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표가 잘못되어 다시 하다보니 뉴왁 공항에서 엘파소로 오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비행기가 뉴왁에서 뉴올리안즈, 그리고 쉬었다가 휴스턴에 와서
한참 기다렸다가 갈아 타고 밤늦게 엘파소에 왔다.
공항에 마중 나온 자매님도 나도 밥을 먹지 못해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
원래 밤 9시에 문을 닫는데, 나를 동행하는 자매님이 건물의 주인이다보니
퇴근도 못하고 차려 주었다.
내가 고마워서 축복받을 거라고 말을 건냈더니, 지금까지 좋은 일을
많이 해도 돌아오는 것이 없었다고 말을 한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고 너무 힘들어서 말을 그렇게 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신부님은 뱅기를 타고 편하게 왔지만,
자신은 하루 종일 서서 일을 하니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힘들다.
내가 사제이니까 넋두리 하는 것일게다.
육체적으로 단순 노동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물리적 고통만 고통인 줄 안다.
가만히 사무실 책상에 앉아 정신 노동을 하는 사람은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고,
영적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영적 단련이 있기에
더 힘들다는 사실을 모른다.
눈에 드러나는 물리적이고 육체적 고통만이 다가 아니다.
나는 뱅기를 타기 위해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카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을 올리고,
새벽 6시에 뉴저지 프리 스쿨 수녀님들과 미사를 드리고, 아침 9시 30분에 나와
여기 시간으로 밤 9시 넘어 식사를 하니, 14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내 곁에 뚱뚱한 사람이 앉아서 너무나 힘든 비행을 했고,
아이가 우는 바람에 너무나 시끄런 분위기에서 묵주의 기도 바치기도 용이치 않았다.
더군다나 3박 4일의 성령안의 성장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계속 힘든 시간을
갖다 보니 오른쪽 잇몸과 치아의 고통이 있어 치솔질도 쉽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의 십자가만 무거운 줄 알고, 자신의 고통만 다 있는 줄 안다.
그렇지 않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
하지만, 힘들어도 성령 하느님께서 동행하시고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까
못 참을 리가 없다. 못 웃을 리가 없다.
예수님의 겟세마니동산으로부터 십자가상의 운명의 시간까지를 보면,
겉으로는 잔인하고 가혹한 물리적 고통만 드러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보이지 않는 정신적 고통과 사탄과의 영적 전쟁이라는
영적 고통은 말로 설명이 안되는 차원의 고통이었다.
또한 사도행전 안에서 성령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사도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도록 재촉하며, 종이 주인보다
나을 수 없듯이 반드시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연합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이 계승되는 성사적인 인간집단인 교회 안에서
성령께서는 사도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 때문에
고난을 봉헌하게 함으로써, 영혼들의 구원과 성화를 위한
희생 제물이 되게 하신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사도9,16)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사도20,19)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모릅니다.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마다 일러 주셨습니다." (사도20,22~24)
- 임언기 안드레아 신부님(2014.11.10.)
http://cafe.daum.net/FiatLove/ba08/966 (피앗사랑)
zucchero123(임언기 신부님) 14.11.10. 09:03
![](https://t1.daumcdn.net/cafe_image/cf_img2/bbs2/a_level_32.gif)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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