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4장/ 9.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이 과월절 음식을 함께 나누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루가 22, 15)

Skyblue fiat 2021. 4. 17. 22:09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4 장 과월절의 어린 양

 

9.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이 과월절 음식을 함께 나누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루가 22, 15)

 

 

 

예수와 그분의 사도들은 체나쿨룸에서 열두 명이 세 조로 나뉘어서 과월절의 양을 먹었는데 각자는 가장(家長)으로 대표되었다. 예수께서는 열두 사도와 함께 체나쿨룸의 큰방에서 그것을 잡수셨다.

 

옆방에서는 나타나엘이 열두 명의 나이 많은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고, 따로 나뉘어서 엘리아킴, 글레오파의 아들, 마리아 헬리43) 그리고 마리아 글레오파의 형제 등이 똑같이 열두 명으로 그룹을 지어서 과월절 양을 먹었다. 마리아 글레오파의 오빠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

 

세 마리의 어린 양이 그들을 위해 성전에서 도살되었고, 그 피가 뿌려졌다. 그러나 네번째 어린 양은 체나쿨룸에서 도살되었고 역시 피가 뿌려졌는데, 이 양을 예수께서는 열두 사도와 함께 잡수셨다. 사도들과 제자들이 그에 참례했으며 그들은 시편 118장을 노래하였다. 예수께서는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시대에 관해 가르치셨다. 그분은 모세의 희생 제물과 과월절의 어린 양을 잡는 의미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관해 가르쳐 주셨으며 이집트에서와 같이 실제로 어린 양이 그렇게 도살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릇과 모든 필요한 것들이 준비되었다. 화환으로 장식된 예쁜 어린 양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화환은 어린 양의 몸에서 떼어져서 여인들과 떨어진 곳에 계신 성모 마리아께로 보내졌다. 양의 몸통의 중간 부분이 판자 위에 묶여졌다.

 

피는 물통에 담겨졌으며, 히솝 가지도 준비되었다. 예수께서는 그 히솝 가지를 피 속에 적시셨다. 그리고 나서 그분은 큰방의 문가로 가셔서 두 개의 기둥과 자물쇠에 표시를 하셨다. 문의 상인방(上引枋)에 피로 적셔진 히솝 가지를 끼우셨다. 그때 예수께서는 엄숙하게 말씀하셨는데, 그중에 다음 말씀이 들어 있었다. “죽음의 천사가 여기를 통과해야 한다. 실제로 과월절의 어린 양이신 당신이 도살될 때, 너희들은 이곳에서 굳센 마음으로 평정을 지키며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희생 제물이 시작될 것이며 세상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옛날 계약의 궤가 있었던 큰방의 구석 자리에 놓여진 화덕에 제물을 올려놓았다. 이미 거기에는 불이 지펴져 있었다. 예수께서는 화덕에다 피를 뿌리셨으며 어린 양이신 당신을 제단에 봉헌하셨다. 나머지 피와 지방은 제단 아래에 있는 불 속에 쏟아 넣으셨다. 그것에 이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시편을 노래하시면서 체나쿨룸 안을 이리저리 거니셨으며, 새로운 성전을 위해 그곳을 봉헌하셨다. 그때 모든 문들은 닫혀 있었다.

 

유다인들의 다른 양들은 모두 성전의 앞뜰에서 도살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세 장소에서 도살되었는데, 그것은 신분이 높은 사람들, 신분이 낮은 사람들 그리고 외국 사람들을 위한 장소들로 나뉘어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어린 양을 성전에서 도살하지 않으셨으며, 다른 모든 것은 율법에 따라 엄격하게 행하셨다.

 

이러한 방법으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과월절의 어린 양과 그 희생 양이 이루고자 하시는 것에 관해 가르치셨다. 그리고 나서 때가 닥치게 되자 유다도 도착하였다. 식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그들은 현관에 놓았던 축제 예복을 입었으며, 신발도 다른 것으로 바꾸어 신었다. 그들은 내복처럼 생긴 흰색 상의 위에 앞이 짧고 뒤가 더 길게 된 외투를 입었으며, 허리띠로 옷자락을 치켜 매고는 넓은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나서 모두들 식탁으로 갔다. 제자들은 두 조(組)로 나뉘어 옆에 있는 큰 홀로 가고 주님과 사도들은 체나쿨룸의 넓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손으로 지팡이를 잡고 두 사람씩 나란히 그들의 자리가 있는 식탁으로 갔다. 그리고 지팡이를 팔에 걸치고, 팔을 높이 올린 채, 찬미가를 불렀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할지어다, 주님을 찬양할지어다.”

 

예수께서는 과월절 어린 양 고기를 갈라놓으셨으며, 제자들은 차례차례 집게로 빵덩어리를 집어 앞에 놓았다. 각자는 자기 몫을 받은 후 뼈로 된 칼로 고기를 잘라 내어 매우 빨리 먹었다. 뼈는 나중에 모두 태워 버렸다. 예수께서는 또한 한 마리의 양고기를 자르셨는데, 그것은 곁채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거룩한 여인들에게 보내어졌다. 예수께서는 특별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시며 매우 쾌활하신 모습을 보여주셨다. 나는 그러한 모습을 그분에게서 결코 본 적이 없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든 걱정을 잊으라고 말씀하셨다. 여인들의 식탁에 앉아 계신 성모 마리아께서도 기뻐하셨다. 다른 여인들이 베일을 쓴 채 성모께로 와서 대화를 나누었을 때 동정 마리아의 마음은 곧 평정을 되찾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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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헬리는 성녀 안나의 남편인 요아킴의 다른 이름이었다(편집자 주).

 

 

출처

9.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이 과월절 음식을 함께 나누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루가 22, 15)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