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264~p273

184. 막달라의 벤야민의 어머니 집에서
1945. 6. 10.
방금 전에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사도들이 기적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몇몇 주민들도 선생님을 가리키며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근엄한 표정으로 도시의 변두리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향하여 곧장 가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한 소년이 껑충거리며 나오고 그의 어머니가 뒤따라 나오는 한 작은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신다.
“부인, 제가 댁의 정원에 들어가 더위가 약간 식을 때까지 좀 쉬어도 되겠습니까?”
“나의 주님,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안으로라도, 부엌에라도 들어오십시오. 저는 원기를 회복할 것들을 당신께 약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애쓰지 마시오. 나는 이 평화로운 정원에 머무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러나 여인은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섞은 물을 그분께 가져다드린다. 그 다음에 그녀는 마치 무언가를 말씀드리고 싶지만, 감히 말씀드리지는 못하는 것처럼 텃밭을 오락가락한다. 그녀는 자기의 채소들을 돌보고 있지만 그것은 외관상의 모습일 뿐이고, 사실은 선생님께 주의를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어린 소년이 나비나 다른 곤충을 잡느라고 소리 지를 때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귀찮아한다. 그녀가 화내며 아이를 가볍게 때리자… 아이는 더 크게 소리 지른다.
예수께서는 그분께 질문한 열성당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당신께서는 마리아가 그 일로 당황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수께서는 몸을 돌려 아이를 부르시자 아이가 달려와서 예수의 무릎에 엎드리며 울음을 멈춘다.
여인이 외친다.
“벤야민아! 이리 오너라. 선생님을 성가시게 하지 마라.”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아니오, 이 애를 그대로 두시오. 이 애는 얌전해질 것이고, 그래서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어린이에게 말씀하신다.
“울지 마라. 네 엄마는 너를 아프게 때리지 않았다. 네 엄마는 단지 네가 말을 듣게 한 것뿐이다. 아니 네가 말을 듣기를 원해서 그러신 거야. 네 엄마는 네가 조용히 하기를 원했는데 너는 왜 소리 질렀니? 아마 네 엄마가 몸이 불편해서 그분은 네가 소리 지르는 것을 귀찮아하시는 모양이구나.”
소년은 어른들이 도무지 어찌해볼 수 없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어린이들의 솔직성으로 곧바로 외친다.
“아니에요. 엄마는 몸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엄마가 나에게 말했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께 오고 싶어서, 당신이 나를 쳐다보라고 일부러 소란을 피웠어요.”
그들 모두가 웃고, 여인은 얼굴이 새빨개진다.
“부인, 얼굴을 붉히지 말고 이리로 오시오. 당신은 내가 말하는 것을 듣기를 원했습니까? 왜요?”
“왜냐하면 당신께서는 메시아시니까요. 당신께서 행하신 기적을 보면 당신만이 메시아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말씀을 듣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저는 막달라 밖으로 나가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 남편은 까다롭고, 제 아이들은 다섯이나 되니까요… 가장 어린것은 태어난 지 넉 달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이곳에는 한 번도 오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왔소, 그것도 당신의 집에, 당신이 보시다시피.”
“그래서 저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남편은 어디 있소?”
“나의 주님, 그이는 바다(겐네사렛 호수. 그들은 이 호수를 바다라고도 불렀다.)에 나갔습니다. 만일 제 남편이 고기를 잡지 못한다면, 저희에게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저희는 이 작은 텃밭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곱 식구에게 충분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도 제 남편 자캐오는…”
“인내하시오, 부인. 모든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 아닙니다! 수치를 모르는 여자들은 쾌락만을 누리고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후안무치한 여자들의 소행들을 보셨습니다. 그들은 향락만을 일삼고 다른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그들은 출산의 고통과 노동의 피로를 모릅니다. 그들은 괭이질하느라 손에 물집이 생기지 않고, 빨래하느라 손이 트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름답고 싱싱해 보입니다. 하와의 벌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아니 그들은 저희에게 처벌이 됩니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당신께서는 제 말을 알아들으시지요.”
“나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 여자들도 끔찍한 십자가를 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오. 그들을 꾸짖는 양심, 그들을 경멸하는 세상, 그들을 배척하는 그들의 가문, 그들을 저주하시는 하느님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무서운 십자가를.
그 여자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소. 그 여자들은 출산의 고통도 겪지 않고, 노동하느라 물집이 생기지도 않지요. 그러나 그 여자들도 똑같이 피로하고, 수치스럽기까지 하오. 그들의 마음은 큰 상처덩어리일 뿐이오.
그들의 싱싱한 외모와 겉으로 보이는 차분함을 부러워하지 마시오. 그것은 가책만을 주고 평화를 주지는 못하는 파멸을 가리는 베일일 뿐이오. 천진난만한 자기의 아이들에 대하여 꿈꾸는 어머니인 당신은 그 여자들의 잠을 부러워하지 마시오… 그들의 베개는 악몽으로 뒤덮여 있소. 그리고 그들에게는 미래에, 노년에, 임종 시에 가책과 공포만 있을 거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여기 그냥 있어도 되겠습니까?”
“예, 여기 있으시오. 나는 벤야민에게 멋진 비유 하나를 말해주겠소.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들과 막달라의 마리아에게 적용할 거요. 다들 들어라.
너희는 마리아의 선으로의 회심을 의심하고 있다. 그녀가 뉘우치리라는 아무런 표지도 없다. 뻔뻔스럽고 파렴치하고 자기의 지위와 권력을 의식하는 그녀는 감히 사람들을 거슬러, 자기로 인하여 울고 있는 집의 문지방까지 왔었다. 그녀는 베드로의 비난에 대하여 웃어넘기고, 권유하는 내 시선을 접하고 오만한 태도로 저항했다.
아마 너희 중 몇 사람은 라자로를 위해서나 나 자신을 위해서 그녀에게 직접 충분한 시간동안 말해서 구세주와 메시아로서의 내 힘을 보임으로써 내 능력으로 그녀를 굴복시키기를 바랐을 것이다. 아니다. 그런 것은 불필요하다. 나는 이미 여러 달 전에 다른 죄인에 대해서도 말했었다. 영혼들은 자기들 스스로 반응해야 한다.
나는 지나가며 씨를 뿌린다. 씨는 비밀리에 작용한다. 영혼은 이 일에 있어 존중받아야 한다. 만일 처음에 뿌린 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다시 뿌려야 하고, 세 번째에도 뿌려야 하고… 씨 뿌리는 것이 무익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을 때에만 씨뿌리기를 단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기도한다. 기도는 흙 위에 내리는 이슬과 같아서 토양을 부드럽게 보존하고 영양을 공급해주어 씨가 싹트게 한다. 아주머니, 당신은 채소를 재배할 때 이렇게 하지 않나요?
이제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에 당신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어떻게 일하시는지에 대한 비유를 들어보아라. 왜냐하면 모든 마음은 땅 위의 작은 하느님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죽은 후에 이 모든 작은 나라들이 한 나라, 측량할 수 없고, 거룩하고, 영원한 나라로 합쳐진다.
하느님의 나라는 씨를 뿌리시는 하느님(the Divine Sower)에 의하여 사람들의 마음 안에 창조된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소유지로―모든 사람은 처음부터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하느님의 것이다―오셔서 그분의 씨를 뿌리신다. 그러고 나서 그분께서는 다른 밭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으로 가신다.
낮들은 밤들로 이어지고, 밤들은 낮들로 이어진다. 낮에는 햇빛과 비가 오는데, 우리의 경우에 햇빛은 하느님의 사랑이고, 비는 영혼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지혜의 분출이다. 밤들에는 별들과 아늑한 적막이 온다. 우리의 경우 영혼이 생각을 모으고 묵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느님의 빛 비추는 부르심과 고요함이다.
감지할 수는 없지만, 씨는 강력한 그 영향 하에서 부풀어 오르고, 갈라지고, 뿌리내리고, 싹트고, 자란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의 아무런 도움 없이 이루어진다. 땅은 씨로부터 스스로 풀을 만들어내고, 풀은 튼튼해져서 이삭을 만들어내고, 이삭은 자라고 부풀고, 단단해지고, 누렇게 되고, 딱딱해져서 완전한 낟알이 된다. 낟알이 여물면 씨를 뿌린 이는 다시 와서 거두어들이는데, 그 씨의 완성의 시간이 이르렀기 때문이다. 낟알이 더 발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것은 수확되어야 한다.
내 말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같은 일을 한다. 나는 씨를 받아들이는 마음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더딘 과정이다. 서둘러서 모든 것을 망치면 안 된다. 작은 씨가 터져서 뿌리 내린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이냐! 굳어지고 거친 마음에 있어서도 그 일은 어렵다.
그 마음은 자신을 열어야 하고, 사람들이 자기를 살피도록 허용해야 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 수고스럽게 그것을 가꾸어야 하고, 전에 그가 걸치고 있던 매력적이고, 화려하고, 무익하고, 활기 넘치는 무성한 것 대신 소박하지만 유익한 것들을 걸치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존재로 보여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생각의 유익을 위하여 사람들의 감탄어린 주의를 끌지 않고 겸손하게 일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는 자라고 이삭이 패도록 자신의 모든 재능을 기울여야 한다. 그는 알곡이 되기 위하여 사랑으로 불타야 한다. 그리고 그는 고통스러운 인간 의견의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고, 애쓰고, 고통당하고, 새 옷에 자기를 맞춘 다음 잔인한 가지치기에 의하여 그 옷을 박탈당해야 한다.
그는 모든 것을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주어야 한다. 그는 하늘에서 성인의 옷으로 다시 옷 입기 위하여 옷이 벗겨진 채로 있어야 한다. 성인이 되는 죄인의 삶은 가장 길고, 가장 영웅적이고, 가장 영광스러운 싸움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말한 것으로부터 내가 지금 마리아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을 너희는 깨달을 것이다. 마태오야, 내가 너에게는 달리 행동했느냐?”
“아닙니다,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그러시지 않았습니다.”
“그럼 나에게 진실을 말해라. 너를 더 설득한 것은 내 인내였느냐, 아니면 바리사이들의 신랄한 비난이었느냐?”
“제가 지금 여기 와 있을 정도로 인내하신 당신의 인내심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저를 업신여기고 저주함으로써 저를 경멸했고, 그 경멸로 인하여 저는 제가 그때까지 했던 것보다 더 나쁘게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죄인들은 자기가 죄인으로 취급당하는 것을 알게 되면 더 완고해집니다.
그러나 모욕당하는 대신 누군가의 애무를 받게 되면, 우리는 어쩔 줄 모르게 되고 울게 됩니다… 우리가 울 때 죄의 구조 전체가 붕괴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선하신 하느님(Goodness) 앞에서 발가벗은 채로 남아 있으면서 그 선하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다시 옷 입혀달라고 진심으로 간구하게 됩니다.”
“네 말이 옳다. 벤야민아, 너는 내 이야기를 즐겼느냐? 그래? 좋아! 그런데 네 엄마는 어디 가셨니?”
알패오의 야고보가 대답한다.
“그분은 비유가 끝날 때쯤 나갔는데, 저 길을 따라 달려갔습니다.”
“그분은 아마 자기의 남편이 오는지 보려고 바닷가에 간 것 같습니다.”
토마스가 말한다.
“아니에요. 내 엄마는 내 동생들을 데리러 외할머니의 집에 갔어요. 내 엄마는 일하기 위하여 동생들을 외할머니 집에 데려다줘요.”
어린이가 말하면서 예수의 무릎에 친근하게 몸을 기댄다.
“그런데 네 엄마는 너를 여기 남겨두었단 말이지, 이 어린 사람아? 네 엄마가 너를 여기 혼자 두는 걸 보면, 네가 몹시 심술궂은 모양이로구나."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나는 장남이기 때문에 내 엄마를 도와줘요…”
“너는 네 엄마가 천국에 가도록 그분을 도와드린단 말이지. 가엾은 여인! 너는 몇 살이냐?”
베드로가 묻는다.
“3년 있으면, 저는 율법의 아들이 돼요.”
어린애가 으스대며 대답한다.
“너는 글을 읽을 줄 아니?”
타대오가 묻는다.
“예… 하지만 아주 천천히요… 왜냐하면 선생님이 거의 날마다 나를 쫓아내서 그래요…”
“내가 뭐랬어!”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하는 건 선생님이 늙고 못 생기고 늘 같은 말만 해서 졸려서 그래요! 만일 선생님이 이분(아이는 예수를 가리킨다) 같다면, 저는 집중할 거예요. 당신은 자거나 장난하는 아이를 때려요?”
“나는 아무도 때리지 않는다. 나는 학생들에게 ‘너희와 나를 위하여 집중해라’ 하고 말한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예, 바로 그거예요! 겁주지 말고 사랑으로요.”
“그러나 만일 네가 착하다면, 선생님은 너를 사랑하실 것이다.”
“당신은 착한 사람들만 사랑하세요? 당신은 착하지 않았던 여기 이 아저씨에게 참을성을 가졌었다고 금방 말하고서는…”
어린이의 논리는 치밀하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다. 하지만 사람이 착하게 될 때 나는 그를 많이 사랑하고, 그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준다.”
소년은 곰곰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마태오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근데 당신은 어떻게 해서 착해지게 됐어요?”
“나는 이분을 사랑했다.”
아이는 또 다시 곰곰 생각해보고 나서 열두 사도를 보면서 예수께 묻는다.
“이 아저씨들은 전부 착해요?”
“물론 착하고말고.”
“당신은 그걸 확신해요? 나도 가끔 착한 아이로 행동해요. 하지만 그건 내가 더 큰 장난을… 치려고 할 때 그래요.”
그들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다. 아이도 익살스럽게 고백하고 나서 웃는다. 예수께서도 웃으시며 아이를 껴안고 입 맞추신다.
이제는 모두와 허물없이 된 아이가 장난하고 싶어서 말한다.
“지금 나는 누가 착한지 말해줄게요.”
아이가 선택을 시작한다. 그는 그들 모두를 살펴보더니 나란히 앉아 있는 요한과 안드레아에게 직접 가서 말한다.
“당신과 당신은 이리 와요.”
그러고 나서 아이는 두 야고보를 골라 처음 두 사람과 합치게 한다. 그 다음에 그는 타대오를 선택한다. 그는 열성당원과 바르톨로메오 앞에서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이 있다가 말한다.
“당신들은 늙었긴 하지만, 착해요.”
그는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게 한다.
어린이는 베드로를 살펴본다. 베드로는 익살스럽게 눈살을 찡그려가며 시험을 치르는데, 아이는 베드로도 착하다고 생각한다. 마태오와 필립보도 합격한다.
아이가 토마스에게 말한다.
“당신은 너무 많이 웃어요. 난 진지하거든요. 항상 웃기만 하는 사람은 나중에 시험에 낙제한다고 우리 선생님이 말하는 것을 당신은 몰라요?”
그러나 결국 토마스도 점수는 나쁘지만 간신히 합격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예수께로 돌아온다.
“이거 봐, 너 개구쟁이, 나도 여기 있어. 나는 나무가 아니야. 난 젊고 잘생겼어. 너는 왜 나는 시험하지 않니?”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내 엄마는 내 맘에 들지 않는 물건을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어요. 그 물건을 탁자 위에 올려놔서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가지게 해요. 그리고 누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을 주면 ‘그건 내 맘에 들지 않아요’ 하고 말하지 말고, ‘고맙습니다만, 저는 배고프지 않아요’ 하고 말하라고 엄마가 그랬어요. 난 당신에 대하여 배고프지 않아요.”
“왜 그래? 자 봐라. 만일 네가 내가 착하다고 말해준다면, 나는 이 돈을 너에게 주겠다.”
“내가 그걸 가지고 뭘 하겠어요. 거짓말로 내가 뭘 사요? 내 엄마가 그러는데 속임수의 열매인 돈은 지푸라기가 된대요. 한 번은 내가 할머니 집에서 거짓말해서 할머니한테서 한 드라크마를 받아서 꿀 과자를 사먹으려고 했는데, 밤사이에 그 돈이 지푸라기가 되고 말았어요. 난 그걸 문아래 있는 저 구멍에 넣어서 아침에 꺼내려고 했는데, 지푸라기 한 무더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넌 어떻게 나를 좋지 않은 사람으로 볼 수 있니? 나에게 뭐 잘못된 거라도 있니? 내가 절름발이라도 되니? 내가 못 생겼니?”
“아니에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무서워요.”
“왜?”
가리옷 사람이 그 아이에게 다가가며 묻는다.
“난 모르겠어요. 날 내버려둬요. 날 건드리면 나는 당신을 할퀼 거예요.”
“고슴도치 같은 녀석이로군! 너는 멍텅구리야.”
유다가 억지웃음을 웃는다.
“나는 멍텅구리가 아니에요. 당신은 나빠요.”
어린이는 예수의 품으로 피신한다. 그분께서는 말없이 그를 쓰다듬어주신다.
사도들은 가리옷 사람에게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이 일에 대하여 농담을 주고받는다.
그러는 동안 여인이 대여섯 명의 사람들과 함께 돌아오는데, 그들 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50명쯤 되어 보인다. 그들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이다.
“당신께서는 이 사람들에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적어도 몇 마디 말씀이라도요. 이분은 제 시어머니고, 이 애들은 제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저기 저 사람은 제 남편입니다. 주님,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여인이 간청한다.
“예, 나는 말하겠습니다. 당신의 환대에 대하여 감사하기 위해서요.”
여인은 아기가 울어서 집안으로 들어간 다음 문지방에 앉아서 아기에게 젖을 먹인다.
“여러분, 들으시오. 여기 내 무릎 위에는 아주 지혜롭게 말한 소년이 있습니다. 이 소년은 ‘속임수로 얻는 모든 것은 지푸라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이의 엄마는 이 아이에게 이 진리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영원한 진리입니다. 부정직하게 행해진 일은 결코 성공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말, 행위, 신앙에 있어서의 거짓말은 언제나 거짓말의 선생인 사탄과의 동맹의 표시입니다. 하늘나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행위들이 아주 소란스럽거나 현란하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그것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동이지만, 초자연적인 사랑의 목적으로 한 행동들입니다.
사랑은 여러분 안에서 싹터 하늘까지 자라는 나무의 씨이며, 그 그늘에서 다른 성덕들이 싹틉니다.
나는 그것을 작은 겨자씨에 비유하겠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뿌리는 씨앗들 중에서 가장 작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나무가 성장하면 얼마나 크고 잎이 무성하며,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습니까? 백퍼센트가 아니라, 백 대 일입니다. 그것은 가장 작지만 가장 부지런하게 일하는 씨입니다. 그것이 여러분에게 얼마나 많은 이득을 안겨주겠습니까?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지극히 거룩하신 여러분의 하느님과 여러분의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사랑의 동기로 행동한다면, 여러분은 십계명의 어느 하나도 어기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영혼의 종교행위가 아니라 거짓 행동의 종교행위로 하느님께 거짓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배은망덕한 자녀들처럼, 간통자처럼, 너무 까다로운 남편이나 아내처럼, 부정직한 상인들처럼, 일상생활에서의 거짓말쟁이처럼, 원수들에 대한 잔인한 복수자처럼 여러분의 이웃에게 거짓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더운 시간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이 정원 안의 나무들의 가지로 피해 들어와 있는지 보세요. 아직은 아주 작은 이 겨자나무가 머지않아 새들이 와서 깃들이는 진짜 홰가 될 것입니다. 모든 새들이 아주 크고 안락한 이 나무들의 안전한 그늘을 찾아올 것이고, 새끼 새들은 떨어지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나 그물 같은 이 가지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나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의 기초인 사랑도 이와 같습니다.
사랑하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사랑받을 것입니다. 사랑하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서로를 용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아랫사람들에게 올바른 것 이상을 요구하는 무자비한 사람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의 평화와 영광을 얻으려면, 사랑과 진실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벤야민이 말한 것처럼 사랑과 진실을 거슬러 거짓으로 행한 여러분의 모든 행위는 여러분의 지옥에서의 침대의 짚으로 변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다른 것을 말하지 않고, 이것만을 말하겠습니다.
사랑의 큰 계명을 항상 마음속에 새겨두고, 진리이신 하느님께 충실하고, 어떤 말이나 행동이나 감정에 있어서도 진실하시오. 진리는 하느님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씨앗이 그것이 완전하게 될 때까지 끊임없이 자라는 것처럼 여러분은 끊임없이 자신을 완전에 이르게 하기 위한 노력, 조용하고 겸손하고 참을성 있는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싸움을 보고 계시며, 여러분의 이기심을 극복하는 것, 거친 말을 참는 것, 명령받지 않았는데도 필요를 채워주는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가령 전쟁에서 적을 죽이는 것보다 더 큰 상을 주실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안식하시오.
만일 여러분이 의인들로 산다면 소유하게 될 하늘나라는 매일매일의 작은 것들로 세워집니다. 착함, 절제, 인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서로 견디는 것, 그리고 사랑, 사랑, 사랑으로요.
착하시오. 서로 평화롭게 사시오. 불평하지 마시오. 남을 판단하지 마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나는 축복으로, 그리고 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에 대한 감사로 내 평화를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신 다음 그 여인을 향하여 말씀하신다.
“당신은 거룩한 아내이자 거룩한 어머니이니, 하느님께서 특별히 강복하시기를. 꾸준히 성덕을 닦으시오. 안녕, 벤야민. 진리를 사랑하고, 네 엄마의 말씀에 순종해라. 나는 너와 네 동생들도 축복하고, 어머니에게도 축복을 드립니다.”
한 남자가 앞으로 나아와서 당혹스러워하며 말을 더듬는다.
"그런데… 저는 당신께서 제 아내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감격했습니다…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눈들이나 지성을 가지고 있지 않소?”
“왜요?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그것들을 사용하지 않소? 내가 그것들을 열어줄까요?”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이미 열어주셨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도 아시겠지만, 저는 이 사람을 많이 사랑합니다. 문제는… 습관이 되어서… 그만… 그만…”
“상대가 나보다 온순하니 지나치게 까다롭게 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이지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마시오. 당신은 당신의 직업으로 인하여 항상 위험을 무릅쓰고 있소.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신다면, 더 이상 폭풍우들을 두려워하지 마시오. 그러나 만일 당신 안에 불의가 있다면, 당신은 두려워해야 마땅할 거요. 당신은 알아들었소?”
“저는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보다 더 깨달았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하여 당신의 말씀에 순종하겠습니다…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마치 자기가 처음 보는 것처럼 자기의 아내를 쳐다본다.
예수께서는 강복하시고 작은 길로 나오신 다음 시골을 향하여 다시 길을 떠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