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4장/ 8.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마태 26, 17)

Skyblue fiat 2021. 4. 17. 05:25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4 장 과월절의 어린 양

 

8.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마태 26, 17)

 

 

제자들은 과월절의 어린 양을 어디서 잡수실 것인지를 예수께 여쭈었다. 오늘 아침 동이 트기 전에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을 부르시어 그들에게 예루살렘에서 실행할 일들과 해결해야 할 모든 것들에 관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두 사도가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해 시온 산의 북쪽과 성전의 남쪽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협곡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성전보다 약간 더 높은 지점에 이르러 가파르게 이어진 넓은 장소에 앉았을 때 마당으로 둘러싸인 큰 집 근처에서 그들은 물 항아리를 갖고 가는 한 남자를 보았다. 그는 헤브론 사람 즈가리야와 의형제를 맺은 헬리였다. 그는 매년 축제를 보내기 위해 위층의 큰 거실을 빌려, 가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하인과 함께 과월절 식사를 준비하였다. 그런데 금년에는 체나쿨룸을 빌렸는데 그것은 니고데모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의 소유였다. 그는 두 사도에게 그 체나쿨룸이 있는 위치를 가리켰다. 꽤 넓은 그 체나쿨룸은 옛날에 영웅들이었던 다윗의 군부대 사령관들이 살았던 집이었다. 또한 십계명을 새긴 돌판이 들어 있는 계약의 궤가 성전을 건립하기 전에 잠시 보존되었던 곳이었다. 지하실에는 그것을 보존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또한 나는 언젠가 예언자 말라기가 이 지하실에 숨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그곳에서 거룩한 성체 성사와 새로운 계약을 위한 희생 제물에 관한 예언 내용들을 기록하였다. 바빌론 사람들에 의해 예루살렘의 대부분이 파괴됐을 때, 이 집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 집이 낡아진 상태에서 니고데모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은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그들은 이곳을 과월절 손님들을 위한 축제의 장소로 매우 적합하게 꾸몄으며 과월절이 되면 그 장소를 늘 빌려 주었다. 또한 그들은 모든 장소들을 많은 건축용 석재와 묘비석의 저장소 그리고 석공들의 작업장으로 이용했다. 왜냐하면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은 그의 고향에 훌륭한 채석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기서 그의 감독 하에 세공된 모든 종류의 묘비석과 벽에 둘러진 주름 장식과 돌기둥들을 가지고 장사를 했다. 니고데모 역시 건축 때문에 매우 분주했으며, 기분 전환을 위해 스스로 조각을 했다. 축제 기간 이외에 그는 자주 이 넓은 방과 지하실에서 석상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였다. 이러한 예술 활동으로 인해 그는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과 친해졌으며, 그들은 여러 가지 일들을 공동으로 추진하였다.

 

일주일 전에 이미 나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돌들을 옆으로 치우고, 앞뜰을 깨끗이 청소하며, 과월절 축제를 위해 식당을 꾸미는 모습을 보았다.

 

본래 체나쿨룸이었던 본관은 앞뜰의 거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었다. 그것은 장방형의 사각형 건물로서 그 둘레는 낮은 열주(列柱)들이 둘러서 있었다. 그 건물은 세 개의 공간으로 분할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구조가 성전과 비슷했다. 체나쿨룸에는 신전 입구와 성소와 지성소(至聖所)가 있었다. 맨 끝에 따로 떨어져 있는 공간은 좌우로 옷과 여러 가지의 기구들을 놓아 두는 보관 장소로 이용되었다. 중앙에는 일종의 제단이 있고, 그 제단 위쪽 벽에는 오목하게 들어간 공간인 벽감(壁嵌) 같은 것이 있었다. 나는 이 벽감 앞쪽인지 위쪽인지에 과월절에 잡는 어린 양의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는데 한참 후에야 성체 성사를 인식하게 되었다.42)

 

헤브론 사람인 헬리는 사도들과 아야기를 나눈 후에 앞뜰을 지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시온 산의 남쪽을 통과하였다. 그리고는 어떤 다리를 건너서 초록색의 가시나무가 우거진 좁은 길을 지나 성전 앞의 협곡의 다른 쪽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성전 아래 남쪽으로 많은 가옥들이 줄지어 있는 장소를 향하여 갔다. 그곳에는 아기 예수의 성전 봉헌이 있은 뒤에 세상을 떠났던 나이 많은 시므온의 집이 있었다. 시므온의 아들 중에 일부는 예수의 제자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그들이 이제 그 집에서 살았다. 그 집에서 사도들은 성전에서 일하는 시므온의 한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사도들과 함께 동행하였다. 그들은 예수께서 성지 주일에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통과하셨던 오벨을 지나 동쪽으로 갔다. 그들은 그 도시의 성전 북쪽에서부터 가축 시장까지 걸어갔다. 그때 나는 그 시장의 남쪽 편에 울타리로 둘러싸인 작은 목초지(牧草地)를 보았다. 그곳에는 귀여운 새끼 양들이 마치 작은 정원에서 뛰놀듯이 목초지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양들은 과월절의 어린 양들로서 그곳에서 팔고 있었다. 나는 시므온의 아들이 그 목초지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어린 양들은 시므온의 아들을 알아보고는 그에게 달려들어 머리로 그를 받았다. 그는 그중에서 네 마리를 가지고 나왔는데 그 어린 양들은 나중에 체나쿨룸으로 보내졌다. 정오가 지나 나는 체나쿨룸에서 시므온의 아들이 과월절 어린 양의 준비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또 베드로와 요한이 그 도시의 곳곳을 다니며 여러 가지 물건을 구입하고, 많은 것들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세라피아(베로니카)의 집에도 갔으며 거기서 그들은 많은 것을 주문하였다.

 

예루살렘에서 두 사도가 과월절 어린 양을 준비하는 동안, 예수께서는 아침에 베다니아에서 거룩한 여인들과 라자로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와 눈시울을 적시는 작별 인사를 나누셨다. 그분은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셨으며 적절하게 타이르시기도 하셨다. 나는 주님께서 당신의 어머니와 따로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성모 마리아와 나누신 말씀 중에서 몇 가지는 기억난다. 곧 예수께서는 믿음이 깊은 베드로와 사랑하는 요한을 과월절의 준비를 위해 예루살렘으로 보냈다고 하셨으며 유다의 배신적인 상황에 관해 이야기해 주셨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그와 같은 상황에 대해 기도를 드리셨다.

 

예수께서 동정 마리아께 당신의 때가 목전에 임박했다는 것을 말씀하셨을 때 성모는 예수와 함께 죽게 해 달라고 눈물로써 간청하셨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고통 중에서도 성모께서는 다른 여인들보다 더 평정을 유지하셔야 한다고 타이르셨다. 그분은 부활하신 후 성모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성모께서는 지금 많이 우시지는 않으셨다. 성모께서는 온통 슬픔에 잠겨 있으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진지한 모습을 하고 계셨다. 주님께서는 천진스러운 아들과도 같이 성모 마리아의 모든 사랑에 대해 감사하셨으며, 그분의 오른팔로 성모를 감싸 안으신 채 가슴으로 포옹해 주셨다.

 

정오경에 예수께서는 다른 사도들과 함께 베다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셨다. 일곱 명의 제자도 무리를 지어 그분의 뒤를 따라갔다. 그들 중에는 마르코가 끼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베다니아에서 그분이 마지막 말씀을 주셨을 때 얼마나 사랑에 넘치셨으며 얼마나 크신 인내로 대해 주셨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주님을 뒤따라갔던 일곱 명의 제자들은 예루살렘까지 함께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과월절 축제 예복이 든 짐꾸러미를 체나쿨룸으로 운반하였다. 그들은 그것을 마르코의 집 응접실에 내려놓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양탄자가 깔린 큰방은 사면 벽에 아무런 장식들이 없었으며, 천장으로 난 창이 열려 있었다. 또한 세 개의 걸어 놓는 램프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때 베드로와 요한은 요세파 계곡으로 가서 주님과 다른 사도들을 불렀다. 체나쿨룸에서 과월절의 어린 양을 함께 먹은 제자들과 친구들은 나중에 왔다.

 

 

최후만찬기념경당(Coenaculum)  입구

 

최후의 만찬 기념 경당의 도면

[최후의 만찬 기념 경당의 도면] 1. 출입구 2. 최후의 만찬 방 3. 1층 다윗의 무덤으로 내려가는 계단(폐쇄 됨...처음엔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경당이 있었음) 4. 미랍(Mihrab)-이슬람에서 기도할때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5. 성령강림 경당으로 들어가는 계단(폐쇄 됨)...6. 성령강림 경당 7. 바로 아래층(1층)에 있는 '다윗의 무덤'이 있는 위치...성령강림 경당 아래에 다윗의 무덤이 있고, '7'번의 위치가 '묘'가 있는 위치  

 

 

최후의 만찬 기념 경당 (Coenaculum)  작은형제회에서는 1936년 원래의 기념 성전터 바로 옆에 부지를 구입하여 오늘날의 최후만찬 기념 성전과 수도원을 지었고, 이곳에서 순례자들은 최후의 만찬 기념 및 성령강림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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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이 장소들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혹독한 수난> 8면에도 묘사되어 있다(편집자 주).

 

 

 

출처

8.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마태 26, 17)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