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II 39. 예수와 목자 엘리야와 레위와 요셉

Skyblue fiat 2020. 1. 8. 18:46

야산들이 베들레헴의 구릉들보다 훨씬 더 높고 나무가 울창하며 점점 더 높아져서 진짜 산맥을 이룬다.
예수께서는 앞장서서 올라가시며 무엇을 찾으시는 것같이 앞쪽 주위를 살피신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안하신다. 몇 미터 뒤에 떨어져 오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는 제자들의 말보다는 숲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신다.
방울 소리가 멀리서 났다. 바람에 불려 가까이까지 들려온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고 돌아보시며 말씀하신다. 

“가축 떼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생님, 어딥니까? ”
“저 비탈 쪽인 것 같지만 나무에 가려 안보인다.”
요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옷을 벗고-덥기 때문에 모두가 겉옷은 벗어서 둘둘 말아 어깨에서 허리로 비스듬히 메고 간다 – 짧은 속옷만 입은 채 물푸레나무 같은 높고 반들반들한 줄기를 끌어 안더니 무엇이 보일 때까지 기어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 “선생님, 맞습니다. 가축떼가 많이 있고, 저쪽 울창한 수풀 뒤에는 목자 세 사람이 있습니다.” 요한은 나무에서 내려오고 일행은 안심하고 그쪽으로 간다.
“그렇지만 과연 그 사람들일까요?”
“시몬아. 물어보자꾸나. 또 그들이 아나라 해도 무슨 말을 해 줄 것이다. 그들은 서로 알 터이니까.”


또 100미터쯤 가니 커다란 고목들이 빙 둘러쳐져 있는 푸른 큰 목장이 나타난다. 많은 가축떼가 비탈진 풀밭에서 무성한 풀을 뜯어먹고 있다. 세 남자가 가축떼를 지키고 있다. 한 사람은 나이가 많아 벌써 백발이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하나는 30대, 하나는 40대로 보인다.
“선생님, 조심하십시오. 저 사람들은 목자입니다. ” 예수께서 걸음을 빨리 하시는 것을 보고 유다가 충고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대답도 안하신다. 흰 옷을 입은 키가 크고 아름다운 그분이 넘어가는 햇빛을 받아 환해진 얼굴로 걸어가신다. 어떻게나 빛나는지 꼭 천사같다‥‥ “친구들, 평화가 그대들과 같이 하기 바랍니다.” 하고 풀밭 경계에 들어서실 때 말씀하신다.
세 사람은 깜짝 놀라 돌아본다. 침묵이 흐른다. 그러다가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 묻는다. “누구십니까?”
“영감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은 여러 해 만에 처음 오시는 분입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갈릴래아에서 왔습니다.”
“갈릴래아에서? 아이고!” 그 사람은 예수를 자세히 쳐다본다. 다른 목자들도 가까이 왔다. “갈릴래아에서” 하고 목자는 되뇌이고,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가만히 덧붙인다. “그분도 갈릴래아에서 오셨었는데‥‥ 그럼, 어떤곳에서 오셨습니까? ”
“나자렛에서.”


“아이고! 그럼 이거 보십시오. 그러면 어떤 아기가 마리아라고 하는 여자와 요셉이라고 하는 남자와 같이 그리로 돌아갔습니까? 엄마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아기 말입니다. 유다의 야산에서 그보다 더 아름다운 꽃은 본 일이 없습니다. 칙령이 내렸을 때 유다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아기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세상의 행복을 위해 피난을 한 아기요. 그 아기가 확실히 살아서 지금은 어른이 되었다는 걸 알기 위해서는 제 목숨이라도 바칠 그 아기 말입니다.”


“그 아기가 피난한 것이 왜 세상을 위해 큰 행운이라고 그러십니까?”
“그것은 그 아기가 구세주, 메시아였고, 헤로데가 그 아기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아기가 아버지와 엄마와 같이 피난을 갔을 때 나는 거기 없었습니다‥‥ 학살 소식을 듣고 돌아와서 – 선생님, 나도 아이들과(흐느껴 운다) 아내가 있었거든요‥‥ (또 흐느낀다)돌아와서 아이들과 아내가 학살당한 것을 보았을 때(또 흐느껴 운다), 그래도 정말 아브라함의 하느님께 맹세하지만 내 친자식보다도 그 아기 때문에 더 떨었습니다 – 그 아기가 피난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래도 알아볼 수가 없었고 학살당한 내 식구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나는 문둥병자처럼, 부정탄 사람 모양으로 돌로 얻어맞고 살인자 취급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숲 속으로 도망쳐 들어와 늑대처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주인을 만났습니다. 오! 그 주인은 안나 같은 사람은 아니었지요‥‥ 이 주인은 무자비하고 잔인합니다‥‥ 양이 상처를 입거나 어린 양이 늑대에게 물려 가거나 하면 피가 나도록 몽둥이찜을 당하거나 조금 모아둔 돈을 잃거나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 대신 숲속에서 무슨 일이나 해야 하는데, 언제나 제값의 세곱절을 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언제나 지극히 높으신 분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메시아를 보게 해 주십시오. 적어도 그분이 살아 계신 것만이라도 알게 하십시오. 그 나머지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고요. 선생님, 제가 베들레헴 사람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고, 주인에게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악을 악으로 갚거나 천인한테서 고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도둑질을 해서 악을 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천사들이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들에게 평화’라고 말했기 때문에 용서하고 고통을 당하고 정직하게 살기만 원했습니다.”


“천사들이 그렇게 말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착하신 선생님만이라도 믿어 주십시오. 메시아가 나셨다는 것을 적어도 알기나 하십니까. 그리고 믿으십니까? 아무도 그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천사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그리고 우리는 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취하지 않았었습니다. 아시겠어요. 이 사람은 그 때 어린 아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제일 먼저 천사를 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우유밖에 마시지 않았습니다. 우유를 마셔도 취할 수 있습니까? 천사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한 갓난 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하고.”


“정확히 그렇게 말하였습니까? 잘못 듣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잘못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아이고! 아닙니다. 레위야, 참말이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 하긴 그것이 하늘의 말이었고 우리 마음 속에 불글자로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 매일 아침, 매일 저녁, 해뜰 때와 첫별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에 그로 인해서 축복과 힘과 위안을 얻기 위해 그분의 이름과 어머니의 이름과 더불어 그 말을 기도 모양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 영감님은 ‘그리스도’라고 말했습니까?”

“선생님. 아닙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베들레헴의 외양간에서 마리아에게서 나셔서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신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사람들에게 평화. 그분이 세상의 구세주이시네’ 하고 말입니다.”


“결국 누구를 찾는 것입니까?”
“마리아의 아들, 나자렛 사람,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찾습니다.”
“그게 나요.” 이 말을 예수께서는 당신의 충실하고 끈질긴 벗들에게 당신을 나타내시며 환한 얼굴로 말씀하신다. 끈질기고 충실하고 참을성있는 친구들.

“선생님이! 주님, 구세주, 우리 예수님!” 세 사람은 땅에 엎디어 기쁨으로 눈물을 흘리며 예수의 발에 입맞춘다.
“일어나시오. 일어나요, 엘리야, 그리고 레위도.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당신도.”
“요셉의 아들 요셉입니다.”
“이 사람은 내 제자들입니다. 갈릴래아 사람 요한과 유다 사람 시몬과 유다요.”


목자들이 이제는 땅에 엎드려 있지는 않지만 아직 무릎은 꿇고 있다. 발꿈치를 괴고 몸을 뒤로 젖히고 앉아 감격으로 떨리는 입술과 창백하거나 기쁨으로 붉어진 얼굴을 하고 사랑가득한 눈길로 구세주께 경배한다.
예수께서는 풀에 앉으신다.
“안됩니다. 주님이 풀에 앉으시다니, 이스라엘의 왕이신 선생님이, 안됩니다.”
“친구들, 그대로 두시오. 나는 가난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목수일 뿐입니다.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만, 착한 사람들이 내게 주는 사랑으로만 부자입니다. 나는 당신들과 같이 있으려고, 당신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당신들 곁에 건초를 깔고 자려고 그리고 당신들에게서 위안을 받으려고 왔습니다.”


“아이고! 위안이라니요! 우리는 버릇없고, 박해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박해는 나도 받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내가 찾는 것, 즉 사랑과 성실과 여러 해 뒤에까지 남아 있으면서 꽃을 피우는 희망을 내게 줍니다. 아시겠어요? 당신들은 그것이 나였다는 것을 서슴지 않고 믿으면서 기다릴 줄을 알았고, 그래서 내가 왔습니다.”


“아! 그러믄요. 선생님이 오셨지요. 이제는 내가 죽더라도 희망과 기다림 때문에 내게 고통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아닙니다. 엘리야. 영감님은 그리스도가 승리한 후까지 살 것입니다. 내 어린 시절을 보신 영감님은 내 찬란함도 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당신들은 열 두명이었지요. 엘리야, 레위, 사무엘, 요나, 이사악, 토비아, 요나타, 다니엘, 시메온, 요한, 요셉, 베냐민. 내 어머니는 항상 당신들의 이름을 내게 말씀하셨어요. 내 첫번째 친구들의 이름을.”


“오오!” 목자들은 점점 더 감동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습니까? ”
“나이 많은 사무엘은 늙어서 20년 전에 죽었구요. 요셉은 몇 시간 전에 아기를 낳은 아내가 그 아기와 같이 도망할 여유를 주려고 울타리의 문있는데서 싸우다가 죽었습니다. 나는 이 애를 내 친구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내 주위에 아직 아이들을 두기 위해서 거두어 주었습니다. 나는 레위도 데려왔습니다. ‥‥레위도 박해를 받고 있었지요. 베냐민은 리반산에서 다니엘과 함께 목자 노릇을 하고 있구요. 시메온과 요한과 또 아버지를 기억해서 이제는 마티아라는 이름을 가진 토비아는 요한의 제자인데, 토비아의 아버지도 피살되었습니다. 요나는 에스드렐론 평야에서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의 심부름꾼으로 있고, 이사악은 허리병 때문에 말할 수 없이 불쌍하게 혼자서 유다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대로 도와줍니다‥‥ 그렇지만 우리도 모두 얻어맞는 신세이고, 또 그것은 불난 데 물 몇 방울 격입니다. 요나타는 지금 헤로데 조정의 유력자의 집에 하인으로 있습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이 일거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까? 특히 요나타, 요나, 다니엘, 그리고 베냐민이 말입니다.”
“나는 선생님의 친척 즈가리야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그분에게 보내셨드랬지요. 그리고 우리가 격노한 유다인들과 싸워서 도망쳐 다니고 저주를 받게 되었을 때 나는 그 사람들을 즈가리야에게 보냈습니다. 그분은 친절했습니다. 그분이 우리를 보호하고 먹여주고 할 수 있는 대로 우리에게 주인을 구해 주었습니다. 나는 케로데파 사람에게로 넘어간 안나의 가축떼 전부를 이미 맡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같이 있었지요‥‥ 어른이 된 세례자는 전도를 하기 시작했고, 시메온과 요한과 토비아는 세례자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세례자가 지금은 옥에 갇혀 있는데요.”
“예. 그래서 그 사람들이 지금은 작은 가축떼를 데리고 마케론테 근방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가축떼는 의심을 받지 않게 하려고 선생님의 친척 요한의 제자인 어떤 부자가 그들에게 준 것입니다.”
“그 사람들을 모두 보고 싶군요.”
“주님, 그렇게 하시지요. 우리들이 그 사람들에게 가서 ‘오게, 그분이 살아계시네. 우리를 기억하시고 사랑하셔’ 하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친구로 삼고 싶어한다고 말하시오.”
“주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
“그러나 우선 이사악을 보러 갑시다. 사무엘과 요셉은 어디에 묻혔습니까?”
“사무엘은 헤브론에 묻혔습니다. 그 사람은 즈가리야의 집에 남아서 그분에게 봉사했습니다. 요셉은‥‥ 무덤이 없습니다, 주님. 그의 집과 함께 타 죽었으니까요.”
“요셉은 잔인한 사람들의 불꽃 속에 있지 않고 주님의 불꽃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아 영광 안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 말은 당신들에게 하는 말이고 요셉의 아들 요셉 자네에게도 하는 말일세. 자네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자네에게 입맞춤하게 이리 오게.”
“그럼 제 아이들은요?”
“엘리야, 그애들은 천사들이오. 구세주가 영관을 쓸 때 ‘영광’이라고 다시 말할 천사들입니다.”
“왕관을 쓰시는 것입니까 ?”
“아니. 구세주의 영관입니다. 오오! 의인들과 성인들의 행렬! 우선 흰 옷과 진홍빛 옷을 입은 어린 순교자들의 무리가 앞장을 설 것입니다. 그리고 고성소의 문이 열리면 우리 모두가 다시는 죽지 않는 나라로 함께 올라갈 것입니다. 그런 다음 당신들은 주님 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들을 볼 것이고 다시 만날 것입니다! 믿음을 가지시오.”
“예, 주님 ”

“나를 선생이라고 부르시오. 날이 어두워지고 첫번째 별이 나타납니다. 식사전 기도를 하시오.”
“제가 아니라, 선생님이 하셔야지요.”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빛을 보고 섬길 만한 자격을 가진 마음이 착한 사람들에게 평화. 구세주가 그들 가운데 있도다. 왕족의 목자가 그의 양떼 가운데 있도다. 샛별이 떴도다. 의인들이여, 기뻐하라! 주님 안에서 기뻐하라. 주님이 하늘을 만드시고 거기에 별들을 뿌리신 분이로다. 주님이 뭍과 바다의 경계를 정해 놓으신 분이로다. 주님이 바람과 비를 창조하시고, 당신 자녀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주시기 위하여 계절의 흐름을 조절하셨도다. 그런데 주님은 지금 그대들에게 더 훌륭한 음식, 즉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 영원한 포도나무에서 나온 포도주를 보내시는도다. 나를 경배하는 사람들의 선발대인 그대들은 돌아와서 참으로 아버지를 알고, 그분의 거룩함을 따르며 그분에게서 영원한 상급을 받도록 하라.” 예수께서는 서서 팔을 벌리고 기도하셨고, 그동안 제자들과 목자들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런 다음 빵과 우유 한 사발을 내놓는다. 사발인지 바가지인지 모를 그릇이 셋이 있기 때문에 우선 예수께서 시몬과 유다와 같이 식사를 하시고, 다음에 예수님에게서 사발을 받은 요한이 레위와 요셉과 동시에 먹고, 맨 마지막으로 엘리야가 먹는다.


양떼들은 이제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 양들은 커다란 무리를 이루어 서로서로 바싹 기대 서서 아마 어떤 울타리 안에 몰아넣기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세 목자가 숲 속에 있는, 나뭇가지로 만들고 밧줄을 둘러친 투박한 헛간 밑으로 양들을 몰아넣는 것을 본다. 그들은 예수와 제자들을 위하여 건초로 침대를 만들기 시작한다. 여러 군데 불을 피우는데, 아마 야수들 때문에 그러는 모양이다.


유다와 요한은 누워 조금 뒤에 잠이 든다. 시몬은 예수의 상대가 되어 드리고 싶었지만 그도 역시 얼마 안 있어 건초 위에 앉아 말뚝에 등을 대고 잠든다.
예수께서 목자들과 같이 깨어 계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요셉에 대하여, 마리아에 대하여, 에집트로 피난한 것과 돌아온 것에 대하여‥‥ 그리고 다정스러운 안부 물음이 있은 다음에는 더 고상한 질문이 나온다. 즉 예수께 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양없는 목자인 그들이 어떻게 해야 예수께 봉사할 수 있을 것인가?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르치시고 설명하신다. “이제 나는 유다를 두루 다닐 참입니다. 당신들은 항상 제자들을 통해 소식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당신들을 오라고 부르겠어요. 그동안 당신들은 함께 모이시오. 당신들은 내가 이 세상에 스승으로, 구세주로 와 있는 것을 서로 알리도록 하시오. 당신들이 할 수 있는 대로 그것을 알리시오. 사람들이 당신들 말을 믿을 것이라고 약속은 하지 않겠어요. 나는 조롱과 추적을 당했어요. 당신들도 그런 일을 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그렇게 기다리면서 용감하고 의로웠던 것과 같이, 지금 내 사람이 되었으니 한층 더 그렇게 되시오. 내일 우리는 유다로 갔다가 헤브론으로 갈 터인데, 당신들도 올 수 있습니까? ”


“있구말구요! 길은 누구나 다닐 수 있고, 풀밭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부당한 증오 때문에 베들레햄만이 우리에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른 고장 사람들도 사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를 ‘술취한 사람’ 취급을 하면서 업신여길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서는 별로 일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부르겠습니다. 당신들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일생 동안이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줄곧.”
“아니올시다. 저는 나이가 많으니. 제가 먼저 죽을 것입니다. 선생님.”
“영감님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제일 먼저 본 얼굴들 중의 하나가 엘리야 영감님의 얼굴이었습니다. 그 얼굴이 제일 마지막 얼굴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나는 내 죽음의 고통으로 인하여 깜짝 놀란 영감님의 얼굴을 눈동자에 간직하고 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개선하는 아침의 빛나는 환영을 영감님 가슴에 지니게 될 것이고 그 환영을 지닌 채 죽음을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죽음은 영감님이 아주 어린 아이일 때에 경배한 예수와 영원히 만나는 것입니다. 그 때에도 천사를이 ‘마음이 착한 사람’을 위하여 ‘글로리아’ 를 노래할 것입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기분좋은 환상이 흐려지더니,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