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 파스카 전 월요일 낮.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와 악한 농부의 비유
1947. 3. 31.
예수께서는 저기 올리브 산 위 탁상지에 있는 어느 갈릴래아 사람의 천막에서 일찍 나오신다. 그곳에는 거룩한 명절들의 시기에 수많은 갈릴래아 사람들이 모인다. 그 들판은 천막들, 나무들, 언덕들, 저 아래 바닥에서 잠들어 있는 시가를 은백색 빛으로 감싸고 있는 달빛을 받으며 온통 잠들어 있다.
예수께서는 천막들 사이로 자신 있게 소리 내지 않고 지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야영지에서 나오시자 가파른 오솔길을 따라 겟세마니를 향하여 빨리 내려가 그곳을 가로질러 거기서 나오신 다음 달을 향하여 노래하는 은빛 띠 같은 키드론 개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성문에 이르신다.
닫힌 성문들에 대한 야간경비는 아마도 총독의 예방조치일 것이다. 도합 네 명인 병사들은 육중한 성벽에 기대놓은 걸상들로 놓여 있는 커다란 돌들 위에 앉아 이야기하며 반짝이는 피갑들과 장식이 없는 투구에 불그스름한 불빛을 비추는 메마른 가지들의 작은 불로 자신들의 몸을 덥히고 있는데, 그 투구 밑에서는 이탈리아 사람다운 모습으로 인하여 유다인들의 얼굴모습과는 아주 다른 얼굴들이 나타난다.
“거기 누구요!”
성문 곁 작은 집 모퉁이 뒤에서 예수의 키 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본 첫 번째 병사가 물으며 근처 성벽에 기대놓았던 끝이 뾰족한 창의 자루를 잡고 규정된 자세로 서자, 다른 병사들도 그렇게 한다. 그는 예수께서 대답하실 시간을 그분께 드리지 않고 말한다.
“아무도 못 들어가오. 당신은 지금이 2시의 끝이라는 것을 모르시오?”
“나는 나자렛 사람 예수요. 내 어머니께서 도성 안에 계시오. 나는 그분께 가려 하오.”
“오! 베타니아의 죽은 사람을 죽은 자들로부터 데려온 분이로구먼! 세상에! 마침내 나는 그분을 보게 되었구나!”
그렇게 말하며 그가 그분께 다가와 신기하다는 듯 그분을 쳐다보고 그는 마치 그분이 무언가 비현실적이고 무언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다른 모든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그분의 주위를 빙빙 돈다. 그러고 나서 그가 말한다.
“오! 맙소사! 이분은 아폴로처럼 미남이지만, 우리와 똑같이 생겼구나! 그리고 이분은 지휘봉도, 모자도, 자기의 힘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지도 가지고 있지 않구나!”
그는 어쩔 줄 몰라 한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그를 참을성 있게 바라보신다.
호기심이 덜한 병사들은―아마도 그들은 이미 다른 기회에 예수를 보았는지도 모른다―말한다.
“이분께서 오늘 아침에 죽은 아름다운 처녀가 무덤으로 옮겨진 1시 중간쯤에 여기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는 그 처녀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았을 텐데…”
예수께서는 부드럽게 되풀이해 말씀하신다.
“내가 내 어머니께 가도 되겠소?”
네 명의 병사들은 각성한다. 그 중 나이 많은 병사가 말한다.
“사실 지침에 따른다면, 우리는 아무도 통과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오. 그러나 당신은 통과하실 겁니다. 하데스의 문들을 부수는 사람은 쉽게 닫힌 도시의 성문들도 부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당신은 반란을 선동할 사람도 아니오. 그러니 당신에게는 금령도 적용되지 않소. 시내에서 순찰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시오.
마르쿠스 그라투스, 성문을 열어드리게. 당신은 소리 없이 안으로 들어가시오. 우리는 병사들이니 복종해야 하오…”
“두려워하지 마시오. 당신들의 친절이 당신들에 대한 벌이 되지 않을 것이오.”
군단의 한 병사가 거대한 문 안의 쪽문을 조심스럽게 열며 말한다.
“빨리 지나가시오. 조금 있으면 2시가 끝나고, 우리는 다른 병사들과 교대해야 하오.”
“당신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우리는 군인들이오…”
“내가 주는 평화는 전쟁 중에도 지속되오. 왜냐하면 그것은 영혼의 평화니까요.”
예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신 다음 두꺼운 성벽에 나있는 어두운 아치문으로 들어가신다. 그분께서는 열린 문을 통하여 기름 등의 깜박이는 불빛이 흘러나오는 수비대 숙소 앞을 조용히 지나가신다. 그 등은 낮은 천장의 고리에 매달려 있는 보통의 등인데, 그것은 그들의 무기를 곁에 놓은 채 바닥에 깔려 있는 매트들 위에서 겉옷을 푹 둘러쓰고 자고 있는 병사들의 몸을 볼 수 있게 한다.
지금 예수께서는 시내에 계신다… 나는 방금 전의 두 병사가 예수께서 가셨는지 지켜본 다음에 교대하기 위하여 자고 있는 병사들을 깨우러 숙소로 들어가는 보다가 시야에서 그분을 놓쳤다.
“그분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데…나는 그분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궁금해. 나는 알고 싶어.”
보다 젊은 병사가 말한다.
“그분에게 물어보지 그랬어. 그분은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아. 그분은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고, 어느 모로도 화나게 하지 않는 유일한 유다인이야.”
장년의 다른 군인이 대답한다.
“나는 감히 묻지 못했어. 어떻게 베네벤토 출신 시골뜨기인 내가 하느님이라고 불리는 분에게 말할 수 있겠어?”
“나귀를 타고 있는 신? 하! 하! 만일 그분이 박쿠스처럼 취하기라도 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분은 술에 취해 있지 않아. 나는 그분이 꿀을 탄 포도주도 마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네. 자네는 그분이 얼마나 창백하고 말랐는지 보지 못하나?”
“그렇지만 유다인들은…”
“그들은 마셔. 그들은 안 마시는 체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이 땅의 독한 포도주들과 그들의 독주들에 취해서 사람을 신(god)으로 본 걸세. 내 말을 믿게. 신들이라는 건 지어낸 얘기들이야. 올림푸스 산은 비어 있어. 그리고 땅에는 신들이 없고.”
“만일 신들이 당신 말을 듣는다면!…”
“자네는 후보자도 되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카이사르 자신도 신들을 믿지 않고, 대사제들도, 복점관(卜占官)들도, 장점을 치는 승려들도, 아르발들도, 베스탈 동정녀들도, 그 누구도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만큼 아직 유치해.”
“그럼 왜…”
“왜 의식을 행하느냐고? 왜냐하면 백성들이 그것을 좋아하고, 사제들에게 유익하고, 카이사르에게도 마치 그가 올림푸스 산의 신들에게 손잡고 인도하는 지상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들을 복종하게 하는 데 활용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가장 먼저 믿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신들의 사제들로 존경하는 그 사람들이야.
나는 회의론자야. 나는 세계를 두루 여행해보았고, 많은 경험들을 했어. 내 관자놀이의 머리털이 희어져 가고 있고, 내 사고방식은 성숙했어.
내 개인적인 법전은 세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네. 유일한 여신이고, 유일한 확실성인 로마를 위하여 내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그것을 사랑하는 것,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 왜냐하면 신성하고 불멸하는 우리 조국을 빼놓고는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환상이기 때문이야. 또한 우리 자신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라네.
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도 확실치 않기 때문이야. 감관들과 이성은 우리가 진리를 아는 데 성공하고 있고, 우리가 무엇이 사는 것이고, 무엇이 죽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살고 죽는 것이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실히 알게 하는 데 충분치 않기 때문이야.”
그는 뛰어난 정신의 철학적인 회의론을 설파하며 말한다…
다른 병사는 의아해하며 그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그가 말한다.
“그와 반대로 나는 믿어. 그래서 나는 알고 싶어… 나는 방금 전에 지나간 그분에게 배우고 싶어. 틀림없이 그분은 진리를 알 거야. 무언가 이상한 것이 그분에게서 배어나와. 그것은 우리를 꿰뚫는 빛과 같아!”
“아이스쿨라피우스(Aesculapius)가 자네를 구해주기를! 자네는 병들어 있어! 자네는 불과 얼마 전에 계곡에서 시내로 올라왔지. 그런 여행을 한 사람들로서 이 주위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쉽게 열병이 걸린다네. 자네의 생각은 방황하고 있어. 이리 오게. 향료를 가미한 따끈한 포도주만이 자네의 요르단 강 열병의 독을 땀으로 나오게 할 수 있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젊은 병사를 수비대의 숙소 쪽으로 떠민다.
그러나 젊은 병사는 몸을 빼면서 말한다.
“나는 병들지 않았어. 나는 따끈한 향을 섞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겠어. 나는 저기 성 밖에서(그는 성벽 안쪽을 가리킨다) 예수라는 사람을 기다리고 싶어.”
“만일 자네가 기다리는 게 싫지 않다면… 나는 교대하도록 저 사람들을 깨우러 가겠네. 안녕…”
그렇게 말한 다음 그는 요란스럽게 수비대 숙소로 들어가서 동료들을 깨우며 소리친다.
“자네들의 시간이 됐네. 이 게으름뱅이들이여, 일어나게! 아, 피곤해!…”
그는 큰 소리로 하품하며 투덜거린다. 그들이 불을 꺼뜨리고 ‘팔레스티나의 이슬을 견디어내는 데 대단히 필요한’ 따끈한 포도주를 다 마셔버렸기 때문이다…
젊은 병사는 성곽에 기대서서 서쪽으로 지는 달의 희미한 빛을 받으며 예수께서 발길을 돌려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별들이 그의 희망을 지켜보고 있다…
그 동안에 예수께서는 시온 언덕 위에 있는 라자로의 집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신다. 레위가 그분께 문을 열어드린다.
“선생님, 당신이십니까?! 주인 아가씨들은 주무시고 계십니다. 만일 당신께서 무언가가 필요하시다면, 하인 한 명을 보내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들이 그를 통과시키지 않았을 걸세.”
“아! 참 그렇군요! 그런데 당신께서는 어떻게 통과하셨습니까?”
“나는 나자렛 사람 예수네. 그래서 병사들이 나를 통과시켜주었네. 하지만 레위, 그것을 말해서는 안 되네.”
“저는 그것을 입에 담지 않겠습니다… 그들은 우리 중의 많은 사람들보다 낫군요!”
“내 어머니께서 주무시고 계시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게. 그리고 집안에 있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깨우지 말게.”
“주님,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라자로는 그분의 집들을 관리하는 모든 관리인들에게 매사에 따지거나 지체하지 말고 당신께 순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새벽 직후에 한 하인이 이 명령을 가져왔고, 많은 하인들에 의해서 그분의 명령이 모든 집들에 전달되었습니다. 순종하고 침묵하라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저희의 주인님을 저희에게 돌려주셨습니다…”
그 사람은 시온 언덕에 있는 라자로의 화려한 저택의 회랑들처럼 넓은 복도들을 따라 예수의 앞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그가 양손에 들고 있는 등불은 그 넓은 복도들을 장식해주는 가구들과 태피스트리를 환상적으로 비춘다. 그 사람은 닫혀 있는 한 문 앞에서 발을 멈추고 말한다.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이 안에 계십니다.”
“자네는 가도 되네.”
“등불은요? 등불은 필요 없으십니까? 저는 이것 없이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집을 아주 잘 압니다. 저는 여기서 태어났으니까요.”
“등불을 두고 가게. 그리고 문에서 열쇠를 빼지 말게. 나는 곧 나가겠네.”
“당신께서는 제가 어디 있는지 아시지요. 저는 신중을 기하여 문을 잠그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당신께서 오시자마자 당신을 위하여 문을 열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혼자 남으신다. 그분께서는 문을 가볍게 두드리신다. 잠이 완전히 깨어 있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가볍게.
방 안에서 의자가 움직여지는 것 같은 소리와 가벼운 발소리, 그리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세요?”
“저에요. 어머니, 문을 열어주세요.”
즉시 문이 열린다. 달빛만이 이 조용한 방을 비추고 있고, 손댄 흔적이 없는 침대에 그 빛살을 퍼뜨린다. 밤의 신비를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창문 곁에 의자 하나가 있다.
“당신께서는 아직 안 주무셨어요? 지금은 늦은 시간인데요.”
“나는 기도드리고 있었다… 아들아, 오너라. 내가 앉아 있었던 여기 앉아라.”
그분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창문 가까이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신다.
“저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모시고 오펠에 있는 엘리자의 집으로 가려고 왔습니다. 안나리아가 죽었습니다. 당신께서는 모르셨어요?”
“나는 몰랐다. 아무도… 예수야, 언제냐?”
“제가 지나온 다음에요.”
“네가 지나온 다음에! 그럼 너는 그녀에게 해방자 천사였겠구나! 그 처녀에게는 이 땅이 지독한 감옥이었으니! 행복한 처녀로구나! 나는 내가 그 애였으면 좋겠다! 그 애는 자연사했니?… 내 말은 어떤 불행으로 인하여 죽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 처녀는 사랑하는 기쁨으로 죽었습니다. 저는 제가 이미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을 때 전해 들었습니다. 어머니, 저와 함께 가십시다. 우리는 초자연적인 기쁨으로 죽은 자기의 딸을 안았던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하여 우리 자신을 더럽힐 염려는 없어요… 우리의 첫 번째 동정녀! 저를 만나 저에게 이 기쁨을 청하려고 나자렛으로, 당신께로 왔었던 처녀… 오래 전의 평화로운 나날들이었어요.”
“그저께 그 처녀는 사랑에 들뜬 꾀꼬리처럼 노래 부르며 ‘저는 행복해요’ 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 애는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열렬하게 듣고 싶어 했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너를 만드셨고, 어떻게 나를 선택하셨으며, 봉헌된 동정녀의 최초의 꿈틀거림들이 어떠했는지를… 이제 나는 이해한다… 아들아, 나는 준비되었다.”
마리아께서는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동안에 양어깨로 내려와서 그분의 모습을 젊은 처녀처럼 보이게 했던 땋아 내린 머리채를 모아 올리고, 베일을 쓰고, 겉옷을 입고 계신다.
두 분은 최소한의 소리만을 내시며 바깥으로 나오신다. 레위는 이미 큰 대문 가까이에 와 있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저는 이편을 택했습니다… 제 아내 때문이지요… 여자들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수많은 질문들을 퍼부었을 겁니다.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은 모릅니다…”
그는 문을 열어드린 다음에 다시 닫으려고 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2시가 끝나기 전에 내 어머니를 다시 모시고 오겠네.”
“제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 테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자네에게 평화.”
두 분께서는 조용하고 인적이 없는 거리들을 따라 걸어가신다. 그 길들에 달빛이 천천히 물러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시온 언덕 위의 높은 집들의 꼭대기들을 비추고 있다. 달빛은 더 허름하고 낮은 집들이 있는 오펠의 외곽은 더 밝다.
여기 안나리아의 집이 있다. 문이 닫혀 있고, 어둡고, 조용하다. 몇 송이의 시든 꽃들이 아직 그 집의 두 계단 위에 놓여 있다. 아마도 그것들은 동정녀가 죽기 전에 던져졌거나 그녀의 관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예수께서 문을 두드리신다. 다시 두드리신다…
집의 윗부분에서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실의에 잠긴 목소리가 묻는다.
“노크하시는 분은 누구세요?”
“나자렛의 마리아와 예수예요.”
마리아께서가 대답하신다.
“오! 제가 가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미닫이 빗장들의 소리가 들린다. 대문이 열리면서 문설주에 간신히 의지하고 있는 엘리자의 초췌한 얼굴이 나타난다. 마리아가 들어가 그녀에게 두 팔을 벌리자 그녀는 눈물이나 목소리가 소진될 정도로 많이 운 사람처럼 희미하게 흐느끼며 마리아의 품안으로 쓰러진다.
예수께서는 문을 닫으시고 그분의 어머니께서 그토록 심한 엘리자의 슬픔을 가라앉히시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계신다. 대문 곁에 방 하나가 있다. 그들은 그 방으로 들어간다. 예수께서는 엘리자가 대문을 열기 전에 출입구의 바닥에 놓아두었던 등을 들고 들어가신다.
그 어머니의 눈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녀는 격하게 흐느끼며 마리아에게 말한다. 한 어머니(a mother)가 어머니(the Mother)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벽에 기대어 서 계시며 침묵하신다.
엘리자는 이렇게 들이닥친 죽음을 감수할 수 없다… 그래서 자기의 고통 가운데에서도 그것에 대하여 맹세를 어긴 약혼자 사무엘을 탓한다.
“그 저주받은 녀석이 그 애를 상심하게 했습니다! 그 애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애가 얼마나 오랫동안 고통하고 있었는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그 애는 기쁨 속에서 부르짖다가 심장이 터진 것입니다. 그 녀석은 영원히 저주받아야 합니다.”
“아닙니다, 사랑하는 아주머니. 저주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아요. 하느님께서 그 애를 지극히 사랑하여 그 애를 그분의 평화 속에 두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설혹 그 애가 사무엘 때문에 죽었다 해도―그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잠시 그렇다고 가정합시다―그 애가 얼마나 행복한 죽음을 맞았는지를 생각하고, 그 나쁜 행동이 그 애에게 행복한 죽음을 마련해주었다고 말하세요.”
“저는 더 이상 그 애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 애는 죽었어요! 그 애는 죽었어요! 당신은 딸을 잃는 것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저는 두 번이나 그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드님께서 그 애를 고쳐주셨을 때 저는 그 애가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슬퍼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만 지금은… 그분께서는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그분께서는 불쌍히 여기지 않으셨어요… 저는 그 애를 잃었습니다! 잃어버렸어요! 제 아이는 이미 무덤 속에 있습니다!
당신은 임종의 고통 가운데 있는 아들을 보는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그 애가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 말이에요. 그 애가 병이 나아 건강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애가 죽은 것을 보는 것 말입니다. 당신은 모르세요. 당신은 아무것도 말씀하실 수 없어요…
오늘 아침에 성장(盛裝)하고 있을 때 그 애는 이른 햇빛에 갓 피어난 장미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 애는 그 애의 결혼식을 위하여 제가 만들어준 옷으로 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애는 신부로서 화관을 쓰려고도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그 애는 이미 만들어진 화관을 풀어 헤친 다음 꽃들을 뽑아 당신의 아드님께 그것들을 던지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애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불렀어요! 그 애의 목소리는 집안을 가득 채웠어요. 그 애는 봄날처럼 우아했습니다. 그 애의 두 눈은 기쁨으로 인하여 별들처럼 빛났고, 흰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벌어진 그 애의 두 입술은 섬세한 석류의 빨간색처럼 빨갛고, 그 애의 두 뺨은 이슬로 장식된 봄 장미들처럼 발그레하고 싱싱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애는 막 피어난 백합꽃처럼 하얗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애는 부러진 꽃대처럼 제 가슴에 쓰러졌어요… 한 마디 말도 못하고! 한숨도 쉬지 못하고! 더 이상 핏기도 없어지고! 힐끗 보지도 못하고! 그 애는 하느님의 천사처럼 조용하고 아름다웠지만, 생명이 없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아드님의 개선을 환호하고 계시고, 그분께서는 건강하고 튼튼하시니 제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십니다! 그분께서는 왜 되돌아오지 않으셨어요? 그 애가, 그리고 그 애와 함께 제가 무엇으로 그분을 언짢게 해드렸기에 그분께서는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나요?”
“엘리자! 엘리자! 말하지 마세요… 당신은 고통으로 인하여 소경이 되어 있고, 귀머거리가 되어 있어요… 엘리자, 당신은 내 고통을 모릅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 고통이 얼마나 깊은 바다처럼 될 것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그 애가 평화 속에서 몸이 축 늘어졌을 때 평온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았어요. 당신의 품안에서.
나는… 나는 30년 이상 내 아들을 보고 있고, 내가 들여다보고, 쓰다듬어주는 매끈하고 깨끗한 몸 너머로 고통의 사람이 될 내 아들의 미래의 상처들을 보고 어루만집니다. 한 아이가 두 번 죽음을 향하여 가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 번 죽고, 평화롭게 죽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당신은 그토록 여러 해 동안 그런 환상을 보는 것이 한 어머니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은 아세요?
내 아들! 그는 여기 있습니다. 그는 마치 자기가 피로 목욕하고 나오고 있는 것처럼 이미 붉은 옷을 입고 있어요. 그리고 머지않아 곧 당신의 딸의 얼굴은 무덤 속에서 아직 검게 변하지 않았을 터인데, 나는 그가 내가 그에게 준 죄 없는 그의 피의 주홍빛으로 옷 입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의 딸을 당신의 가슴으로 받는 동안에 내 아들이 범죄자처럼 나무로 만들어진 십자가 위에서 죽는 것을 보는 내 고통이 어떨지 당신은 아세요? 모든 사람의 구세주인 그를 보세요! 영혼들과 육체들 안에서요. 왜냐하면 그에 의하여 구원받은 사람들의 육체는 썩지 않고, 그의 나라에서 지극히 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를 보세요! 끊임없이 자기의 아들과 함께 그를 그 희생으로 데리고 가는―오! 나는 그를 단 한 걸음도 붙잡지 않을 것입니다―이 어미를 보세요.
나는 불쌍한 엄마인 당신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내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세요! 내 아들을 미워하지 마세요. 안나리아는 자기의 주님의 임종의 고통을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애의 주님께서는 기쁨의 시간에 그 애를 복되게 만드셨습니다.”
엘리자는 이 계시를 듣자 울음을 그쳤다. 그녀는 조용한 눈물에 젖어 창백한 순교자의 얼굴을 하고 계시는 마리아를 응시하고, 동정하시며 자기를 바라보고 계시는 예수를 쳐다본다… 그러다가 그녀는 예수의 발치에 무릎을 꿇으며 한탄한다.
“그렇지만 그 애는 죽었습니다! 주님, 그 애는 죽었어요! 백합처럼, 꺾인 백합처럼 말입니다. 시인들은 당신께서 백합들 가운데 계시기를 좋아하신다고 말합니다!
오! 당신께서는, 참으로 백합이신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당신께서는 꽃이 만발한 화단 가운데로 자주 내려와 주홍빛 장미꽃들을 백설 같은 백합들로 바꾸시고, 그것들을 꺾어 그것들을 세상으로부터 없애십니다.
왜요? 주님, 왜입니까? 왜 백합의 죽음의 차디찬 흰 빛 안에서 그 붉은빛을 끄십니까?”
“백합들! 그것들은 내 어머니께서 하느님을 사랑하신 것처럼 나를 사랑하는 그 여자들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왕의 백설처럼 새하얀 화단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희 어머니들은 울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들은 저희의 자녀들에게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그들의 생명을 빼앗아갑니까?”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오, 여인이여. 처녀들은 남아 있을 것이오. 그러나 그들은 솔로몬의 궁전들 안의 동정녀들처럼 왕(the King)에 의하여 축성될 것이오. 아가를 기억하시오… 그런데 그들은 땅에서와 하늘에서 정배들, 지극히 사랑받는 자들이 될 것이오.”
“그렇지만 제 딸은 죽었습니다! 그 애는 죽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가슴이 미어지도록 울기 시작한다.
“나는 부활이고, 생명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설혹 그가 죽는다 해도 살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당신에게 말하는데, 그녀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의 딸은 살아 있습니다. 그녀는 생명을 믿었기 때문에 영원히 살 것입니다. 내 죽음은 그녀에게 완전한 생명이 될 것입니다.
그녀는 내가 생명으로부터 찢겨나가는 것을 보는 고통을 알기 전에 내 안에서 사는 기쁨을 알았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고통으로 인하여 소경이 되었고, 귀머거리가 되었습니다. 내 어머니께서 옳게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당신은 곧 내가 오늘 아침에 당신에게 보낸 말을 되풀이할 것입니다. ‘그 애의 죽음은 참으로 하느님의 은총이었다.’ 여인이여, 내 말을 믿으시오. 소름끼치는 일이 이곳 위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처럼 타격받은 어머니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이 날들을 보지 않게 해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하고 말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타격받지 않은 어머니들은 하늘을 향하여 ‘오 하느님, 당신께서는 왜 이 시간 전에 우리 아이들을 죽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외칠 것입니다.
여인이여, 내 말을 믿으시오. 내 말들을 믿으시오. 안나리아와 당신 자신 사이에 사람들을 갈라놓는 진짜 장벽, 서로 다른 믿음의 장벽을 세우지 마시오. 알겠습니까?
나는 오는 것을 삼갈 수도 있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미움 받고 있는지 당신도 아시지요. 한 시간의 개선에 속지 마시오!… 모든 모퉁이마다 나에 대한 덫을 숨기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혼자서 밤에 당신을 위로해주고, 이것들을 말해주려고 왔습니다. 나는 한 어머니의 고통을 동정합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의 평화를 위하여 이 말들을 해주려고 왔습니다. 평화가 당신과 함께! 평화!”
“주님, 저에게 그 평화를 주십시오! 저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제 고통 중에서 저 자신을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죽은 이들에게 생명을 돌려주시고, 죽어가는 이들에게 건강을 주시는 당신께서는 슬픔으로 찢긴 한 어머니의 찢긴 가슴에 평화를 주십시오.”
“여인이여, 그렇게 되기를. 그대에게 평화!”
그분께서는 그분의 양손을 그녀 위에 올려놓으시고 그녀를 위하여 조용히 기도하신다. 마리아께서도 엘리자 옆에 무릎을 꿇고 한 팔로 그녀를 안는다.
“안녕, 엘리자. 나는 가겠소…”
“주님,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하겠군요. 저는 여러 날 동안 제 집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당신께서는 파스카 명절 기간 후에는 떠나시겠지요. 당신께서는… 어쩐지 아직 제 딸의 일부이십니다… 왜냐하면 안나리아는… 왜냐하면 안나리아는 당신 안에서, 그리고 당신을 위하여 살았으니까요”
그녀는 운다. 더 조용히, 그러나 그녀는 얼마나 많이 우는지!
예수께서는 그녀를 보시고… 그녀의 백발머리를 쓰다듬으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그녀에게 말씀하신다.
“당신은 다시 나를 보게 될 것이오.”
“언제요?”
“오늘밤부터 여덟 밤이 지난 후에.”
“그럼 당신께서는 다시 저를 위로해주시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저에게 강복하시어 저에게 힘을 주시겠습니까?”
“내 마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 사랑의 모든 충만을 가지고 당신에게 강복할 것입니다. 어머니, 가십시다.”
“아들아, 만일 네가 허락한다면, 나는 이 어머니 곁에 좀 더 남아 있고 싶다. 고통은 평화를 주는 분이 간 다음에는 되돌아오는 파도와도 같다… 나는 1시에 돌아가겠다. 나는 나 혼자 가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는 것을 너도 알지. 그리고 하느님 안의 내 형제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내가 적군 전체를 통과하여 갈 것이리라는 것을 너는 안다.”
“당신 좋으실 대로 하세요. 저는 가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두 분과 함께.”
예수께서는 방문과 대문을 닫고 소리 없이 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성곽을 향하여 에프라임 문, 아니면 대변 문인지 똥문인지로 들어가신다. 왜냐하면 나는 가까이 있는 이 두 성문을 이 세 개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몇 번 들었기 때문인데, 아마도 한 성문은 에프라임으로 가는 길인 저지대에 있는 예리코 길로 이어지고, 다른 성문은 이 도시의 쓰레기를 태우는 힌놈 골짜기에 가깝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 문들은 아주 비슷하여 나는 그것들을 혼동한다.
하늘에는 여전히 별들이 가득하지만, 동쪽에서는 동이 트기 시작한다. 길들은 어두운 밤보다 흰 달빛이 비추어져 희미한 빛에 싸여 있어 밤의 어둠보다 더 지루하다.
하지만 로마병사는 시력이 좋다. 그래서 그는 예수께서 성문 쪽으로 오고 계시는 것을 보자마자 그분께 다가간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망설이며 말을 중단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분명하게 말하시오. 당신은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시오?”
“저는 알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주는 평화는 전시에도 지속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혼의 평화이기 때문이다’라고요. 저는 그것이 어떤 평화인지, 그리고 영혼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전쟁터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평화로울 수 있습니까? 야누스 신전의 문이 열릴 때 평화의 문은 닫힙니다. 그 두 가지는 세상에서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그는 들판 사이의 오솔길처럼 초라한 집들 가운데 있는 축축하고 우중충하고 어두운 좁은 골목길에 있는 텃밭의 푸르스름한 낮은 담장에 기대서서 말하고 있다. 광을 낸 투구에서 반사하는 희미한 빛을 빼고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에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칠흑 같은 어둠이 그들의 얼굴과 몸을 감싸고 있다.
예수의 목소리는 이교도에게 빛의 씨앗을 뿌리는 기쁨으로 인하여 온화하고 밝게 들린다.
“그것은 사실이오. 세상에게는 평화와 전쟁이 함께 있을 수 없소. 하나가 다른 것을 배제하지요. 그러나 한 전사에게는 설령 그가 전쟁에서 싸울 것을 명령받는다 해도 평화가 있을 수 있소. 그의 안에 내 평화가 있을 수 있는 것이오. 왜냐하면 내 평화는 하늘로부터 오고, 그래서 그것은 전쟁의 굉음이나 대학살의 잔인성에 의하여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오. 신성한 것인 평화는 사람이 그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신성한 것, 즉 영혼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오.”
“신성한 것? 제 안에요? 카이사르는 신성합니다. 저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지금 저는 이등병입니다. 만일 제가 용감하다면, 저는 백부장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성하지는 않습니다.”
“당신 안에도 신성한 부분이 있어요. 그것이 영혼이오. 그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참 하느님으로부터 오지요. 그래서 그것은 신성하고, 사람 안의 살아 있는 보석이며, 신성한 것, 즉 믿음, 평화, 진리로 자기를 살찌우고, 그것들로 살아가오. 전쟁도 그것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박해도 그것에 상처 입히지 못하고, 죽음도 그것을 죽이지 못하오.
악만이, 추악한 짓을 하는 것만이 영혼에 상처를 입히거나 그것을 죽이고, 내가 주는 평화를 영혼에게서 빼앗아가오. 왜냐하면 악은 사람을 하느님에게서 분리시키기 때문이오.”
“그럼 악은 무엇입니까?”
“선하신 참 하느님께서 그분께서 계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실 때 이교에 남아 있고, 우상들을 숭배하는 것이오. 자기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 도둑질하고, 죽이고, 반역하고, 음란하고, 거짓말하는 것이오. 그것이 악이오.”
“아! 그럼 저는 당신의 평화를 가질 수 없겠습니다. 저는 병사이고, 죽이라는 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 저희에게는 구원이 없겠군요?”
“당신이 평화 시에 의로운 것처럼 전시에도 의로우시오. 잔인하지 않고, 탐욕스럽지 않게 당신의 의무를 다하시오. 싸우고 정복하는 동안에 당신의 적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고, 모든 도시에 당신의 어머니와 누이들 같은 어머니들과 처녀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용감하되 야수와 같은 사람이 되지 마시오. 그러면 당신은 정의와 평화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고, 내 평화는 당신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오.”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에라니? 그것이 무슨 뜻이오?”
“제가 죽은 다음에는요? 제가 악을 행하지 않는다면, 제가 실천해온 선행과 당신께서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영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는 말씀입니다.”
“영혼은 살게 되오. 그것은 그것이 행해온 선으로 치장되어 기쁜 평화 안에서, 어떤 사람이 땅에서 누리는 평화보다 더 큰 평화 안에서 삽니다.”
“그렇다면 팔레스티나에서는 오직 한 사람만이 선을 행하여왔군요. 알겠습니다.”
“그게 누구요?”
“베타니아의 라자로입니다. 그의 영혼은 죽지 않았습니다!”
“진실로 그는 의인이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와 비슷한데, 그들은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일으켜지지 않고 그대로 죽지만, 그들의 영혼들은 참 하느님 안에서 살고 있소. 왜냐하면 영혼에게는 하느님의 나라에 다른 거처가 있기 때문이오. 그런데 나를 믿는 사람들은 그 나라에 들어갈 것이오.”
“로마인인 저도요?”
“당신도. 만일 당신이 진리를 믿는다면 말이오.”
“진리가 무엇입니까?”
“나는 진리이고, 진리로 가는 길이고, 생명이오. 그리고 나는 생명을 주오. 왜냐하면 진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생명을 받아들이기 때문이오.”
젊은 병사는 생각에 잠긴 채… 침묵한다… 그러다가 그가 얼굴을 든다. 젊은이의 깨끗한 얼굴이다. 그는 맑고, 차분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가 말한다.
“저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훨씬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좋습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오?”
“비탈(Vital)입니다. 베네벤토 출신이고요. 그곳은 도시 근교의 시골입니다.”
“나는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겠소. 당신의 영혼을 진리로 길러 참으로 생명이 있게(vital) 하시오. 안녕. 성문이 열리고 있소. 나는 성 밖으로 나가겠소.”
“안녕히 가십시오.”
예수께서는 빠르게 성문으로 가신 다음 키드론 개울과 겟세마니 동산으로, 그리고 거기에서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로 가는 길을 따라 급히 가신다.
그분께서는 산에 있는 올리브나무들 사이에서 가리옷의 유다를 만나신다. 그 역시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야영지를 향하여 올라가고 있다.
유다는 예수를 맞닥뜨리자 깜짝 놀라는 듯한 몸짓을 한다. 예수께서는 말없이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신다.
“저는 나병환자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러 갔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나병환자를 힌놈에서 두 사람, 실로암에서 다섯 사람을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았습니다. 그들은 아직 거기 있지만, 완치되어 사제에게 알려달라고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저는 그 다음에는 자유시간을 가지려고 새벽에 내려왔습니다.
이것은 파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들에게 강복하신 다음에 그렇게 많은 나병환자들이 동시에 병이 나았으니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분께서는 유다가 말하도록 내버려두신다… 그분께서는 ‘잘했다’는 말씀도, 유다의 행동과 기적에 관한 다른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갑자기 걸음을 멈추시고, 사도를 뚫어지게 보시며 물으신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자유와 돈을 남겨두었다는 사실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느냐?”
“그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이것이다. 즉 내가 너에게 자유와 돈을 돌려준 다음에 네가 거룩하게 되었느냐고 묻는 것이다. 너는 내 말을 알아듣는다…
아! 유다야! 명심해라! 항상 그것을 명심해라. 너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준 것보다 너에게서 적게 사랑받으면서도 내가 다른 누구보다 더 사랑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니 그것은 내가 친구로 대해온 사람의 증오이기 때문에 나는 가장 극렬한 바리사이의 가장 사나운 증오보다 더 큰 증오를 받았다.
그리고 이것도 기억해라. 지금도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고, 사람의 아들에 관한 한 너를 용서한다는 것을.
가거라. 지금 너와 나 사이에 더 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이미 이루어졌으니…”
유다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권위적인 몸짓으로 계속 가라고 그에게 손짓하신다… 그러자 유다는 패배자처럼 머리를 숙인 채 계속 걸어간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의 경계에 이르자 사도들과 라자로의 두 하인이 이미 준비를 갖추고 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어디 계셨습니까? 그리고 유다 자네는? 두 분은 함께 계셨습니까?”
예수께서는 유다의 대답을 막으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어떤 마음들에게 할 말이 있었고, 유다는 나병환자들을 찾아갔었다… 그러나 그들은 일곱 명을 빼고는 모두 나았다.”
“오! 자네는 왜 거기 갔어? 나도 가고 싶었는데!”
열성당원이 말한다.
“지금 우리와 함께 가려고, 자유롭게 되려고 그렇게 했다. 가자, 우리는 양의 문을 통하여 성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서두르자.”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가장 먼저 출발하시어 베타니아와 예루살렘 사이에 있는 길 중간에 있는 야영지에서 올리브나무 재배지를 통하여 양의 문 근처 키드론 개울에 놓인 다른 작은 다리로 가신다.
농가들이 비탈들을 따라 산재해 있고, 급류의 물 가까운 곳 거의 바닥에 한 그루의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개울 위로 드리워져 있다. 예수께서는 그 무화과나무 쪽으로 가 크고 빽빽한 잎들 사이에 익은 무화과들이 있는지 찾아보신다. 그러나 무화과나무는 쓸데없는 수많은 잎만 있을 뿐, 그 가지들에는 단 한 개의 열매도 없다.
“너는 이스라엘의 많은 마음들과 같구나. 너는 사람의 아들에게 친절하지도, 동정적이지도 않다. 너는 결코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이고, 미래에도 아무도 네 열매를 먹지 못할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사도들은 서로를 쳐다본다. 그들은 아마도 야생목일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에 대한 예수의 분노에 놀란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들이 키드론 개울을 건넌 다음 나중에야 비로소 베드로가 그분께 여쭙는다.
“당신께서는 어디서 식사하셨습니까?”
“아무데서도 안 했다.”
“오! 그럼 당신께서는 시장하시겠군요! 저기 몇 마리의 염소들에게 풀을 뜯기고 있는 목동이 있네요. 제가 가서 당신을 위하여 염소젖을 얻어 오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그렇게 말한 다음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가 조심스럽게 염소젖이 가득 차 있는 낡은 대접을 가지고 돌아온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드시고, 베드로와 같이 왔던 목동에게 대접을 돌려주시며 그를 쓰다듬어주신다…
그들은 시내로 들어와 성전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주님께 경배하신 다음에 라삐들이 가르치고 있는 마당으로 돌아오신다.
사람들이 그분을 둘러싸고, 친티움에서 온 어떤 어머니가 내가 보기에 질병으로 소경이 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어른 아들을 예수께 보여드린다. 그 아이의 두 눈은 마치 눈동자에 큰 백내장이나 백반이 끼어 있는 것처럼 하얗다.
예수께서 그분의 손가락들로 그 아이의 두 눈을 살짝 건드려 그를 고쳐주신다. 그러고 나서 그분께서는 즉시 말씀을 시작하신다.
“어떤 사람이 땅을 사서 포도나무들을 심고, 소작인들을 위한 집과 경비원들을 위한 망루와 포도주 저장실들과 포도를 짜는 곳들을 지었습니다. 그 다음에 그는 그것을 그가 신임하는 소작인들에게 소작을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멀리 떠났습니다.
포도원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자라 열매 맺을 만한 때가 되자, 포도밭의 주인은 수확한 이익을 거두어 오도록 자기의 하인들을 소작인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소작인들은 하인들을 에워싸고 몇 명은 때리고, 몇 명은 무거운 돌로 쳐 중상을 입히고, 그들 중 몇 명은 죽였습니다.
살아남아 지주에게 돌아올 수 있는 하인들은 그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말했습니다. 주인은 그들을 치료해주고, 위로해주고, 더 많은 다른 하인들을 보냈습니다. 소작인들은 그들이 종전의 하인들에게 했었던 것처럼 그들을 대했습니다.
그때 포도원의 주인이 말했습니다. ‘나는 내 아들을 그들에게 보내겠다. 그들은 분명히 내 상속자를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그가 상속자라는 것을 알고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오너라. 여러 사람들이 모이자. 그 녀석을 바깥 으슥한 곳으로 끌어내어 죽여버리자. 그의 유산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를 위선적인 경의로 맞이한 다음 마치 그들이 그를 따뜻하게 환영하려는 것처럼 에워쌌습니다. 그 다음에 그들은 그에게 입 맞추고 나서 그를 결박하여 몹시 때리고, 그에게 끝없는 조롱의 말들을 늘어놓으며 고문장소로 데려가 그를 죽였습니다.
자, 나에게 말하시오. 그 아버지이자 주인인 사람이 어느 날 상속인인 자기의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가 자기의 이름으로 경작하여 그것의 정당한 몫을 누리고 그들의 주인에게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을 주도록 자기의 땅을 준 상대방인, 자기의 하인인 소작인들이 자기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마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듯한 사파이어 빛 눈으로 거기 있는 사람들, 특히 군중 속에 흩어져 있는 바리사이들, 율법학자들 같은 보다 영향력 있는 집단을 쏘아보신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큰 소리로 말하시오! 적어도 여러분. 이스라엘의 라삐들은 백성들이 의롭게 되도록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정의의 말 한 마디를 말하시오. 나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는 좋지 않을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기를 청합니다. 그렇게 하여 백성들이 오류로 이끌리지 않도록 말이오.”
율법학자들은 대답을 강요당하여 하는 수 없이 대답한다.
“그는 악인들을 잔혹한 죽음으로 벌하고, 그 포도밭을 다른 소작인들에게 주어 그들이 그것을 정직하게 경작하여 그들에게 맡겨진 땅의 열매를 자기에게 주게 할 것입니다.”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집 짓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돌이 주춧돌이 되었다.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며, 보기에 놀랍다.’
그러므로 그렇게 기록된 대로 여러분은 포도밭 주인의 상속자인 아들을 죽인 그 소작인들이 잔혹하게 처벌받아야 하고, 그 포도밭은 정직하게 경작되도록 다른 소작인들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올바르게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여러분에게서 탈취되어 그것이 열매 맺도록 만드는 사람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돌에 부딪치는 사람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것이고, 이 돌에 깔리는 사람은 으스러질 것입니다.’”
수석사제들, 바리사이들, 율법학자들은 참으로… 영웅적인 태도로 반응을 자제한다. 자기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열성이 그토록 강하다! 과거 다른 때 그들은 적어도 그분을 반대했는데, 주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들이 권력을 빼앗길 것이라고 그들에게 드러내놓고 말씀하시는 오늘, 그들은 그분을 거슬러 격렬하게 반응하지 않고, 그분을 모욕하지 않고, 위협하지 않으며, 참을성 있는 거짓 어린양들처럼 행동하는데, 온유함의 위선적 모습 아래 바뀔 수 없는 늑대의 마음들을 숨기고 있다.
그분께서 넓은 마당에 모여든 수많은 순례자들 중의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을 들으시며 앞뒤로 다시 걷기 시작하시자, 그들이 그분께로 다가온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영혼들이나 가정이나 사회 상황들에 관한 사안들에 대하여 그분께 조언을 청하고, 그분께서 어떤 복잡한 유산문제에 관하여 어떤 사람에게 그분의 의견을 말씀해주시는 것을 듣고 나서 자기들도 무언가를 말씀드릴 수 있기를 기다린다.
그 유산문제는 이렇다. 그들의 아버지가 그 집의 한 하녀의 몸에서 얻었지만 입양한 아들이기 때문에 몇 명의 상속자들 사이에 분열과 악감정을 일으켰다.
적자들은 그 사생자가 그들과 함께 있는 것도 원치 않고 집과 땅을 분배하는 데 있어 그가 상속인이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들이 아무것도 그 사생자와 공동으로 가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모른다. 왜냐하면 그들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자기가 항상 빵을 사생자와 적자들에게 똑같이 나누어주었던 것처럼, 그 적자들이 유산을 그와 함께 똑같은 분량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맹세하게 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자기의 세 형제들을 대신하여 그분께 상담하고 있는 사람에게 말씀하신다.
“여러분 각자가 한 필지의 땅을 포기하여 그것을 팔아 전체 재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으시오. 그리고 그것을 그 사생자에게 주면서 말하시오. ‘자, 네 몫이 여기 있다. 너는 네 것을 사취당하고 있지 않고, 우리도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지 않았다. 가거라.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그리고 풍성하게, 그의 몫의 정확한 값어치보다 훨씬 더 많이 주시오. 공정한 증인들 앞에서 이 일을 하시오. 그러면 땅 위에서나 땅 너머에서 아무도 비난의 말이나 추문을 일으키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 사이에 그리고 당신들 안에 평화가 있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버지께 불순종한 것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참으로 죄가 없는데도 마치 그가 당신들 사이에 들어온 노상강도라도 되는 양 그 이상으로 당신들을 어지럽혔던 그를 당신들 곁에 두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대답한다.
“사실 그 사생자는 저희 가족의 평화를 어지럽혔고, 저희 어머니의 건강을 망치게 하여 고통으로 돌아가시게 했고, 그의 것이 아니었던 자리 하나를 빼앗아갔습니다.”
“여보시오, 그에게는 죄가 없소. 그를 낳게 한 사람이 비난받아야 하오. 그는 태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사생자의 딱지를 요구하지도 않았소. 당신들의 아버지의 욕망이 그를 낳았고, 그에게 고통을 물려주었으며, 당신들에게도 고통을 준 것이오. 그러므로 자기의 것이 아닌 죄에 대하여 이미 고통스럽게 속죄하고 있는 그 죄 없는 사람에게 공정하시오.
당신들의 아버지의 영혼이 당신들에게 저주가 되게 하지 마시오. 하느님께서 그를 심판하셨어요. 당신들의 저주들은 필요 없어요.
항상 당신들의 아버지를 공경하시오. 비록 그분에게 죄가 있다 해도 말이오. 항상 공경하시오. 그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땅 위에서 당신들의 하느님을 대리했기 때문이오. 그는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당신들을 창조했고, 당신들 가정의 주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부모는 하느님 바로 다음에 옵니다. 십계명을 기억하시오. 죄짓지 마시오. 평안히 가시오.”
그때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질문한다.
“저희는 당신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옳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솔로몬이라도 더 지혜로운 조언을 해주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기적들을 행하시고 지혜로운 왕만이 줄 수 있을 조언을 주시니 저희에게 말씀해주십시오, 당신께서는 무슨 권위로 그런 일들을 하십니까? 그런 능력이 어디에서 당신께로 옵니까?”
예수께서는 그들을 응시하신다. 그분께서는 공격적이지도, 경멸적이지도 않지만, 대단히 위압적이시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나에게도 당신들에게 질문할 것이 하나 있는데, 만일 당신들이 나에게 대답한다면, 직책들의 권위가 없는 가난한 사람인 내가―당신들의 말뜻은 그것이니까요―어떤 권위로 이 일들을 하는지 말하겠소.
나에게 말하시오. 요한의 세례는 어디에서 왔소? 하늘로부터 왔소? 그것을 주었던 사람으로부터 왔소? 나에게 대답하시오. 요한은 무슨 권위로 메시아의 내림(來臨)을 위하여 여러분을 준비시키는 정화의식으로서 그것을 행했소? 왜냐하면 요한은 어려서부터 광야에서 살았기 때문에 나보다 훨씬 더 가난하고, 더 학식이 없으며, 어떤 종류의 직책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오.”
율법학자들과 사제들이 서로 의논한다. 사람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며, 만일 율법학자들이 세례자를 헐뜯고, 선생님을 모욕하면 항의하고, 그들이 하느님처럼 지혜로우신 나자렛의 라삐의 질문에 패배하면 환호할 태세를 갖추고, 그들의 주위로 바짝 다가선다.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이 군중의 쥐 죽은 듯한 침묵은 인상적이다. 그 정적이 얼마나 깊은지 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의 숨소리와 속삭임이 들릴 정도이다. 그들은 말을 거의 내뱉지 않고, 서로에게 말하고, 그 동안에 그들은 폭발 직전의 감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백성들을 힐끗힐끗 쳐다본다.
마침내 그들이 결심한 다음에 말한다. 그들은 기둥에 기대서신 채 팔짱을 끼고 그들을 시야에서 결코 놓치지 않으시는 그리스도께로 몸을 돌리고 말한다.
“선생님, 저희는 요한이 무슨 권위로 그렇게 했는지, 그의 세례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모릅니다. 아무도 세례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분에게 물어보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분도 결코 스스로 그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나도 무슨 권위로 내가 그런 일들을 하는지 당신들에게 말하지 않겠소.”
그분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신 다음 그들에게 등을 돌리시고 열 두 사도들을 불러 환호하는 군중을 헤치고 성전에서 나오신다.
그들이 벳자타 연못을 지나 그 방향으로 이미 밖으로 나왔을 때 바르톨로메오가 그분께 말씀드린다.
“당신의 원수들이 매우 신중해졌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당신을 보내신 주님께로 회심하고 있고, 그래서 당신을 거룩하신 메시아로 인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들은 당신의 질문이나 대답에 대하여 토론하지 않았습니다.”
마태오가 말한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루살렘이 자기의 하느님이신 주님께로 돌이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바르톨로메오가 다시 말한다.
“착각하지 마라! 예루살렘의 그 부분은 결코 회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군중을 두려워하지 때문에 다르게 대답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비록 그들이 작은 목소리로 하는 말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생각들을 읽었다.”
“그럼 그들은 무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까?”
베드로가 여쭙는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희가 그들을 철저히 알고 미래의 제자들에게 내 날들의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묘사할 수 있도록 그들이 말했던 것을 알기를 바란다. 그들이 나에게 대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주께로 회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요한의 세례는 하늘에서부터 왔다‘고 대답하면, 저 라삐는 ‘그러면 왜 너희는 하늘로부터 온 것, 메시아의 때를 위한 준비를 의미하는 것을 믿지 않았느냐?’고 우리에게 대답할 것이고, 만일 우리가 ‘사람으로부터 왔다’고 말하면, 그때는 군중이 우리에게 맞서 일어나 ‘그럼 왜 당신들은 우리의 예언자 요한이 나자렛의 예수에 대하여 말한 것을 믿지 않았느냐?’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릅니다’ 하고 대답하는 편이 낫다.’
그들은 바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느님께로 회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이고 선구자가 말한 하느님의 어린양이기 때문에 내가 행하는 것을 행한다는 것을 자기들의 입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비열한 계산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또한 나도 내가 무슨 권위로 내가 하는 일들을 하는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그 담들 안에서, 그리고 팔레스티나 전역에서 그것을 말했고, 내 기적들이 내 말들보다 훨씬 더 많이 그것을 말한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것을 내 말로 말하지 않겠다. 나는 예언자들과 내 아버지와 하늘의 징조들이 말하게 하겠다. 왜냐하면 모든 징조들이 주어질 때가 왔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예언자들에 의하여 말해지고, 우리 역사의 상징들에 의하여 보여진 것들과 내가 선포한 것들인데, 요나의 징조이다.
너희는 케데스에서의 그날을 기억하느냐? 이것이 가말리엘이 기다리고 있는 징조이다. 그리고 너 스테파노, 너 헤르마, 그리고 나를 따르려고 오늘 네 동료들을 떠난 너 바르나바, 너희는 그 라삐가 몇 번 그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 좋다. 그 표는 머지않아 주어질 것이다.”
그분께서는 산 위의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멀어져 가시고, 그분의 사도들과 72명의 많은 제자들과 그밖에 요셉 바르바나처럼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다시 듣기 위하여 그분을 따라간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여기 월요일의 두 번째 부분 즉 밤에 내 사도들에게 주어진 말씀들을 삽입해라(1945.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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