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1권-56~58) 예수님께 거듭 죄를 고백하는 은총과 그 효과

Skyblue fiat 2014. 6. 19. 13:27

 

1권-56, 예수님께 죄를 고백하다

 

1. 우리의 영적 이익을 위한 청은 무엇이든지 들어 주시는 복되신 예수님께서,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 더 다정한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오늘 아침에는 내가 몸소 고해사제의 직무를 수행하고자 한다."하고 말씀하셨다.

 

2. "너의 모든 죄를 나에게 고백하여라.

그러는 동안 나는 네가 죄를 지음으로써 내게 끼친 모든 모욕과 고통들을 하나하나 깨닫게 해 주겠다. 그러면 너의 인간적인 지성과 의지로 이해할 수 있는 한, 죄라는 것 자체가 대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기에 또다시 나를 모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3. 그런즉 너의 허무 속으로 들어가거라.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아라.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이신 분께 화를 내었다는 것을. 모든 것이신 분은 이 하찮은 것을 땅의 표면에서 사라지게 하실 능력이 있으시건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 그 자신의 창조주께 고약하게도 화를 내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신 분은 이 하찮은 것을 너그럽게 봐 주셨을 뿐더러 사랑하기까지 하셨다는 것을…….

 

4. 이제, 너의 허무로부터 나오너라. 그리고 사랑의 기쁨에 잠겨 '고백의 기도'를 바쳐라."

 


5. 그렇게 일단 나 자신의 허무 속으로 들어가자, 스스로의 모든 비참과 범한 죄들을 다 깨닫게 되었다. 심판관이신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 안에서 나는 마치 한낱 나뭇잎처럼 떨기 시작했으므로 '고백의 기도'를 바칠 힘도 없을 지경이었다. 만일 나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새로운 힘과 용기를 부어 주시지 않았다면, 나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로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6. "사랑하는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너의 심판관이지만 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나아가자꾸나."

 

7. 그러므로 나는 무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으로 '고백의 기도'를 바쳤다. 나의 과거를 살펴보니 죄로 온통 뒤덮여 있는 자신이 보였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잘못된 것은 더없이 교만한 몇 가지 행위들을 마음 속으로 조장하여 주님을 모욕한 일이었다.

 

8. 이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주님, 엄위로우신 주님 대전에서 교만으로 죄를 지었음을 고백합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사랑 깊은 내 성심 가까이로 와서, 유심히 귀를 기울여 보아라. 네가 이 죄로 나의 관대한 마음을 심히 비통하게 했으니 그 탄식 소리가 들릴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9. 나는 온 몸을 떨면서 그분의 성심에 귀를 갖다 대었다. 불과 한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에 느끼고 이해한 것을 도저히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내 심장이 사랑으로 두근거리면서 어찌나 세차게 뛰는지 가슴이 막 폭발할 것 같았다. 그 다음에는 그러나, 고통으로 폭발하여 실제로 산산조각이 난 것 같았다. 이 모든 것을 체험한 후에 나는 몇 번이나 이렇게 부르짖었다. "오, 인간의 교만이란 얼마나 잔혹한 것인가! 그것이 한껏 힘을 발휘한다면 하느님마저 파괴할지도 모른다!"

 

10. 그래서 나는 인간의 교만을 구더기같이 아주 징그러운 벌레로 상상해 보았다. 이 벌레는 대왕의 발치에 있을 기회가 주어지면 스스로를 상당히 중요한 존재로 여기고 잔뜩 마음이 부풀어 고개를 추켜세운다. 그리하여 심히 건방지게도 왕의 용포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이윽고 왕의 머리에까지 올라가서 금관을 보고서는 그것을 빼앗아 제 머리에 쓰고자 하고, 왕에게서 용포를 벗겨 왕좌에서 밀어내고자 하며, 마침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왕의 목숨마저 빼앗고자 한다.

 

11. 이 벌레는 그러나 그 자신이 어떤 자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교만으로 말미암아 분별이 없어져서, 왕이 그 방자한 계획을 알아차리고 한쪽 발로 밟아 뭉개기만 하면 자기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 황금빛 꿈도 끝장이 나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꿈이 교만과 함께 머리 속을 달구는 바람에 지나치게 우쭐대던 끝에, 자기만큼 교만하지 않은 자들의 조롱과 동정이나 불러일으키며, 가장 악하고 배은망덕한데다 가장 건방지고 잘난 체한 벌레로 간주될 것이다.

 

12. 그런데, 거룩한 왕의 발치에서 내가 본 그 보잘것없고 징그러운 벌레는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다. 주님을 모욕한 일이 너무도 죄송하고 마음 아팠으니, 나의 교만 때문에 예수님께서 겪으신 극심한 고통을 실감했던 것이다.

 

13. 그런 후 예수님께서는 나를 혼자 있게 하셨다. 나는 교만이라는 죄의 추함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였는데, 이는 내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없도록 통렬한 아픔을 일으켰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 생각하고 나자 그분께서 돌아오셔서 고백을 계속하도록 해 주셨다.

 

14. 나는 전보다 더 떨면서 그분의 분명한 뜻을 거슬러 생각과 말로 지은 죄와 의무를 소홀히 한 죄를 고백하였다. 영적인 깊은 슬픔과 아픔을 느끼면서 모든 죄를 고백하는 동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지극히 인자하신 하느님께 그토록 오만 불손하게 굴었다니 어안이 벙벙해질 지경이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모욕을 당하신 순간에도 나를 도와주시고 지켜 주시며 길러 주셨던 것이다.

 

15. 그분께서 나를 지겨워하시는 듯한 순간에도 그것은 오로지 죄에 대한 혐오였을 뿐, 죄인인 나에 대한 그분의 인자하심은 언제나 무한한 었다. 얼마나 한없이 인자하신지 하느님의 정의 앞에서 나의 무능과 나약을 드러내시면서 변호해 주실 정도였고, 그 무능과 나약 대신에 앞으로 더 잘 행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은총과 힘까지 얻어 주셨던 것이다. 이는 마치 죄로 인하여 하느님과 내 영혼 사이에 세워진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진 느낌이었다.

 

16. 오,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어지심과 죄의 추함을 안다면, 당장이라도 땅의 표면에서 죄를 내쫓아 버리련마는! 그리고는 죄에 대한 격심한 통회에 사로잡혀 죽어버리거나, 아니면 하느님의 한없는 지혜를 깨닫고 이 지혜의 바다 속에 뛰어들련마는! 이는 그들의 선익과 성화를 위하여 선정된 은총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인 까닭이다.

 

17. 죄에 대한 쓰디쓴 통회로 고백을 계속할 수 없는 나를 보신 예수님께서는 생각에 열중하게 하시려고 나를 혼자 두고 가버리셨다. 나는 죄가 초래하는 악에 관해서 생각하였고, 하느님의 정의 앞에서 나를 변호해 주심으로써 새로운 은총을 얻게 해 주시는 그분의 어지심에 관해서 한층 더 깊이 생각에 잠겼다.

 

18.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예수님께서 돌아오셔서 내 고백을 계속 들어 주셨는데, 때때로 중단되기도 했으므로 일곱 시간쯤 지난 후에야 끝마칠 수 있었다. 지극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내 고백이 끝나자 심판관의 모습을 거두시고 다시 사랑 깊은 아버지의 모습을 취하셨다. 나는 하느님을 모욕한 데 대한 비탄으로 쇠약해져서 거의 혼절할 지경이 되었기 때문에, 또 내가 아무리 통회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힘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용기를 북돋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9. "내가 몸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겠다. 게쎄마니 동산에서의 내 비탄의 공로너의 영혼에 입혀 주마. 이렇게 해야 비로소 네가 모욕한 하느님의 정의를 보상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해 주시니 내 죄의 용서를 받을 준비가 더 잘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분의 발치에 엎드려 송구한 마음으로 여쭈었다.

 

20. "전능하신 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당신의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해 드렸지만, 저를 용서하시는 당신의 자비는 한없이 더 크다고 믿습니다. 그래도 그칠 줄 모르는 '호산나!'로 당신의 무한한 자비를 찬미 찬양하기 위하여, 제 영혼의 모든 능력과 육신의 모든 감각 기관들이 그만큼 수없이 많은 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의 죄로 아버지께 몹쓸 짓을 한 저를 부디 용서하시어, 다시금 아버지다우신 은총들을 쏟아 부어 주십시오!"

 


21. "다시는 죄 짓지 않겠다고 약속하여라. 너로 하여금 또다시 나를 모욕하게 할 수 있는 악을 그림자까지 온전히 몰아내면서 말이다."

 


22. 예수님의 이 말씀에 나는 이렇게 응답하였다.

"예, 약속합니다. 저의 창조주, 구속주, 구원자이신 당신을 다시 모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할 것을, 몇 천 번이라도 약속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절대로 죄 짓지 않겠습니다."

 

23.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복되신 오른손을 드시고 사죄경을 외우시면서 지극히 귀한 당신의 피를 강물처럼 내 영혼에 부어 주셨다.

 

 

1-57,예수님께 거듭 죄를 고백하는 은총과 그 효과

 

1. 예수님께서 사죄경을 외우시면서 당신의 보혈로 내 영혼을 씻어 주신 뒤에 나는 마치 새로운 삶에 태어난 것 같았고, 평소보다 더욱 풍성한 은총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이것이 내 안에 결코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겼으니, 그 일을 다시 생각할 때마다 우선 유별난 기쁨이 솟고, 다음에는 주님께서 주신 은혜가 내 안에 반향하면서 온 몸이 떨리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줄곧 머리 속을 차지하고 있는 기억이어서 아주 작은 일까지 마치 방금 일어난 일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곤 한다.

 

2. 이 충만한 기억은 가장 사소한 것까지도 나를 깊은 잠심 속에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게 주셨고 또 지금도 주고 계시는 독특하고 수많은 은총들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한 응답하고 싶은 열망을 준다. 이는 산 제물의 상태를 새롭게 하고 하느님 뜻 안에서 살도록 나를 잘 준비시키시려고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들이기 때문이다.

 

3. 이를 이루려면 나 자신의 열정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허무에 지나지 않으므로 일체 모든 것을 하느님께로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4. 그리고,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건강한 사람의 피를 그의 혈관에 주입하는 의사와도 같이, 나도 그 모든 것을 다른 이들에게 불어넣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며 투쟁해야 한다. 이처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을 허약한 영혼들에게 내어 줌으로써 일체를 하느님께 되돌려 드려야 하는 것이다.

 

5. 이 일을 내 안에 이루시기 위하여 지극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나를 당신께로 끌어당기셨다.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이탈하게 하신 것이다. 그런 다음 나를 지속적인 산 제물이 되게 하셨다.

 

6. 예수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나 어느 때나 그분의 고뇌와 비통과 고통의 일부를 떠안을 태세로 있게 하신 것이니, 그분은 인류의 계속적인 타락으로 이미 너무나 많은 모욕을 받은 하느님 정의를 보상하시기 위하여, 또한 인류가 더할 수 없이 무서운 징벌을 자초하지 않도록 막아 주시기 위하여, 지극히 인내하시며 끊임없이 과도한 고뇌와 비통과 고통을 짊어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7. 그리고, 그분께서는 나의 기력을 회복시켜 주시려고 독특한 은총들을 베푸셨다. 그 가운데 위에서 말한 용서의 은총도 포함되거니와, 이 은총을 여러 번 내려 주신 것이다. 때때로 그분은 사제의 모습으로 내 고백을 들으면서 그 다양한 효과를 영적으로 느끼게 해 주셨으며, 고해가 끝난 후에야 그 사제가 바로 당신 자신이었음을 알려 주셨다.

 

8. 또 어떤 때는 내 고해사제의 모습을 취하기도 하셨다. 나는 그 사제에게 고백하고 있다고 믿고서 마음을 열어 내 영혼 상태를, 이를테면 두려움이나 의심, 괴로움이나 고민이나 요구 따위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 보였는데, 그 답변을 들으면서, (고해사제의 음성과 겹친) 예수님 특유의 부드러운 음성과 다정한 태도와 (보통 때와는 다른) 내적 효과에 의하여 이분이 다름아닌 예수님이심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었다.

 

9. 또한, 처음부터 아주 분명하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정기적인 고백이건 특별 고백이건 다 들어 주신 후 마지막에 죄의 용서를 내려 주시는 때도 있었다.

 

10. 어쨌든, 예수님과 나 사이에 일어난 모든 일을 다 이야기해야 한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뿐더러 지어낸 것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므로 이보다는 알아듣기 쉬운, 다른 이야기들로 넘어가겠다.

 

 

1권-58, 그들 사이의 두번째 전쟁

  

1. 지금까지 적은 모든 일이 있은 후에, 예수님께서는 이탈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다시 전쟁이 터지리라는 것을 내게 알려 주셨으며, 그것은 이 전쟁이 일어나기 아홉 달 전이었다.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영혼을 몸 밖으로 나오게 하셔서 당신을 따라 매우 긴 도로로 가게 하셨는데, 이 길에는 자신들이 피에 잠긴 사람들의 시체가 산재해 있었고 피가 강물처럼 넘쳐흐르고 있었다.

  

2. 예수님께서 이 광경을 보여 주셨을 때에 나는 어째서 그 시체들이 땅 속에 묻히지도 못한 채 온갖 궂은 날씨 아래 육식동물들의 먹이가 되도록 그렇게 버려져 있는지 소름이 끼쳤다. 아주 무서워하면서 예수님께 "거룩한 정배시여, 당신께서 보여 주시는 이 광경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하고 여쭈었더니,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3. "알아두어라. 내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인간은 갖가지 악습과 육정에 빠져 나를 모욕하고 있다. 그러니, 죄로 말미암아 악취가 진동하는 그들의 육신에 내 의노의 징벌을 내리고자 한다."

 

4. 나는 예수님의 말씀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도 앞으로 아홉 달 동안 사람들이 육욕을 가라앉힌다면 예수님께서 그들의 회개를 보시고 예고하신 전쟁을 거두실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회개하기는 고사하고, 육정에 휘말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5. 따라서,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허락하신 시험 기간이 끝나자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소문이 돌더니, 이탈리아와 아프리카가 양쪽 다 큰 손실을 내면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왔다.

  

6. 그래서 나는 어지신 예수님께 평소보다 더 자주 나 자신을 봉헌하였다. 그분께서 수많은 희생자를 용서해 주시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전쟁에서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 - 은총 지위에 있지 않은 상태로 하느님 대전에 있으므로 지옥에 떨어질 위험이 있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도록 하려고 모든 기도와 간청을 드렸건만, 예수님께서는 도무지 들어 주시지 않았다.

  

7. 그 대신 나를 몸밖으로 나오게 하시어 당신 뒤를 따르게 하셨는데, 순식간에 내 영혼은 로마에 가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잘난 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가 아프리카를 꺾고 승리하리라고 장담하고 있었다.

  

8. 방금 말한 이야기를 로마의 거리에서 들은 다음 예수님께서는 나를 당신과 함께 국회 의사당으로 데리고 들어가셨다. 국회 의원들이 대망의 승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어떻게 전쟁을 치를 것인가에 대해서, 광신적이고 방자하고 젠체하는 말투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는데, 그런 말들을 듣고 있자니 불쌍한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9. 내가 가장 충격을 받은 이야기는 그들 모두가 어떤 이단 종파의 구성원들로서, 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확보하려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기 때문에 악마가 시키는 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10.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나는 소름이 끼치는데다가 너무나 큰 슬픔이 치밀어, "더없이 사악한 이 시대에 저들은 얼마나 가증스럽고 못된 자들입니까!" 하고 부르짖었다. 그들은 사탄 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 같았으니,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이 상황에 요구되는 적절한 조처를 취하려 들지 않고, 악마를 믿으며 확실한 승리도 악마에게서 오리라고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1. 그런데, 토론을 할수록 점점 더 분분해지는 의견들을 하나로 모으려고 활발하게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는 그들 가운데 눈에 띠지 않게 계신 예수님께서 그들의 사악한 제안들을 들으시면서 그 참담한 상황으로 말미암아 쓰디쓴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다.

  

12. 그들은 하느님을 도외시하면서 전쟁을 이끌어갈 실제적인 방법에 관하여 되도록 의견을 좁혀 마침내 하나의 동의에 이르렀는데, 마치 승리는 이미 이탈리아의 것이라는 듯이 방자한 태도로 그 확실성을 호언장담하고 있었다.

  

13. 그때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당신 말씀을 듣고 있기나 한 것처럼 위협적인 어조로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너희 자신을 믿고 있으니, 너희의 그 교만을 꺾어

모든 선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도움과 개입을 간청하지 않고 행동하면

어떻게 망하고 마는지를 알게 해 주겠다.

그러니 이탈리아는 이번에 승리하지 못한다. 반대로 완전한 참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14.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내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그래서 사랑하올 그분의 진노를 가라앉히거나 적어도 전쟁이 끝나도록 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늘 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속죄의 제물로 봉헌하면서 이탈리아를 그 끔찍한 징벌로부터 모면케 해 주신다면 더없이 혹독한 아픔과 고통도 다 받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다.

  

15.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무래도 거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아프리카가 이탈리아를 쳐 이길 것이다. 단, 승자가 될 아프리카가 이탈리아 영토 안으로 침공하여 전쟁을 계속하는 일만은 없도록 해 주마. 신앙을 상실한 이탈리아는 하느님이 아니라 악마를 신뢰하면서 방종한 생활을 해 왔으니 그것이 받아 마땅한 징벌이지만 말이다."

 

16. 나는 고해사제의 뜻에 순종하기 위하여 이 모든 이야기를 다른 내용들과 함께 알렸지만, 그는 이렇게 답할 뿐이었다. "내 생각에는 이탈리아가 아프리카에 패할 것 같진 않소. 이탈리아는 각종 공격용 무기와 방어용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이 진보해 있으니 말이오. 반면에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아프리카는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무기의 절대수 자체가 부족하므로 승리는 당연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오."

 

17. 그러나 불행히도 전쟁의 결과가 예수님께서 내게 확실히 말씀해 주신 대로 돌아갔음을 확인한 고해사제는 내게 이 말을 덧붙였다.

"하느님께로부터 나오지 않은 의견이나 조심성이나 힘이란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인가 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