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6권-74~80) 그리스도의 인성과 뜻과 일치하여 활동해야 한다/끈기가 없는 곳에 온갖 악이 들어온다

Skyblue fiat 2014. 9. 22. 23:30

 

 

6권-75,  신성을 찾아 만나려면

그리스도의 인성 및 그리스도의 뜻과 일치하여 활동해야 한다

1904년 10월 17일

 

1. 보통 때와 같은 상태로 머물러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신성을 찾아 만나려면 그리스도의 인성이라는 막을 통해 활동할 필요가 있다.

즉, 그리스도의 인성 및 그리스도의 뜻과 일치하여, 그리스도의 뜻이 영혼 자신의 뜻과 하나인 것처럼 활동함으로써 오로지 그리스도의 마음에 들려고 하는 것이다.

 

3. 이는 그리스도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서 모든 것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고,

무슨 일을 할 때든지 그리스도를 불러 그리스도가 바로 그 자신의 일을 하는 것처럼 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활동하는 영혼은 하느님과 부단히 접촉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인성은 신성을 가리고 있는 일종의 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막 안에서 활동하는 영혼은 이미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다.

 

4. 그러니 그리스도의 지극히 거룩한 인성을 통해 활동하기를 원치 않으면서 그리스도를 찾아 만나려고 하는 것은, 마치 껍질을 찾아보지도 않고 그 속의 열매를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과 같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일이 되겠느냐?”

 

 

 

6권-76,  서로 물어뜯고 있는 사제들

 

1. 오늘 아침에는 나 자신의 몸 바깥으로 나가서 여러 마리의 작은 개들이 서로 물어뜯고 있는 어느 길 복판에 있었고, 이 길의 맨 앞쪽에 한 수도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개들이 서로 물어뜯는 것을 보고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위치에서 이 사태를 보면서 본능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개들은 진리를 알게 하는 초자연적인 빛을 지니지 못한 채, 깊이가 없는데다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은 말로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2. 그러는 동안 나는 이렇게 말하는 한 목소리를 들었다. “서로 물어뜯고 있는 이 개들은 모두 사제들이다.”

 

3. 하느님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제들이 그렇게 서로 물어뜯는 것을  보고 있었던 저 수도자는 아마도 손님인 것 같았다.

 

 

6권-77,  ‘말씀’은 표현과 의사소통을,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뜻한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지 않았다면 하느님과 인간을 결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없었을 것이다 

1904년 10월25일

 

1. 평소대로 있었으나 무척 괴로워한 뒤에 그분께서 오셨다.

그분을 뵙자마자 나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도다.”(요한1,14) 하였다.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말씀’은 육화하여 사람이 되었지만 육(육)인 상태도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그는 실제 그대로의 그 자신으로 있었다. 즉 ‘말씀’은 말을 뜻하고 말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없는 것과 같이, ‘말씀’은 표현과 의사소통을,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뜻한다. 그러므로 ‘말씀’이 사람이 되지 않았다면 하느님과 인간을 결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없었을 것이다.”

 

3.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사라지셨다.

 

 

6권-78  하느님의 정의를 위한 약간의 빈 공간

1904년 10월27일

 

1. 평상시와 같이 있었지만 마음은 무척 불안하였다. 내 유일무이한 선이신 분의 거의 전적인 부재도 부재려니와, 내 몸 바깥에 나가 있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개처럼 서로서로 죽이려고 하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다른 나라들과의 전쟁에 말려든 모양이어서 많은 군인들이 떼지어 출발하는 것이 보였고,희생자가 속출함에 따라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소환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내가 거의 아무런 고통도 받고 있지 않으니,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었다!

 

2. 그래서 나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탄식하고 있었다.

 “왜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도 오시지 않고 고통도 없다면? 내게 가장 소중하고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짝인 예수님과 고통이 나를 떠났다. - 그런데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이 두 벗이 없으면 나는 살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토록 그들과 헤어질 수 없었는데, 그런데도 내가 아직 살아 있다니! 오, 하느님, 사정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습니까!

 

3. 얼마나 괴로운 시점이며, 얼마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며, 얼마나 전대미문의 잔인함이겠습니까! 당신께서는 당신 없이 지내도록 다른 영혼들도 떠나곤 하셨지만 절대로 그들에게서 고통을 거두신 적은 없습니다. 아무에게도 이다지 수치스러운 모욕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오직 저에게만, 저에게만 이 끔찍한 치욕을 마련하셨습니다. 하기야, 홀로 저만은 이 참을 수 없는 징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저의 죄에 대해서만 합당한 징벌이고, 죄로 말하자면 오히려 이보다 더 심한 벌을 받아도 쌉니다!”

 

4. 그 순간 빛이 번쩍 하듯이 그분께서 오셔서 위엄이 서린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그런 소리를 하다니 어찌 된 일이냐? 너는 모든 것 속에서 오직 내 뜻만으로는  넉넉하지 않단 말이냐? 내가 너를 하느님의 영역 바깥에 위치시키고 내 뜻이라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징벌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가 다른 무엇보다도 내 뜻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느냐? 게다가, 네가 얼마 동안 고통 없이 지냄으로써 하느님의 정의를 위한 약간의 빈 공간을 만들 필요도 있다. 그래야 정의가 인간을 벌할 수 있지 않겠느냐?”

 

 

 

6권-79,  은총의 고리는 항구한 선업과 연결된다, 끈기가 없는 곳에는 온갖 악이 들어온다

 1904년 10월29일

 

1. 애타게 기다린 끝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셨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사람이 어떤 선을 행하려고 할 때 '성모송' 한 번 바치는 것만으로도 은총이 그 선행 안에 함께 작용하게 한다. 그런데 영혼이 그 선을 행하는 것에 항구하지 않으면 자기가 받은 선물을 존중하지 않고 가치를 생각하지도 않으며 은총 자체를 우습게 여긴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셈이 된다. 그러니까 오늘은 ‘예’하고 내일은 ‘아니오’ 한다든지, ‘그걸 좋아하니까 한다’ 하다가도 ‘이 선행을 하려면 희생이 요구되니 하고 싶지 않다’ 하는 식으로 행동한다면 그런 변덕 속에는 너무나 많은 악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3. 그것은 흡사 어떤 기품 있는 신사로부터 선물을 받은 사람이 오늘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일은 돌려보내는 것과 같다. 그 신사는 선량한 사람이어서 선물을 다시 보내지만, 그는 얼마 동안 간직하다가 자기 수중에 계속 지니고 있는 것에 싫증이 나서 또 다시 퇴짜를 놓고 만다. 그러면 신사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분명히 그는 내 선물을 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앞으로는 그가 가난해지건 죽어가건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다’ 하지 않겠느냐?

 

4.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끈기 있게 나아가는 행동 방식과 결부된다. 은총의 고리가 항구한 선업과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영혼이 도망쳐 버리면 이 은총의 줄이 끊어진다. 언젠가는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누가 그에게 장담해 줄 수 있겠느냐? 내 계획은 자신의 일을 항구하게 해 내는 사람 안에서만 완성된다.

완성, 성덕, 그리고 모든 것이, 모든 것이 항구함과 하나 되어 함께 진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혼이 항구하지 않아서 그의 선업이 간헐열처럼 오르락내리락 자꾸 변한다면 하느님의 계획을 허사로 만들고 그 자신의 완성을 무너뜨려 성덕에 도달할 수 없게 한다.”

 

 

​6권-80,  자유 의지가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만하지 못했을 것이다

1904년 11월13일

 

1. 평상시와 같은 상태로 있는 동안 쓰라린 고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내 지극히 거룩하고 유일한 선이신 분의 거의 전적인 부재와 침묵 때문이었다. 일체가 그림자처럼 침침하고 빛이 사라졌다. 나는 정신이 온통 짓눌린 듯 멍청해져서 더 이상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빛을 지니신 분이 내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는데다 (오신다고 해도) 섬광처럼 번쩍 빛나다 (사라지시니) 전보다 더 캄캄해지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뜻’만이 내게 남겨진 오직 하나의 유산이다.

 

2. 나중에, 너무나 괴로워서 더는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된 뒤에야 그분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딸아, 나는 사람이면서 또한 하느님이었으므로, 내 인성은 모든 죄와 징벌과 길 잃은 영혼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니 하고자만 했다면) 이 모두를 오직 하나의 지점에 모아들여 죄와 징벌들은 파괴하고 영혼들은 구원했을 것이다. 또 이 모든 고통을 내 인성 안에 지니고 가련한 인류에게는 그것을 면해 주기 위하여 하루의 수난이 아니라 모든 날에 걸친 수난을 치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기만 했다면 인간의 자유 의지를 파괴하면서 그 산더미 같이 쌓아올린 악들을 파괴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 왜냐하면 그렇게 할 능력이 내게 있었으니까 - (과연 그렇게 했다면) 인간은 어떻게 되었겠느냐?

 

4. 그 자신의 공로란 것이 없고 선을 행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의지가  없었을 터이니 어떤 인상을 주었겠느냐? 물론 아니다. 오히려 남의 집안에 있는 남과 같은 아들이었을 것이다. 다른 아들들과 함께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권리도 없고 상속도 받을 수 없는 이다. 그러니 그는 음식을 먹을 때에도 언제나 얼굴이 달아오르는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행위도 하지 않았던 터라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도무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자유 의지가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만하지 못했을 것이다.

 

5. 그 반면에, 내 인성은 내 창조적 지혜를 모독하지 않고 오히려 흠숭하게 되어 있었고 과연 그렇게 했으며, 그 자신 안에, 곧 신성이 아니라 인성 안에, 하느님 정의의 공간을 받아들이며 자기 포기를 단행하였다. 왜냐하면 이 정의의 공간은 현세의 징벌과 지옥과 연옥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6. 내 인성이 자기를 버리고 이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는데, 너는 내가 사람들을 벌하지 못하게 하려고 (계속적인 고통만을 원할 뿐) 고통이 없는 이 공간을 조금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니, 어쩌면 네가 나보다 월등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것이냐? 딸아, 나와 일치하여 평온한 마음으로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