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41, 영혼 안에 악한 나라 셋을 파괴하고
선한 나라 셋을 대신 세우는 십자가
1904년 6월 3일
1. 아침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아서 잔뜩 마음이 무겁고 지겨운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그분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고통받는 것을 지겨워하지 말고, 매시간 방금 받기 시작한 것처럼 처신하여라. 사실 영혼이 십자가의 지배를 받고자 하면, 십자가가 그 영혼 안에 악한 나라 셋을, 곧 세속과 육신과 악마를 파괴하고, 선한 나라 셋을 대신 세운다. 이는 곧 영적인 나라, 거룩한 나라, 영원한 나라이다."
3. 그리고 그분은 모습을 감추셨다.
6권-42,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하시는 일을 따르려면
용기와 충실성과 극히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1904년 6월 6일
1. 평소대로 머물러 있노라니 그분께서 나의 내면에서 잠시 모습을 보여 주셨다. 처음에는 그분만이 보였고, 나중에는 성삼위 한 분 한 분이 다 보였는데, 모두 깊은 침묵에 잠겨 계셨다. 나는 그분들의 현존 안에서 늘 하던 대로 내적 일을 계속하였다.
2. 그리고 성자께서 나와 일치하시려는 것 같아서 그저 그분을 따랐을 따름이다. 하지만 일체가 침묵이었고, 이 침묵 속에서 내가 하느님과 하나 되고 있었으니, 내 온 존재가, 내 애정과 심장 박동과 소망과 호흡이 지엄하신 임금님께 대한 깊은 경배로 바뀌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가 얼마간 지속한 뒤에 그 세 분께서 한꺼번에 입을 여시는 것 같았는데 그러나 오직 하나의 음성을 이루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 "사랑하는 딸아,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네 안에서 하시는 일을 따르려면 용기와 충실성과 극히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 네가 하는 모든 일은 네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네가 하는 것이라고는 다만 네 영혼을 하느님께 거처로 내어 드리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왕이 초라한 오두막을 가지고 있는 가난한 여인에게 그 오두막을 거처로 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일이 너에게 일어난다. 그 여인은 왕의 요청대로 그것을 내어 주고 왕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한다. 그리하여 그 초라한 오두막은 왕이 거처하기에 부와 고상함과 영광과 온갖 좋은 것을 다 내포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누구의 것이겠느냐? 왕의 것이다. 그러니 왕이 거기를 떠난다면 그 가난한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겠느냐? 전과 같이 그 자신의 가난만 남을 뿐 아니겠느냐?“
6권-43,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안다면.....
1904년 6월 10일
1. 보통 때와 같은 상태로 있는데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온통 슬픔과 고통에 싸이신 모습으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아아! 내 딸아,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안다면, 오, 때묻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조심하겠느냐! 사람의 아름다움과 고결함과 매력은 하도 크고 많아서 창조된 만물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종류가 그 자신의 내부에 다 모여 있을 정도이다. 그것은 대자연 속에 창조된 만물이 사람에게 봉사하도록 창조되었으므로 사람은 그 모든 것보다 우월하기 때문이고, 우월하기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의 모든 자질을 그 자신 안에 담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것들은 사람을 위해 창조되었고, 사람은 홀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즐거움을 위해 창조되었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 안에 만물을 포함할 뿐더러 지고하신 하느님의 모상이 될 정도로 만물을 능가할 필요도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 모든 좋은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더할 수 없이 역겨운 진창으로 자신을 더럽히고 있을 뿐이다."
3. 그리고 그분은 사라지셨다. 나는 한 가난한 여인이 값진 패물과 보석이 박힌, 금실로 짠 화려한 옷을 받은 것과 같은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난한 여인은 그러나 그런 보옥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그 가치도 모르기 때문에 먼지가 날리는 곳에 그대로 둔다. 지저분한 것이 묻어 쉽사리 더러워지도록 방치할 정도로 그것을 거칠고 값싼 옷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가져가 버려도 별로 괴로워하거나 기분 나빠하지도 않는다. 그러한 것이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의 무지이다.
6권-44, 신성의 모든 소질을 내포한, 작은 그릇인 인간
1904년 6월 15일
1. 평소대로 있는데 그분께서 아주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사랑하는 딸아, 사람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끔찍이 사랑하는지 그들이 안다면 가슴이 사랑으로 폭발할 것이다. 사실 나는 사람을 창조할 때 바로 (내) 신성을 이루는 모든 소자(素子)들의 단위 분량이 가득한, 작은 그릇으로 지어내었다. 그리하여 내 온 존재의 모든 것, 곧 속성과 덕성과 완전성의 수많은 작은 알갱이들을, 영혼이 내가 준 능력에 따라 자신 안에 지니게 하였다. 그것은 내가 영혼 안에서 그만큼 많은 수의 작은 가락들이 내 가락에 화응하는 것을 보고 완전한 기쁨을 느끼며 영혼과 더불어 놀이도 하기 위함이었다.
3. 그런데, 신적인 것이 가득한 이 작은 그릇이 물적인 것과 상대하다가 이를 영혼 내부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면, 신적인 것은 밖으로 나가고 물적인 것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께서 얼마나 큰 모욕을 받으실 것이며, 영혼에게는 얼마나 큰 손상이 되겠느냐! 부득이 물적인 것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침투하지 않도록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딸아, 정말 조심하여라. 조심하지 않아서 네 안에 신적이지 않는 어떤 것이 보이면, 나는 내 모습을 더 이상 보여 주지 않을 것이다.“
6권-45, 인간 의지가 하느님 의지 안에 완전히 소멸되면,
하느님과 하나 되고, 하느님의 능력을 소유한다
1904년 6월 17일
1. 오늘 아침에는 몹시 오래 애를 태우며 기다린 뒤에야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셨고,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덕행에 대해서, 완덕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들 말해 왔는지 보아라.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오직 하나의 점에서 완결된다. 그것은 곧 인간 의지가 하느님 의지 안에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하느님의 의지 안에 소멸되면 될수록 그만큼 더 모든 것을 그 자신 안에 지니고 모든 사람보다 더 완전한 사람이 된다고 할 수 있다.
3. 물론, (다른) 모든 덕행과 선업들도 신적 보고를 여는 다수의 열쇠들이고,이 덕행과 선업들로 말미암아 인간이 하느님과 더욱 깊은 우정을 나누며 친교를 맺게 된다. 그러나 하느님과 하나가 되게 하고 하느님의 능력을 수중에 쥐게 하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의지 안에 인간 자신의 의지가 완전히 소멸됨을 통해서이다. 생명은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하느님의 의지 안에서 살아간다면 당연히 하느님의 의지를 소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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