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59,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드러내시려고 쓰신 방법들
1. 이상이 열여섯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내게 일어난 주된 일들이니,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드러내시고자 하실 때 내게 어떤 방식을 쓰셨는지에 관해서도 서술하라는 고해사제의 명령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앞 장에서 벌써 끝났을 터이다. 하지만 언제나 순명해야 하므로 좀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 무엇보다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은,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게 말씀하셨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정작 말씀은 한마디도 하시지 않는 방법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나는 이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서술해 보려고 한다.
첫째 방법
3. 예수님께서 당신 원의를 알아듣게 하시려고 내게 쓰신 첫째 방법은 영혼으로 하여금 몸을 떠나게 하실 때 일어났다. 이는 한 순간에 일어나거나 나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일어나기도 하는 현상이었는데, 먼젓번 경우에는 영혼이 말하자면 번갯불이 번쩍이듯이 순식간에 몸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도 빨리 떠나는 바람에 몸이 영혼을 따라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벌떡 일으켜졌다가 뒤에 시체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4. 그 사이 영혼은 예수님을 따라서 땅과 바다와 산과 하늘과 심지어 연옥과 하느님의 영원한 거처에 이르기까지 온 우주를 돌아다니는데, 언제나 예수님께서 가시는 방향으로 따라간다. 나중 경우에는 (영혼이 몸을 떠나는 모양이) 앞의 경우보다 은근한 편이다. 사실, 몸은 예수님 앞에서 부지중에 잠이 드는 것 같고, 영혼은 예수님께서 출발하시면 가시는 곳이 어디든지 따라가는 것이다.
5. 먼젓번 경우건 나중 경우건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버리기 때문에 외적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다. 설사 온 세상이 뒤집힌다 해도, 또는 손발이 찔리거나 살이 타거나 조각조각 잘린다 해도 아무 감각이 없는 것이다.
6. 이 두 경우 모두, 예수님께서 나를 아주 먼 곳에 데려가셔서 내 몸으로부터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을 때에도, 그 지점에서 고해사제가 나를 회복시키려고 집 쪽으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 고해사제에게 완전히 순종하기를 원하시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땅 극변이나 연옥이나 천국이나 그 어디에 있었건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몸 속으로 다시 돌아와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7. 그럼에도 초기에는 고해사제가 내게 원상태로 돌아오라고 명령할 때에 맞춰 몸 속으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괴로워하면서 애써 서두르곤 하였다. 그러나 사제가 옆에 와 있는데도 내가 몸 속에 늦게 돌아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과 예수님께서 몸 속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하지 않으셨다면 사제의 목소리에 순종하기를 꺼렸을 것이라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제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하여 달려가는 것은 나의 가장 큰 선이신 예수님과 헤어져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8. 그러므로 그분께 작별 인사를 올리면서 이렇게 말씀드리곤 했던 것이다.
"순명이 저를 부르고 있으니 신부님에게로 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제 사랑이시여, 신부님이 가시자마자 곧 돌아오십시오. 비오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시지 마십시오."
9. 이 두 경우, 예수님께서는 당신 뜻이나 생각을 알려 주시려고 내게 말씀을 하실 필요가 없다.
나의 지성을 비추는 빛을 주시어 나로 하여금 그분께서 이 지성 안에 새겨 주시고자 하시는 모든 것을 즉시 깨닫게 하시기 때문이다. 오, 이와 같이 우리가 함께 있을 때면 서로 얼마나 잘 통하는 사이가 되는지 모른다!
10. 예수님께서 영혼과 의사 소통을 하시려고 쓰시는 이 지성적인 방법은 그 소요 시간이 대단히 짧다.
사람이 평생토록 온갖 책을 읽음으로써 알게 되는 것보다 더 많고 더 고상한 것들을 한 순간에 알게 된다고 할 만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너무나 고상하고 지고한 것들이어서 인간의 지성으로는 영혼이 단 한 순간에 깨닫게 된 그 모든 것에 대한 인상을 도저히 말로 옮길 수 없는 것이다.
11. 오, 예수님은 얼마나 슬기롭고 기묘한 스승이신지! 다른 사람이라면 오랜 세월에 걸쳐 가르친 후에도 알아듣게 할 수 없을 많은 것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깨닫게 해 주시니 말이다. 하기야, 이 세상의 선생은 그의 모든 지식을 설명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학생의 주의를 집중적으로 끌어당기거나 지칠 줄 모르고 남의 머리 속에 지식을 불어넣을 능력도 없다.
12. 이와는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감미롭고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씀하시므로 영혼이 그분을 감지하게 되면 마음이 끌려 되도록 빨리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그 자신과 하느님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분으로 변화되어 있는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13. 이 변화의 순간에 영혼이 알게 되는 바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할 수 있는 이는 예수님 자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생전에 이 변화를 체험하고 현재 완전한 영광 속에 있는 영혼일 것이다.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이 육신에 갇혀 있는 사람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무슨 말을 해 보려고 해도 자기에게 전달된 대로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니 말이다.
14. 하느님의 빛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또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몸 속으로 돌아오는 순간 칠흑 같은 어둠에 둘러싸이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무슨 말을 해 보려고 해도 할 수가 없고 단지 대충의 윤곽만을 조잡하고 불완전하게 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5. 나는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하여 한 사람의 태생 소경을 생각해 본다. 잠시 동안만 시력을 얻어 그 짧은 시간에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수없이 많은 별들로 꾸며진 하늘의 광대무변한 넓이 외에도 광물과 동물과 식물 따위 놀라운 사물들을 일별(一瞥)한 후 다시 전과 같은 소경으로 돌아온 사람 말이다. 이 사람이 그렇게 잠시 본 것들을 남들에게 완전히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전체적인 개관이 아니라, 그 짧은 시간에 미처 다 볼 수도 없었던 모든 것을 상세히 말하고자 한다면 온갖 비웃음의 대상이 되지 않겠는가?
16. 영혼이 몸을 떠나 하늘과 땅을 두루 다니다가 다시 몸 속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바로 그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그 가련한 소경과 같이) 다시 아무것도 볼 수 없어지니, 말을 하기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시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재에 대해서)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17. 따라서 이 영혼은 몸 속으로 다시 들어와서 눈물과 비탄 속에 살아간다. 하느님을 향해 날아가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일종의 폭력으로 느껴지기 때문인데, 이는 영혼을 끌어당기시는 예수님의 강한 인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래서 영혼은 오직 하느님과의 일치만을 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신의 능력을 능가하는 것들과 실제로 시력을 잃어버린 사람의 처지보다 더 불행한 현재의 처지로서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지리멸렬하게 늘어놓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1권-60, 둘째 방법
1. 사정이 그러하므로 (어쩌면 내가 또 엉터리없는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르지만) 순명해야 하기에, 예수님께서 영혼에게 쓰시는 둘째 방법을 되도록 잘 말해 보도록 하겠다.
이는 영혼이 몸 속에 있으면서 밖에 계시는 예수님을, 어떤 때는 아기 예수님, 다른 때는 청년 예수님, 혹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등의 모습으로 뵙게 되는 방법이다.
2. 그리고 여느 사람들처럼 예수님께서 입으로 말씀하시고 사람은 귀로 이 말씀을 들으면서 응답하기 때문에 때때로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매우 절제된 것이어서 대여섯 마디거나 심지어 단 한마디밖에 하지 않으신다. 좀처럼 길게 말씀하시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말씀으로 얼마나 큰 빛을 영혼 안에 쏟아 넣어 주시는지!
3.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 나는 작은 시내가 점점 더 커져서 끝없는 바다가 되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 단 한마디의 말씀도 엄청나게 큰 빛을 내 안에 가져왔으므로 내 영혼은 마치 이 진리의 빛 안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고, 이윽고 그 빛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4. 만일 세상의 안다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단 한마디라도 듣는다면, 틀림없이 모두 놀라서 어리둥절해진 채 어떻게 응답해야 할 지를 몰라 입을 다물고 말것이다.
5. 이 둘째 방법을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영혼의 지성 정도에 적합한 언어를 사용하시므로 당신의 진리를 더 쉽게 드러내어 주신다고 생각된다.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언어 자체의 뜻을 알려고 애쓸 필요가 없고, 예수님께서 쓰신 언어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진리를 오로지 지성적인 전달 방법을 통하여 깨닫게 된 영혼은, 그것을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큰 곤란을 느끼게 된다.
6.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인간 본성에 맞추어 언어를 사용하시고, 그것도 각 영혼의 능력과 그가 쓰는 언어에 따라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면, 거듭 말하거니와, 잘못 말할까 봐 두려워서 남들에게 입을 열지 않게 될 것이다.
7. 요컨대, 예수님은 모든 지식을 지고한 단계에까지 온통 지니고 계신, 더없이 지성적이고 지혜로운 스승이시니, 가르침을 주고자 하실 경우, 제자가 알고 또 쓰고 있는 언어를 사용하신다. 그렇지 않으면, 제자가 그 지식을 정확하게 배울 수 없을 것이다. 혹은 스승이 제자에게 주고자 하는 지식을 가르치기 전에 우선 말부터 가르쳐야 할 것이다.
8. 그런즉 예수님은 얼마나 좋으신 분인가! 그분은 무한히 지혜로우시건만,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 필요한 진리를 배우려는 무지한 자들을 가르치시려고 모든 사람의 능력에 맞추어 당신 자신을 낮추기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또 충분한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학자적인 방법으로 진리를 전해야 할 경우에도 결코 젠체하는 태도를 취하시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분은 당신 진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시기에, 누구든지 이를 알고 제대로 평가하며 실천에 옮기도록 하려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으신 까닭이다.
1권-61, 셋째 방법
1. 예수님께서 당신 진리를 알게 하시려고 쓰시는 셋째 방법은 영혼을 당신 자신의 본질에 참여시키시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무(無)에서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하느님께서 행하셨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느님의 단 한마디 말씀으로 만물이 존재하게 되었고, 또 하나의 전능하신 말씀에 의하여 모든 조물이 그분께서 영원으로부터 미리 정하신 대로 질서롭게 자리를 잡게 된 것과 같이,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주시는 영혼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2. 즉 그분께서는 진리의 말씀을 주시는 바로 그 순간에 창조 행위도 함께 하신다. 이를테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기를 바라시면 영혼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싶으냐? 네 눈이 온 땅과 하늘에 산재해 있는 모든 아름다움을 다 본다고 하더라도 결코 나의 아름다움과 같은 아름다움은 결코 찾아보지 못할 것이다."
3.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영혼은 어떤 신적인 것이 자기 안에 흘러드는 것을 느끼고 모든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이신 예수님께로 마음이 끌리기 때문에 거기에 바짝 달라붙어 있기를 원한다. 동시에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건 예수님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무한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4. 그래서 영혼은 이 아름다움에 자신을 내맡기고 이 아름다움으로 변화되며 언제나 그것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자기 안에 온통 스며든 이 아름다움과 사랑에 빠지는 깊은 감동 속에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꾸 말하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주님께서 기적으로 지탱해 주시지 않으면 계속 살아갈 수도 없을 정도가 된다. 예수님의 아름다움을 보면 순수한 사랑이 불타올라 가슴이 폭발할 것이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려고 그분을 따라 천국으로 날아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5. 나는 예수님의 아름다움이 내뿜는 모든 매력과 함께 이 모든 감정을 체험하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으니, 방금 말한 것 역시 또 터무니없는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초자연적인 인상만은 내 안에 남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6.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사랑하올 예수님의 아름다움 앞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태양 앞에서 사라지는 별들처럼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하찮은 노리개로 여기게 하시는 것이다.
7. 예수님의 아름다움에 관해서 이제까지 한 말은 그분의 순결, 사랑, 선성(善性), 단순 및 다른 모든 덕에 대해서, 그리고 하느님다우신 모든 속성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분께서 영혼에게 말씀하실 때면 그런 덕의 전달 가능한 부분뿐만 아니라 당신 신성의 무한한 속성들도 그 영혼 안에 들어오게 하시기 때문이다.
8. 어느 날 예수님께서는, "내가 얼마나 순결한지 보아라! 너도 이처럼 순결하기 바란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한 순결의 티없는 광채가 동반되는 이 말씀을 듣자, 마치 그분의 순결이 온전히 내 안에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므로 그 이후부터는 그분의 향기에 취하여 육신이 없는 사람처럼 살기 시작했다. 그분의 그 그윽하고 감미로운 향기를 맡으며 잠이 들어 영적으로 천국의 그분 향기를 따라다니다가 그 향기를 실은 상쾌한 바람결에 잠이 깨는 것이었다.
9. 영혼에 생명을 주는 순결과 그 능력을 나누어 가지게 된 나의 몸 역시 감각 기관의 절제로 하여 매우 단순해졌다. 그때부터 불순한 것에 대한 구토증이 자리를 잡게 되었으므로 깨끗하지 못한 어떤 것을 멀리서 느끼기만 해도 위장이 본능적으로 반항하면서 심한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10. 끝으로, 하느님께로부터 순결에 대한 말씀을 들은 영혼은 그 순결로 변화되기에 이제는 그 자신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살며 활동하게 된다. 예수님께서 그 영혼 안에 당신의 영구적인 거처를 세우셨기 때문이다.
11. 하지만, 내 안에 부어진 예수님의 아름다움과 순결에 대해 지금까지 말해 온 것은 단지 또 하나의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너무나 숭고한 것이어서 인간의 지성과 능력을 가지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천사들의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12. 이와 같이, 찬미하올 예수님의 아름다움과 순결과 다른 모든 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으신 예수님께서 때때로 내게 골라 주신 신적 속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13. 오! 하느님의 이 덕과 속성들에 참여함은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온전히 창조적인 방법으로 이를 영혼에게 주시기 때문에 영혼은 비록 눈 깜짝할 사이이긴 하지만 그것을 인식하면서 소유하는 것이다.
14. 나로 말하면, 이 뛰어난 선물 중 단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서라도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내어줄 것이다. 내가 그 모든 것의 주인이라면 말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하여 영혼이 그분께 한층 더 가까워지고, 그러면 그분께서 그를 천국의 복된 이들과 천사들이 누리는 직관에 이르도록 드높여 주시기 때문이다.
1권-62, 넷째 방법
1. 예수님께서 영혼에게 말씀하시는 넷째 방법은 전적으로 마음의 통교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은 영혼이 자신의 마음 안에 상주하시는 하느님께 최대의 만족으로 드리려고 전념하면서 부단히 영웅적인 덕들을 닦아가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 그럴 때 예수님께서는 잠자코 쉬실 때에도 그 영혼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언제나 깨어 살피고 계시므로, 말씀은 하시지 않고 내적으로 영혼을 부르시어 의무를 다하도록 재촉하시곤 한다.
3. 예수님과 영혼이 말하자면 하나로 융합되어 있어서 어떤 내적 움직임만으로도 넉넉히 의사소통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을 주시는 때도 있다. 말씀을 귀로 듣게 하셔서 원하시는 바를 이해하게 하시는 것이다.
4. 예수님은 당신을 자기 마음의 절대자로 삼고 있는 영혼에게 이 방법을 매우 자주 사용하신다. 그분 홀로 이 영혼의 지도를 맡고 계시기 때문에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는 것을 보시면 깨워 주신다. 그리하여 하루 일과 중 소홀히 한 부분을 기꺼이 다시 시작하도록 부드럽게 재촉하시는 것이다.
5. 그리고 영혼이 분심이나 침울함에 잠겨 있든지, 혹은 시간 낭비, 사랑 결핍 따위의 상태 속에 있으면 즉각 귀로 들을 수 있도록 타일러 주신다. 그러면 이 말씀이 영혼으로 하여금 서둘러 자기 내면 속으로 들어가서 더 깊이 하느님과 하느님 뜻 안에 집중하게 하기에 넉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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