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6권
2장
창조 ― 성삼위 하느님의 깊은 사랑의 표현
1929년 4월 12일
1 ‘거룩하신 피앗’ 안에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있노라니, 이 피앗의 빛이 나의 작음을 가린 채 저 높이 ‘영원하신 분’의 내부 속으로 데려갔는데, 거기에서는 오직 ‘빛’과 ‘거룩함’과 ‘아름다움’만을 볼 수 있었다. 그 빛은 또한 내 안에 매우 깊은 열애의 정을 불어넣었다. 그러므로 내 작은 존재가, 나를 그토록 사랑하셨고 사랑하시는 저 하느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곧 단 하나의 열애 행위로 바뀌는 느낌이었다.
2 내 정신이 그렇게 ‘거룩하신 의지’의 빛 안을 떠돌고 있었을 때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이동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거룩한 하느님인 우리 (성삼위)의 ‘거룩함’과 우리를 뒤덮고 있는 우리 뜻의 ‘능력’이, 그리고 우리의 동일하고 끊임없는 상호적 ‘사랑’이 우리 안에 이 거룩한 위격들 사이의 더없이 깊은 열애를 낳는다.
3 우리는 비록 서로 구분되는 위격들로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안에서 활동하고 지배하며 다스리는 우리의 뜻은 항상 하나이기에, 우리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은 하느님인 우리 전체의 극진한 사랑의 행위들이다.
4 이를테면 하늘은 하느님인 우리의 무한하고도 깊은 사랑의 표현인즉,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지 사람의 눈에 보일 수 있다. 우리의 무한성이 우리의 배 속에서 우리의 사랑을 무한정으로 방출하면서 만물 위에 별이 총총한 하늘을 널리 펼쳤으니, 이는 이 땅에서도 우리의 뜻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이들을 불러 그들을 우리 사랑의 무한성 안에 일치시키려는 것이었고, 그리하여 사람이 우리 ‘피앗’의 힘으로 자기 창조주의 무한성 안에 자기 자신을 확장하면서 -자기를 창조하신 분에 대한 깊은 사랑의 하늘을 형성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5 마찬가지로 태양은 우리의 끝없는 빛의 사랑의 표현이거니와, 그 사랑의 열정이 너무나 큰 나머지 저 높이 하늘 궁창 아래에 보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빛살을 태양 자신의 중심에서부터 지면에까지 내리쏟는다. 그 빛의 손으로 모든 것을 빚어 만들고, 그 빛의 사랑으로 만물과 만인을 뒤덮으면서 풀과 꽃과 나무와 새와 조물들을 불러 그들을 창조하신 분의 뜻 안에서 하나의 뜨거운 사랑을 이루도록 한다.
6 이처럼 바다와 공기와 바람 및 모든 조물은 바로 하느님인 우리의 깊은 사랑의 표현들이다. 어떤 것은 멀리에서, 어떤 것은 가까이서 사람을 우리 ‘피앗’의 일치 안으로 불러들여 우리 깊은 사랑의 행위들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7 그러면 그 사람은 우리에게 속한 것들을 자기의 소유로 삼기에 태양과 바람과 바다와 꽃이 만발한 땅을 깊은 사랑으로 우리에게 줄 수 있다. 그 사랑은 하나인 우리의 뜻이 그 사람 안에 일으키는 법을 알고 있고 또 실제로 일으킬 수 있는 사랑이다.
8 우리의 ‘피앗’이 무엇을 하지 못하겠느냐? 그 힘 하나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만물을 일치시키고,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고, 하늘과 땅 및 창조주와 피조물을 일치시켜 하나로 만들 수 있다.”
9 그렇게 말씀하신 그분은 그분의 빛 깊숙이 들어가셨다. 그리고 침묵을 지키셨다. 나는 거기에 남아 있으면서 창조물 안의 순례를 계속하였다. 창조된 만물 안에 새겨진 내 창조주의 저 깊은 사랑을 따라가는 순례였다.
10 오! 그 각각의 조물에서 하느님 사랑의 향기가 어찌나 강하게 풍겨 오던지! 사람이 자신의 손으로 흠숭하올 그분의 숨결을 감촉할 수 있었고, 바람 속에서 우리 창조주의 침투력과 지배력이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가벼운 숨결로, 때로는 강력한 파도로, 때로는 쓰다듬는 듯한 입김으로 우리를 뒤덮으면서 그 자신이 소유한 창조주의 사랑에로 우리를 부르는 것이다.
11 이 바람의 위력을 누가 제대로 말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잠깐 사이에 온 세상을 휘돈다. 어떤 때에는 사나운 위세를 떨치고, 어떤 때에는 신음 소리, 어떤 때에는 희미한 소리, 어떤 때에는 목청껏 울부짖는 소리로 우리를 부르며 뒤덮어, 그 자신이 창조주께 드리는 저 거룩한 사랑에 일치하게 한다.
12 그때까지 순례를 계속하고 있었던 나는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수정처럼 맑은 그 바닷물 속에서, 그 계속적인 물소리와 거대한 파도들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이 들렸다. 바로 이 바다가 순수하고 깊은 신적 사랑의 표현 ― 끊임없이 속삭이는 (하느님 성삼위)의 사랑의 표현이라는 말씀이었다.
13 그러니 하느님의 힘을 가진 이 사랑이 파도들 속에서 만물과 만인을 가벼운 티끌처럼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14 오! ‘거룩하신 피앗’이 사람들 안에서 다스리신다면, 모든 이로 하여금 각 조물 안에 있는, 곧 각 조물이 지닌 우리 창조주의 독특한 사랑을 읽어 알게 하실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온 피조물과 일치시키시어, ‘지극히 높으신 분’께 대한 흠모도 하나, 사랑도 하나, 그분께 드리는 영광도 하나가 되게 하실 것이다.
15 ― 오! ‘거룩하신 뜻’이시여, 오셔서 다스리시어 모든 이의 뜻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