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권-20, 본분을 다하는 것에 성덕이 있다.
인간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활동하는 이와 하느님 뜻을 이루려고 활동하는 이의 비유.
모든 피조물의 심장 박동이신 예수님.
1926년 5월 13일
1. 늘 하듯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 경배하며 기도하고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곁에 계신 느낌이 들었다. 과연 그분은 한 팔로 내 목을 둘러 감으시고 나를 꼭 껴안으셨다. 그와 동시에 최근에 작고한 내 고해사제 (프란체스코 데 베네딕티스 신부, 1926년 1월 30일 선종)를 보여 주셨다. 그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2. 예수님께서 그런 그를 보시며 내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의 고해사제는 내 눈에 훌륭해 보이는 것을 찾아내었다. 그는 어떤 임무나 직무를 떠맡으면 그 소임을 빈틈없이 다하려고 아무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엄밀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큰 희생을 바쳤고, 자기의 임무를 철저히 완수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목숨마저 내놓을 태세로 있었다.
3. 그는 그에게 맡겨진 일 속에서 그의 임무에 합당하게 활동하지 않으면 그 자신이 바로 그 일에 방해물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였다. 이는 그가 내 일들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하고 인정했다는 것과 그의 주의 깊음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임무 완수에 필요한 은총을 끌어당겼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어쩌면 별로 대수롭잖은 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4. 왜냐하면 어떤 임무에 부름을 받고 이 임무에 관련된 본분을 다할 경우 그 사람은 하느님을 위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분을 다하는 것에 성덕이 있다. 그런데 (네 고해사제)는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 내 앞에 왔다. - 그가 받을 자격이 있는 상급을 내가 어찌 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
5.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고해사제는 더 깊은 명상에 몰입해 있는 것 같았고, 예수님의 빛이 그의 얼굴에 반사되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여전히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6. “딸아, 어떤 사람이 어떤 직무에 종사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그 직무에 요구되는 본분을 소홀히 하면,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재판관, 국왕, 장관, 또는 시장의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을 상상해 보아라. 그가 실수를 범하거나 그 자신의 본분에 유념하지 않으면, 가정과 도시들 및 온 나라에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7. 만약 실수나 부주의가 직무 담당자가 아니라 사사로운 개인에게서 오는 것이라면 그다지 큰 문젯거리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직무상의 과오가 한층 더 무겁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8. 그러므로 내가 어떤 직무를 주기 위하여 어떤 고해사제를 부르고, 이 직무를 통하여 그에게 나의 한 사업을 맡길 경우, 그가 이 직무에 속한 본분에 유념하며 이를 완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나는 그에게 필요한 은총을 주지 않는다.
9. 또한 그로 하여금 내 사업의 모든 중요성을 깨치게 할 빛도 주지 않고, 그에게 나의 신뢰도 두지 않는다. 내가 그에게 맡긴 일의 진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그를 보기 때문이다.
10. 딸아, 사람이 자기의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는 것은, 그가 내 뜻을 이루기 위하여 그렇게 하고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의 인간적인 목적을 위하여 그것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둘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네가 안다면!”
11. 그때 나는 내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한 사람은 돌, 해진 누더기, 녹슨 쇳조각, 흙덩이를 - 무겁지만 별로 값이 나가지 않는 것들을 줍고 있었다. 그는 가엾게도 이 폐품들의 무게 때문에 고생하며 땀을 흘렸고, 그것이 그의 허기를 달래는 데에 필요한 돈이 되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괴로워하였다.
12. 다른 한 사람은 알이 아주 작은 다이아몬드, 작디작은 보옥 또는 보석 - 매우 가볍지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값이 나가는 모든 것들을 줍고 있었다. - 그때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덧붙이셨다.
13. “줄곧 폐품을 줍고 있는 사람은 인간적인 목적을 위하여 활동하는 사람에 비유된다. 인간적인 것은 언제나 물질적인 무게를 지니는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고 활동하는 사람에 비유된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른다!
14. 다이아몬드는 한 알 한 알마다 나의 진리들, 곧 내 뜻에 관한 지식들이다. 영혼이 줍는 횟수와 같은 개수의 다이아몬드가 그를 위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저 폐품을 그 일부를 잃거나 줍지 않아도 손해되는 것이 거의 없지만, 이 작디작은 다이아몬드는 단 한 알만 잃거나 줍지 않아도 큰 손해를 볼 것이다. 그것이 헤아릴 수 없이 큰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하느님께서만 그 무게를 재실 수 있을 만큼 무겁기 때문이다.
15. 그러니 그것을 주울 임무를 받은 사람이 줍지 않은 탓에 잃고 만다면, 그사람은 그 막중한 손실에 대해 셈을 치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잃고 만 그 다이아몬드 한 알은 무한한 가치를 지닌 것이니 만치, (잃지 않았다면)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선행을 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니냐?"
16. 나중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당신 심장을 나의 내면에 넣어 두시어, 나로 하여금 그 성심의 박동을 느끼게 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는 모든 피조물의 심장 박동이다. 모든 피조물은 나의 심장 박동이 없으면 생명도 없을 것이다.
17. 그런데 나는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을 너무나 사랑한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가 없으면 어떻게 지낼지 모를 지경이다. 나는 그래서 그가 나의 동반자가 되어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함께 하기를 바란다.
18. 그러면 (그는, 곧) 너는 심장이 나(의 심장과) 함께 뛸 터이니, 내가 너에게 줄 모든 특은 가운데 하나로 모든 피조물의 심장 박동을 주겠다. 심장 박동에는 생명과 움직임과 열이 있으니, 너는 나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것에게 생명과 움직임과 열을 주게 될 것이다.”
19.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이 모든 조물 안에서 움직이며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나의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나에게서 떨어질 수 없고, 나는 그 사람의 동반 없이 어떻게 지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나는 홀로 고립되기를 원치 않는다.
20. 떠맡게 된 일들은 사람끼리 함께할 때 더 유쾌하고 더 즐겁고 더 훌륭한 일이 된다.
너의 동반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버려둔 고립 상태를 부수려는 것이다.”
19권-21, 하느님 뜻 안에 사는 영혼의 거룩함과 아름다움의 다양성.
1926년 5월 15일
1. ‘피조물이 하느님의 지극히 높으신 뜻을 멀리하지 않았다면, 한 피조물은 거룩함이, 한 피조물은 아름다움이, 한 피조물은 지식이, 한 피조물은 빛이 되어 있을 것이고, 모든 피조물이 우리 창조주에 대한 같은 깨달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분께서 친히 내게 말씀을 주시며 스승으로서 행동하실 기회를 가지시고자, 이 생각과 어떤 의혹과 이해 곤란을 나의 정신 안에 일으키신 것 같았다.
3. “딸아,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나의 지혜는 오직 하나의 거룩함, 오직 하나의 아름다움을 형성한다든가, 모든 이에게 오직 하나의 지식 곧 나에 대한 같은 앎을 소통시킨다든가 하는 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의 뜻과 피조물의 뜻들 간의 지고한 일치를 통하여 내 뜻의 나라가 자유로운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었다면 더욱더 그러했을 것이다.
4. 그런고로 모든 이가 거룩한 사람이었으나 서로 구분되었을 것이고, 모두가 아름다웠으나 그 아름다움은 다양한 것이었고,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더 아름답기도 했을 것이다.
나는 각각의 거룩함에 따라 독특한 지식을 주었을 것이다. 이 지식으로 어떤 이들은 그들 창조주의 한 속성을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또 어떤 이들은 창조주의 다른 속성을 더 많이 알게 되었을 것이다.
5. 너는 그러니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성삼위)가 피조물에게 아무리 많이 주어도 피조물은 창조주에게서 아주 소량만을 취한다는 점이다.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그토록 큰 거리가 있기 때문이거니와, 우리는 늘 새롭고 색다른 것을 줄 수 있는 것이다.
6. 게다가 우리의 손에 의해 창조된 만물은 우리의 기쁨이 그 안에 머물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가 어찌 그들 안에 하나의 성덕만을 형성하거나 하나의 아름다움만을 주거나, 영원 무한하며 불가해한 존재인 우리에 대한 하나의 지식만을 주었겠느냐? 우리의 지혜는 그렇게 오직 한 가지만을 하는 것에 싫증이 났을 것이다.
7. 만약 우리가 이 지구를 빚어내면서 온통 하늘이나 땅이, 또는 온통 바다가 되게 만들었다면, 우리의 지혜, 사랑 및 능력에 대하여 어떻게들 말했겠느냐? 무엇이 우리의 영광이었겠느냐?
8. 그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만들어 낸 저토록 많은 것들의 다양성이 지혜와 사랑과 능력을 찬미하는 노래를 하는 한편, 피조물이 자기네를 창조하신 분께 대한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게 될, 가지각색의 거룩함과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9. 보아라, 별들이 총총 빛나는 하늘은 아름답지만, 태양도 역시 아름답다. 태양과 하늘은 서로 엄연히 구분되며, 각각 별개의 임무를 맡고 있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바다는 아름답지만, 꽃으로 뒤덮인 땅과 산의 정상(頂上), 광할한 평야들도 아름답다. 서로 구분되는 아름다움들이며 임무들이지만 말이다.
10. 정원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 종류가 다양한 식물이 있고 다양한 아름다움들이 있다. 아주 작은 꽃이 있는데 이 꽃은 그 작음 안에서 아름답다. 제비꽃, 장미, 백합 따위 모든 꽃이 아름답지만, 그 색깔과 향와 크기는 서로 다르다. 키가 작은 초본이 있는가 하면 가장 높이 서있는 나무도 있다...... 그러니 노련한 정원사가 안내하는 정원은 얼마나 매력이 넘치겠느냐?
11. 그런데 딸아, 인간의 자연, 곧 인간 본성의 질서 안에도 그 거룩함과 아름다움에 있어서 하늘을 능가하는 어떤 것이 있고, 태양을 능가하는 것, 산정(山頂)과 아주 작은 꽃과 키가 작은 초본과 가장 높이 자라는 나무를 능가하는 것이 있다.
12. 그리고 인간은 비록 내 뜻을 멀리하더라도, 나는 인간 본성 안에 조물들 및 그들 아름다움의 모든 질서와 다양성을 갖기 위하여, 그것도 뛰어난 아름다움을 더욱 감탄스럽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갖기 위하여 세기들을 늘리기도 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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