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6권
4장
하느님의 뜻의 완전한 충만.
범죄 전의 아담도 충만한 거룩함을 지니고 있었다.
같은 충만이 성모님과 만물에게도 있었다.
1929년 4월 21일
1 ‘거룩하신 피앗’ 안에 계속 나 자신을 내맡기고 있다. 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그리도 큰 사랑으로 내게 주신 이 소중한 유산 안에 머무르지 않고서는 잠시도 지낼 수 없을 것 같은 것이다. 그분께서는 그 유산을 주시면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너에게 이것을 맡기는 것은, 네가 이 유산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네 음성을 계속 울리게 하려는 것이고 그리하여 우리 ‘피앗’의 끝없는 유산이 땅에서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우리의 작은 딸이 여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온 천국이 들어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이 딸은 언제나 그 안을 순례하면서 내 뜻의 모든 업적과 모든 거처에 함께 있어야 한다.”
3 그래선지 이 하늘의 유산 안에서 사는 것이 나에게는 정녕 소중하고도 쾌적한 것이다.
4 내가 그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을 때에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도 같이 다니시면서 정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 거룩한 뜻은 온전히 충만하다. 한없는 빛, 다다를 수 없는 거룩함, 경계 없는 무한성, 끊임없는 세대들 등 그 무엇도 소유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말이다.
5 내 뜻은 또한 모든 것을 본다. 모든 것을 감지하고,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이 모든 것이 내 ‘거룩한 피앗’을 통한 내 뜻의 본성이다. 그러기에 내 뜻의 업적들은 모든 선익을 충만히 가지고 있다.
6 따라서 영혼 깊은 곳에 내 뜻의 업적을 받아 넣으려면 비록 단 하나의 업적을 넣기 위해서라도 영혼 자신을 전적으로 비워야 한다. 아무것도 아닌 그 자신의 무로, 곧 자기가 창조된 당초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내 ‘거룩한 의지’가 그 무의 공간을 찾아내어 의지 자신의 충만한 업적을 거기에 넣어둘 수 있다.
7 그런데 그 행위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부르는 식으로 끊임없는 생식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영혼에게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준다. 충만한 빛, 충만한 거룩함, 충만한 사랑과 아름다움이 부족하지 않게 하고, 그 신적인 행위들이 불어나게 하기도 한다.
8 그러므로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룩함은 온갖 충만함을 소유한다. 하느님께서 더 이상 아무것도 주실 수 없을 정도이니, 더 많은 빛, 더 큰 아름다움을 주시고 싶어도 빈 공간을 찾아내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성삼위)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9 ‘너는 완전히 아름답다. 우리가 어떤 아름다움도 더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너는 우리 의지의 작품이다. 우리에게 어울리는 작품이다. ― 이 사실만으로도 네게 충분하지 않겠느냐?’
10 그러면 영혼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저는 당신 거룩하신 피앗의 승리이기에 완전히 부유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당신 거룩하신 뜻의 충만한 업적을 소유하고 있으니 이것이 저를 완전히 가득 차게 합니다. 당신께서 제게 더 주시고자 하셔도 제가 그것을 어디에 둘지 알지 못할 것입니다.’
11 그토록 충만한 거룩함이 아담이 자기 뜻의 미궁에 떨어지기 전에 지니고 있었던 거룩함이었다. 그가 자기의 창조자인 우리 ‘피앗’의 첫 업적을 소유하고 있었고, 따라서 충만한 빛, 충만한 아름다움, 충만한 힘과 은총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12 실상 우리 ‘피앗’의 모든 속성이 아담 안에 반영되면서 그를 어찌나 아름답게 꾸몄는지 우리 자신이 그를 보면서 황홀을 느낄 정도였다. 하느님인 우리가 훌륭한 조각상처럼 만들어낸 우리의 귀한 모상을 아담 안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13 그런 까닭에 아담은 그 추락에도 불구하고 우리 ‘피앗’의 생명을 잃지 않았고, 그 안에 다시 태어나리라는 희망도 잃지 않았다. 삶의 벽두에 이 피앗의 충만한 행위를 소유했기에, 자기를 소유하신 그분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도 아담과 너무나 긴밀히 결합되어 있음을 느끼신 나머지 그를 영원히 추방할 마음이 없으셨다.
14 우리의 ‘피앗’이 한번 소유했던 것을 잃으면, 우리의 힘이 약화되는 것과 이 피앗이 지닌 불길인 우리의 사랑이 위축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와 같이 ‘피앗’의 충만한 업적을 단 하나라도 소유했던 사람을 잃는 것은 하느님인 우리에게 실로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15 그토록 충만한 거룩함의 소유자는 바로 ‘지극히 높고 존귀하신 여왕’이시다. 따라서 그분께는 빈 곳이 없다. 많은 것이, 곧 빛과 은총과 아름다움과 능력의 바다들이 그분 안에 충만한 것이다.
16 그처럼 위대한 충만이니, 우리 (성삼위)는 무엇을 더 넣을 자리를 찾아낼 수 없고, 그분은 더 받을 자리가 없다. 그분이야말로 우리 ‘거룩한 피앗’의 통치를 받으며 살아가신 유일한 천상적 피조물로서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나는 하느님 뜻의 한 업적이다. 이 사실 안에, 나의 아름다움과 능력과 위대함과 심지어 내 모성의 모든 비밀도 여기에 있다.’
17 사실 우리의 ‘피앗’이 무슨 행위를 하지 못하겠느냐?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그것의 특권은 모든 것을 가득 채우는 능력에 있다. (가령 말하자면) 태양은 우리 피앗의 한 행적이니 충만한 빛을 소유하고 있다.
18 그러니 누가 태양에게 ‘더 많은 빛을 가지고 싶은가?’ 하고 묻는다면 태양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사람과 사물 모두에게 줄 수 있을 만큼 많은 빛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주면서도 그것을 잃지 않는다. '거룩한 피앗'의 빛의 작용의 원천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9 하늘도 ‘거룩한 피앗’의 한 행적이니, 어디든지 퍼져 있다. 그 푸른색 휘장이 가득히 뒤덮고 있어서 더 이상 칠 자리가 없는 것이다.
20 바람도 우리 ‘거룩한 피앗’의 한 행적이니, 충만한 지배권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다. 누가 바람의 힘에 맞설 수 있느냐? 아무도 그럴 수 없다. 바람은 모든 것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그 지배력으로 도시와 나무들을 뿌리째 뽑아낸다. 또한 만물을 바싹 마른 검불처럼 들어올리기도 하고 때려눕히기도 한다.
21 이와 같이 창조된 만물은 제각각 우리의 ‘피앗’ 행위의 충만함을 지니고 있기에 어느 하나도 빈곤하지 않다. 우리의 ‘거룩한 의지’가 원한 대로 모두가 완전히 부유하다.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다. ― 날 때부터 그들 자신의 것으로 부유한 것이다.
22 바다는 충만한 물을 가지고 있고, 땅은 다양한 식물들을 가득히 가지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우리의 ‘거룩한 피앗’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23 그런즉, 딸아,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것은 바로, 충만한 신적 선익들을, 곧 거룩함도 빛도 아름다움도 그 무엇도 부족함 없이 소유하며 즐기는 것이다. 그들은 진실로 내 ‘흠숭할 피앗’에서만 태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