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3장/ 4.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마태 17, 20)

Skyblue fiat 2021. 4. 5. 10:08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3 장 29세 때의 과월절부터 마지막 과월절 축제일까지’ 

 

4.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마태 17, 20)

 

 

예수께서 아직 산기슭까지 도달하시기도전에 그분으로부터 치료받고, 위로받았던 사람들이 벌써 많은 병자들을 데리고 그분께로 다가왔다.

 

조금 떨어진 아래쪽에는 어제 예수께서 근방에 보내셨던 제자들과,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외에 몇몇 율법학자들도 모여 있었다. 과월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이 군중들은 숙소에까지 제자들과 함께 갔다가 예수를 기다리기 위해 이곳에 왔던 것이다. 제자들은 율법학자들과 토론을 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오신 것을 알아채자 제자들은 뛰어가서 인사를 여쭈었다. 그 순간 그들은 그분의 놀라운 모습에 모두 깜짝 놀랐다. 그분을 영광스럽게 변모시켰던 형상이 아직도 그분에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와 동행했던 사도들이 어느때보다도 더욱 진지하고 겸양해 하는 태도를 보고 놀라운 일이 그분께 있었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그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무슨 일로 논쟁을 벌였는지를 물으셨다. 그때 갈릴래아 산맥이 이어지는 곳에 건설된 도시인 암타르에서 한 시민이 군중 가운데서 앞으로 나왔다. 그 도시는 라자로와 호화 방탕했던 부자의 이야기가 생긴 곳이었다. 그는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자기의 외아들을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자기 아이는 간질병에 걸려 있고 벙어리 마귀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 마귀는 그 아이가 불 가운데나, 물속으로 뛰어들게 만들며 또 자신의 몸을 내던져 일그러뜨리게 하여 몹시 소리를 지르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 암타르에 제자들이 도착했을 때 그 아이를 제자들에게 데려갔으나 고치지 못했으며 그 문제를 놓고 그들이 지금 자신과 율법학자들과 다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 예수께서 “오,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여! 내가 얼마나 더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하고 개탄하셨다. 그리고 그에게 그 아이를 당신에게 데려오라고 명령하셨다. 그 남자는 군중들 틈으로 가서 여행길에 힘들게 데리고 다녔던 그 아이의 손을 잡아 끌고 나왔다. 그 아이는 아홉 살이나 열 살쯤 된 것 같았다. 그 아이는 예수를 보자마자 심하게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마귀는 그 아이를 무섭게 아래쪽으로 내동댕이쳤으며 그 아이는 이리저리 뒹굴며 입으로 거품을 내뿜었다. 예수께서 그에게 잠잠하라고 명령하시자, 그 아이는 조용히 누웠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애의 아버지에게 이 아이가 이렇게 고생하는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를 물으셨다.

그러자 그 아버지는 “어릴 때 부터입니다. 당신이 하실 수만 있다면 우리를 도와 주십시오.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대답했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믿을 수 있다면! 믿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자 그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주여! 저는 믿습니다. 저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 주소서.”

 

그 아버지가 큰소리로 말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가 겁이 나서 뒤로 주춤하며 물러섰다. 예수께서는 아이 쪽을 향해 손을 드시고는 위협적으로 더러운 악령에게 말씀하셨다. “너, 불결한 귀머거리 악령에게 명하노니 이 아이에게서 떠나라. 너는 다시 이 아이에게 되돌아오지 못한다.” 그러자 악령은 아이로부터 나와 경악의 소리를 질러대며 아이를 마구 팽개쳐 놓고는 달아났다. 그 아이는 창백한 모습으로 마치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었다. 무리들 가운데 여러 사람이 나와서 그 아이를 움직여 보려고 시도하다가 소리를 질렀다. “이 아이는 죽었다. 정말로 죽었다.” 그러나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시니, 그 아이는 새 힘을 얻어 건강해졌다. 예수께서는 그 아버지에게 충고의 말씀과 함께 아이를 되돌려주었다. 그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예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렸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였다.

 

예수께서는 다음날 아침 아홉시경까지 그곳에 머물러 계셨다. 예수께서는 그대로 되돌아가시지 않고, 쉬시지도 않으셨으며 병자 몇 명을 더 치유해 주셨다. 그리고 나서 제자들과 함께 가나를 지나 베둘리아의 샘터 골짜기를 통과하시어 도타임이라는 작은 도시까지 걸으셨다. 그곳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회개했던 곳인 가파르나움에서 세 시간 걸리는 곳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대로를 피해 샛길로 걸었다. 그것은 예루살렘에서 돌아가는 군중들이 모여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로 무리를 지어 걸었다. 예수께서는 어떤 때는 홀로 걸으셨고, 어떤 때는 이 무리 저 무리와 번갈아 가며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이 여행 길에서 예수께서 변모하실 때 함께 있었던 사도들이 예수께 다가와서 그날 밤에 하셨던 말씀에 관해 여쭈었다. 그들은 특히 “사람의 아들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할 때까지”라는 말씀에 대해 지금까지 계속 골똘히 생각해 왔고 또 그것에 대해 토론을 벌였었다.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부활 전에 먼저 와야 한다고 합니다”라고 그들이 말하자, 예수께서 이렇게 답변하셨다. “엘리야는 사실 먼저 와서 모든 것을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그에 관해서 쓰여진 것처럼, 그들 마음대로 그를 다루었다. 사람의 아들도 역시 그처럼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 밖에 더 많은 것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그때에 제자들은 그분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말씀하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제자들은 왜 그들이 그 악령을 쫓아내지 못했는가를 예수께 여쭈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너희들이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너희들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을 보고 ‘여기에서 저쪽으로 옮겨져라!’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요 그러면 그대로 될 것이다. 너희에게 불가능한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마귀는 기도와 단식을 해야만이 쫓아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제자들에게 그 밖에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셨다. 그것은 악령의 저항을 분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믿음이 어떻게 행위를 생동감 있고 활력있게 만드는가에 관한 것들이었다. 또한 단식과 기도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강건하게 되며 그를 통해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원수들에게서 어떻게 힘을 빼앗게 되는지에 관한 말씀이었다. 그분은 또한 악령 들린 자들의 여러 형태와 악령으로부터의 해방에 관해 많은 말씀을 주셨다.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도타임과 그 부근의 지역에서 가르치셨으며, 또한 파견으로부터 돌아오는 많은 제자들을 그곳에서 맞으셨다. 그런데 그때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식사 시간이었는데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 식사에 초대를 받으셨다.

 

오늘 아침 예수께서는 사도들과 함께 호수 맞은편에 있는 베드로의 집에 계셨다. 주민들이 그의 집 앞에서 베드로에게 그의 선생이 성전세 두 드라크마를 납부하는지를 물었다. 베드로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베드로가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시몬아, 이 지상의 왕들은 세금을 누구에게 요구한다고 생각하느냐? 그들의 자녀들에게서냐, 아니면 이방인들에게서냐?” 그러자 베드로가 “이방인들에게 요구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렇다, 왕의 자녀들은 세금이 면제된다. 그러나 그 일로 그들을 화나게 할 필요는 없으니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라. 맨 처음 낚인 고기의 입 안에서 한 스타테르짜리 은화를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네 몫과 내 몫으로 갖다 내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그 말씀을 단순하게 믿고 어구(漁具)들이 있는 곳에 가서 걸려 있는 낚시들 중에 하나를 꺼내 던졌으며, 매우 큰 고기를 한 마리 잡았다. 그리고 물고기의 입을 벌려 그 안에서 길쭉하고 둥근, 노란빛을 띤 은화를 찾아내었다. 베드로는 그것을 후에 자신과 예수의 몫으로 주민들에게 갖다 주었다. 물고기는 매우 커서 그들 모두가 점심 식사 때 그것으로 포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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