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5권-5-6) 기적 중의 기적인 영원하신 말씀의 잉태

Skyblue fiat 2015. 7. 13. 21:55

 

15권-5,  기적 중의 기적인 영원하신 말씀의 잉태

1922년 12월 16일

 

1. 영원하신 말씀께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시어 원죄 없으신 여왕님의 태중에 잉태되신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으로부터 한 팔을 뻗어 내 목을 감아 안으시고, 내 밖으로 나오시지 않은 채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사랑하는 딸아, 내 천상 엄마의 잉태는 우리 성삼위에게서 나온 바다 안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나의 잉태는 우리에게서 나온 바다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크나큰 바다 - 바로 우리 자신의 신성 - 안에서 이루어졌다. 우리의 신성이 이 동정녀의 순결한 태 안으로 내려오면서 내가 잉태되었던 것이다.

 

3. 말씀이 잉태되었다고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와 성령께서는 나와 불가분적인 분들이다. 내가 주된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분들도 나와 일치해 계셨던 것이다.

 

4. 두 개의 거울이 같은 주체를 서로에게 반사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아라. 주체는 셋인데, 한복판에 있는 주체가 활동하고 고통을 받으며 간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다른 두 주체는 그와 함께 있고 일치해 있으나 관조(觀照)하고 있다.

 

5. 그러므로 두 거울 가운데 하나는 성삼위 하느님이셨고, 나머지 하나는 내 사랑하올 엄마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 엄마는 생애 중 짧은 기간 동안 그 동정의 태 안에 신적인 작은 땅을 나를 위해 준비하셨다. 그것은 언제나 내 뜻 안에서 삶으로써 마련하신 땅이었고, 바로 영원한 말씀인 내가 인성을 입을 땅이었다.

 

6. 인간적인 땅에는 결코 내려오지 않았을 내가 내 엄마의 태중에 잉태되었던 것은 삼위일체께서 내 엄마 안에 반사되셨기 때문이었다. 이리하여 같은 삼위일체께서 하늘에 머물러 계신 한편, 이 고귀한 여왕의 태중에도 내가 잉태되었던 것이다.

 

7. 나의 잉태에 비할 만한 것은 없다. 아무리 크고 고상하고 숭고하고 놀라운 일이라 하더라도 다른 모든 것은 이보다 열등하다. 동정 여왕의 잉태조차 버금가는 일이다. 그 어떤 사랑도 위대함도 능력도 내 잉태에 비할 바가 못 되는 것이다.

 

8. 여기에는 한 생명의 창조가 아니라 만물에게 생명을 주는 생명에 대한 일이 걸려 있었다. 만물을 창조한 존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주기 위해서, 나 자신을 확대하지 않고 축소해야 했던 것이니, 그것은 창조주 자신이 하나의 창조된 인성 안에 - 이 작디작은 인성 안에 스스로를 가두어야 하는 일이었다.

 

9. 이는 오로지 하느님의, 사랑이신 하느님의 업적이다. 하느님께서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피조물을 당신 사랑으로 한데 묶고자, 그리하여 그들의 사랑을 받고자 하신 일이다.

 

10. 그렇지만 그것은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너는 내 모든 사랑과 능력과 지혜가 어디에서 강한 빛을 뿜어내었는지 아느냐?

 

11. 신적 능력이 이 작디작은 인성, 곧 개암 한 톨 만하지만 모든 지체가 균형 잡히게 형성되어 있는 이 인성을 지어내자 말씀이 그 안에 잉태되었는데, 그러자마자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피조물을 아우르는 내 뜻의 무한성이 그들 모두의 생명을 그 자신 안에 잉태하였다.

 

12. 따라서 내 인성이 성장함에 따라 그들도 내 안에서 자라났다. 나는 혼자인 것처럼 보였지만, 만일 내 뜻의 현미경으로 보았다면 내 안에 잉태된 모든 피조물이 관찰되었을 것이다. 흡사 수정처럼 맑은 물을 볼 때와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니, 물은 그저 맑아 보일 뿐이지만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많고도 많은 미생물이 보이지 않느냐?

 

13. 이와 같이 나의 잉태는 너무나 엄청나고 큰 일이어서 영원의 바퀴가 어안이 벙벙해진 채 황홀경에 잠길 정도였다. 도저히 헤아릴 길 없는 내 사랑의 극단적인 넘쳐흐름을 보면서, 모든 기적들이 다 합쳐진 이 불가사의한 일을 보면서 말이다.

 

14. 또한 온 우주가, 모든 것에 생명을 주시는 분이 당신 자신을 축소하며 만물을 휩싸시는 것을 보고 놀라 진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겠느냐?

모두의 생명을 거두어 들이고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였다.”

 

 

 

    

​15권-6,  지옥 고통을 방불케 하는 고통

1922년 12월 21일

 

1. 흠숭하올 예수님의 부재로 몹시 괴로웠다. 괴로운 정도가 아니라 심한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내 변변찮은 마음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번민하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었는데, 죽어가는 것 같다가도 뭔지 모를 힘에 의해 되살아나서 고통스럽기 그지없는 사투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2. 오, 그대, 예수님의 부재여, 어쩌면 그리도 가차 없이 잔인한가! 그대에 비하면 죽음은 전혀 아무것도 아닐 정도다. 죽음은 결국 인간을 영원한 생명으로 데려가지만, 그대, 예수님의 부재는 생명 자체를 앗아가고 있지 않은가!

 

3.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아직 약과에 불과하다. 내 가련한 영혼은 내 생명이요 전부이신 분을 갈망하다가 몸을 벗어나 나 자신 밖에서 그분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헛일이었다. 오히려 깊이도 크기도 높이도 끝도 없어 보이는 무한대한 공간에 떠 있는 자신이 보일 뿐이었다.

 

4. 이 무한대한 공간 안에서 눈을 부릅뜨고 여기저기를 샅샅이 살폈는데, 내가 그렇게 한 것은 - 누가 알랴? - 적어도 먼빛으로나마 그분을 뵙게 되지 않을가 싶어졌고, 그러면 곧장 날아가 그분의 팔 안에 뛰어들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헛일이었다.

 

5. 그러자 이 광대무변한 공간 속으로 추락할까 봐 등골이 오싹했다. 예수님도 없이 그리 된다면 어디쯤서 끝장이 날 것인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부들부들 떨며 큰 소리로 울어대도 측은해하는 이가 없고, 내 몸 안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뭔지 모를 힘이 이것마저 가로막고 있었다.

 

6. 과연 끔찍한 처지였다. 내 영혼이 몸 바깥으로 나가서, 공중 높이 던져진 돌멩이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제 중심을 향하듯 하느님을 향해 자신을 냅다 던진 셈이었는데, 돌멩이는 던져진 후 지구 중심을 향해 다시 떨어지지만 내 영혼은 그렇지 못한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7. 사실 공중에 정지해 있는 것은 돌멩이의 성질이 아니기에 그 받침대와 안식처가 되는 땅을 찾아오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바깥으로 나갔다가 본래의 중심 안으로 진입하지 못한 채 떠 있는 것은 영혼의 성질이 아니다. 이 고통이 얼마나 심한 경악과 공포와 뼈저린 비통을 불러일으켰는지, 가히 지옥 고통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8. 하느님 없는 가련한 영혼들이 어떻게 -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하느님을 상실함이 그들에게 얼마나 무서운 고통이겠는가? 아! 저의 예수님, 아무도, 그 누구도 당신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9. 그런데 그처럼 고통스러운 처지에 있다가 보니, 내가 어느  새 스스로의 몸 안에 들어와 있었고,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한쪽 팔을 뻗쳐 내 목을 감아 안고 계셨다.

 

10. 그런 다음 그분은 두 팔로 조그만 여자 아이를 안고 계신 모습을 보여 주셨다. 더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아이였는데, 괴로워하며 죽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예수님께서는 이 아이에게 숨을 불어넣어 주시는가 하면, 뭔가를 한 모금 먹여 주실 때도 있고, 때로는 당신 가슴에 꼭 껴안아 주시곤 하셨다.

 

11. 그러면 그 조그만 것이 다시 임종 고통을 겪기 시작하지만, 죽을 수도 그 죽음의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나 보았다. 한데 예수님은 온통 주의를 집중하여 아이를 지켜보시고 거들어 주시며 떠받치고 계셨다. 이 죽어가는 아이의 동작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는 것이었다.

 

12. 나는 그 불쌍한 아이의 모든 고통이 마음 깊은 곳에 그대로 반영되는 느낌이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를 보시며 이르셨다. “딸아, 이 작디작은 아이는 네 영혼이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자상하게 보살피며 도와주고 있는지 알겠느냐?

 

13. 나는 내 뜻의 음료로 너를 살아 있게 한다. 내 의지가 너를 점점 더 작아지게 하고 죽어가게 하며 또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절대 너를 떠나지 않는다. 내 두 팔로 언제나 너를 가슴에 부등켜안고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