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3장/ 5.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합니까?”(마태 18, 1)

Skyblue fiat 2021. 4. 8. 15:34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3 장 29세 때의 과월절부터 마지막 과월절 축제일까지’ 

 

5.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합니까?”(마태 18, 1)

 

 

 

식사 후에 예수께서는 열두 사도와 제자들을 데리고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다. 그곳에서는 오늘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민속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거리와 집들은 꽃과 녹색의 화환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아이들과 백발의 노인들, 그리고 여인들과 학생들이 돌아오는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있었다. 귀향자들은 축제 행렬처럼 떼를 지어 거리를 통과하였다.

 

예수께서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찾으셨고, 친구들의 집에도 가셨다.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려왔으며,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을 축복하시고 선물을 주셨다. 그곳의 한 편에는 오래된 광장이 있었고 다른 편에는 고르넬리오가 회당을 세운 새로운 광장이 있었는데, 그곳의 학교 기숙사들 앞에 회당이 있었다. 여기 있는 학동(學童)들이 예수께 인사를 드렸고, 많은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모든 길을 다니시며 곳곳에서 가르치셨다. 이곳에서 그분은 아이들을 축복하시고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다. 예수께서는 가난한 집의 아이들에게나 부자집의 아이들에게나 똑같이 옷을 나누어 주셨는데, 그 옷은 교회에서 봉사하는 여인들이 마련해서 예루살렘까지 가져온 것이었다. 옷들을 나누어 주고 있는 동안에도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군중들을 가르치셨다. 제자들이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한지를 재차 여쭈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네 살 난 남자 아이와 함께 그곳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집의 대문 아래쪽에 서 있는 어떤 유복한 상인의 부인을 부르셨다. 그 여자는 베일을 쓴 채 아이를 데리고 예수께로 다가왔다. 예수께서 아이를 받아 안으시자 여자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 예수께서는 그 아이를 안으시고 제자들의 가운데로 가셔서 그들 앞에 세우셨다. 다른 아이들도 그 주위에 둘러셨다. 그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들과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내 이름으로 한 어린아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며,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곧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나는 오후에 예수께서 베싸이다에 사도들과 몇몇 제자들과 함께 계신 것을 보았다. 그동안 함께 있지 않았던 많은 제자들의 일부가 파견으로부터 돌아왔다. 그러나 집에 있다가 돌아오는 이들이 더 많았다. 선교 활동에서 돌아온 제자들은 매우 초췌한 옷을 입고 있었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지경이었다. 그들은 강가에서 사랑 넘치는 영접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들을 포옹했으며 온갖 정성으로 대접하였다. 그들은 안드레아의 집으로 인도되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발을 씻어 주고 목욕물을 데워 주었으며 옷과 식사를 마련해 주었다. 그들을 대접하는 일에 예수께서 몸소 정성을 다해 거들고 계실 때 베드로가 간청을 드렸다. “주님, 당신께서 시중을 드시려 하십니까? 우리들이 하도록 그냥 두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이 섬기기 위해 보내졌으며 이렇게 행해진 것들은 당신의 아버지께서 증명하신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그리고는 겸손에 대해서 다시 가르치셨다. 가장 낮은 자로서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없이 봉사하며, 이웃을 돕기 위해 몸을 굽히는 자는 곤궁한 형제에게 원기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상을 받아 첫째가 되기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이다. 그는 위선자이고, 겉으로만 섬기는 자이며 그 대가를 다 받았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을 섬기고 형제를 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일흔 명 가량의 제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외에도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이 예루살렘 시내와 그 인근 지역에 많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또한 사도들에게 매우 의미 심장하고 놀라운 가르침을 주셨으며 나는 그것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분명하게 당신이 한 남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령에 의해서 태어났다고 말씀하셨으며 그때 그분은 당신의 어머니께 대한 지극한 공경을 표하셨다. 예수께서는 성모 마리아를 가장 순결하고 성스럽게 선택받은 그릇이라고 호칭하셨으며, 그 그릇은 수천 년 동안 모든 경건한 사람들의 마음과 모든 예언자들의 혀로 열렬히 간구해 왔던 것이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당신이 세례받으실 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증언해 주셨던 것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러나 다볼 산에서의 증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당신이 이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의 행복하고 거룩한 시간에 관해 말씀해 주셨고 인간의 하느님과의 관계가 당신을 통해서 다시 그 친화성(親和性)을 회복하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또한 인간이 타락하여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떨어져 나간 것에 대해, 그리고 악령과 악령을 지배하는 사탄의 힘에 관해 대단히 의미 심장하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오랫동안 간구해 온 정결한 동정녀로부터의 당신의 강생을 통해 어떻게 하느님의 나라와 권능이 인간의 생활 가운데로 들어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말씀하셨으며 당신을 통해서 그리고 당신 안에서 어떻게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받아들여지는가에 대해 말씀하셨다. 또 당신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자연적이며 초자연적인 유대 관계를 이어 주는 다리가 다시 놓아졌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런데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는 자는 반드시 당신과 함께 그리고 당신 안에 있어야만 하며 세속적인 것들과 세상의 즐거움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계속해서 악령의 힘과 세상에서의 악령의 몫이 어떻게 당신을 통해 분쇄되는지를 알려 주셨다. 또한 그 악령의 힘에 의해 인간과 자연에 가해진 모든 고통이 당신의 이름 안에서의 믿음과 사랑을 통해 당신과 긴밀하게 결합할 때 어떻게 도발될 수 있는지를 말씀해 주셨다. 예수께서는 이런 것들을 가르치실 때 매우 진지하고 위엄 있게 하셨다. 제자들은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으며, 예수께서 당신의 고난에 대해서 말씀하셨기 때문에 마음에 충격을 받았다. 다볼 산에서 예수와 함께 있었던 세 제자는 그 이후 매우 진지하였고 항상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당시에 사도들 외에 약 백 명의 제자들이 예수의 곁에 있었다. 예수께서는 오후에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가리지마에서 북서쪽으로 약 네 시간에서 여섯 시간의 거리에 있는 산의 조용한 외진 지역으로 들어가셨다. 그곳은 세포리스로부터 북쪽으로 약 한 시간 걸리는 거리였다. 그곳은 그 나라의 중심으로 뻗어 있는 큰 산맥의 서쪽 편이었다. 계곡들은 마치 잡초와 늑대 발자국이 땅위에 여기저기 널려 있듯이 제트(Z)자 모양으로 심하게 꼬불꼬불 뻗쳐 있었다.

숲속에는 종려나무가 많이 있었는데, 얽혀 있는 가지들이 땅 아래에까지 닿고 있었다. 사람들은 마치 초막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그 나뭇가지 아래로 기어들어 갈 수 있었다. 그 나뭇가지 아래서 그 동네의 목자들은 휴식을 취하였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오늘 밤에 여기서 약속하셨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기도와 예수의 가르침을 들으며 보냈다. 예수께서는 이전에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에 말씀하셨던 많은 것들을 그들에게도 명령하셨다. 특히 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그들이 가방을 지녀서는 안 되며 그것을 그들의 책임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열 명마다 한 명씩 책임자를 갖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선한 일을 행할 장소들은 어떻게 알아내고 사악한 곳에서는 어떻게 신발의 먼지를 털며, 사람들이 그들에게 접근해 올 때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제자들의 입에 이미 답변해야 할 것들이 들어 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무엇을 답변해야 하는가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또한 그들의 생명이 위험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저녁 무렵에 나는 이 지역에서 긴 막대기와 쇠로 된 괭이를 든 몇몇 남자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야수들이 바닷가를 따라 올라와 양떼들을 습격하는 것을 방비하고 있는 파수꾼들이었다.

 

나는 오늘 아침 매우 이른 시간에 이 산에서 예수께서 사도들과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분은 사도들과 나이가 지긋한 여러 제자들에게는 손을 얹으셨으나, 그 밖의 제자들에게는 축복만 해주셨다. 그 일을 통해 그분은 그들을 새롭고 강한 힘으로 충만하게 해주셨다. 아직 이것이 신품 성사는 아니었고 다만 충만과 강건함을 위한 것이었다. 그분은 다시 여러 차례 그들에게 순종과 대표로 간택된 것에 대해 말씀하셨다.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와 함께 가지 않고 남쪽으로 갔는데, 베드로는 요빠 지방으로 그리고 요한은 유다를 향해 동쪽으로 갔다. 그 외에 몇몇 제자들은 갈릴래아 위쪽으로 갔고, 다른 몇몇은 데카폴리스로 갔다. 토마는 게르게사 지방으로 파견되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삼십 일 후에 다시 함께 만날 장소를 지정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출처

5.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합니까?”(마태 18, 1)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