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248

43. 돌아오시는 길에 예수께서 헤브론 근처에서 목자들과 만나신다

예수께서는 어떤 급류를 끼고 제자들과 같이 길을 가신다. 끼고‥‥ 라는 말은 이를테면 그렇다는 말이다. 급류는 저 아래쪽에 있고, 윗쪽에는 구릉을 끼고 산골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구불구불한 길이 나 있다. 요한은 짐꾼 모양으로 물건이 가득 들어 있는 뚱뚱한 배낭을 ..

그리스도의시 2020.02.03

II 38. 예수께서 베들레헴의 여인숙에 들르시고 안나의 집 폐허에서 전도하신다

빛나는 여름 아침의 이른 시간이다. 터키옥색의 사틴 양탄자에 떨어진 얇은 천 조각들 같은 몇 점의 작은 구름 위에는 하늘이 장미빛깔로 물들었다. 벌써 빛에 취한 새들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참새들과 티티새들과 울새들이 재재거리고 조잘거리고 나무줄기 하나, 애벌레 한 마리, 떨어진 잔가지 하나를 저희들 둥지로 가져가려고 또는 부리 속을 채우려고 또는 올라앉으려고 서로 다툰다. 제비들은 꼭대기가 적갈색으로 물들여진 눈같이 흰 가슴받이를 씻기 위하여 작은 개울로 곤두박질해 내려와서 몸을 식힌 다음 풀줄기 끝에 아직 잠들어 있는 각다귀 한 마리를 쪼아 가지고는 명랑하게 재재거리며 높이 날아 올라간다. 그놈들의 날개는 마치 광을 낸 강철 칼날들과 같이 공기를 가른다. 회색 비단옷을 입은 할미새 두 마리가 개울가를..

그리스도의시 2020.01.08

II 36. 예수와 요한, 시몬, 유다가 베들레헴으로 간다.

예수께서 아주 이른 아침에 역시 같은 문에서 제자 시몬과 유다와 만나시는 것이 보인다. 예수께서는 요한을 데리고 계신다.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들린다. “자, 너희들이 과히 힘들지 않으면, 나와 함께 유다를 두루 돌아 다니자. 특히 너 시몬이 너무 힘들지 않다면 말이다.” “선생님, 왜요?” “유다의 산길을 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리고 또 네게 해를 입힌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네게는 더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걷는 일에 대해서는 다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선생님이 제 병을 고쳐 주신 뒤로는 젊은이보다도 더 잘 견디어 내게 되었고, 어떤 피로도 괴롭게 여겨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을 위해서 할 때에는 더 그렇고, 지금은 선생님을 모시고 하니 더 그렇습니다. 제게 해를 ..

그리스도의시 2020.01.08

II 34. “요한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자기를 제물로 바치는 사람들의 완전한 전형이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요한과 다른 제자와의 사이에 또 한 가지 대비되는 것이 있다. 이 대비로 내가 특히 사랑하는 제자의 모습이 더 분명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요한은 ‘제자’가 되기 위하여 자기의 사고와 판단 방식까지도 버리는 사람이다. 그는 그의 인격,..

그리스도의시 20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