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81, 영혼이 예수님의 음식이 되는 방법
1904년 11월17일
1. 성체를 받아 모신 뒤에, 나처럼 하찮은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음식으로 내어 주시는 주님의 인자하심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토록 큰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하였다. 이생각에 잠겨 있었을 때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나 자신을 사람의 음식이 되게 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사람도 자기 내면을 온전히 나를 위한 영양분으로 바꾸면서 그 자신을 내 음식이 되게 할 수 있다. 생각과 애정과 갈망과 기호(嗜好)와 심장 박동과 한숨과 사랑이 - 이 모든 것이 나를 향해 있게 함으로써 말이다. 그러면 나는, 영혼을 신화(神化)하며 일체를 나 자신 안에서 변화시키는 내 음식의 참된 결실을 보고서, 그 영혼으로, 즉 그의 생각과 사랑과 여타 모든 것으로 나 자신을 먹여 기르려고 올 것이다.
3. 이리하여 영혼도 내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당신께서 당신 자신을 제 음식이 되게 하시며 모든 것을 제게 주신 것과 같이 저 역시 저 자신을 당신 음식이 되게 했습니다. 제 전부가 온전히 당신 것이기에 더 드리려고 해도 남아 있는 것이 도무지 없습니다.' "
4. 그때 나는 인간의 배은망덕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깨달았다.
예수님께서 황송하게도 당신 자신을 우리의 음식이 되게 하실 만큼 극한적인 사랑을 주시는데도 우리는 이 음식을 거절하고, 따라서 그분께서 아무것도 못 드신 빈속으로 계시게 하기 때문이다.
6권-82, 예수님의 지상 하늘은 그분의 신성에 거처를 제공하는 영혼이다
1904년 11월18일
1.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노라니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지상에 와 있었을 때에 내 하늘은 바로 내 인성이었다. 그리고 하늘에 수많은 별들과 달과 행성들 및 한없이 넓은 공간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 것과 같이, 일체가 정돈된 상태로 저 위에 있는 하늘의 모상이었던 내 하늘도, 다시 말하자면 내 인성도, 이 안에 거처하는 신성의 질서가 빛을 뿜어내게 해야 했으니 그것은 곧 덕행과 능력과 은총과 지혜 등이었다.
3. 내가 부활한 이후 내 인성의 하늘이 저 위 하늘로 올라간 뒤에도 내 지상 하늘은 계속 존재할 필요가 있었고, 이 하늘은 바로 내 신성에 거처를 내어 주는 영혼들이다. 내가 그들 안에 거처하면서 나의 하늘을 형성하고, 그들 안에 지니고 있는 덕행의 질서가 빛을 뿜어내게 하는 것이다.
4. 그러니 자기 창조주에게 하늘을 제공하는 사람은 얼마나 영예롭겠느냐! 하지만, 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내게 그것을 거절하는지! 너는 어떠냐? 내 하늘이 되고 싶지 않으냐?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 보려무나."
5. 그래서 나는 "주님, 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다만 당신의 피와 상처와 인성과 덕행 안에 있는 자로 인정되는 것뿐입니다. 이 안에서만 제가 당신의 하늘로 여겨지고, 모든 사람들에게서는 그런 인정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6. 그분께서는 내 말을 들으시고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모습을 감추셨다.
6권-83 의지의 일치
1904년 11월24일
1. 온통 괴로움에 짓눌린 상태로 있다가 어지신 예수님께서 피를 뚝뚝 흘리시는 것을 보았다.
"복되신 주님, 저에게도 좀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당신 피 한 방울만이라도 주시면 적어도 제 모든 사악을 낫게 할 약이 되지 않겠습니까?"하고 여쭙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딸아, 뭔가를 주기 위해서는 주려는 사람의 의지와 받으려는 사람의 의지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쪽 사람은 주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주려고 하는 사람으로서는 아무리 주고 싶어도 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상대방은 받으려고 해도 주는 쪽 사람이 주고 싶어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게 된다.
3. (그러니 제대로 주고받으려면) 두 사람의 뜻이 한뜻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아, (그렇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번번이 내 은총이 숨막혀 죽고, 내 피가 퇴짜를 맞으며 짓밟히곤 하는지!"
4. 그분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중에 나는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달콤한 피 속에 구더기처럼 우글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 안에 남아 있기를 거부하면서 한사코 빠져나가려는 이들이 많았다. 이 피 속에 우리의 모든 선이, 우리의 모든 사악을 고칠 약이 들어 있건마는!
6권-84, 모든 인간 행위를 신화, 성화하신 예수님 인성 안의 신성
1904년 11월29일
1. 오늘 아침에는, 죄 중에 아무렇게나 마구 행하거나 초자연적 목적 없이 행하는 우리 인간의 수없이 많은 활동을 보속하려고 우리 주님의 인성이 행하신 모든 활동을 봉헌하였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복되신 예수님의 활동과 일치하여 같은 지향으로 활동하도록 간구하기 위함이었고, 그리하여 사람이 하느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영광의 빈곳을 채우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고 있는 내게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인성 안의 신성은 인간이 끼치는 모든 모욕의 가장 깊은 심연 속까지 내려갔기에, 얼마나 하찮고 사소한 행위이건, 내가 신화, 성화하지 않은 인간 행위란 도무지 없다. 그리고 이는 인간에게 이중의 주권을 돌려주기 위함이었으니, 하나는 내 창조사업 속에서 그가 상실했던 주권이요, 다른 하나는 내가 구원사업으로 그에게 얻어 준 주권이다.
3. 그러나 언제나 배은망덕한데다 그 자신의 원수이기도 한 인간은 주권자가 되기보다는 노예가 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곧 자신의 활동을 나의 활동에 일치시키려는 지향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하느님의 공로를 입는 활동이 되게 할 수도 있건만, 이를 허비하면서 왕권과 자기 지배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4. 이 말씀을 마치고 그분은 사라지셨고 나는 내 몸 안에 들어와 있었다.
6권-85, 기록상의 실수
1904년 12월 3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다가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는데,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 태양 앞에 있었고, 그 빛살이 내 존재 안팎을 온통 관통하면서 넋을 잃게 하고 있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나자 그런 자세로 있는 것이 너무 피곤해서 땅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일어나서 걸어갈 힘이 없어서였다.
2. 그렇게 한참 애를 쓰다 보니 한 동정녀가 와서 내 손을 잡고 어떤 방 속으로 데려갔다. 그 방의 침대 위에서 아기 예수님이 평온히 주무시고 계셨다. 나는 그분을 뵙자 반가워 어쩔 줄 모르며 바로 옆에 다가가 있었지만 잠을 깨우지는 않았다. 얼마 뒤 잠에서 깨어나신 아기는 침대 위에서 아장걸음으로 왔다갔다하기 시작하셨다. 나는 그분께서 사라지시면 어쩔까 싶어서 "사랑하올 제 마음의 아기님, 아시다시피 당신은 저의 생명이십니다. 부디 저를 떠나지 마십시오!" 하였다.
3. 그러자 그분은 "내가 (하루에) 몇 번이나 와야 하는지 우리 정하기로 하자." 하였다.
4. "제 유일한 선이시여, 무슨 말씀이십니까? 생명은 항상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항상 (계셔 주십시오)."
5.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있었을 때 사제 두 사람이 들어왔는데, 아기 예수님은 그 중 한 사제의 팔에 안기시면서 내게는 다른 사제와 이야기를 나누라고 명하셨다. 이 사제는 내가 기록한 것을 평가하고자 하나하나 검토하였다. 두려워진 나는 "이 안에 틀린 것이 굉장히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였다.
6. 그러자 그는 정중하게 이렇게 물었다. "틀린 것이라니요? 우리 그리스도교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입니까?"
7. "아닙니다. 문법적인 실수입니다." 하고 내가 대답하자 그는 "그건 상관없습니다." 하였다.
8. 자신감을 얻은 나는 그래서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이 모든 것이 망상의 소산이 아닐까 두렵습니다."
9.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대가 망상에 빠져 있는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 내가 그대의 글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까? 두 가지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그대 안에서 작용하는 존재가 하느님인지 아니면 악마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첫째, 그대는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그것이 하느님의 선물이며 은총이라고 생각합니까?" 하고 물었다.
10. "모든 것이 하느님 은총의 소치입니다."
11. "둘째, 주님께서 그대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 속에서 그대의 선한 의지가 은총보다 앞섰습니까, 아니면 은총이 그 의지를 행했습니까?"
12. "물론 언제나 은총이 앞섰습니다."
13. 그는 "그 대답들을 들으니 그대가 망상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였다.
14.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의 몸 속에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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