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영혼을위하여/연옥실화

[연옥실화]연옥의 존재

Skyblue fiat 2022. 11. 6. 03:28

1장. 연옥의 존재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육신을 떠나서 하느님의 심판을 받고 행실의 선악에 따라 상이나 벌을 받는다. 그리고 사함을 받지 못한 대죄를 지니고 죽은 사람은 지옥에 가고, 조그마한 죄도 없이 하느님의 공의(公義)에 대한 보상을 다한 사람은 천국에 가며 소죄로 더럽혀졌거나 사함을 받았지만 죄의 잠벌(暫罰)을 완전히 갚지 못한 사람은 연옥에 간다. 연옥은 우리 신앙의 보배로운 한 부분이다. 연옥은 하느님의 공의, 섭리, 전선(全善)의 오묘함을 나타내는 진리이다.

계시

지구상에 어디를 가도 연옥에 대한 사상이 있다. 히브리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인도, 중국, 이집트에도 사람은 완전한 행복을 얻기 전에 정화되어야 한다는 신앙이 있었다. 이것은 태초에 인류에게 계시된 초자연적 진리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성경

유다 마카베오는 하느님께 전사한 병사들을 위한 속죄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에 은 2천 드라크마를 보냈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사소한 죄를 가지고 죽은 병사는 정화되는 곳에 있다는 뜻이다. 그곳을 가톨릭 교회에서는 '연옥'이라고 부른다. 위에 소개한 성경의 저자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경건하게 잠든 이들에게는 훌륭한 상이 마련되어 있다고 내다보았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2마카 12,45)

신약 성경에도 동일한 신앙이 기록되어 있다.

"사람들이 어떠한 죄를 짓든,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을 하든 다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1)

이 말씀으로 내세에 죄가 사해지는 곳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장소는 천국도 지옥도 아니다. 그곳은 연옥이다.

바오로 사도는 말했다.

"그 자신은 구원을 받겠지만 불 속에서 겨우 목숨을 건지듯 할 것입니다."(1코린 3,15)

이 영혼은 구원될 것이다. 그러니 지옥에 넣어졌던 것은 아니다. 즉, 그는 고통 중에 정화되는 연옥 불을 거쳐 간 것이다.

교회의 가르침

성령의 인도를 받기에 그릇될 수 없는 성교회는 처음부터 끊임없이 연옥의 존재를 선언해 왔다. 교회의 예식은 연옥의 존재를 단언한다. 사도 시대, 중세 그리고 현대까지 전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행해지고 있는 기도들은 모두 연옥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미사 때 성체를 거양한 후 사제는 성체를 바라보며 죽은 이를 기억하여 그들을 위해 잠시 동안 기도한다. 성무일도에서 각 시간경마다, 즉 적어도 하루에 여덟 번 수십만 명의 사제가 "죽은 모든 교우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되풀이하여 연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영혼의 구원을 빈다.

교회의 학자들은 연옥의 존재를 단언한다. 죽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에게 물으니 성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기도를 열심히 하세요. 특히 미사를 자주 드려 저들을 도와주세요."

사랑하던 여동생이 죽어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성 암브로시오는 편지를 보내 이렇게 말했다.

"부디 눈물을 거두십시오. 그리고 기도를 더 하십시오. 눈물을 흘리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그보다도 당신과 떨어져 있는 귀여운 여동생을 위해 기도드리는 일에 더 유의하십시오."

가톨릭 교회는 공의회로 연옥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16세기에 루터는 연옥의 존재를 부인했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주교들에게 각별히 주의할 것을 명시했다.

"성교회는 성령의 인도하심과 성경과 교부들의 가르침을 따라서 이전의 공의회에서 확정된 연옥의 존재와 거기 있는 영혼은 신자의 기도와 특히 미사 성제로 도움받음을 믿으며 굳게 지킨다."

그리고 이를 엄격한 파문으로 경고했다.

"은총으로 말미암아 의화(義化)된 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잠벌이 안 남을 정도로 죄가 사해진다고 말하는 자는 파문될 것이다.”

“산이, 죽은 이, 죄, 보상, 보속, 그 밖의 필요로 미사 성제를 거행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자는 파문될 것이다.” 이상으로 보아도 연옥의 존재는 확실하다.

아름다운 신앙

연옥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우리 생각의 빛이며 우리 마음에 큰 위안이 된다. 그러나 사람이 죽으면 우리는 곧 슬픈 걱정을 하게 된다. '그 영혼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연옥실화(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1장. 연옥의 존재

/ 막심 퓌상 지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