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1938년 10월 2일
하느님 뜻의 나라가 땅에도 오시리라는 것은
성삼위께서 영원으로부터 합의하신 결정이다.
하늘 여왕님의 눈물과 기도, 나무 수액의 비유.
1. 말로 다할 수 없는 쓰디씀 – 하느님 의지의 바다마저 어둡게 하려고 드는 듯한 쓰디씀 – 을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항상 그분의 의지 안에 있다. 그러다 보면 그분 ‘피앗’의 바다가 일렁이며 그 물결로 나를 덮어 가리고 쓴맛을 단맛으로 바꾸어 준다. 그리고 내게 다시 힘을 주어 하느님 뜻 안의 길을 계속 가게 한다.
2. 이 피앗의 바다는 큰 능력이 있어서 나의 쓰디씀을 무로 돌리고, 그 자신의 생명을 단맛으로 채워 내 쓰디씀의 내부로부터 아름답고 장중하게 솟아오르게 한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의 뜻을 흠숭하고, 이 뜻에 감사드리며, 결코 나를 혼자 버려두지 마십사고 청하게 된다.
3. 그러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잠깐이라도 거듭 찾아오시며 말씀하신다. “내 착한 딸아, 용기를 내어라. 자학에 빠지면 항구하게 내 의지 안에서 살 힘을 잃고 만다. 저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건 조금도 개의치 마라. 우리의 모든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그들이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가 너에게 내 거룩한 의지에 대해 말할 수 있고 너는 내 말을 들을 수 있다. 이를 방해할 수 있는 세력은 도무지 없다.
4. 나의 의지에 관해 내가 말하는 것은 지극히 거룩한 우리 성삼위의 회의에서 영원으로부터(ab eterno) 결정한 사실을 너에게 털어 놓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의지가 땅에도 이 의지의 나라를 세우기로 한 결정이다.
5. 우리의 결정은 어김없는 것이니 아무도 그 시행을 저해할 수 없다. 창조와 구원 사업이 우리의 결정이었던 것과 같이, 우리 뜻의 나라가 땅에 세워지는 것도 우리의 결정이었던 것이다.
6. 우리의 이 결정을 실현하기 위해서 나는 우리 뜻의 나라에 있는 좋은 것들과 그 특성과 아름다움과 놀라운 점들을 드러내어야 했다. 이런 이유로 너에게 그렇게 많은 말을 해 왔던 것이다.
7. 딸아, 그 실현을 위해서 나는 사랑으로 인간을 손에 넣으려고 했지만 인간의 사악함이 나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 없게 하였다. 그러므로 이제는 정의로 땅을 휩쓸 작정이다. 무독한 초목에 해를 끼치는 독초처럼 독성이 있는 피조물을 모조리 없애겠다.
8. 내가 그렇게 모든 것을 정화시키고 나면 나의 진리가 그 자체 안에 지니고 있는 생명과 향유와 평화를 살아남은 자들에게 줄 길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그러면 모든 이가 내 진리를 받아들일 것이고, 이 진리가 살아남은 그들에게 평화의 입맞춤을 줄 것이다.
9. 그리하여, 우리 뜻의 나라를 믿지 않고 단죄하기까지 한 자들이 어리둥절해지도록 이 나라가 군림하리니, 내가 지상에도 내 나라를 가짐으로써 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다.
10. 따라서 내가 너에게 다시 말한다. 아무것도 바꾸지 말고 우리의 길을 계속 가기로 하자. 그러면 승리를 구가하게 될 것이다.
11. 저 사람들도 자기네 길을 가다가 결국 그들 자신의 당혹과 수치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일어날 일은, 소경이 눈으로 햇빛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믿지 않는 것과도 같을 것이며, 그러한 맹목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12. 그러나 그 빛을 보고 믿는 이들은 즐거워할 것이다. 더없이 흐뭇하게 빛의 좋은 점들을 누릴 것이다.”
13.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말씀 없이 가만히 계셨다. 내 하찮은 마음은 세상이 현재 휩싸여 있고 또 앞으로 휩싸이게 될 소름끼치는 숱한 죄악 때문에 침통해지고 있었다.
14. 그때 여왕님께서 나타나셨는데 눈이 붉게 충혈된 모습이셨다. 피눈물을 흘리시며 많이 우셨나 보다. 하늘 엄마의 그런 모습을 뵈니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던지! 그분은 우시면서, 그러나 어머니다우신 그 형언할 수 없도록 부드러운 어조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15. “극진히 사랑하는 내 딸아, 나랑 같이 기도하자. 온 인류를 휩쌀 징벌의 채찍을 보니 마음이 괴롭다. 또 우두머리들이 오늘은 이랬다 내일은 저랬다 변덕을 부리는 걸 보니 괴롭다. 그들은 백성들을 고통의 바다에, 심지어 피바다에 던져 넣고 있다. 가엾은 내 자녀들을!
16. 딸아, 기도하여라. 이 고통 속에 나를 홀로 버려두지 말아 다오. 모든 일이 하느님 뜻의 나라의 승리를 위해 일어나길 빌 따름이다.”
17. 나는 그래서 하느님 뜻의 팔에 나 자신을 맡기고 이 뜻 안으로 들어가 그 행위들을 따라하였다.
18.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말씀을 이으셨다. “딸아, 사람이 우리 (성삼위)의 뜻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고 우리 뜻 안으로 들어오면 과연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우리도 그의 뜻을 우리 것으로 만든다. 그러니 그 영혼이 행하는 모든 것, 곧 사랑하고 흠숭하고 일하고 고통 받고 기도하는 모든 행위 속에 우리의 의지가 신성한 씨앗을 형성한다. 오, 그러면 영혼이 얼마나 아름답고 싱싱하며 성스럽게 자라는지!
19. 우리의 뜻은 식물의 수액과 같다. 수액이 있으면 식물은 아름답게 자라난다. 녹색을 띠며 잎이 무성해지다가 마침내 잘 익어 탐스럽고 맛있는 열매를 낸다. 반면에 수액이 결핍되면 식물은 녹색을 잃고 잎이 뚝뚝 떨어진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힘이 없고, 결국 죽어 버리고 만다. 수액은 식물의 혼과 같고, 식물의 생기를 유지하며 꽃을 피우게 하는 생명수와 같기 때문이다.
20. 그러한 것이 내 뜻 없이 사는 영혼의 모습이다. 이런 영혼은 자신의 기원과 생명과 선의 정신을 잃는다. 성장력도 신선함도 활기도 잃는다. 색채도 잃어 보기 흉하게 되고 쇠약해지다가 마침내 선의 씨앗을 잃고 만다.
21. 내 뜻 없이 사는 영혼이 내게 얼마나 큰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지 네가 안다면! 그것은 내 창조 사업 중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만물을 참으로 아름답고 조화롭게 창조한 내가, 인간의 배은망덕으로 말미암아, 가장 아름답게 지은 피조물이 가난하고 허약하며 상처투성이고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족한 모습이 된 것을 보아야 하다니!
22. 하지만 나의 뜻은 모든 사람이 자유로이 소유하도록 열려 있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을 거절하지 않는다. 배은망덕하게도 내 뜻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배척하는 사람만이 자발적으로 이것이 박탈된 상태로 살 뿐이다. 우리 성삼위에게 가장 큰 고통을 끼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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