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116, 하느님의 현존 안에 있는 영혼의 신적 활동력
1902년 3월 7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다가 사랑하올 예수님을 뵈었는데, 그분께서 즉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한 영혼을 내 현존 안에 끌어당기면 그는 하느님의 행동 방식을 자신 안에 받아들여 그대로 본받게 되는 은혜를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그를 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소유한 신적 활동력이 자기네 안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2. 그 후 나는 내가 내적으로 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일말의 불안을 느꼈다.
“이게 과연 주님의 마음에 드는 일일까?”
3.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이으셨다.
“너의 삶이 나의 삶과 합체되어 있는 한, 불안해할 것은 도무지 없다.
더욱이, 네가 내적으로 하고 있는 모든 것은 내가 네 안에 불어넣어 준 것이다. 그러니 흔히 너와 더불어 내가 그렇게 하면서 네가 그것을 하는 방법과 어떻게 하면 내 마음에 들게 할지를 가르쳐 준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내가 천사들을 불러 네가 내적으로 하고 있는 일을 같이 하게 한다. 이는 천사들이 네가 하는 일을, 곧 내가 친히 너에게 가르쳐 준 일을 기쁘게 여긴다는 뜻이다. 그러니 언제라도 걱정하지 말아라.”
4. 이 말씀을 듣고 나는 마음을 놓았다
4권-117, 지옥보다 더 극렬한 사랑의 고통
1902년 3월 10일
1. 평소처럼 있는 중에 내 몸 바깥에 나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흠숭하올 예수님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래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도 없었으니, 보잘것없는 내 마음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임종 고통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런 상태로)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모르겠다는 것뿐이다.
2. 이 고통스러운 상태 속에서,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찾는 일을 그만둘 수 없어 줄곧 찾아다녔거니와), 마침내 그분을 뵙자, “주님, 저에게 어떻게 이토록 잔인하실 수 있습니까? 이것이 참을 수 있는 고통인지 당신께서 친히 살펴보십시오!” 하고 나는 부르짖었다. 그리고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그분의 팔에 나 자신을 내맡겼다.
3. 매우 측은한 마음이 드신 그분께서는 나를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사랑하는 딸아, 네 말이 맞다. 마음을 가라앉혀라. 가라앉혀라. 내가 너와 함께 있고, 앞으로도 너를 떠나지 않겠다. 가엾은 딸아, 네 고통이 정말 크구나. 사랑의 고통은 지옥보다 더 극렬한 고통이다. 무엇이 인간을 더 혹사하겠느냐? 지옥이겠느냐? 아니면, 도전과 대립과 미움을 받고 있는 사랑이겠느냐?
영혼을 지옥보다 더 혹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가 품고 있는 사랑이 아니겠느냐?
4. 네가 이 사랑 때문에 나로 하여금 그러한 고통을 겪지 않게 하려고 나 대신 혹사당하는 것을 보는 것 - 이것이 내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안다면, 내 현존이 너에게서 거두어졌을 때도 더욱 차분해질 것이다.
이 점을 생각해 보아라.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고난 중인 나를 거슬러 죄를 짓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몹시 괴로워하거늘, 하물며 고난 중인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서야 얼마나 더 괴로워하겠느냐?"
5. 이 말씀을 듣고 감동한 나는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당신께서 오시지 않을 때에, 고해사제의 방문이 있기 전에 제가 이 (마비) 상태를 벗어나려고 애쓰기를 원하시는지 아닌지,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6.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아니다. 사제가 오기 전에 네가 이 상태를 벗어나는 것을 나는 원치 않는다. 근심일랑은 몽땅 내버려라. 내가 네 안으로 들어가서 네 손을 잡아 주마. 이와 같이 나의 손과 맞닿아 있으면 내가 너와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그리하여, 내가 예수님을 뵙고 싶어 안달하는 순간이면, 그분께서 내 손을 꽉 쥐시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면 나는 하느님의 손과 닿아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안정되어, “과연 그분께서 나와 함께 계시는구나!”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다.
8. 또 그분을 뵈고 싶은 열망이 더욱 강렬해지면, 그분께서 내 손을 쥐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말씀을 주시는 때도 있었다. “내 딸 루이사야, 내가 여기 있다. 여기에 있다. 다른 데서 찾지 말아라.”
9. 이 말씀을 들으면 내 마음이 더욱 차분해지는 것 같다.
4권-118, “너희 스스로 너희를 모조리 없애 달라고 하니...”
1902년 3월 12일
1.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곧 내 마음 안에서, 흠숭하올 예수님을 계속 뵙고 있는 중이다. 한 번은 그분께서 내 등 뒤에서 세상을 향하여 몸을 돌리신 자세로, 손에 들고 계신 징벌의 채찍을 사람들에게 던지시는 모습이 보였다. 그 결과 농작물에는 피해가 오고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왔다. 그 징벌을 내리시면서 그분께서 위협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그 중 기억나는 것은 이 말씀이다.
2. “나는 이러고 싶지 않지만, 너희 스스로 너희를 모조리 없애 달라고 하니, 좋다. 내가 그렇게 해 주겠다.”
3. 그런 다음 그분은 모습을 감추셨다.
4권-119, 주된 일은 생각과 말과 활동 속에서
오직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 되어야 한다
1902년 3월 16일
1. 오, 잠시 동안이라도 그분을 오시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끊임없이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과 불안을 느끼고 있건만 그래도 그분은 오시지 않는다. 맙소사!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처럼 줄곧 죽음을 치르면서도 어떻게 계속 살아가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 그 무렵 그분께서 잠깐 나타나셨는데, 여간 애처로운 모습이 아니었다. 한쪽 팔이 잘려 나간 채 몹시 슬퍼하셨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딸아, 사람들이 내게 어떤 짓을 했는지 알겠느냐? 그런데도 내가 벌하지 않기를 바라느냐?”
3. 그분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큰 십자가를 아래로 떨어뜨리신 모양이어서 십자가의 양팔이 예닐곱 도시 위에 드리워져 있었고, 그 도시들에는 징벌의 여러 재앙이 닥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면서 나는 무척 괴로웠다.
4. 그분은 그 괴로움에서 내 주의를 돌리게 하시려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나의 현존이 거두어질 때 심한 고통을 겪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까닭은, 네가 오랜 세월 신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이 관계를 통하여 합일을 이루고 있었기에 신적인 빛의 모든 즐거움을 풍부하게 누렸기 때문이다. 이 빛을 많이 누린 사람일수록, 빛의 결핍과 어둠이 가져오는 지겨움과 번민과 고통을 한층 더 통감하게 되는 것이다.”
5. 그러고 나서 그분은 다시 말씀하셨다. “하지만 각 사람에게 있어서 주된 일은 생각과 말과 활동 속에서 자기 자신의 안락이나 다른 어떤 사람의 존경과 기쁨을 찾지 않고 오직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 되어야 한다."
4권-120 "네가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더 괴로워진다."
1902년 3월 18일
1. 예수님의 부재로 말미암아 안절부절못하다가 아침에 영성체를 했다.
그래선지 그분께서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시자마자 나는 이렇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인자하신 제 선이시여, 당신께서 오시지 않을 때 제가 침착한 상태로 있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있는 것을 보시면 당신은 이를 구실로 오실 생각을 하시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바보같이 행동합니다. 달리 행동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나의 이 터무니없는 말을 들으신 그분께서는 내 안에서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너는 내가 괴로워하기를 바라는구나. 네가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면 내가 더 괴로워진다 는것을 너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즉 네가 차분하게 머물러 있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나로 하여금 더 큰 고통을 겪게 하고 싶다는 것과 같다.”
3. 그러자 나는 흥분해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당신께서 괴로워하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바로 당신의 고통을 보시고 제 고통에 대해서 더 깊은 연민을 느끼실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죄로 인한 고통이 아닌 한은 괜찮다는 것입니다. 죄는 흉측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4. “그러나 내가 오면 너는 징벌을 내리지 못하도록 억지를 부린다. 징벌은 꼭 필요한 것인데도, 그러니 순순히 내 뜻을 따라라.”
5. 나는 일전에 보았던 광경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여쭈었다.
“무슨 징벌들입니까? 사람들을 죽이시렵니까?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어느 날인가는 어차피 당신께로,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운명들이니 말입니다. 단, 당신께서는 그들을 구해 주셔야 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들을 이 전염병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이 말에 아랑곳도 하지 않고 사라지셨다.
6. 다시 오셨을 때도 그분은 세상을 등진 자세로 나타나셨고, 내가 아무리 애써도 그분으로 하여금 세상을 보시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떼를 쓰려고 하자 “내게 강요하지 말아라. 네가 자꾸 그러면, 너에게서 나의 현존을 거둘 수밖에 없어질 거다.” 하고 말씀하셨다.
7. 나는 내가 주님께 드린 말씀에 대해서 뉘우치고 있다. 아무래도 많은 잘못을 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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