮출수록 나는 더 너에게 내려가서 내 은총으로 채워 주고 싶은 마음이 된다.

이런 이유로 겸손은 빛의 선구자인 것이다."

 

 

 

3권-54, 예수님과의 조건부 외출

 

1900년 3월 20일

 

1. 내가 영성체를 한 후에,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당신과 함께 외출하자고 하셨는데, 거기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예수님과 함께 있는 동안 그분께서 죄 때문에 징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경우, 그렇게 하시지 못하도록 내가 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조건하에 우리는 나가서 세상을 둘러보았다.

 

2. 먼저, 우리에게서 별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특히 몇몇 지역에, 모든 것이 바짝 말라 있는 것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나는 그분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먹을 양식이 없다면 이 불쌍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오, 당신께서는 전능하시니, (모든 초목을) 이토록 바짝 말리신 것과 같이 무성하게 자라게 하실 수도 있으십니다.”

 

3. 그런데 그분께서 가시관을 쓰고 계시기에 나는 손을 내밀고,

“저의 선이시여, 이 사람들이 당신께 무슨 짓을 했습니까? 혹시 이 가시관을 씌워 드렸습니까? 그렇다면 그걸 제게 주십시오. 제가 이걸 쓰겠으니 당신께서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저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어 굶어 죽지 않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리면서 가시관을 벗겨 내 머리에 눌러 썼다.

 

4. 그렇게 하고 있노라니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너를 데리고 다닐 수 없겠다.

데리고 다니면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지니까.”

 

5. “주님,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무슨 나쁜 짓을 했다면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저를 꼭 데리고 다녀 주십시오.”

 

6. "너의 행동 방식이 나를 완전히 묶어 버린다는 말이다."

 

7.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은 제가 아닙니다. 당신께서 친히 이렇게 하도록 시키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당신과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당신의 일로 보이는데, 당신의 일에 마음쓰지 않는다면 바로 당신 자신께 마음쓰지 않는 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즉 제가 이렇게 행동하더라도 당신께 대한 사랑 때문이니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일로 하여 저를 당신에게서 멀리 보내지는 말아 주십시오.”

 

8. 그런 다음 우리는 계속 돌아다녔다. 나는 그분께 나를 물리칠 기회를 드리지 않으려고, 그리하여 그분의 현존을 잃지 않으려고 있는 힘을 다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을 때에는 그분과 말씨름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탈리아의 어느 지역에 이르렀는데, 여기에서 사람들이 대규모의 붕괴를 일으킬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9.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까닭은, “주님, 저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가련한 사람들 같으니! 대관절 무슨 짓을 하려는 것입니까?” 하고 말하기 시작하자 내가 거기에 정신을 팔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하는것을 보신 그분께서, "돌아가거라! 돌아가!" 하고 엄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10. 그리고 그분께서는 당신 살 속을 파고들어 몹시 큰 고통을 주는, 못과 핀으로 된 허리띠를 푸시고,

“가거라. 그리고 이 허리띠를 가져가거라. 그러면 네가 나의 고통을 많이 덜어 줄 테니까.” 하고 덧붙여 말씀하셨다.

 

11. “예, 주님, 주님 대신 제가 이것을 매겠습니다. 그렇지만 주님과 함께 머물러 있게 해 주십시오.”

"안 된다. 돌아가거라."

 

12. 그분께서 얼마나 엄하게 말씀하셨는지, 나는 반항할 겨를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나 자신의 몸속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니 그 음모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3권-55, “‘말씀’은 보편적인 빛을 주는 한편 각자에게 독특한 태양이 된다.”

 

1900년 3월 25일

 

1. 오늘 아침,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태양이 세상의 빛인 것과 같이,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었을 때에 그도 역시 영혼들의 빛이 되었다. 그리고 자연계의 태양이 보편적이면서도 개개인에게 독특한 빛을 주어 (각자가 그것을 자기의 소유인 양 누리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씀’도 보편적인 빛을 주는 한편 각자에게 독특한 태양이 된다. 그러므로 각 사람이 이 거룩한 태양을 오직 자신만의 것이거나 한 듯 차지할 수 있다."

 

2. 이와 같이 이 태양을 간직하고 있는 영혼들에게 미치는 빛과 그 은혜로운 효과에 대하여 내가 이해한 바를 어떻게 다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영혼은 이 빛을 소유함으로써 영적인 어둠을 몰아내는 것 같다. 자연계의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올라 밤의 어둠을 사라지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3. 그리고 이 거룩한 태양은 영혼이 냉랭하면 뜨겁게 하고, 덕행이 없으면 덕행의 열매가 많이 달리게 하며, 미지근함이라는 병독에 온통 감염되어 있으면 그 자신의 열기로 그 해로운 유체(流體)를 빨아들인다. (두서 없이 늘어놓지 않기 위하여)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거룩한 태양은 그 자신의 구심점 속으로 영혼을 끌어들여 모든 빛살로 감싸줌으로써 영혼을 그 자신의 빛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4. 그 후에 (내가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으므로) 예수님께서 원기를 회복시켜 주시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아침에는 내가 네 안에서 나의 기쁨을 취하고 싶다.”

 

5. 그리고 그분께서는 늘 하시는 것처럼 당신 사랑의 기교를 발휘하기 시작하셨다.

 

 

3권-56, 은총에 의하여 같은 수의 덕행으로 바뀐 격정들

 

1900년 4월 1일

 

1. 아주 오래 기다린 후에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내 마음 안에 나타나셨다. 나는 흡사 빛살을 뿜어내는 태양을 보는 것 같았다. 이 태양의 중심을 들여다보니 우리 주님의 얼굴이 보였는데, 신기한 것은 내 마음 안에 흰옷을 입고 화관을 쓴 소녀들이 여러 명 보이는 점이었다. 그들은 이 거룩한 태양을 에워싸고 있었고 이 태양이 발산하는 빛살로 자라나고 있었다. 오, 참으로 아름답고 기품 있고 겸손한 그들은 모두 예수님 안에서 즐기는 것에 열중해 있었다!

 

2. 이 광경의 의미를 알 수 없었던 나는 약간 두려워하면서 예수님께 저 소녀들이 누구인지 알려 달라고 청하였다.

 

3.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과거의 네 격정들인데, 내가 나의 은총으로 같은 수의 덕행들이 되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를 따라다니는 고상한 행렬을 이루고 있다. 이들 전부가 나의 처분에 맡겨져 있으니, 나는 그 보답으로 끊임없이 은총을 베풀어 그들을 기르고 있다.”

 

4. “오, 주님, 그렇지만 저는 저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악한 인간입니다!”

 

 


 

3권-57, 예수님께서는 하는 일에 따라서 사람을 판단하시지 않고

어떤 뜻을 가지고 그 일을 하는지에 따라서 판단하신다.

1900년 4월 2일

 

1. 오늘 아침에는 사랑하올 예수님의 부재로 말미암아 무척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분께서 이 고통을 보상해 주셨으니, 그것은 내가 오래 전부터 품고 있었던 열망을, 곧 어떤 점에 대하여 알고자 해 온 열망을 채워 주셨기 때문이다.

 

2. 그러므로 나는 예수님을 찾아 헤매고 있었으니, 어떤 때는 기도로, 어떤 때는 눈물로, 어떤 때는 찬미의 노래로 - 왜냐하면, 내 목소리를 들으시고 마음이 아프셔서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실지도 모르니까 -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거듭거듭 탄식하면서, 누구와 마주치건 그분께서 어디 계신지를 물어 보곤 했건마는!

 

3. 마침내,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에 그분을 찾아내었지만, 뒷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러자 그분께 반항했던 일 - 이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고해 사제의 책 속에서 언급하겠거니와 - 이 기억에 떠올라서 용서를 청하였다. 이리하여 그분과 나는 다시 일치를 이루게 된 것 같았고, 그래선지 그분께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기도 하셨다.

 

4.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던 것이다.

“저의 이 신분에 대해서, 특히 제가 거의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데다 당신께서 오시지도 않을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럴 경우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오신다고 하더라도 거의 그림자처럼 오실 때면 당신을 뵙지 못하기 때문에 제 의식은 당연히 깨어나지 못합니다. 그런 상태에 있으면 저는 제 식으로 행동하는 것 같고,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고해사제가 오시도록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5.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고통을 받든지 받지 않든지, 내가 오든지 오지 않든지, 너는 언제나 산 제물의 신분이다.

특히 이것이 나의 뜻이고 너의 뜻이기도 하니 그렇다.

그리고 나는 행하는 일에 따라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그가 어떤 뜻을 가지고 그 일을 하는지에 따라서 판단한다.”

 

6. "저의 주님, 참으로 훌륭하신 말씀입니다. 하오나 저는 쓸모없는 인간이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서 괴로움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니 고해사제를 오시게 해야 하는 것 때문에도 제 영혼이 몹시 괴롭습니다. 이는 어쩌면 당신 뜻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7. "그러면 너는 고해사제를 오게 하는 것이 죄가 된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당신 뜻이 아닐까 봐 염려될 뿐입니다."

 

8. “너는 죄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하면 안 된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마음쓰지 말아라."

 

9. 만약 당신 뜻이 아니라면 제가 이런 상태로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오, 내 딸이 산 제물이라는 신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진 게로구나!

 

10. 그래서 나는 얼굴을 붉히면서, 아닙니다, 주님. 저는 다만 주님께서 때때로 저에게 고통을 나누어 주시지 않고 오시지도 않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제게 고통을 허락하신다면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마음쓰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보기에는 네가 아무래도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너는 내가 와서 너에게 내 고통을 나누어 주려고 정한 시간을 알고 있느냐? 그것이 첫째 시간일지 둘째 시간일지 셋째 시간일지 마지막 시간일지 알고 있느냐 말이다? 너는 모르고 있으니까 주의를 내게 집중하지 않은 채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딴 것에 마음이 팔리는 것이다. 그런즉 내가 왔을 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너를 보면 나는 한번 둘러보고 다른 데로 가겠다.”

 

12. 나는 잔뜩 겁에 질려서, “오 주님, 그러지 마십시오! 저는 다만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을 알고 싶었을 뿐이지 딴 뜻은 없습니다.” 하고 부르짖었다.

 

13. 그러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해사제를 기다려라.”

 

14. 이 말씀을 하신 다음 예수님은 모습을 감추셨고, 나는 그분께서 오늘 해 주신 말씀들로 말미암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을 때에 느끼는 심한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3권-58, 하느님께 자기를 내맡김

 

1900년 4월 9일

 

1. 아침에 영성체를 한 후에 내 가장 큰 선이신 예수님을 뵙지 못했기 때문에 괴로움의 바다에 잠겨 있었다.

 

2. 그러다가 온 마음이 깨어 경계하는 듯한 상태가 되더니 한 순간 그분께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는 거의 꾸지람에 가까운 말씀이었다.

 

3. 너 자신을 내게 맡기지 않는 것은 내 신성의 권한을 빼앗고자 하는 것이고 따라서 내게 중대한 모욕이 된다는 것을 너는 모르느냐? 그러니 스스로를 내게 맡겨 너의 온 내면이 내 안에 고요히 머물러 있게 하여라. 그러면 평화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평화를 얻는 것은 바로 나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순식간에 사라지신 그분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셨다.

 

4. - 오, 주님, 저로 하여금 온전히 당신께 내맡기고 당신 팔에 꼭 안겨 있게 하시어, 절대로 달아날 수 없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잠깐씩 도망치는 일이 언제나 일어날 것입니다!

 

 


3권-60, 영혼이 지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지녀야 할 통행증에는

“맡김과 겸손과 순명” 이라는 세 가지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한다.

 

1900년 4월 16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아서, 또 그분의 뜻과 은총에 내가 배은망덕하게도 반항한 데 대한 꾸지람을 들은 터라, 괴롭게 며칠을 보내고 난 오늘 아침,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딸아, 영혼이 지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이 세상에서 지닐 수 있는 통행증에는 세 가지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맡김과 겸손과 순명이다. 영혼이 내 뜻에 자기를 완전히 맡기는 것은 밀초와 같아서 그와 나의 뜻을 녹여 하나로 결합시킨다. 그것은 다디단 설탕과 꿀맛이다. 그러나 내 뜻에 반항할 때마다 밀초가 갈라져서 설탕은 쓴맛을 내고 꿀은 독약으로 바뀐다.

 

3. 그런데, 다만 맡기는 것만으로는 넉넉하지 않다.

영혼 자신에게 가장 좋고 내게 영광을 돌리는 데도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나의 뜻을 행하는 이라는 사실 - 이 사실에 대한 확신도 있어야 하는 이다. 그러므로 겸손의 날인꼭 필요한데, 그것은 이 지식을 얻게 하는 것이 바로 겸손인 까닭이다.

 

4. 하지만, 이 두 가지 덕행을 고상하게 하고 강화시키며 항구하게 하고 나뉠 수 없도록 한데 묶어 영광의 관을 씌워 주는 무엇이겠느냐? 다름아닌 순명이다! 오, 그렇다. 순명은 제멋대로인 교만과 물질적인 모든 것을 완전히 쳐부수고 일체를 영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스스로 그 모든 것을 에워싸는 영예로운 관이 된다.

 

5. 따라서, 순명이 없으면 맡김과 겸손이 불안정하지만, 순명이 있으면 맡김 겸손확고한 안정을 유지하게 된다. 영혼이 영적인 행복의 나라로 건너가기 위한 통행증을 유효한 것이 되게 하려면, 그리고 이 세상에서도 그것을 누리려면, 반드시 순명의 날인이 필요 것은 그 때문이다.

 

6. 이 세 가지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통행증은 유효하지 않기에 행복의 나라에 입장하는 것이 금지된다. 영혼은 따라서 불안공포위험의 나라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어진다. 그리하여 수치스럽게도 영혼 자신의 자아를 신으로 섬기게 되니, 교만과 반항이 이 자아의 비위를 맞추게 되는 것이다.”

 

7. 이 말씀을 마치신 그분께서 나를 몸 밖으로 나오게 하시어, 어느 교회의 정원인 듯한 한 정원으로 데려가셨다. 거기에서 대여섯 명의 타락한 사제와 평신도를 보았는데, 그들은 교회의 원수들과 결탁해서 어떤 변혁을 꾀한 자들이었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들의 통탄할 상태를 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것을 보니 여간 측은하지 않았다!

 

8. 그런 후, 하늘에 큰 얼음 조각들이 가득한 구름이 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 얼음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오, 이로 말미암아 수확물과 사람들이 얼마나 심하게 파괴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기를 나는 바라고 있다. 그 광경과 함께, 전보다 더 괴로운 상태로 몸속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