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507~p519
218. 아스클론 도착
1945. 7. 14.
시원한 새벽바람이 자고 있는 사도들을 깨운다. 그들은 메마른 작은 풀포기들이 흩어져 있는 모래언덕 가까이에 있는 그들의 모래 침대들에서 일어나 그 꼭대기로 올라간다. 그들 앞에는 커다란 모래 해안이 펼쳐지고, 가까운 곳과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는 훌륭하게 경작된 아름다운 들판이 있다. 말라붙은 개울의 흰 돌들이 금빛 모래와 대조되어 그 흰색이 선명하게 두드러져 보인다. 마른 뼈의 흰빛과 같은 그 개울의 흰 빛은 바다까지 이어지고, 멀리 보이는 바다의 표면은 아침의 조류와 미풍으로 인하여 물결치며 반짝인다.
그들은 모래언덕 가장자리를 따라 말라붙은 개울에 이른 다음 그 개울을 건너 모래언덕들을 가로질러 걸어간다. 그 모래언덕들은 그들의 발밑에서 바스러지는데, 그것들은 아주 기복이 심하여 마치 바다의 견고한 연장처럼 느껴진다.
그들이 물가에 이르는데, 거기서 그들은 더 빨리 걸을 수 있다. 요한은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기 시작하는 끝없는 대양에 최면이라도 걸린 것 같다. 그의 두 눈은 점점 더 파래지는데, 그는 마치 그 아름다움을 들이마시고 있는 것 같다. 더 실제적인 베드로는 샌들을 벗고 튜닉을 치켜 올리고, 작은 게들이나 빨아먹을 수 있는 조개들 찾아 얕은 물에서 철벅거리며 걸어간다.
아름다운 도시가 2마일 가량 떨어져 있는데, 그것은 해안을 따라 반달 모양의 바위로 된 방벽 위에 펼쳐져 있고, 그 바위들 너머로 바람과 폭풍우에 의하여 모래밭이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간조 시가 되어 수위가 낮아지는 지금은 방벽의 바위가 여기서도 드러나 그들은 날카로운 바위에 그들의 맨발을 다치지 않으려면 마른 모래 위를 걸을 수밖에 없다.
“나의 주님, 어디가 이 도시의 입구입니까? 여기서는 견고한 성곽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바다 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도시는 만의 가장 안쪽에 있으니까요.”
필립보가 말한다.
“이리 오너라. 나는 입구가 어디 있는지를 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당신께서는 여기 와보신 적이 있습니까?”
“내가 어렸을 때 한 번 왔었다. 그래서 나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다.”
“참 이상하네요! 저는 여러 번 주목해보았는데요… 당신께서는 결코 길을 잘못 드시지 않습니다. 가끔 저희가 당신께 길을 잘못 드시게 합니다만, 저희가 가는 곳마다 당신께서는 이미 가 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지적한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지만, 대답하지는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야채 재배자들이 도시에 내다 파려고 야채들을 가꾸는 작은 교외마을에 도달하기까지 자신 있게 가신다. 작은 밭들과 채소밭들이 반듯하고 잘 가꾸어져 있다. 남자들과 여자들이 그 밭들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은 우물에서 손으로 수고스럽게 물을 긷거나 눈이 가려진 채 우물 주위를 도는 나귀에 의하여 물통들이 들어 올려지는 삐걱거리는 옛날식 장치로 우물물을 퍼 올려 밭고랑들에 물을 주고 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인사하신다.
“당신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러나 그들은 적대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분명히 무관심하다.
“나의 주님, 여기서는 저희가 굶어 죽을 위험이 있겠습니다. 저 사람들은 당신의 인사를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이제 제가 해보겠습니다.”
토마스가 말한다. 그는 자기가 처음 만난 야채 재배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댁의 야채들은 비쌉니까?”
“다른 야채 재배자들의 것보다 더 비싸지는 않아요. 비싸다 싸다 하는 건 지갑이 얼마나 두둑하냐에 따라 다르지요.”
“그거 말 되네요. 그러나 당신도 보다시피 나는 배고파 죽어 가고 있지는 않소. 나는 당신의 야채들 없이도 통통하고 혈색이 좋소. 그건 내 지갑이 두둑하다는 뜻이오. 들어보시오. 우리는 열 세 사람인데, 우리는 물건을 살 돈을 가지고 있소. 당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팔 수 잇소?”
“달걀, 야채들, 햇 편도(扁桃), 철이 지나 시든 사과, 올리브… 당신이 원하는 것 모두.”
“우리 모두가 먹을 만큼 달걀, 사과, 빵을 주시오.”
“나는 빵을 취급하지는 않소. 빵은 시내에 들어가야 살 수 있어요.”
“나는 지금 시장하지, 한 시간 후에 시장할 게 아니오. 나는 당신에게 빵이 없다고 믿지 않소.”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아요. 여자들이 빵을 만들고 있소. 저기 저 노인이 보이지요? 저 사람은 항상 빵을 많이 가지고 있소. 왜냐하면 그는 길에 더 가까이 살기 때문에 나그네들이 가끔 그에게 빵을 청해요. 아나니아에게 가서 그에게 부탁하시오. 나는 지금 당신에게 달걀을 가져오겠소. 그런데 값은 두 개에 1데나리온이오.”
“당신은 완전히 날강도로구먼! 아마도 당신의 암탉들은 황금 알들을 낳는 모양이지요?”
“그건 아니오. 하지만 악취 나는 닭들 가운데 있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지요. 공짜로 그 일을 할 사람은 없어요. 어쨌든 당신들은 유다인이 아니오? 그러니 돈을 쓰시오.”
“당신은 그 달걀들을 그냥 간직하고 계시오. 그 편이 당신이 돈 버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토마스가 그에게 등을 돌린다.
“그것 참!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더 싸게 드리리다. 1데나리온에 세 개요.”
“네 개라도 안 사겠소. 당신이나 그 달걀을 드시오. 그것이 당신의 목구멍을 틀어막았으면 좋겠소.”
“이리 오시오. 자, 얼마에 사겠소?”
야채 재배자가 토마스를 따라온다.
“한 푼도 안 주겠소. 나는 더 이상 당신의 달걀들을 사고 싶지 않아요. 나는 시내에 들어가기 전에 간식거리를 사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이대로가 더 낫겠소. 나는 왕의 이야기들을 노래하기도 전에 내 목소리와 식욕을 잃고 싶지 않소. 나는 호텔에서 훌륭한 식사를 할 거요”
“나는 당신에게 한 드라크마에 두 개를 주겠소.”
“웩! 당신은 말파리보다 더 고약하구려. 나에게 당신의 달걀들을 주시오. 그것들이 갓 낳은 달걀들이라야지, 안 그러면 나는 그것들을 가지고 돌아와 당신의 입을 지금보다 더 노랗게 만들어놓을 거요.”
토마스는 자기의 겉옷을 접어 그 안에 두 다스 이상의 달걀을 담아 가지고 온다.
“보셨습니까? 지금부터는 제가 이 도둑놈들의 고장에서 물건들을 사겠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과 거래하는 법을 압니다. 이 사람들이 자기네 여자들을 위하여 저희에게 와서 물건을 사 갈 때 보면 돈에 관한 매너가 아주 고약합니다. 그들이 보기에 저희의 팔찌들은 항상 중량이 모자랍니다. 그들은 또한 하루 종일 흥정합니다. 그래서 저는 앙갚음할 것입니다. 이제 저 형편없는 다른 물건을 보러 가십시다. 베드로, 가세. 그리고 요한, 자네는 이 달걀들을 받게.”
그들은 큰 길 옆에 채소밭을 가지고 있는 노인을 만나러간다. 그 길은 교외에 있는 집들 곁을 지나 북쪽 방향으로부터 시내로 이어진다. 그것은 잘 포장된 훌륭한 길이다. 그것은 틀림없이 로마인들의 작품일 것이다. 지금은 동쪽에 있는 도시의 성문이 아주 가까이 있다. 성문 너머로 곧게 뻗은 길이 보이는데, 그 길 양 옆에는 대리석 기둥들로 장식된 그늘진 회랑이 있어 그 정경이 참으로 예술적이다. 사람들은 시원한 회랑의 그늘로 걸어 다니고, 길 가운데는 나귀들과 낙타들과 개들과 말들이 왕래한다.
“안녕하세요? 저희에게 빵을 좀 파시겠어요?”
토마스가 묻는다.
노인은 듣지 못하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사실 물레방아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말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이다.
베드로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 지른다.
“영감님, 당신의 삼손을 멈추세요! 그놈이 내 눈 앞에서 죽지 않도록 숨 좀 돌리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리의 말을 들으세요!”
그 사람은 나귀를 멈춰 세우고 자기의 대화상대를 힐끗 쳐다본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렇게 말하여 노인의 감정을 누그러뜨린다.
“안 그래요? 이 당나귀에게 삼손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게 맞지 않아요? 만일 당신이 필리스티아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 이름을 좋아하실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은 삼손에 대한 모욕이니까요. 만일 당신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그것이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패배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당신은 그것을 좋아하실 거고요. 그러니…”
“나는 필리스티아 사람이오. 나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오.”
“당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만일 당신이 우리에게 빵을 좀 주신다면, 저도 당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유다인이 아니오?”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건 어디요?”
“그리스도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저는 그분께 속해 있습니다.”
“당신은 그의 노예요?”
“저는 다른 누구보다 더 자유롭습니다. 그분께 속해 있는 사람은 하느님을 빼고는 아무에게도 속해 있지 않으니까요.”
“당신은 사실을 말하고 있소? 당신은 카이사르에게도 속하지 않는단 말이오?”
“어휴! 제가 따르고, 제가 속해 있고, 그 이름으로 제가 빵을 청하는 분에 비하면 카이사르가 다 무엇이랍니까?”
“하지만 그 권세가는 어디 있소?”
“저기 저분, 우리를 보고 미소 짓고 계시는 저분이십니다. 저분께서는 그리스도시고, 메시아십니다. 당신은 그분에 대하여 들어보신 적이 없습니까?”
“나는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스라엘의 왕이지요. 그분이 로마를 쳐부술까요?”
“로마요? 온 세상을, 그리고 지옥도요.”
“그럼 당신들은 그분의 장군들이오? 옷차림이 그런데도? 아마도 사악한 유다인들의 박해를 피하려고?”
“글쎄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저에게 빵이나 좀 주십시오. 먹는 동안에 제가 당신에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빵이오? 나는 빵만이 아니라 물도 주고, 포도주도 주고, 그늘에 있는 의자들도 드리리다. 당신과 당신의 동료와 당신의 메시아에게도요. 그분을 부르시오.”
베드로가 예수께로 급히 달려간다.
“가십시다. 가요. 저 늙은 필리스티아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준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많은 질문들로 당신을 귀찮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께서 누구시라는 것을 그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다소간 말해주었어요… 그는 호의적입니다.”
그들 모두가 채소밭으로 간다. 노인은 이미 큰 포도덩굴 퍼골라 아래 거친 탁자 주위에 걸상들을 가져다놓았다.
“아나니아,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당신의 자선으로 인하여 당신의 땅이 기름지게 되어 당신에게 훌륭한 소출을 내주기를.”
“고맙습니다. 당신에게도 평화. 앉으십시오. 아니베! 누비! 즉시 빵, 포도주, 물을 가져오너라.”
노인이 두 여자에게 명령한다. 한 여자는 피부가 완전히 새까맣고 입술이 두껍고 머리카락이 짧고 곱슬곱슬하며, 다른 한 여자는 좀 더 유럽형으로 생겼지만 얼굴빛이 매우 검은 것으로 보아 그들은 아프리카 여자들임이 틀림없다. 노인이 설명한다.
“이들은 제 아내의 노예들의 딸들입니다. 그 사람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를 따라왔던 여자들도 죽었습니다. 그 딸들은 여기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나일 강 상류와 하류 출신입니다. 제 아내는 그쪽 출신이었습니다. 그건 금지된 일이지요, 네? 그러나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고, 열등한 인종의 여자들은 온순하거든요.”
“당신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십니까?”
“저는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 사람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멍에처럼 우리를 압제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께서는 이스라엘 분이시니 제가 드리는 말씀이 언짢으십니까?”
“아니오, 나는 언짢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이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으시기만을 바랍니다.”
“그 목소리는 우리에게는 말씀하시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당신이 하시는 말입니다. 지금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분의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이스라엘의 왕이신데요.”
빵과 물과 포도주를 가지고 오던 여자들이 ‘왕’이라는 말을 듣고는, 자기들의 주인이 ‘왕’이라고 부르는, 의젓하고 미소를 머금고 있는 금발의 청년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하여 걸음을 멈춘다. 그러다가 그들은 경의를 표하느라 거의 기다시피 하며 물러가려고 한다.
“여인들이여, 고맙소, 당신들에게도 평화가 있기를.”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노인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저 여자들은 어리군요… 당신은 당신의 일을 마저 하셔도 될 텐데요.”
“아닙니다. 저는 땅에 물을 주었으니 기다리면 됩니다. 저희에게 약간 말씀해주십시오. 아니베야, 너는 나귀의 고삐를 풀어 그놈을 마구간으로 데려가거라. 그리고 누비, 너는 마지막 물통들의 물을 부어라. 그리고… 주님, 당신께서는 여기 머무실 거지요?”
“더 이상 수고하지 마십시오. 나는 음식을 약간 먹은 다음에 아스클론으로 갈 겁니다.”
“이것은 수고가 아닙니다. 시내에 가셨다가 저녁에 다시 이리로 오십시오. 함께 식사하십시다. 서둘러라! 너는 빵을 만들고, 너는 제데오를 불러 새끼 염소를 한 마리 잡아달라고 하여 오늘 저녁에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라. 가거라.”
두 여자는 말없이 간다.
“그럼 당신께서는 왕이십니까? 그런데 당신의 군대는요? 헤로데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잔인합니다. 그는 저희에게 아스클론을 재건해주었습니다만, 그것은 자기의 영광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하지만 당신께서는 이스라엘의 수치스러운 일들을 저보다 더 잘 아십니다. 당신께서는 무엇을 하실 겁니까?”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무기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윗의 검이오?”
“내 말의 검입니다.”
“오! 당신께서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계시군요. 그것은 놋쇠 같은 마음들에 부딪혀 무뎌질 것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세요? 나는 이 세상에 한 왕국을 세우는 것을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들 모두를 위하여 하늘나라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라고요? 필리스티아 사람인 저도요? 그리고 제 노예들도요?”
“모두를 위해서요. 당신과 저 여자들, 그리고 아프리카 삼림들의 한가운데에 있는 가장 문명화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요.”
“당신께서는 그렇게 광대한 왕국을 만들기를 원하세요? 당신께서는 왜 그것을 하늘나라라고 부르십니까? 당신께서는 그것을 땅의 나라라고 부르실 수도 있을 텐데요.”
“아닙니다. 나를 오해하지 마세요. 내 나라는 참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에 계십니다. 따라서 그것은 하늘나라입니다. 모든 사람은 육체를 입고 있는 영혼인데, 영혼은 하늘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의 영혼들을 고쳐주고, 그들의 오류들과 원한들을 없애주고, 선과 사랑을 통하여 하느님께로 데려가기를 원합니다.”
“저는 그 말씀을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예루살렘에 가지 않지만, 시대들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그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 당신께서는 저희를 미워하지 않으십니까?”
“나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노인은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그가 묻는다.
“그럼 저 두 노예도 당신의 이스라엘의 동족들처럼 영혼을 가지고 있습니까?”
“물론 그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포획된 야생동물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은 저 여자들을 사랑하세요?”
“저는 저 여자들을 학대하지 않습니다. 저는 저 여자들이 복종하기를 원합니다만, 결코 채찍을 쓰지 않습니다. 저는 또한 그들을 잘 먹입니다. 잘 먹지 못한 짐승은 일을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도 잘 먹지 못하면 좋은 일꾼이 되지 못합니다.
저 여자들은 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는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그들을 보았습니다. 이제 저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남아 있게 될 사람들은 저 여자들밖에 없을 겁니다. 당신께서도 아시겠어요? 저는 여든이 되어갑니다. 오래된 저의 집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저 여자들과 제대오밖에 없습니다. 저는 제 재산에 애착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애착을 느낍니다. 저 여자들이 내 눈을 감겨줄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에는… 누가 그것을 알겠습니까? 저는 모릅니다. 저 여자들은 가서 하녀들로 일할 것이고, 제 집은 폐허로 변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열심히 일하여 제 집을 부유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땅은 다시 모래로 뒤덮이고, 황무지가 될 것입니다.
이 포도원은… 제 아내와 제가 심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미원… 주님, 이건 이집트에서 가져온 장미나무입니다. 저는 이 장미원에서 제 아내의 체취를 맡습니다… 이것은 제 아들처럼 느껴집니다. 여기 이 장미원에 묻혀 지금은 먼지가 된 제 외아들… 슬픈 일입니다… 젊었을 때 죽어서 이 모든 꼴도 안 보고, 죽음이 다가오는 것도 보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죽지 않았고, 당신의 아내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살아 있습니다. 그들의 육체는 죽었습니다. 당신은 죽음을 무서워하면 안 됩니다. 죽음은 주님 안에서 바라고 의롭게 사는 사람들에게 생명입니다(Death is life for those who hope in the Lord and live righteously). 그것에 대하여 생각하세요…
나는 시내로 갔다가 오늘 저녁에 돌아오겠습니다. 내가 이 현관 아래에서 내 제자들과 함께 잘 수 있게 해주세요.”
“나의 주님, 안 됩니다. 저는 여러 개의 빈 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들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유다가 약간의 동전을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아닙니다. 저는 이것들을 받지 않겠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여러분이 미워하시는 이 땅에서 태어났지만, 어쩌면 그들이 저희를 지배하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지도 모릅니다. 나의 주님,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아나니아, 당신에게 평화.”
두 여자 노예는 예수께서 떠나시는 것을 보려고 건장한 나이든 농부인 제데오와 함께 온다.
“당신들에게도 평화. 착하시오. 안녕.”
예수께서는 누비의 곱슬곱슬한 머리카락과 아니베의 반질반질하고 빳빳한 머리카락을 가볍게 스치시고, 그 남자에게 미소 지으신 다음 떠나신다.
잠시 후에 그들은 양쪽에 회랑이 늘어 서 있는 길을 따라 아스클론으로 들어간다. 그 길은 시내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 그 도시는 로마를 본떠 만들어진 것으로 수반과 분수들, 집회에 쓰이는 광장들이 있고, 성곽을 따라 탑들이 있으며, 가는 곳마다 헤로데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것은 아스클론 사람들이 자기에게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헤로데 자신이 자화자찬하기 위하여 붙여놓은 것이다.
시내는 붐비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시의 중심지에 가까워질수록 더 붐빈다. 도시는 넓고, 통풍이 잘 되며, 밝은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 바다는 깊게 휘어진 활 모양의 해안을 따라 흩어져 있는 집들로 인하여 마치 핑크빛 산호 혀들에 물려 있는 터키옥 같아서 만이라기보다는 진짜 원호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햇빛으로 인하여 아주 연한 핑크빛이 된 원의 일부분처럼 보인다.
“네 그룹으로 나누자. 나는 혼자 가겠다, 아니 나는 너희를 떠나보내겠다. 그 다음에 나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 가거라. 세시 후에 우리가 들어온 성문에서 다시 만나자. 지혜롭고, 인내해라.”
예수께서는 가리옷의 유다와 단둘이 남아 그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신다. 유다는 이곳 사람들이 이교도들보다 더 나쁘기 때문에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그는 예수께서 말씀하시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하신다는 것을 듣고 마음이 변하여 말한다.
“당신께서는 혼자 계셔도 괜찮으십니까? 저는 마태오, 야고보, 안드레아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그들은 가장 덜 유능한 사람들이니까요…”
“너는 가도 좋다. 안녕.”
그렇게 해서 예수께서는 그분 혼자서 마치 무명인사라도 되시는 것처럼 바쁜 사람들 가운데를 이리저리 다니신다. 그들은 그분에게 주목하지 않는다. 두세 명의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만이 예수를 쳐다보고, 선정적인 옷차림을 한 여자 한 명이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용감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녀를 아주 엄하게 바라보시기 때문에 그녀는 얼굴이 빨개져서 눈을 내리깔고 지나가버린다. 그녀는 길모퉁이에서 다시 한 번 뒤돌아본다. 그 광경을 지켜본 한 남자가 그녀의 패배를 조롱하며 신랄하게 야유하자, 그녀는 겉옷으로 자기의 몸을 감싸고 도망친다.
반면에 어린이들은 예수의 주위를 돌며 그분을 쳐다보고, 그분께서 미소 지으시는 것을 보고는 자기들도 웃음을 짓는다. 그 중에서 더 용감한 어린이가 묻는다.
“당신은 누구세요?”
“예수”
그분께서는 대답하시면서 그 아이를 쓰다듬으신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어요?”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아스클론 사람들이예요?”
“아니다, 내 고장과 유다 사람들이다.”
“당신은 부자에요? 나는 부자에요. 우리 아버지는 훌륭한 집을 가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양탄자를 만들어요. 와서 보세요. 저희 집은 그리 멀지 않아요.”
예수께서 그 어린이와 함께 가신 다음 매우 긴 아치 길, 일종의 지붕 덮인 길로 들어가신다. 저 안쪽에는 현관의 희미한 빛과 대조되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바다 한 조각이 햇빛을 받아 아주 밝게 빛나고 있다. 그들은 울고 있는 허약한 한 소녀를 만난다.
“얘는 디나에요. 얘는 가난해요, 당신은 아세요? 우리 엄마는 얘한테 먹을 것을 줘요. 얘의 엄마는 더 이상 일할 수 없어요. 얘의 아빠는 바다에서 죽었어요. 그는 물건을 싣고 가서 다른 물건을 가져오려고 가자에서 큰 강의 항구로 가는 도중에 폭풍우를 만났어요. 그 물건들이 우리 아버지의 것이었고, 디나의 아버지가 우리 뱃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제 엄마는 지금 이 사람들을 돌봐주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바다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이 아주 많아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아가 되고, 가난하게 사는 건 참 끔찍할 것 같아요.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우리 엄마한테 내가 길거리에 있었다고 말하지 마세요. 나는 학교에 있어야 했어요. 하지만 내가 이것을 가지고 동무들을 웃겼기 때문에 나는 쫓겨났어요…”
아이가 나무를 깎아 만든 꼭두각시를 옷에서 꺼낸다. 이것은 얇은 나무 조각을 새겨 만들어진 것인데, 매우 희화적인 주걱턱과 이상스럽게 생긴 코가 달려 있어 몹시 우스꽝스럽다.
마치 미소 지으려 하시는 것처럼 예수의 양 입술이 떨린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자제하시며 말씀하신다.
“이건 너희 학교 선생님이 아니시지, 그렇지? 친척도 아니고? 그건 좋지 않아.”
“둘 다 틀렸어요. 이건 유다인들의 회당장이에요. 그는 늙고, 못생겼어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그를 놀려먹어요.”
“그것도 좋지 않다. 그분은 분명히 너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 그리고…”
“오, 그는 아주 늙고, 반쯤 등이 구부러지고, 거의 눈이 멀고, 아주 보기 싫게 생겼어요!… 그가 그렇게 못생긴 게 내 탓은 아니에요!”
“맞다. 그러나 네가 노인을 놀리는 것은 잘못이다. 너도 늙으면 등이 굽고, 머리가 빠져 숱이 많지 않게 되고, 반소경이 되어 지팡이를 짚고 다닐 테니까 보기 흉하게 될 거다. 네 얼굴도 그렇게 될 거야.
그렇다면? 그때 버릇없는 아이가 너를 놀리면 너는 좋겠니? 그리고 네가 선생님을 화나게 하고 동무들을 방해하는 것은? 그것도 좋지 않은 일이다. 네 아버지가 그걸 아신다면, 그분은 너에게 벌주실 것이다. 그리고 네 어머니는 그 때문에 속상해하실 것이다.
나는 그분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그러나 너는 나에게 즉시 두 가지를 다오.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약속과 그 꼭두각시를 다오. 누가 이것을 만들었니?”
“주님, 내가 만들었어요…”
어린이가 지금은 자기의 나쁜 짓이 중대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풀이 죽어서 말한다. 그가 덧붙인다.
“나는 나무에 조각하는 것을 좋아해요! 때대로 나는 양탄자들에 있는 꽃들이나 짐승들을 새기기도 해요. 당신은 아시겠어요… 용들, 스핑크스들, 그리고 다른 짐승들도요…”
“너는 그것을 해도 된다. 땅 위에는 아름다운 물건들이 아주 많다! 그럼 약속하는 거지. 꼭두각시는 나에게 주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다. 나는 그 꼭두각시를 네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너를 위하여 기도하겠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알렉산데르요. 그럼 당신은 나한테 뭘 줄래요?”
예수께서는 어쩔 줄 모르신다. 그분께서는 언제나 지니고 계시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 그러나 그분께서는 곧 그분의 옷깃에 달려 있는 매우 아름다운 버클을 생각해내시고 배낭을 뒤져 그것을 찾아낸 다음 떼어내 아이에게 주신다.
“자, 이제는 가자. 그러나 내가 떠나더라도 조심해라. 나는 떠나도 모든 것을 안다. 그러니 만일 내가 네가 나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돌아와서 네 엄마한테 모두 일러바칠 거다.”
합의되었다.
두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간다. 현관을 지나자 큰 안마당이 나오는데, 삼면에는 편물기계들이 있는 큰 방들이 있다.
대문을 열어준 하녀는 아이가 낯선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여주인에게 알린다. 여주인은 온화한 모습의 키 큰 여인인데, 그녀는 즉시 달려와 묻는다.
“제 아들이 무슨 나쁜 짓이라도 저질렀습니까?”
“아닙니다, 부인. 이 아이는 부인의 양탄자를 보여주려고 나를 이리로 데려왔습니다. 나는 나그네입니다.”
“당신은 물건들을 구입하시려고요?”
“아닙니다. 나는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러나 나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좋아하고 부유한 친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인은 자기가 가난하다는 것을 이토록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이 사람을 신기한 듯이 쳐다보며 말한다.
“저는 당신이 부자이신 줄 알았습니다. 당신의 몸가짐과 풍모는 부호의 그것들입니다.”
“반대로 나는 갈릴래아의 라삐일 뿐입니다. 나는 나자렛 사람 예수입니다.”
“저희는 사업가여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와서 보십시오.”
여인은 예수를 데려가 젊은 여인들이 자기의 지도를 받으며 만들고 있는 자기의 직기들을 보여준다. 양탄자들은 디자인과 색상의 양면에 있어 매우 값진 것들이다. 그것들은 푹신하고 부드럽고 꽃이 만발한 화단이나 보석으로 마들어진 만화경과도 같다. 다른 것들에는 꽃들과 함께 섞여 있는 말의 몸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괴물들이나 인어나 용 같은 우의적인 모습들이나 우리 것과 비슷한 문장(紋章)에 있는 독수리의 머리에 사자의 몸통을 한 괴물 그림이 직조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감탄하신다.
“당신은 솜씨가 아주 좋군요. 나는 이 모든 것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착해서 기쁩니다.”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그것은 당신의 얼굴에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나에게 디나에 대하여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것에 대하여 당신에게 상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당신이 그것을 믿지 않는다 해도, 당신은 당신 안에 사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리에 아주 가깝습니다.”
“무슨 진리 말씀입니까?”
“지극히 높으신 주님의 진리 말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기 가족과 자기에게 속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불행한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확장하는 사람은 이미 자기 안에 진정한 종교(Religion)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 아이가 디나지요,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이 애의 어머니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는 이 애를 맡을 것입니다. 그러나 양탄자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이 아이는 너무 어리고 너무 약합니다. 디나야, 이분 가까이로 오너라.”
불행한 아이들의 얼굴인 침울한 얼굴을 한 어린 소녀가 수줍어하며 예수께 다가온다.
예수께서는 그 아이를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신다.
“너는 나를 네 엄마에게 데려다주겠니? 너는 네 엄마가 병이 나았으면 좋겠지? 좋다, 그럼 나를 네 엄마에게 데려다다오. 부인 안녕히 계십시오. 알렉산데르, 잘 있어라. 착한 어린이가 되어라.”
예수께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나오시며 물으신다.
“너는 외동이냐?”
“저에게는 세 명의 남동생이 있어요. 막내는 아빠를 보지 못했어요.”
“울지 마라. 너는 하느님께서 네 엄마의 병을 낫게 해주실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니? 너는 그분께서 만드신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특히 착한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는 오직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서 계신다는 것을 알지? 그리고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도?”
“예, 주님, 저는 알아요. 전에 제 남동생 톨메가 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에서는 유다인 아이들과 섞여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 그분의 이름이 야훼라는 것, 필리스티아 사람들이 그분께 나쁜 짓을 했기 때문에 그분이 저희를 벌하셨다는 것을 알아요. 유다 아이들은 항상 그것 때문에 저희를 나무라요. 그러나 그때는 저도 없었고, 제 엄마나 제 아빠도 없었어요. 그런데 왜…”
소녀는 눈물에 목이 멘다.
“울지 마라. 하느님께서는 너도 사랑하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너와 네 엄마를 위하여 나를 이리로 데려오셨다. 너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세우러 오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니? 세상의 구속주이자 구세주인 예수의 나라를 말이다.”
“나의 주님, 저도 알아요. 이스라엘 아이들은 ‘그때 너희에게는 고통이 있을 거다!’ 하고 말하며 우리를 위협해요.”
“그런데 너는 메시아가 무엇을 할 건지 아니?”
“그는 이스라엘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고, 저희를 몹시 학대할 거예요.”
“아니다, 그는 세상을 구속하고, 죄를 없애고, 사람들에게 죄짓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 병자들,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로 갈 것이다. 그는 부자들, 건강한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에게 약자들을 사랑하라고 가르칠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하늘에서 복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칠 거다. 이것이 그가 할 일이다. 그리고 그는 아무도 학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떻게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그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자기를 믿는 병자들을 고쳐주고, 죄인들을 구속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가르쳐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 저는 제 엄마가 죽기 전에 그분이 여기 오시기를 바라요! 제가 얼마나 그분을 믿는지요! 제가 얼마나 그분께 기도할 것인지요! 저는 제가 그분을 만날 때까지 그분을 찾아 나서겠어요. 그분을 만나면 저는 그분께 말하겠어요. ‘저는 아빠가 없는 불쌍한 소녀인데, 제 엄마가 죽어가고 있어요. 저는 당신께 바라요.’ 저는 필리스티아 아이지만, 그분은 제 말을 들어주실 거라고 확실히 믿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소박하고 깊은 믿음과 함께 떨려 나온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곁에서 걸어가고 있는 가엾은 소녀를 내려다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그녀는 이제는 가까워진 집 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분의 환한 미소를 볼 수 없다…
그들은 막다른 골목 안에 있는 아주 초라한 오두막집에 이른다.
“나의 주님, 여깁니다. 들어오세요…”
비참할 정도로 초라한 작은 방 안에 짚을 넣은 매트가 하나 있고, 그 위에 기진맥진한 육체가 누워 있다. 세 살부터 열 살까지의 세 어린이들이 그 매트 곁에 앉아 있다. 비참함과 굶주림이 도처에 가득하다.
“부인, 당신에게 평화. 흥분하지 말고, 일어나지도 마시오. 나는 당신의 딸을 만나 당신이 병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왔소. 당신은 병이 낫기를 원하오?”
여인이 힘없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한다.
“오! 나의 주님!… 하지만 저는 끝장입니다!…”
여인이 운다.
“당신의 딸은 메시아가 당신을 낫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소. 당신은 어떻소?”
“오! 저도 그것을 믿습니다. 그런데 메시아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내가 메시아요.”
불쌍한 여인에게 말씀을 속삭이시며 짚으로 된 매트 위로 몸을 숙이고 계셨던 예수께서 일어나시며 외치신다.
“나는 그것을 원한다. 치유되어라.”
어린이들은 그분의 위엄을 거의 두려워하며 그들의 어머니의 병상 곁에서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 디나는 두 손으로 자기의 작은 가슴을 꼭 껴안는다. 희망과 지복(beattitude)의 빛이 아이의 작은 얼굴에서 빛난다. 그녀는 감격하여 숨을 헐떡이다시피 한다. 그녀는 이미 자기의 마음이 속삭이고 있는 것을 말하려고 입을 벌린다.
그녀는 전에는 창백한 얼굴로 축 늘어져 있었던 자기의 엄마가 지금은 마치 자기에게 주입된 어떤 힘이 받쳐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일어나 앉고, 그 다음에는 구세주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일어서는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의 함성을 지른다.
“엄마!”
그녀의 가슴속에 가득 차 있던 말이 마침내 발해진다!…
그녀는 다른 한 마디를 외친다.
“예수님!”
소녀가 자기의 엄마를 껴안고 그녀에게 무릎 꿇게 하며 말한다.
“그분께 경배하세요! 그분께 경배해요! 톨메의 선생님이 예언된 메시아라고 말했던 구세주가 바로 이분이세요.”
“참 하느님을 경배하고 착하게 사시오. 그리고 나를 기억하시오. 안녕.”
행복한 두 여자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동안 그분께서는 재빨리 밖으로 나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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