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해/교부들의 성서주해

[교부들의 성경주해] (11) 이사야 ① “메시아를 기다리며”

Skyblue fiat 2024. 1. 26. 18:28

[교부들의 성경주해] (11) 이사야 ① “메시아를 기다리며”

오실 메시아와 하느님 심판 주제로
이스라엘의 불충과 우상숭배 경고


이번 주부터 이사야서에 대한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살펴본다. 우선 교부들이 이사야서를 어떤 식으로 이해했는지에 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교부들은 이사야서를 두 가지 주제로 해석했고, 두 가지 차원으로 읽었다.

▨ 두 가지 주제

이사야서를 해설하면서, 교부들이 생각했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주제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다. 교부들은 장차 오실 메시아에 대한 이사야의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따라서 교부들은, 구세주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이사야서 1-39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교부들의 이 같은 생각은 신약성경의 관점을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마태오 복음은 메시아의 선구자인 세례자 요한을 소개하면서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하고(마태 3,1-3 이사 40,3 인용),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는 이사야의 예언을 토대로 예수께서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시리라고 설명한다(마태 1,20-23 이사 7,14 인용). 예수께서는 이사야서를 읽으신 후, 예언서 말씀이 당신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 앞에서 이루어졌다고 선언하셨다(루카 4,16-21).

두 번째 중요한 주제는 이스라엘의 메시아 배척과 그에 따른 하느님의 심판이다. 예루살렘이 멸망하고 이스라엘이 적들의 손에 파괴되리라고 이사야가 경고한 예언이, 교부들에게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배척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교부들에 따르면, 이사야는 메시아께서 오실 때에 유대인들이 그분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다(이사 1,2). 자신들을 구세주께 인도해 줄 율법서와 예언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은 눈이 멀어 구세주를 배척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유대인들이 구세주를 배척한 것은 그들이 구약성경의 율법에 얽매여, 율법의 목적이 이스라엘을 메시아께 인도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이사야서 주해』).

▨ 두 가지 차원

이사야서를 읽을 때, 교부들이 중시했던 첫 번째 차원은 우상숭배에 대한 경고다. 이사야는 메시아께서 오실 때까지 우상숭배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율법을 명심하고 죄에서 돌아서라는 부단한 외침은, 이스라엘이 메시아 오심을 기다리는 동안에 하느님께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기 위함이다.

두 번째 차원은 이스라엘의 불충이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결국 하느님께 충성을 다 바치는 데 실패했다고 선언한다. 이스라엘은 메시아께서 오셨을 때에 메시아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결국 멸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교부들이 이사야서를 이해한 바에 따르면, 비록 유대인들이 예수를 약속된 메시아로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하더라도 이스라엘 백성의 일부는 구원되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사야서 예언에는 살아남은 이에 대한 주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부들에 의하면, 남은 이들은 유대인들 가운데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받아들인 이들이며, 여기에는 유대인이었던 사도들도 포함되어 있다.

교부들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성경해설을 읽다 보면, 시나브로 성경 말씀에 맛들이게 되고 교부들의 영성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가톨릭신문 (catholictime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