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해/교부들의 성서주해

[교부들의 성경주해] (9) 요한묵시록 ⑨ 숨겨진 만나와 흰 돌

Skyblue fiat 2024. 1. 26. 18:22

 

[교부들의 성경주해] (9) 요한묵시록 ⑨ 숨겨진 만나와 흰 돌

 

그리스도께서 내어주시는 불멸의 영적 '만나' 찾아야

 

 

【성경본문 : 묵시 2, 17】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숨겨진 만나를 주고 흰 돌도 주겠다. 

그 돌에는 그것을 받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새 이름이 새겨져 있다.

 


숨겨진 만나와 흰 돌의 현혹

하느님 말씀은 하나이지만 이를 이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성경에는 많은 상징이 등장한다. 특히 묵시록은 상징 언어로 기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숨겨진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많은 상징이 나타난다.

‘숨겨진 만나와 흰 돌’도 그 중 하나다. 예나 지금이나 이를 그릇되게 해석하여 신자들을 현혹하는 거짓 예언자들이 있다. 숨겨진 만나와 흰 돌의 현혹이며 묵시 문학 해석의 어려움이라 하겠다. 초대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부들은 이들에 맞서 성경주해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풍요로운 성경이해를 돕는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

티코니우스는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숨겨진 만나를 주겠다.”는 말씀에서 “이 만나는 ‘천사들의 빵을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시편 78,25) 진정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하늘에서 내려온 보이지 않는 ‘빵’입니다. 일찍이 사막에서 주어졌던 만나는 이 빵의 모양을 예시해 준 적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만나를 먹은 이는 모두 죽었다고 하십니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신자들에게 불멸을 주시는 이 숨겨진 특별한 영적인 만나를 먹지 않고 불신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고 하신 것입니다.

진실로 그들이 그때에 영적으로 먹을 수 있었더라면, 누구나 모세와 또 다른 몇 사람처럼 똑같은 불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도가 가르치듯이, 그들은 ‘모두 똑같은 영적 양식을’(1코린 10,3) 먹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만나는 육적인 음식을 영적인 방식으로 먹은 이들에게 결코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주님의 몸이라는 영적인 만나도 먹는 이들이 분별없이 먹는다면 현세에서 그들에게 득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1코린 11,29)이기 때문입니다.”고 신자들의 믿음을 북돋우는 해설을 한다.

영광으로 빛나는 돌

오이쿠메니우스는 ‘승리의 영광은 현세에서는 표현할 길이 없다’는 제하에 흰 돌의 의미를 설명한다. “‘나는 그에게 흰 돌도 주겠다.’ 이는 승리를 나타내며 영광으로 빛나는 돌을 말합니다. ‘그 돌에는 그것을 받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새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1코린 2,9)”

<교부들의 성경주해>는 이 외에도 ‘흰 돌’은 세례로 희어진 몸을 의미하고 ‘새 이름이 새겨져 있음’은 사람의 아들에 관한 지식을 말하며 ‘그것을 받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름’은 계시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아를의 카이사리우스의 해설을 소개한다. 교부들은 언제나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속이는, 혹세무민에 대항한다.

 


이성효 신부(교부학연구회·수원가톨릭대)

 

가톨릭신문 (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