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6권-86-90) 순명과 싸우기보다는 하느님과 싸우는 편이 더 쉬우리라

Skyblue fiat 2014. 9. 24. 13:58


6권-86,  순명과 싸우기보다는 하느님과 싸우는 편이 더 쉬우리라

1904년 12월 4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가 더 이상 이 (산 제물의) 상태로 있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것 같아 마음이 안절부절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이 상태를 벗어나려는 내적 힘을 느꼈는데, 어찌나 강력한 힘인지 억제할 수 없어서 "피곤하다. 더는 참고 견딜 수가 없어." 하고 되뇌고 있었던 것이다.

 

2. 그러자 내 마음속에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피곤해서 더는 참고 견딜 수가 없다. 아무래도 너의 그 상태를 얼마 동안 완전히 정지시켜야 할 것 같다. 그러면 그들은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할 것이다. 그때 내가 너를 다시 산 제물이 되게 하겠다. 그런 다음 전쟁이 터지면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3. 나는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순명' (내가 달아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이와 싸우는 것은 마치 땅을 가득 채우고 하늘에까지 닿은 높은 산을, 그것도 길도 없는 산을, 따라서 도저히 정복할 가능성이 없는 산을 올라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혹독한 덕목과 싸우기보다는 하느님과 싸우는 편이 더 쉬우리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4. 마음이 그렇게 뒤숭숭했으므로, 내 몸 바깥으로 나가서 어느 십자고상 앞에 있게 되자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기력이 부칩니다. 산 제물로 존속하는 데에 필요한 힘이 없습니다. 제가 계속하기를 원하신다면 힘을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겠습니다."

 

5. 그러고 있노라니 그 십자고상에서 피가 분수처럼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으로 다시 내려오면서 불로 바뀌었다. 또한 몇몇 동정녀들이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영국..... 등지에서." 하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들이 언급한 다른 나라들의 이름은 내가 미처 알아듣지 못했다."내란이나 국가 간의 싸움 따위 매우 심각한 전쟁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6.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어느 새 나 자신의 몸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산 제물의 상태를) 벗어나라고 나를 밀어대는 내적 힘을 따라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고 촉구하는 순명의 힘을 따라야 할지, 아무래도 결정할 수 없었다. 양쪽 다 내 허약하고 변변찮은 존재를 내리누르는 강하고 능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힘들긴 해도 순명 쪽이 우세한 것 같지만,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도 모를 일이다.

 

 

6권-87,  영원한 지복의 시작은 인간 자신의 모든 '맛'을 벗는 것이다

1904년 12월 6일

 

1. (기다리는 고통을 억제하느라고) 계속 고투를 벌이고 있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셨다. 그런데 모든 것이 벗겨져 벌거숭이가 된 나 자신을 보았다. 극도로 비참한 상태여서, 이보다 더 비참한 영혼은 있을 수 없어 보일 정도였다. 얼마나 참담한 변화인지! 주님께서 당신 전능의 새로운 기적으로 나를 이 상태에서 다시 일으켜 주시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나 자신의 비참 때문에 죽을 것만 같았다.

 

2. 그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용기를 내어라. 영원한 지복의 시작은 인간 자신의 모든 '맛'을 벗는 것이다.

영혼이 자기 고유의 '맛'을 잃음에 따라 하느님의 '맛'이 영혼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면 영혼은 그 자신을 벗어버렸기에 이제는 스스로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자기의 것이라고는, 심지어 영적인 것까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3. 영혼이 그렇게 자기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있는 것을 보시면 하느님께서 그분 자신의 모든 것으로 그를 채우시며 모든 신적 행복으로 충만케 해 주신다.  그때라야 비로소 참으로 행복한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영혼 자신의 것이 좀이라도 남아 있는 한 쓰라린 고통과 두려움에서 면제될 수 없을 뿐더러, 하느님께서도 당신 행복을 그에게 건네주실 수 없기 때문이다.

 

4. 영원한 행복의 항구로 들어가는 영혼은 누구든지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이 박탈작용에서 면제될 수 없고, 이것 없이는 들어갈 수도 없다. 이는 일반적으로 죽음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바, 연옥이 그 끝손질을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맛'이란 무엇인가, 신적 지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어서 한마디도 답할 수 없어지는 것이다.

 

5. 그러나 나는, 자신을 온전히 내게 주었기에 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영혼들의 지복이 저 위 하늘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지상 생활 동안 내 인성이 지니고 있었던 선과 고통과 덕행들로 그들을 채워 주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그들에게서 물질적인 '맛' - 영혼은 이를 짐승의 배설물로 여기거니와 - 뿐만이 아니라 영적인 '맛'도 벗겨 버린다. 그들을 나의 선들로 완전히 채워, 참 행복의 시작을 선물로 주기 위함이다."

 

6권-88,  영혼이 비어 있고 겸손할수록 하느님의 빛이

더욱더 그를 채우며 그분의 은총과 완전성을 나누어 주신다

1904년 12월 22일

 

1. 평소와 같이 있다가 아기 예수님을 뵈었다. 그분은 한 손 가득 빛을 들고 있어서 손가락들 사이로 광선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큰 기쁨 속에 잠겼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완덕은 빛이다. 그러니 거기에 도달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빛을 한 웅큼 붙잡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붙잡으려고 애를 쓰면 빛이 손가락들 사이로 빠져나가지만, 손은 그 빛 안에 잠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빛은 하느님이고, 하느님만이 완전하시다. 따라서 완덕에 이르고자 하는 영혼은 신성의 극소한 부분 - 바닷물 몇 방울을 붙잡고 있는 셈이지만 때로는 온통 빛 안에서, 곧 진리 안에서만 살게 된다.

 

3. 또한, 빛이 빈 공간을 발견하면 그 공간이 깊고 클수록 더 깊이 침투하여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같이, 영혼이 비어 있고 겸손할수록 하느님의 빛이 더욱더 그를 채우며 그분의 은총과 완전성을 나누어주신다.

 

6권-89,  나약은 대체로 경계 내지 감시 부족에 기인한다

1904년 12월 29일

 

1. 평상시와 같은 상태로 있으면서 주님께서 겪으신 고난의 가장 굴욕적인 단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내심 소름이 쫙 끼치는 것을 느꼈지만 "주님, 저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당신께 새로이 재연하는 이들을 용서하십시오. 인간 안에 너무나 큰 나약이 있는 탓입니다." 하고 혼잣말을 했다. 이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약이라고들 하는 것은 대체로 지도자 신분에 있는 이들, 부모나 장상들의 경계 내지 감시 부족에 기인한다. 사실, 보살핌과 감시를 받으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할 자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나약이 양분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자멸하고 만다. 반면에 나약에 굴복하는 사람은 그 나약을 부양함으로써 더욱 나약해지고 만다."

 

3. 그런 다음 그분은 이렇게 덧붙이셨다.

“아, 딸아, 마른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영혼에는 덕행이, 빛과 아름다움과 은총과 사랑이 스며든다. 마찬가지로, 더러운 진창이 스펀지에 스며들 듯이 영혼이 굴복한 죄와 나약도, 암흑과 추함과 하느님에 대한 증오까지도 영혼에 스며든다.”

 

6권-90,  순명을 모욕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모욕하는 것이다

1905년 1월 21일

 

1. 고해사제에게 어떤 의심들을 털어놓은 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을가라앉힐 수 있었다.

나중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순명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은 단지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순명을 모욕한다.

그리고 순명을 모욕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모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