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3권 공생활 둘째해(상)

하사시3권 528~p543 [220. 막달가드에서 이교도의 우상을 잿더미로 만드시다. 221. 야브느엘로 가시며 사도들을 가르치시다]

Skyblue fiat 2025. 5. 6. 16:42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528~p543

 

220. 막달가드에서 이교도의 우상을 잿더미로 만드시다

1945. 7. 16.

아스클론과 그 야채 재배지들은 이미 하나의 추억일 뿐이다. 아름다운 아침나절의 시원한 시간에 예수와 그분의 제자들은 바다 쪽을 등지고 녹음이 우거진 야산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기름진 평야에 솟아 오른 그 야산들은 나지막하지만 아름답다. 푹 쉰데다 잘 먹어서 만족스러워하는 사도들은 모두 유쾌한 기분으로 아나니아와 그의 노예들, 아스클론, 그리고 자기들이 디나에게 돈을 가져다주려고 시내에 다시 들어갔을 때 있었던 소란에 대하여 말한다.

토마스가 말한다.
“내가 필리스티아 인들로 인하여 곤경에 빠지는 게 내 운명이었던 모양이야. 결국 미움과 사랑은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증오하는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손에 아무런 해를 입지 않은 내가 그들의 사랑으로 부상당할 뻔했어. 그들은 기적에 흥분한 나머지 선생님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우리를 붙잡을 뻔했어. 그들이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러댔었나! 안 그래, 요한? 시내 전체가 냄비처럼 들끓고 있었어. 흥분해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고 유다인들을 찾아 그들을 마구 때려주려고 했어.

기적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나 그들의 친구들은 사람들에게 한 신(a god)이 지나갔다고 설득하려고 했어. 그야말로 뒤죽박죽이었지! 그들에게는 몇 달씩 말다툼할 거리가 생긴 셈이야.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말로 싸우지 않고 몽둥이로 싸운다는 거야. 어쨌든… 그건 그들의 문제지 뭐. 자기들 멋대로 하라지.”

“하지만… 그들은 악하지는 않아.”
요한이 말한다.

“맞아. 그들은 아주 많은 일들로 인해서 제 정신을 잃었을 뿐이야”
열성당원이 대답한다.

상당히 먼 길을 가는 동안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자, 나는 언덕 위에 있는 저 작은 마을로 갈 것이다. 너희는 계속 아스돗 쪽으로 가거라. 신중하고, 온유하고, 친절하고, 인내해라. 그들이 너희를 조롱하더라도 어제 마태오가 했던 것처럼 평화 안에서 인내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너희를 도와주실 것이다. 황혼녘에 시내에서 나와 아스돗 외곽에 있는 연못으로 오너라. 거기서 다시 만나자.”

“하지만, 나의 주님, 저는 당신께서 혼자 가시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난폭하니까요… 그것은 지혜롭지 않습니다.”
가리옷 사람이 외친다.

“나에 대해서는 걱정 마라. 유다야, 가거라. 그리고 너나 신중해라. 안녕.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열두 사도는 길을 떠나지만, 별로 기분 유쾌해하지는 않는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보시다가 시원하고 그늘이 진 언덕길로 들어서신다. 언덕은 잘 가꾸어진 올리브나무, 호두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는데, 풍성한 수확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가꾸어져 있다. 평지에는 곡물이 심겨진 작은 밭들이 있고, 푸른 풀이 우거진 비탈에는 흰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예수께서는 마을의 첫째 집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신다. 그분께서는 마을로 막 들어가시려는 찰나에 이상한 행렬을 만나신다. 고함치는 여자들과 번갈아가며 애가를 부르는 남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눈이 가려진 숫염소 주위에서 일종의 춤을 추고 있다. 그들은 행진하며 그 염소를 때린다. 염소는 돌이 깔려 있는 길바닥에서 구르고 넘어져 양 무릎에 피를 흘리고 있다.

둘째 무리 역시 소리 지르고 울부짖으며 투박한 조각상 주위를 돌며, 잉걸불이 가득 찬 화로를 높이 쳐들고 가는데, 그들은 송진과 소금을 넣어 불이 꺼지지 않게 하고 있다. 적어도 나는 첫 번째 것을 넣을 때는 송진 냄새를 풍기고 두 번째 것을 넣을 때는 소금이 불에 튀는 것처럼 탁탁 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 무리는 한 마술사(wizard)를 에워싸고 돌며 연신 그 앞에 절하며 부르짖는다.

“당신의 힘으로!” (남자들).
“당신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여자들).
“신께 간구하십시오!” (남자들).
“주술을 치우십시오!” (여자들).
“산모에게 명하십시오!”
“여인을 살려주십시오!”
그 다음에 그들이 다 함께 악다구니를 쓰며 소리친다.
“마녀에게 죽음을!”

그들이 다시 변형하여 반복한다.
“당신의 힘으로!”
“당신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신(the god)에게 명령하십시오!”
“저희가 볼 수 있도록!”
“숫염소에게 명령하십시오!”
“우리에게 마녀를 보여주라고!”
그 다음에 우레 같은 소리가 들린다.
“파라의 집을 미워하는 마녀를!”

예수께서는 마지막 무리 중의 한 사람을 불러 세우시고 상냥하게 물으신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소? 나는 나그네요…”

행렬은 숫염소를 때리고 잉걸불에 송진을 뿌리고 숨을 돌리기 위하여 잠시 멈춘다. 그 사람이 설명한다.

“막달가드의 유력자 파라의 아내가 해산하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 여자를 미워하는 누군가가 그 여자에게 주술을 건 겁니다. 그 여자의 태가 수축되어 아기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마녀를 죽이려고 그녀를 찾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파라의 아내가 무사할 것입니다. 우리가 마녀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크나큰 큰 연민을 베풀어주시도록 모태 여신에게 간구하고, 저 숫염소를 제물로 바칠 것입니다.” (이제야 나는 저 흉측하게 생긴 인형이 여신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멈추시오. 나는 여인을 고쳐주고, 그녀의 아들을 살릴 수 있소. 제관에게 그렇게 말하시오.”
예수께서 그 사람과 그분께 다가온 다른 두 사람에게 말씀하신다.

“당신은 의사요?”
“의사 이상이오.”

세 사람은 군중을 헤치고 우상숭배자 제관에게 간다. 소문이 퍼진다. 다시 가기 시작하던 행렬이 멎는다. 야하게 번쩍거리는 여러 가지 빛깔의 옷을 입은 위엄 있는 제관이 예수께 고개를 끄덕인 다음에 명한다.
“젊은이, 이리 오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에게 다가가신다.

“당신의 말이 사실이오? 만일 당신이 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는 마녀의 영이 당신 안에서 화신한 것으로 생각하여 그 마녀 대신 당신을 죽일 터이니 조심하시오.”

“내가 말한 것은 사실이오. 즉시 나를 그 여인 곁으로 데려다주시오. 그리고 그 숫염소를 나에게 주시오. 나는 그놈이 필요하오. 그놈의 머리에서 눈가리개를 벗겨주고, 그놈을 이리로 데려오시오.”

그들이 그렇게 한다. 멍해지고 비틀거리는 피투성이의 가엾은 짐승이 예수께로 끌려오자, 예수께서는 그놈의 숱이 많은 검을 털을 쓰다듬어주신다.

“이제 당신들은 모든 것을 내 말대로 해야 하오. 당신들은 그렇게 하겠소?”

“예!”
군중이 외친다.

“갑시다. 더 이상 소리 지르지 말고, 수지를 태우지 마시오. 이건 명령이오.”

그들은 마을로 들어가, 간선도로를 따라 과수원 가운데 있는 어떤 집으로 간다. 부르짖는 소리와 울음소리가 활짝 열린 문들을 통하여 들려오고, 특히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의 비통하고 끔찍한 신음소리들이 들려온다.

그들이 달려가 파라에게 알리자 몰골이 초췌하고 산발한 남자가 두 사람의 우는 여자들과 구리로 만든 화로에 향과 나뭇잎을 태우고 있는 몇몇 술사들과 함께 나온다.

“제 아내를 살려주십시오!”
“제 딸을 살려주십시오.”
“그 여자를 살려주세요. 그 여자를 살려주세요!”
남자와 늙은 여자와 군중이 번갈아가며 외친다.

“나는 그 여자를 살려주겠소. 그리고 그녀의 아들도 살려주겠소. 왜냐하면 그 아이는 잘 익은 올리브 빛깔을 한 유순한 두 눈과 이 염소의 털처럼 머리카락이 새까만, 아주 건강한 사내아이이기 때문이오.”

“당신은 어떻게 아십니까? 뭐라고요? 당신은 태속도 볼 수 있습니까?”

“나는 모든 곳에서 보고, 꿰뚫어 보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소. 나는 하느님이오.”

만일 그분께서 벼락을 치셨다 해도 이만한 효과는 나타내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마치 죽은 사람들처럼 땅에 엎드린다.

“일어나시오. 내 말을 들으시오. 나는 능력 있는 하느님이고, 그래서 나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용납하지 않소. 불을 피워 이 조각상을 그 불에 던지시오.”

군중이 반대한다. 군중은 여신을 불사르라고 명하는 수수께끼 같은 ‘신(god)’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가장 흥분한 사람들은 제관들이다.

그러나 여인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파라와 그의 장모는 적의를 품고 있는 군중에게 반대한다. 파라가 이 마을의 유력자이기 때문에 군중은 분을 참는다. 그가 그분께 묻는다.

“당신이 신이라는 것을 제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 그 증거를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도록 이들에게 명령하겠습니다.”

“보시오. 이 숫염소의 상처들이 보입니까? 상처들이 벌어져 있지요? 여기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지요? 이 짐승은 거의 죽었지요? 그런데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소… 자, 보시오.”

그 사람이 몸을 구부리고 들여다보다가… 외친다.
“상처들이 없어졌습니다!”

그러자 그가 땅에 엎드리며 애원한다.
“제 아내를, 제 아내를!”

그러나 행렬을 따라갔었던 제관이 위협한다.
“파라, 조심하시오. 우리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신들의 복수를 두려워하시오.”

그는 신들과 자기의 아내라는 두 가지 두려움 가운데에서 갈팡질팡한다… 그가 묻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하늘과 땅에 있는 존재요(I am He Who I am, in Heaven, on the earth.). 모든 힘이 나에게 굴복하고, 모든 생각은 나에게 알려지오. 하늘의 주민들이 나를 흠숭하고, 지옥에 있는 자들이 나를 두려워하오. 그리고 나를 믿는 사람들은 수많은 기적들이 행해지는 것을 보게 될 거요.”

“저는 믿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당신의 존함을!”

“예수 그리스도, 육화한 주님(the Incarnate Lord)이오. 이 우상을 불태우시오. 나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용납하지 않소. 이 향로들을 끄시오! 오로지 내 불만이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소. 복종하시오. 아니면 나는 저 헛된 우상을 잿더미로 만들고, 누구의 생명도 구해주지 않고 가겠소.”

아마포 옷(robe)을 입으시고 어깨에는 뒤로 늘어진 파란 겉옷(mantle)을 걸치고 계시는 예수께서는 위엄이 충천하시다. 그분께서는 명령하는 몸짓으로 팔을 들고 계시는데, 그분의 얼굴이 빛을 내뿜는다…

그들은 그분을 두려워한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침묵 가운데서 점점 더 기운이 쇠잔해가는 고통당하는 여인의 비통한 부르짖음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복종하기를 망설인다.

점점 더 위엄이 커져가는 예수의 얼굴은 이제 감히 쳐다보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그것은 참으로 물질과 영혼 모두를 불사르는 불이다. 그리하여 구리 향로들이 가장 먼저 예수께 굴복한다. 향로들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들의 열기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으므로 그것들을 내던져야 한다. 숯불은 꺼져 있는 것 같다…

또한 우상을 메고 있던 사람들은 막대기로 받쳐서 메고 있던 들것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신비스러운 불꽃이 핥고 지나가는 것처럼 나무가 숯으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우상을 올려놓은 들것은 땅에 내려지자마자 불길에 휩싸인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달아난다…

예수께서는 파라에게로 돌아서신다.
“당신은 참으로 내 능력을 믿을 수 있소?”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당신께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 예수십니다.”

“아니오. 나는 세상을 구속하고 지극히 높은 하늘들에 계시는 한 분이시고 삼위이신 참다운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세상에 주려고 살과 피와 영혼과 신성을 가지고 온 이스라엘의 야훼, 아버지의 말씀이오. 나는 사람들에게 도움과 연민을 주어 그들이 오류를 버리고 모세와 예언자들의 오직 한 분뿐이신 하느님이신 진리에게로 오게 하려고 왔소. 당신은 이것도 믿을 수 있소?”

“예, 저는 믿습니다!”
“나는 우상들을 없애고, 지혜를 가르치기 위하여 길과 진리와 생명을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려고 왔소. 나는 세상에 대한 사랑과 사람들의 영원한 구원을 위하여 죽을 것이므로 나를 통하여 세상이 구속될 것이오. 당신은 이것도 믿을 수 있소?”
“예, 저는 믿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참 하느님을 믿는다면, 그들이 모든 사람과 짐승과 식물과 별들을 창조하신 지극히 높으신 분 곁 하늘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말해주려고 왔소. 당신은 이것도 믿을 수 있소?”

“예,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예수께서는 심지어 집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단지 그 가련한 여인의 방을 향하여 라자로의 부활 때처럼 손을 펴신 채 두 팔을 뻗으시고 큰 소리로 외치신다.

“하느님의 빛(Divine Light)을 알기 위하여, 그리고 하느님이신 빛(the Light which is God)의 명에 따라 빛(the light)으로 나오너라!”

우레 같은 명령이다. 잠시 후에 비명과 기쁨의 소리가 공존하는 승리의 외침이 메아리치고, 그 다음에는 갓난아기의 약한 울음소리가 메아리친다. 그 소리는 약하기는 하지만 아주 분명하고 점점 더 강해진다.

“당신의 아들이 땅에게 인사하느라고 울고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 가서 땅이 아니라 하늘이 네 조국이라고 지금도, 나중에도 그 아이에게 말해주시오. 하늘을 위하여 그 아이를 양육하고, 당신도 하늘을 위하여 사시오. 진리(the Truth)가 당신에게 말하고 있소. 이 물건들은(예수께서는 마른 잎처럼 뒤틀려 이제는 아무 소용도 없게 된 구리로 만들어진 향로들과 우상을 올려놓았던 들것이 있던 자리를 나타내는 잿더미를 가리키신다) 도움도, 구원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오류(Falsehood)요. 안녕.”

그분께서는 떠나려 하신다.
그런데 한 여인이 아마 배내옷으로 감싸인 잘생긴 아기를 안고 달려오며 외친다.

“파라, 사내아이예요. 얘는 아름답고 튼튼해요. 얘의 눈은 잘 익은 올리브처럼 까맣고, 머리는 신성한 새끼염소의 털보다 더 까맣고 가늘어요. 그리고 당신의 아내는 행복해하며 쉬고 있어요.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더 이상 아프지 않아요. 그녀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는데… 그 말 후에… 갑작스럽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났어요.”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신다. 파라가 갓난아기를 그분께 보여드리자 그분께서는 손가락 끝으로 아기의 머리를 만지신다. 파라의 변절을 보고 분개하며 자리를 뜬 제관들을 빼놓고는 모든 사람들이 갓난아기와 예수를 보기 위하여 그들 주위로 모여든다.

파라는 기적의 대가로 그분께 선물들과 돈을 드리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나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소. 기적은 오로지 그것을 베풀어주신 하느님에 대한 충실로만 보답할 수 있소. 나는 당신의 고장의 기념으로 이 염소를 가져가겠소.”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염소를 데리고 떠나신다.
염소는 마치 예수께서 제 주인인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분 곁에서 종종걸음을 친다. 염소는 다시 살아나서 행복하고, 자기를 때리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행복해하며 운다…

예수와 염소는 언덕의 비탈을 내려와서 아조토로 이어지는 간선도로로 들어선다…

석양 무렵에 예수께서 그늘진 연못 곁에서 사도들이 오는 것을 보실 때, 양쪽 모두 놀란다. 사도들은 예수께서 염소 한 마리를 데리고 계시는 것을 보고 놀랐고 그분께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사람들의 실망한 얼굴들을 보시고 놀라신다.

“선생님, 그야말로 재앙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저희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읍내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저희는 들판을 헤맸고, 아주 비싼 값을 치르고서야 음식을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친절하게 행동했는데요…”
그들은 풀 죽은 모습으로 말한다.

“그건 문제되지 않는다. 작년에 우리는 헤브론에서도 쫓겨났는데, 이번에는 환영받았다. 실망하지 마라.”

“그런데 선생님, 당신께서는 어떠셨어요? 그리고 그 염소는 왜?”
그들이 묻는다.

“나는 막달가드에 갔었다. 나는 하나의 우상과 그 향로들을 불살랐다. 그리고 나는 한 사내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그리고 나는 기적들을 통하여 참 하느님을 전했고, 우상숭배 의식에 쓰게 되어 있었던 염소를 사례로 받아왔다. 이 가엾은 짐승은 상처들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멀쩡한데요. 이놈은 참 잘생겼습니다.”

“이놈은 우상에게 바치기로 되어 있는 신성한 짐승이었다… 그래, 이놈은 지금 건강하다. 능력 있는 존재는 나이지 그들의 나무토막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에게 확신시키기 위하여 내가 행한 첫 번째 기적이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이놈을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는 이놈을 마르지암에게 데려다주고 있다. 어제는 꼭두각시, 오늘은 염소. 이놈은 마르지암을 기쁘게 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그놈을 베텔까지 데려가실 작정이십니까?”

“물론이다. 그렇게 하면 왜 안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 나는 목자이니 확실히 숫염소 한 마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놈을 여자들에게 줄 작정인데, 그렇게 하면 여자들이 이놈을 갈릴래아로 데려갈 것이다. 암염소 새끼 한 마리를 구하자.
시몬아, 너는 염소들의 목자가 될 것이다. 그놈들이 양들이라면 더 좋겠지… 그러나 세상에는 어린양들보다는 숫염소들이 더 많다. 내 사랑하는 베드로야, 이것은 하나의 상징이다. 이것을 기억해두어라… 너는 네 희생으로 숫염소들을 어린양들로 만들 것이다.
오너라. 과수원들 가운데 있는 저 마을까지 가자. 우리는 집들이나 이미 밭에 묶어놓은 곡식 단들 위에서 잠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내일 우리는 야브느엘로 갈 것이다.”

사도들은 놀라고 슬퍼하며 낙심한다. 그들은 기적으로 인하여 놀라고, 기적의 현장에 있지 못한 것을 슬퍼하고, 예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데 자기들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낙심한다.
반면 그분께서는 매우 행복하시다!…

“아무것도 무익하지 않다. 심지어 실패도 무익하지 않다. 그것이 너희를 겸손하게 만드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은 어떤 이름, 즉 내 이름을 울리게 하는 데 필요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추억을 남겨놓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신다. 그분의 말씀이 참으로 설득력이 있는데다 사도들도 그분의 기쁨에 감화되어 다시 유쾌해진다.



221. 야브느엘로 가시며 사도들을 가르치시다

1945. 7. 17.

“우리는 야브느엘로 갔다가 에크론으로 갈 겁니까?”

몇몇 사도들이 매우 기름진 들을 지나가며 묻는다. 들에서는 낟알들이 자기들을 익게 해준 햇볕을 받으며 마지막 잠을 자고 있다. 지금은 이삭들이 없어지고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를 기다리는 짚단들만이 남아 있어 들은 마치 거대한 임종 환자의 음산한 침대를 닮아 있다.

그러나 헐벗은 밭들과 달리, 과수원들은 익어 가는 과일들, 다소 딱딱한 것들의 초록색에서 더 익어서 노르스름하고 분홍빛이 돌고 반짝반짝 빛나는 색으로 바뀌어 가는 과일들로 인하여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무화과나무들은 탄력 있는 껍질을 벌려 그 꽃 열매들의 달콤한 보석 상자를 자랑하는데, 희부연 초록빛이나 보라색 틈새를 통하여 과육보다 더 짙은 빛깔의 작은 씨가 가득 찬 투명한 젤라틴이 보인다.

살랑거리는 미풍에 올리브나무들이 흔들리고, 그에 따라서 은초록색 잎들 사이로 연한 줄기에 매달려 있는 타원형 올리브 열매들도 흔들리고 있다. 당당한 호두나무들은 보드라운 털이 깔린 껍데기 속에서 부풀어 오르고 있는 딱딱한 과일들을 매달고 있고, 편도나무들은 주름이 잡히고 빛깔이 변하는 벨벳 같은 껍질 속에서 자신들의 열매를 익히고 있다.

대다수의 포도나무들은 그 포도 알들을 부풀리고 있고, 그 중 햇볕을 잘 받는 몇몇 송이들은 투명한 황옥 빛깔과 장차 포도 알이 익었을 때의 루비 색을 띠기 시작한다. 한편 평야나 낮은 언덕의 사면에 있는 선인장들은 안에 들어 있는 씨방의 휘황한 색조로 인하여 더 밝게 보이고, 억센 가시들이 돋친 잎들의 보호 아래서 하늘을 향하여 올라가며 익어가고 있다.

한 그루씩 따로 서 있는 종려나무들과 무더기로 자라는 캐롭나무들(지중해 연안에서 서식하는 콩과의 상록수)은 가까운 아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종려나무들은 부채처럼 생긴 그 단단한 잎으로 캐스터네츠 같은 소리를 내고, 캐롭나무들은 짙은 에나멜 색의 우아한 잎들로 옷 입고 오만하게 곧추 서 있다.구부러진 긴 뿔이 나 있고 유순하면서도 예민한 눈을 가진 키 크고 날쌘 흰 염소들과 검은 염소들이 선인장들을 뜯어 먹고, 벌어진 아티초크처럼 단단하고 두꺼운 잎을 가진 거대한 붓대인 살진 용설란들을 공격한다. 용설란들 한가운데에는 일곱 개의 가지가 달린 대성당의 촛대와 같은 줄기가 우뚝 솟아 있고, 그 끝에는 기분 좋은 향기를 풍기는 노랗고 빨간 꽃이 타오르는 듯이 피어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이 함께 와서 땅을 지극히 아름다운 식물들로 덮어놓고 있다. 사도의 무리는 이제 평야를 떠나 야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로 들어선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야산의 이쪽 비탈은 문자 그대로 포도밭으로 뒤덮여 있다. 포도의 즙이 시럽으로 바뀌어 포도가 귀중한 가치를 지니게 되는, 돌이 많은 석회질 사면이기 때문이다.

바다, 나의 바다, 요한의 바다, 하느님의 바다가 보인다. 그 바다는 거대한 주름진 파란 비단 휘장을 걸친 채 모습을 드러내고, 거리와 무한함과 능력에 대하여 말하고, 창조의 영광을 하늘과 해와 함께 삼중창으로 노래한다.

그리고 평야는 겨우 몇 미터 높이밖에 안 되는 언덕들로 아름다운 기복을 이루며 전개되다가 빛나는 모래언덕과 파란 바다 위에 하얀 점들과 같은 도시들과 마을들로 이루어진 평평한 지대와 이어진다.

“참으로 아름답구나! 이 얼마나 놀라운 장관인가!”
요한이 무아지경에 빠져 속삭인다.

“나의 주님, 바다는 이 젊은이의 생명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를 운명적으로 바다에 매혹되도록 만들어놓으신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바다를 볼 때 마치 자기의 신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바다와 호수를 크게 달리 생각하지 않는 베드로가 마음씨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시몬아, 그는 이미 운명 지워져 있다. 너희 모두도 운명 지워져 있다.”

“오! 그럼! 당신께서는 저를 어디로 보내시렵니까?”
“오! 너는!”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친절을 베풀어주세요!”

“네 고을과 내 고을, 막달라와 티베리아스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곳으로.”

“저는 길을 잃을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커다란 해골 위에 있는 개미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너는 지칠 줄 모르고 왔다 갔다 함으로써 그 해골을 되살릴 것이다.”

“저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저에게 더 분명하게 말씀해주세요.”

“너는 알아듣게 될 것이다. 분명히 알아듣게 될 것이야!”
예수께서 미소 지으신다.

“그럼 저는요?”
“그럼 저는요?”
그들 모두가 알기를 원한다.
“나는 이렇게 하겠다.”

예수께서는 몸을 숙이시고―일행은 여전히 중심부는 물이 꽤 깊은 개울의 자갈투성이 기슭 위에 있다―자그마한 자갈들을 한 줌 집으신다. 그분이 그것을 공중으로 던지시자 그것들은 사방으로 떨어진다.

“자 보아라. 내 머리카락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이 자갈 하나밖에 없다. 너희도 이처럼 흩어질 것이다.”

“그런데 아우님, 당신께서는 팔레스티나를 상징하는 것이지요, 맞죠?”
알패오의 야고보가 심각하게 말한다.
“그렇다.”
“저는 누가 팔레스티나에 남아 있을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야고보가 다시 묻는다.

“이 자갈을 기념으로 받아라.”
예수께서는 그분의 머리카락에 걸려 남아 있는 작은 자갈을 그분의 사촌 야고보에게 주시며 미소 지으신다.

“저를 팔레스티나에 남겨두실 수는 없겠습니까?”
베드로가 말한다.

“저는 가장 거칠지만, 그래도 국내에서는 그런대로 해 나갈 수 있으니 제가 가장 적합합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정반대로 너는 여기 남아 있기에 가장 덜 적합하다. 너희는 나머지 세상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있어, 우상숭배자들이나 이방인들의 나라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신자들의 나라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와 정반대인데도 말이다.

너희가 진정한 팔레스티나의 높은 계급의 사람들과, 비록 그들보다는 덜하지만 서민들이 너희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숙고하고, 팔레스티나의 이름이 미움 받고 진정한 의미의 하느님이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우리가 유다와 갈릴래아와 데카폴리스에서보다 확실히 더 나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너희의 편견이 사라질 것이고, 너희는 하느님의 백성들보다는 참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믿게 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던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백성들이야말로 교묘한 우상숭배자들이고, 교만하게도 자기들이 완전한 사람들이라고 믿으며 지금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죄인들인 것이다.

너희가 땅과 바다밖에 보지 못하는 곳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보석들과 진주들을 보느냐! 팔레스티나가 아닌 광대한 땅. 팔레스티나가 아닌 인류의 바다. 그것은 바다로서는 찾는 사람들(searchers)에게 그 진주들을 내주고 싶고, 땅으로서는 그들이 그 보석들을 캐가도록 탐험되기 위하여 그들을 맞아들인다. 보물들은 모든 곳에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탐색되어야 한다. 모든 흙덩이는 보물을 품고 있을 수 있고, 씨를 키우고 있을 수 있으며, 모든 깊은 곳은 진주를 숨기고 있을 수 있다.

뭐라고? 혹시 너희는 바다가 맹렬한 폭풍우로 인하여 그 깊은 곳에서 스스로를 휘저어 진주조개들이 붙어 있는 바위에서 그것들을 떼어내고, 파도들의 충격으로 그것들의 입을 열어 그 진주들을 해변으로 가져와, 일하기를 원치 않는 게으름뱅이들과 위험을 무릅쓰기를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에게 줄 것이라고 기대하겠느냐? 너희는 또한 땅이 모래알들로부터 나무들을 만들어 아무런 씨 없이도 너희에게 과일들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느냐? 내 벗들이여, 그렇지 않다. 거기에는 수고와 노동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편견들이 없어야 한다.

누구는 더하고, 누구는 덜한 차이는 있다 해도, 너희가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지방에 온 이 여행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이 땅들이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 영광들도, 이스라엘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 흘린 유다인들의 피로 기름지게 된 이들도, 유다를 영광스럽게 하고 강력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이 도시들을 차지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손에서 하나씩 하나씩 빼앗은 이 도시들이 말해주는 이스라엘의 영광도 너희로 하여금 이 순례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

나는 복음을 받아들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생각과 영혼들을 구원한다는 희망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겠다. 그것도 너희를 설득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나는 이 여행의 정당성을 생각해보라고 내가 너희 생각에 제시하는 이유들 중 이런 것들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그 생각 역시 너희에게는 아직 높다.

어느 날 너희는 그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그때 너희는 말할 것이다. ‘우리는 불쾌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위험을 무릅쓰고 그토록 멀고 고통스러운 여행길에 올라 우리로 하여금 그 먼 길을 가게 하셨던 것은 변덕이고, 거드름 피우는 것이고, 선생님께 사랑이 결여된 증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반대로 그것은 사랑이었고, 선견지명이었고, 더 이상 그분을 모시고 있지 못하여 전보다 더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지는 지금 우리의 길을 평탄하게 해주시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는 사방으로 뻗어나가면서도 자신이 잘 자라고 있고 곁에는 자신을 지탱해줄 든든한 지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포도나무와 같았는데, 지금은 포도나무 줄기에서 영양분을 취하기는 하지만 기댈 지주 없이 우리 자신의 힘으로 퍼골라를 만들어야 하는 포도나무 순들이기 때문이다.’ 너희는 이렇게 말할 것이고, 그때 나에게 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오류(Falsehood)의 악취를 극복하기 위하여 어둠에 덮여 있는 땅과 벙어리 같은 마음들과 사막처럼 메마른 영혼들에게 빛나는 불똥들, 천상의 음악의 가락, 천상의 꽃부리들, 진리의 향기, 하느님을 섬기는 것과 그분께 드리는 찬양을 떨어뜨리며 지금처럼 선생과 사도인 나와 너희, 너희와 내가 모두 오직 한 마음, 한 갈망, 한 뜻이 되어 함께 가는 것이 아름답지 않느냐? 하느님께서 알려지시고 사랑을 받으시도록, 그분께서 모든 나라들을 그분의 장막 아래 모으시고 모든 사람들이 그분이 계시는 곳에 있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분에 대한 바람, 갈망, 배고픔이다! 그것은 또한 영혼들의 바람, 갈망, 배고픔이다. 영혼들은 서로 다른 인종들이 아니고 오로지 하나뿐인 인종, 즉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종에 속해 있다. 그들 모두가 유일하신 하느님의 아들들이니 만큼 그들은 하늘과 진리와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같은 갈망, 같은 바람, 같은 배고픔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세기들에 걸친 오류들이 영혼의 본능을 바꾸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류는 정신(mind)을 둘러싸고 있다. 왜냐하면 정신은 육체와 섞여 있어(mingled with flesh) 사탄이 동물인 사람(the animal man)에게 주입한 독의 효과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류가 마음(heart)을 둘러쌀 수도 있다. 마음도 육체에 뿌리박고(engrafted into the flesh) 있어 그 독의 효과를 느끼기 때문이다. 삼중의 사욕(邪慾, treble concupiscence)이 감각들, 감정들, 생각들을 물어뜯는다.

그러나 영혼은 육체에 뿌리박고 있지 않다. 영혼은 사탄과 사욕이 가하는 타격으로 인하여 멍해질 수 있다. 육체의 유혹과 사탄의 독이 주입된 동물인 사람의 끓는 피의 안개로 인하여 영혼은 거의 소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영혼은 하늘과 하느님을 향한 자신의 갈망을 바꾸지 않았다. 그것은 변할 수 없다. 이 개울의 맑은 물을 보아라. 이 물은 하늘에서 내려왔고, 바람과 태양으로 인한 물의 증발을 통하여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물은 내려오고, 다시 올라간다. 원소들은 파괴되지 않고, 그 기원으로 돌아간다.

영혼은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 이 돌들 틈에 있는 이 물이 말할 수 있다면, 자기는 하늘로 돌아가고 싶다고, 바람에 불려 보드라운 흰 구름이나 새벽녘의 불그스름한 구름 혹은 일몰시의 밝은 황갈색 구름이나 별들이 내다보기 시작하는 황혼녘의 보랏빛 꽃처럼 창공의 들판을 날아다니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은 너희에게 자기는 대기 중에서 홀로 있는 자유를 그토록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서 두 제방 사이에 갇혀 흙탕물이 될 위험을 무릅쓰고 물뱀들과 두꺼비들의 교미를 보도록 강요당하는 대신, 사람들에게 천국을 상기시켜주기 위하여 권운(卷雲)의 벌어진 틈을 통하여 엿보는 별들을 위한 체(sieve)나 달을 위한 베일 역할을 하고 싶다고, 그렇게 하여 달이 땅 위에서 밤에 행해지는 추악한 짓들을 보지 않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만일 영혼들이 감히 말할 수 있다면, 그것들 모두가 똑같은 말을 할 것이다. ‘우리에게 하느님을 주시오! 우리에게 진리를 주시오!’ 그러나 영혼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무서운 갈망인 진리에 대한 갈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하느님을 찾는 ‘위대한 거지들’인 영혼들의 애원을 사람이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조롱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는 길에서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항상 만나게 될 우상숭배자들, 로마인들, 무신론자들, 불행한 사람들, 하느님에 대한 욕구를 가진 것으로 인하여 정치나 가족 이기주의나, 타락한 마음에서 태어나 여러 나라들로 퍼져나간 이단들로 인하여 무시당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굶주리고 있다. 그들은 굶주리고 있다!

나는 그들을 불쌍히 여긴다. 존재하는 자(Who I am)인 내가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 않겠느냐? 나는 사람들과 참새들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그들에게 양식을 마련해주는데, 그들이 참 하느님의 것이 되는 것을 방해받는 영혼들을, ‘우리는 배고픕니다!’ 하고 외치면서 두 팔을 내미는 영혼들을 어찌 내가 불쌍히 여기지 않겠느냐?

너희는 저 사람들이 악하고, 야만적이고, 하느님의 종교와 하느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고 믿느냐? 너희의 생각은 틀렸다. 그들은 사랑과 빛을 기다리는 영혼들이다.

오늘 아침에 우리는 나의 냄새를 맡으려고 온 덩치 큰 개를 쫓아내려는 숫염소의 위협적인 울음소리에 잠이 깼다. 그리고 너희는 그 숫염소가 우리가 그 밑에서 잠을 잔 나무에 자기를 매 둔 얇은 밧줄을 끊어버린 다음에 얼마나 위협적으로 뿔을 내밀고 있는지를 보고 웃었다. 염소는 세가 지 불리한 싸움에서 몰로시안 하운드에게 자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숨에 나와 그 개 사이로 뛰어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너희의 눈에는 야생 염소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따르라고 초대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용기 있게 그리스도의 신앙을 지키기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들을 초대한다. 참으로 그렇다. 너희는 그들이 오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비유 하나를 들어라.

어떤 사람이 결혼하여 자기의 아내에게서 많은 아들들을 얻었다. 그러나 그중 한 아들은 기형의 육체를 타고 나 다른 종족에 속한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 사람은 그 아들을 자기의 수치로 생각하고, 그 아들에게 죄가 없는데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소년은 가장 비천한 하인들 중에서 몹시 천대받으며 자랐고, 그래서 그의 형제들은 그들 열등한 존재로 여겼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낳다가 죽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무정함을 완화할 수도, 형들이 업신여기는 것을 막을 수도 없었고, 철부지인 그 아이의 그릇된 생각들을 고쳐줄 수도 없었다. 그 아이는 사랑받는 아들들의 집에서 마지못해 용납되는 작은 야수와도 같은 아이였다.

세월이 흘러 그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그의 지각은 더디게 발달했지만, 결국 그는 성숙했다. 그는 자기가 아들인데도 외양간에서 살며 빵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우고 누더기 옷을 받아 입고, 한 번도 입맞춤을 받지 못하고, 한 마디 말도 듣지 못하고, 아버지의 집에 들어오라는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굴속에서 ‘아버지! 아버지!’ 하고 탄식하면서 괴로워했다.

그는 빵을 받아먹었지만, 마음에는 여전히 심한 허기가 남아 있었다. 그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에는 큰 추위가 남아 있었다. 몇 마리의 짐승들과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그를 동정했지만, 그의 마음에는 고독만이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하인들과 형들과 동향인들은 그의 끊임없는 신음소리를 미친 사람의 헛소리로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그가 거의 야수처럼 되었을 때 마침내 하인 한 사람이 감히 그를 보러 가서 말했다.
‘당신은 왜 당신의 아버지에게 가서 그분의 발 앞에 엎드리지 않습니까?’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감히 그렇게 할 수 없어.’
‘당신은 왜 집에 오지 않으세요?’
‘나는 무서워.’
‘하지만 당신은 오고 싶기는 하세요?’
‘가고 싶고말고! 나는 가고 싶어 죽겠어. 나는 춥고, 내가 마치 사막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 하지만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서 어떻게 사는지 몰라.’

그러자 착한 하인은 그를 가르치고 그가 좀 더 품위 있게 보이게 만들기 시작하고, 자기의 아버지를 불쾌하게 할 거라는 그의 공포를 없애주려고 말했다.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을 받아들이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그분은 당신이 그분을 사랑하는지를 알지 못하십니다. 당신은 항상 그분을 피하니까요… 당신을 너무 모질게 대했다는 가책과 당신이 너무 외로워한다는 것을 아는 고통을 그분에게서 없애드리세요. 내가 당신의 고통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당신의 형들도 더 이상 당신을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에 이 가엾은 아들은 그 착한 하인에게 인도되어 자기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외쳤다.

‘아버지,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가 들어가게 해주세요!…’

이제는 늙어서 서글픈 마음으로 자기의 과거와 영원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그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마침내 내 고통이 가라앉는구나. 나는 불구인 내 아들의 목소리에서 내 목소리를 들었는데, 그 아이의 사랑은 그가 내 피 중의 피, 내 살 중의 살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애를 들어오게 하여 자기의 형들 가운데 자리 잡게 해라. 또한 내쫓겼던 아들을 아버지의 모든 아들들 가운데로 다시 데려와 내 가족을 완전하게 만든 착한 하인은 축복받아라.’

이것은 비유이다. 이 비유를 적용함에 있어서 너희는 영적으로 기형인 아들들, 즉 이교인들(離敎人, schismatics)과 이단자들(heretics)과 갈라진 사람들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원한 자발적 기형에 대하여 엄격하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분의 사랑은 결코 굴복되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기다리고 계신다. 그들을 그분께로 데려오너라. 그것이 너희의 의무이다.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가르쳤다. ‘우리 아버지, 오늘 저희에게 저희의 양식을 주십시오(Our Father, give us today our daily bread).’

너희는 ‘저희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그것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너희 열두 사람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서의 너희의 것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것, 현재의 사람들과 미래의 사람들, 하느님을 아는 사람들과 그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하느님과 그분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분을 사랑하지 않거나 잘못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를 너희의 입술에 놓아두었다. 그것이 너희의 임무(ministry)이다. 하느님과 그분의 그리스도를 아는 너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나는 너희에게 내 기도가 보편적인 것이고, 세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너희는 예수의 교회의 사도와 제자로서의 너희 목소리와 마음을, 그리스도인이기는 하지만 사도적(apostolic)이지는 않는 다른 교회들에 속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마음과 합쳐 보편적으로(universally) 기도해야 한다.

아버지의 집 안에 있는 너희와, 같은 아버지의 집 밖에 있어 배고픔과 향수를 가지고 있는 그들은 모두가 한 형제들인 만큼인 참된 ‘빵’ 즉 주님의 그리스도(the true 'bread' which is the Christ of the Lord)가 부정한 음식들과 섞이는 다른 어떠한 식탁이 아닌 사도들의 식탁에 차려져 너희에게처럼 그들에게도 주어질 때까지 주장해라(insist).

아버지께서 저 기형의 형제들에게 말씀하실 때까지 주장해라. ‘너희의 목소리에서 내 외아들이자 맏아들인 사람(My Only-Begotten First Born)의 목소리와 말을 들었기 때문에 내 고통이 가라앉는다. 너희를 너희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와 내 가족을 완전하게 한 저 하인들은 축복받아라.’

무한하신 하느님의 종들인 너희는 너희의 모든 의향에 무한성(infinity)을 집어넣어야 한다. 너희는 알아들었느냐?

우리는 야브느엘에 다 왔다. 언젠가 계약의 궤가 이리로 지나서 에크론으로 갔는데, 에크론에서는 그것을 간직하지 못하고 벳 세메스로 돌려보냈다. 궤는 에크론으로 다시 돌아왔다.(1사무5,10 이하)

요한아, 나와 함께 가자. 너희 나머지 모두는 야브느엘에 남아 있어라. 묵상하고 너희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주의해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예수께서는 요한과 염소를 데리고 떠나가신다. 염소는 울면서 개처럼 그들을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