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248

82. 죽어가는 어린이가 살아남. 병사 알렉산드르. 예수께 대한 경고

이곳은 성전 내부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같이 엄밀한 의미의 성전, 즉 사제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 곁에 계시다. 그곳은 안마당을 통하여 들어가는 매우 아름다운 안뜰인데, 거기서는 한층 더 호화로운 안마당을 통하여 정육면체의 지성소가 있는 높게 쌓아올린 마당으로 가게 되어 있다. 이것은 헛수고이다! 내가 성전을 천번을 보고 이천번을 묘사하였다 해도, 그곳이 복잡하기 때문에 그렇든지, 내가 용어(用語)를 모르고 도면을 그릴 능력이 없어서 그렇든지, 미궁(迷宮)인 이 호화로운 곳에 대한 내 묘사는 항상 불충분한 것이다 …. 그들이 기도하는 것이 보인다. 다른 이스라엘 사람도 많이 있는데, 각기 자기 자신을 위하여 기도하는 남자들뿐이다. 11월의 흐린 날 일찍 찾아온 저녁이다. 와글와글 요란한 소리가 ..

그리스도의시 2021.10.13

81. 예수께서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연회석상에서 가믈리엘을 만나신다.

아리마태아는 땅이 꽤 기복이 심한 곳이다. 웬지 모르지만, 나는 그곳이 평야에 있는 줄로 생각하였었다. 그렇지만 야산들이 점점 낮아지면서 평야 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어디쯤에서 길이 구부러지는 곳에서는 서쪽으로 기름진 평야가 나타난다. 그리고 11월의 이 아침에는 끝이 없는 물같이 보이는 안개 아래 지평선으로 사라진다. 예수께서는 시몬과 토마와 같이 계시다. 다른 제자들은 데리고 계시지 않다. 나는 예수께서 당신이 사귀셔야 하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감정과 성격을 슬기롭게 함락하셔서, 상황에 따라, 주인이 별로 감정을 상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제자들을 데리고 가신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유다인들은 낭만적인 소심한 여자들보다도 더 … 민감한 모양이다. 나는 그들이 아리마태아의 요셉의 이야기를 하는..

그리스도의시 2021.10.13

80. 장막절 후에 또 라자로의 집에 들르신다. 요셉이 예수를 아리마태아에 초청한다.

저는 어떻게 이런 많은 글을 쓸 수 있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당신이 사신 복음을 가지고 내게로 오신다는 것을 느끼는데, 다음 환상을 기억하느라고 밤새껏 고통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들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들은 말들을 할 수 있는 대로 초를 잡았습니다. 그런 다음 지금은 – 열 한시 반 – 다음과 같은 것을 봅니다. 예수께서 다시 라자로의 집에 계시다. 내가 들은 것으로 미루어 장막절이 벌써 지났고 예수께서는 당신과 절대로 헤어지기를 원치 않는 친구의 간청으로 다시 베다니아에 오셨다는 것을 알겠다. 또 예수께서는 라자로의 집에 시몬과 요한만을 데리고 계시다는 것도 알겠다. 다른 제자들은 그 지방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또 끝으로 아직 라자로에게 충실한 친구들의 모임이라는 것도 ..

그리스도의시 2021.10.13

79. 예수께서 라자로의 집에 가시고, 마르타가 마리아에 대하여 말한다.

나무들이 있고 장사꾼들의 외치는 소리가 요란한 예리고의 장마당. 한 구석에서는 세리 자캐오가 합법적 그리고 비합법적 착취에 … 골몰하고 있다. 그는 귀중품 매매도 하는 모양이다. 과연 나는 그가 목걸이와 귀금속류를 달고 감정하는 것을 본다. 누가 돈으로 세금을 낼 수가 없어서 그것을 그에게 주었는지 또는 누가 다른 필요로 인하여 그에게 판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적갈색과 회갈색의 중간 빛깔인 겉옷으로 몸을 감싼 날씬한 여자의 차례이다. 그 여자의 얼굴도 아주 고운 노란색 비단으로 만든 베일을 쓰고 있어서 똑똑히 볼 수가 없다. 갈색 천으로 된 옷차림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짐작할 수 있는 날씬한 몸매밖에는 알아차릴 수가 없다. 볼 수 있는 것은 얼마 안되지만, 적어도 그것을 토대로 판단하면..

그리스도의시 2021.10.13

78. 예리고 근처 요르단강을 걸어서 건너는 곳으로 돌아오신다.

“세례자가 여기 있지 않은 것이 이상합니다.” 하고 요한이 스승께 말한다. 그들은 모두 요르단강 동쪽 강가에 있다. 그곳은 세례자가 얼마 동안 세례를 주던 그 유명한 걸어서 건너는 곳 근처이다. “또 건너편 강가에도 없는데요.” 하고 야고보가 지적한다. “돈주머니를 또 하나 기대하고 잡아 간 모양이군요.” 하고 베드로가 주를 단다. “헤로데의 도당은 깡패들입니다.” “저쪽으로 건너가서 알아보자.”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사실은 그들은 건너간다. 그리고 건너편 강가에 있는 뱃사공에게 “세례자는 이제는 여기서 세례를 베풀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다. “예. 그이는 사마리아 경계에 가 있습니다. 그이를 이 지경으로 몰아놓았습니다. 성인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서 빠져나가기 위해 사마리아 사람들 가까이에 가서 ..

그리스도의시 2021.10.10

77. 예수께서 메론 호수 근처 야곱의 집에 머무르신다.

팔레스티나에는 갈릴래아 호수와 사해 이외에도 작은 호수랄까 연못이랄까, 어떻든 내가 이름을 모르는 거울 같은 수면이 하나 또 있는 것 같다. 나는 평가하는 능력은 조금도 없다. 그러나 언뜻 보아서 이 작은 호수는 길이가 3 킬로미터에 너비가 2 킬로미터쯤 될 거 같다. 보다시피 이것은 별것이 아니다.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다. 그러나 푸른 나무에 빙 둘러싸여 있는 이 작은 호수는 우아하다. 그 거울 같은 수면이 하도 파랗고 고요해서 에나멜 같은 하늘 한 조각이 내려앉은 것 같고, 한가운데에는 더 엷고 가볍게 움직이는 빛깔이 있는데, 그것은 아마 북쪽에서 흘러 들어와 남쪽으로 빠져 나가는 강물의 흐름 때문인 것 같다. 호수가 얕기 때문에 강물은 흐르지 않는 물 한가운데를 마치 살아 있는 정맥 모양으로 지..

그리스도의시 2021.10.10

II 76. 예수께서 도라의 집에 가신다. 요나의 죽음

나는 에스드렐론의 평야를 낮에 본다. 늦가을의 어느 흐린 날이다. 땅이 젖어 있으면서 질척거리지 않는 것을 보면 밤 사이에 비가 온 모양이다. 음산한 초겨울에 오는 그런 비 말이다. 그리고 바람도 분다. 노랗게 된 나뭇잎들을 떨어뜨리고, 습기를 머금은 기운으로 뼈 속까지 파고드는 축축한 바람이다. 이곳 저곳 밭에는 짝을 지어 밭을 갈고 있는 소들이 어쩌다 보인다. 소들은 씨뿌리기를 준비하느라고 비옥한 이 평야의 기름진 땅을 힘들게 간다. 또 보기에 가슴아픈 광경은 사람들 자신이 소들이 하는 일을 해서 이미 파헤쳐진 땅에 발로 버티고 팔의 온 힘과 가슴의 힘까지도 합쳐서 쟁기를 끌며 튼튼한 송아지라도 힘이 들 그 일을 하느라고 노예들처럼 지쳐버리는 일이다. 예수께서도 눈을 들어 이 광경에 눈길을 멈추신다...

그리스도의시 2021.10.10

II 75. 예수께서 안나의 집 포도 수확하는 데 계신다. 마비환자 소년의 기적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75. 예수께서 안나의 집 포도 수확하는 데 계신다. 마비환자 소년의 기적 갈릴래아의 농촌 전체가 포도 수확하는 즐거운 일에 종사하고 있다. 남자들은 높은 사다리에 올라가서 정자 모양으로 올린 포도나무와 그냥 올린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딴다. 여자들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붉고 금빛나는 포도송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압착공(壓搾工)들에게 가져간다. 노래와 웃음과 농담이 포도밭에서 포도밭으로, 정원에서 정원으로 옮아간다. 동시에 포도즙 냄새가 퍼지고, 굉장히 많은 벌들이 취한 듯이 윙윙거리며 아직 작은 포도송이가 많이 달려 있는 포도 햇가지 위에서 바구니까지, 또 포도알들이 뿌연 죽같이 된 포도즙에서 몰라보게 되어 사라지는 양조통에까지 빨리 날아 다니며 춤을 춘다. 짐승때 모..

그리스도의시 2021.02.05

74. 예수께서 어머니와 함께 쿠자의 요안나의 집에 가신다.

예수께서 쿠자의 요안나의 집으로 향해 가시는 것이 보인다. 문지기가 어떤 사람이 오는지를 알아보고는 어떻게 기쁘게 외쳤던지 온 집안이 술렁거린다. 예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축복을 하시면 들어오신다. 요안나는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달려와 땅에 엎디어 스승의 발에 입맞춤한다. 쿠자도 온다. 그는 처음에는 몸을 깊이 숙이고, 그 다음에는 예수의 옷자락에 입맞춤한다. 쿠자는 마흔살쯤 된 미남자이다. 그는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골격이 단단해 보이는 사람으로 머리털은 검지만 관자놀이에는 흰 머리카락이 몇 오라기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의 눈은 날카롭고 짙은 빛깔이며, 살갗은 희고, 네모난 검은 수염은 손질이 잘되어 있다. 요안나는 남편보다 더 크다. 지난번 병의 흔적이로는 두드러지게 날씬한 것 뿐이지만, 그래도 ..

그리스도의시 2020.07.13

73. 예수 나자렛에서 학대를 받으시다.

네모난 커다란 방이 보인다. (내 안에서 내게 알려주시는 분이 말하는 것과 같이) 그것이 나자렛의 회당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렇게 말하는 것은 노란 칠을 한 아무 장식도 없는 벽돌과 한편에 비스듬히 일종의 높은 의자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위판이 앞으로 기울어진 높다란 작은 책상도 있고, 그 위에는 두루마리들이 놓여있다. 작은 책상인지 겹친 선반인지? 마음대로 골라 부르기 바란다. 요컨대 밑에 다리가 달려 있고, 위에는 두루마리들이 차곡차곡 놓여 있는 일종의 기울어진 탁자이다.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들 같이 하지 않고, 모두가 한쪽을 향하여 있고, 손은 합장하지 않고 거의 제대에 있는 신부와 같이 하고 있다. 의자와 책상 위에는 등불들이 놓여 있다. 저는 이 환상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모..

그리스도의시 2020.07.13

72. “은총은 항상 의롭게 살겠다는 뜻이 있는 곳에서 작용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1944년 2월 13일에 본 셋째 환상과 넷째 환상을 여기 삽입하여라. 네가 보다시피 고집이 덜 센 시몬은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거룩하게 재빨리 정의에 복종하였다. 그리고 그는 즉시 내 제자가 되지는 않았고, 네가 1년전에 알지 못하고 부른 것처럼 사도는 더구나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패오의 죽음으로 인하여 이렇게 나와 만난 뒤로는 적어도 중립적인 방관자가 되었다. 또 사람들의 빈정거림에 대하여 그의 어머니와 내 어머니를 남자가 보호하고 옹호해야 하였을 때 그분들의 보호자도 되었다. 나를 ‘미친놈’ 취급을 하는 사람들을 압도할 정도로 용감하지는 못하였고, 나 때문에 얼굴을 좀 붉히고, 여러 당파에 반대되는 내 포교 때문에 온 집안의 위험을 걱정할 만큼 아직 지나치..

그리스도의시 2020.07.13

71. 예수께서 알패오의 마리아의 집에 가셔서 사촌형 시몬과 화해하신다.

붉은 황혼 가운데로 어둠이 내리덮이기 시작한다. 황혼은 꺼지는 불과 같이 점점 더 어두워지다가 보랏빛도는 루비빛깔이 된다. 드물게 볼 수 있는 찬란한 빛깔이 서쪽 하늘을 물들이고, 천천히 희미해지다가 마침내 어두운 코발트색 하늘 속에 사라진다. 그 곳에는 별과 반달이 떠 있는 동쪽 하늘이 점점 더 가까이 온다. 달은 벌써 하현이 되어간다. 농부들은 집으로 돌아가느라고 걸음을 재촉하고, 불을 피운 아궁이에서는 나자렛의 낮은 집들 위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 예수께서 읍내에 도착하실 참인데 다른 사람들이 하려고 하는 것과는 반대로 아무도 어머니께 가서 알려드리지 말라고 하신다. “아무 일도 없을 터인데 왜 어머니께 걱정을 끼쳐드리겠느냐?” 하고 말씀하신다. 이제 시내로 들어왔다. 인사를 하는 사람도 ..

그리스도의시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