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실화
1. 서론. 내세는 있나 없나
폴란드의 귀족과 농부
다음 이야기는 프랑스의 유명한 설교가 라코르데르의 설교 중 한 부분이다.
폴란드에 하느님을 믿지 않는 한 귀족이 있었다. 그는 영혼의 불멸함에 대해 반박하는 책을 쓰고 있었다. 원고 집필이 끝나갈 무렵, 그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한 부인을 만났는데 부인은 울면서 귀족에게 사정했다.
"남편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돈이 없습니다. 아무쪼록 장례를 지내고 미사를 청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십시오."
귀족은 불쌍히 여겨 그 부인에게 금화 한 닢을 주었다.
그로부터 닷새 후, 귀족은 방에서 자기가 쓴 원고를 읽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자기 앞에 낯선 농부가 서 있었다. 그 농부는 말했다.
"저는 당신에게 도움을 청했던 불쌍한 여인의 남편입니다. 당신의 도움으로 미사를 드릴 수 있었고, 그 은혜로 연옥에서 구원되었습니다. 하느님의 허락으로 당신께 감사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농부는 사라졌다. 그리고 귀족은 원고를 불에 태워 버리고 회개하였다.
제일 아름다운 것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는 어느 날 천상 행복을 누리고 있는 영혼을 보여 달라고 하느님께 청했다. 기도가 이루어져 성녀는 이 영혼을 보고 몹시 감동했다. 성녀는 넘쳐흐르는 열정으로 이렇게 외쳤다.
"아아, 주님, 만일 제가 하느님은 단 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지 못했더라면 저는 이 영혼도 하느님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이 은혜를 받은 후에 성녀는 말했다.
"사람들이 영혼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안다면 이를 얻기 위해 하루 백 번이라도 기꺼이 죽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환시 중에 가타리나 성녀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냐, 나는 참으로 좋은 일을 한 것이 아니냐? 보화처럼 귀한 인간의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나는 하늘에서 내려와 온갖 치욕과 고난을 받고 십자가 위에서 죽었다. 이는 참으로 훌륭한 사업이 아니냐?"
왜 알려 주지 않으셨어요
열두 살짜리 소녀가 크리스마스 때 세례를 받고 첫영성체를 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순수한 모습 그대로 천국으로 갔다. 마음 가득히 즐거움을 안고 감은 그 눈은 이제 다시는 이 세상 빛을 담지 못하게 되었다.
소녀의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열여섯 살 난 오빠의 슬픔은 매우 컸다. 왜냐하면 소녀의 어머니는 신자이기는 했으나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으며 자녀들에게도 신앙 교육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슬퍼하는 것을 본 어머니는 그제서야 자기 가 처녀 시절에 들었던 교리가 생각나서 아들을 위로했다.
"얘야, 그렇게 실망하지 말아라. 나중에 천국에서 귀여운 누이를 만나면 그때부터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 테니까.”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물었다.
"천국이 어디예요?"
이 말을 듣자 어머니의 마음 안에 불현듯 신앙이 되살아났다.
어머니는 성교회의 아름다운 신앙을 떠올리며 말했다. “사람의 목적은 이 덧없는 세계가 아니다. 우리는 나그네와 같은 존재야. 그러니 언젠가는 우리도 네 누이처럼 하느님 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된단다."
아들은 이 말을 듣고 큰소리로 말했다.
"엄마,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알고 계시면서 왜 지금까지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아들은 이 일을 계기로 세례성사와 첫영성체를 준비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다시 처녀 시절과 같은 열심한 신자가 되었다. 이 일은 모두 저 소녀의 아름다운 죽음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었다.
-연옥실화(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1. 서론. 내세는 있나 없나
/ 막심 퓌상 지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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