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1-15권

천상의책 (11권-86-90)예수님의 뜻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자기 생각만 하는 것은 미숙한 치기이다.

Skyblue fiat 2015. 2. 4. 00:28

11권-86, 

예수님의 뜻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자기 생각만 하는 것은 미숙한 치기이다.

성삼위의 모든 완전성은 뜻의 일치에 있다.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피조물의 자업자득.

 

1915년 2월 8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대하시는 방식으로 인해 무척 괴로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에 온전히 맡기고 있는 중이다. 그분의 부재와 침묵을 두고 내가 우는 소리를 하면 이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2.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그런 것은, 내 걱정은 하지 않고 자기 걱정만 하는 나약한 영혼들의 미숙한 치기(稚氣)이다.

 

3. 이런 영혼들은 마땅히 해야 할 일보다는 제 기분이 어떤가를 생각하는 이들이니 내게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고, 따라서 내가 믿을 수 없는 이들이다.

 

4. 너에게서 내가 기대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고, 자기를 잊고 오직 내 걱정만 하면서 나와 일치하여 내 자녀들의 구원을 위해 전념하는 영혼들의 장한 기백이다. 악마가 온갖 속임수를 쓰면서 내게서 자녀들을 앗아 가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 말이다.

 

5. 그러니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암담하고 때로는 비참한 이 시대에 적응하면서 피조물의 무분별을 놓고 나와 함께 기도하며 울 일이니, 나의 전 생명이 너를 가득 채우도록 네 생명은 사라져야 한다.

 

6. 이와 같이 하면 내가 네 안에서 내 신성의 향기를 맡게 될 것이고, 이 통탄할 시대에도 너를 믿을 수 있을 것이다.

 

7.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징벌의 서막에 불과하다... 사태가 진전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가련한 자녀들, 가련한 자녀들!...”

 

8. 그리고 예수님은 너무 괴로우신 나머지 말문이 막히신 듯 했고, 모습이 전연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음속보다 더 깊은 데로 숨어 버리셨다.

 

9. 나는 이 슬픈 상황에 진저리를 치며 다시 탄식하다가 그분을 거듭거듭 불렀다. 그리고 이렇게 울부짖었다. “예수님, 처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소리가 들리시지 않습니까? 자비로우신 당신 마음이 자녀들의 이 엄청난 고통을 어떻게 견디실 수 있습니까?”

 

10. 그분은 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으신 것처럼 내 안에서 미동도 하시지 않으셨지만, 나는 목구멍에서 가르랑거리는 듯한 내 숨소리 속에 또 하나의 가쁜 숨결이 있음을 느꼈다. 그 감미로운 느낌으로 보건데 예수님의 숨결임을 알 수 있었다.

 

11. 그분의 숨결은 나를 완전히 상쾌하게 하는 한편, 죽음과 고통을 느끼게도 하였다. 그 숨결 안에서 모든 이의 숨결을, 특히 죽어 가는 수많은 생명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이들과 함께 숨이 끊어지는 순간의 모든 고통을 겪고 계시는 것이다.

 

12. 그분께서 또 다른 때에는 고통에 겨워 신음하시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때도 있었다. 그것은 마음이 굳을 대로 굳은 사람도 불쌍히 여길 정도로 애처로운 소리였다.

 

13. 그 뒤에도 나는 줄곧 슬퍼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그분께서 오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14. “딸아, 우리의 뜻은 서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일치해 있다. 이 뜻의 일치가 바로 성삼위의 모든 완전성을 이룬다. 우리가 한뜻으로 있기 때문에 이 균일성에서 거룩함과 지혜와 아름다움의 균일성, 능력과 사랑 및 우리 존재의 다른 모든 것의 균일성이 나오는 것이다.

 

15.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서로서로 반영하고, 서로를 바라 보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우리를 완전히 행복하게 할 정도로 크다.

 

16. 이처럼 우리의 각 위격이 저마다 다른 위격 안에 반영되고, 위격마다 모든 신적 특성을 다른 위격 안에 쏟아 붓는데, 이 특성들은 다양한 기쁨과 끝없는 바다들과도 같다.

 

17. 만일 우리 삼위 사이에 뭔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완전하지 못한 존재일 것이고, 완전히 행복하지도 않을 것이다.

 

18. 그런데, 인간을 창조하면서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인간 안에 불어넣었다. 우리의 행복으로 인간을 압도하면서 우리의 모습이 인간 안에 반영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이었다.

 

19. 인간은 그러나 인간과 창조주 사이를 잇는 첫 연결 고리, 곧 뜻의 일치를 끊어 버렸고, 진정한 행복을 잃어 버렸다. 더욱이 온갖 악이 인간을 덮쳤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 안에 우리의 모습을 반영할 수 없고 즐거움을 누릴 수도 없게 된 것이다.

 

20.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 속에서 오직 우리의 뜻을 이루는 영혼 안에서이고, 이런 영혼 안에서만 우리 창조사업의 완전한 열매를 즐길 수 있다.

 

21. 사실 어떤 덕행들을 갖추고 있고 기도를 바치며 제(諸) 성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우리의 뜻에 일치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우리 자신을 그들 안에 반영할 수 없다. 그들의 뜻이 우리의 뜻과 단절되어 있어서 일체가 무질서하고 전복된 상태로 있기 때문이다.

 

22. 아, 딸아, 환영받아 마땅한 것은 오직 우리의 뜻뿐이다. 이 뜻만이 질서를 회복시키고 인간을 행복하게 하며 그 자신과 함께 모든 선을 가져오는 까닭이다.

 

23. 그러니 너는 언제나 모든 일 속에서 내 뜻을 행하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아무 신경도 쓰지 마라."

 

24. 그러시는 그분께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이시여, 당신께서 보내실 많은 재앙들에 대하여 제가 어떻게 당신 뜻에 일치할 수 있겠습니까? ‘피앗’이라고 말씀드리기에는 고통이 너무 큽니다.

 

25. 그 외에도, 제가 당신 뜻대로 하면 당신께서도 제 뜻대로 하시겠다고 누차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생각이 바뀌신 것입니까?”

 

26. 예수님께서는, “바뀐 건 내가 아니고,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피조물이다. 더 가까이 와서 내 입에 입을 대고 피조물이 나에게 주는 모욕들을 빨아 보아라. 네가 이를 삼킬 수 있다면 내가 재앙들을 보류하겠다.”하고 말씀하셨다.

 

27. 나는 다가가서 열심히 빨아 당겼다. 그러나, 유감스럽기 짝이 없게도, 삼키려고 용을 썼지만 도저히 삼킬 수 없었다. 숨이 막혔고, 다시 용을 써 보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28. 예수님께서는 부드러운, 그러나 흐느낌이 섞인 음성으로, “이제 알았지? 도저히 삼킬 수 없지? 바닥에 뱉어 내라. 그러면 그것이 피조물 위에 떨어질 것이다.” 하셨다.

 

29. 내가 뱉자 예수님도 땅 위에다 뱉으시면서 “그래도 이건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 아직 아무것도 아니다!”하셨다. 그리고 모습을 감추셨다.

 

 

 

11권-87,  산 제물의 상태가 일시 정지된 영혼의 고뇌.

1915년 3월 6일

 

1. 나의 일상적인 상태로 있는 동안 언제나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셨다. 고해 사제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사제의 명령에 대한 순종으로 밤의 마비상태에서 깨어나곤 하던 일이 중단되었고, 따라서 내가 전과 같지 않은 처지에 놓이게 된 터라 그분께 이렇게 여쭈었다.

 

2. “제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 이대로 있어야 합니까, 아니면 가능해 보일 경우 저 스스로 깨어나려고 애써야 합니까?”

 

3.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내가 너에게 전처럼 행동하기를 바라겠지? 이 상태로 있으라고 명할 뿐더러 순명을 통해서가 아니면 깨어나지 못하도록 너를 단단히 묶어 두기를?

 

4. 그러나 내가 지금 그렇게 한다면, 내 사랑은 속박을 당하는 느낌이 들 것이고, 내 정의는 피조물에게 그 자신의 완전히 쏟아 붓는 데에 거치적거리는 장애를 만나게 될 것이다.

 

5. 네가 나에게, ‘당신께서 저를 당신에 대한 사랑과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받는 산 제물이 되도록 꽁꽁 묶어 두고 계신 것과 같이, 저도 당신을 묶어 당신의 정의가 피조물 위에 퍼부어지는 것을 막겠습니다.’할 테니 말이다.

 

6. 그러면 전쟁들이, 뭇 민족들이 하고 있는 전쟁 준비들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럴 수 없다! 네가 이 상태로 머물러 있고자 하거나 네 고해 사제가 그러기를 원한다면, 내가 코라토를 좀 봐주어 얼마간의 징벌을 면해 주겠다. 그뿐이다.

 

7. 하지만 그 사이 사태가 더욱 긴박해지면 내 정의가 너를 이 상태에 잡아두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즉시 더 많은 재앙을 보내기 위함이고, 또 다른 민족들로 하여금 전쟁에 들어가게 하여 그들의 자존심을 꺾기 위함이다. 승리를 얻으리라고 믿은 곳에서 패배를 맛볼 테니 말이다.

 

8. 아 아 슬프다! 내 사랑은 울부짖고 있고, 내 정의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딸아, 참고 견뎌라!” 그리고 그분은 사라지셨다.

 

9. 그러나 내가 어떻게 남아 있었는지 누가 말할 수 있으랴? 과연 죽어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혼자 이 상태에서 벗어난다면 나 자신이 재앙 증가의 원인이 되리라는 것, 따라서 다른 민족들이 전쟁을 시작할 것이고, 특히 이탈리아가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0.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는지! 예수님께로부터 오는 이 신분 정지의 무게에 온통 짓눌린 채, “혹시 예수님께서 최종적인 타격으로 이탈리아가 전쟁을 시작하게 하시려고, 고해 사제의 건강 회복을 허락하시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11. 숱한 의심과 두려움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었느니... 혼자서 마비 상태를 벗어나게 되자 눈물과 극심한 비통 속에서 종일을 보냈다.

 

 

 

11권-88  징벌들.

교회의 자녀들이 가장 흉포한 적이 되리라.

1915년 3월 7일

 

1. 재앙들에 대한 생각이, 또 내가 스스로 마비 상태에서 깨어남으로써 어쩌면 그것들을 더욱 촉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2. 고해 사제의 건강은 여전히 좋지 않았고, 나는 울며 기도할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3.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빛이 번쩍 하듯 오셨다가 나를 자유로운 상태로 그냥 두신 채 단박 달아나시곤 하셨다.

 

4. 그분께서 마침내 동정심에 이끌려 오셨는데, 측은해하시며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5. “딸아, 너의 한결같은 항구함이 나를 이겼다. 사랑과 기도가 나를 묶으면서 나와 거의 맞붙어 싸우려고 들었으니, 내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너에게 온 것이다. 잠시 같이 있으려고...

 

6. 가엾은 딸아, 올지 마라. 내가 여기 있다. 온전히 너를 위해 있다. 참아라. 용기를 내어라. 낙담하지 마라.

 

7.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네가 안다면... 하지만 피조물의 배은망덕 때문에 부득이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들의 엄청난 죄와 불신이 내게 싸움을 거는 격이니 말이다.

 

8. 그래도 그러한 것은 약과다. 종교인들에 대해 말해 본다면... 너무나 많은 독성죄! 너무나 큰 반역들! 너무나 많은 자들이 내 자녀인 체하면서 가장 흉포한 적이 되어 있다.

 

9. 이 거짓 아들들은 약탈자요 사욕에 빠진 자들이며 불신자들이고, 그들의 마음은 악덕이 가득 괸 썩은 물이다. 바로 이 아들들이 교회와 맞서 싸우려고 제일 먼저 진을 칠 자들이니, 자기네 어머니인 교회를 죽이려고 들 것이다! 오! 그들 중 상당수가 벌써 싸움 현장에 나가려고 하고 있다!

 

10. 정부들 내지 국가들끼리도 전쟁 중인 이제, 이들이 머지않아 교회에도 도전할 것이고 교회의 가장 큰 적이 바로 교회의 그런 자녀들일 터이니, 내 가슴이 비통으로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는 것이다.

 

11. 하지만 나는 이 폭풍이 몰아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땅의 모습과 교회들이 이를 손상하고 더럽힌 자들의 피로 깨끗이 씻기게 하겠다.

 

12. 너도 나의 비통에 일치하여, 기도하며 인내하여라.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 ”

 

13. 그러나 나의 고뇌를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으랴? 살아 있다기보다는 죽은 느낌이었다.

 

14. 예수님께서 항상 찬미를 받으시기를, 그분의 거룩하신 뜻이 항상 이루어지기를 빌 따름이다.

 

 

 

11권-89,  하느님의 뜻은 영혼을 밝히는 하늘이며 태양이다.

1915년 4월 3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계속해서 가끔 오시긴 하지만 그 모습에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징벌 위협이 서려 있다. 때때로 오시는 시각이 지체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에는 가엾어 보일 정도로 기진맥진한 모습이시다.

 

2. 그럼에도 그분은 나를 끌어당기시어 그분 자신으로 변화시키신다. 그 다음에는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그분 자신이 나로 변화되신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그분의 상처들을 하나하나 입맞추며 흠숭과 보속을 드리게 하신다.

 

3. 그분께서는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을 그렇게 위로하게 하신 뒤 나에게 “딸아, 내 딸아, 나는 가끔이라도 너에게 와서 쉬고 위로를 받으며 자신을 쏟아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불을 내려 세상을 삼키게 할 것이다.” 하신다.

 

4. 그리고 미처 입을 열 틈도 주시지 않고 그만 달아나신다.

 

5. 그런데 오늘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노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분께서 오시는 시각이 늦어지고 있는 터였다.

 

6. “만일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이 없었다면,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은 기간 동안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났겠는가? 누가 내게 생명과 힘과 도움을 주었겠는가?

 

7. 오! 하느님의 거룩한 뜻이시여, 저는 당신 안에 저를 집어넣습니다. 당신 안에 저를 맡기오며, 당신 안에서 쉽니다.

 

8. 아아 모든 것이 저에게서 달아납니다. 고통도, 저 없이는 지낼 수 없어 보이시던 예수님마저! 오 거룩하신 뜻이시여, 홀로 당신만이 저에게서 달아나시지 않습니다!

 

9. 비오니, 저의 약한 힘으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가 되면 인자하신 예수님을 보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그분을 숨기고 계시며 또 소유하고 계시니 말입니다. 오 거룩하신 의지시여, 당신을 흠숭하며 당신께 입맞춤과 감사를 드리오니, 부디 저를 무정하게 대하지 마십시오!”

 

10. 그런 생각과 기도에 잠겨 있는데 극히 순수한 빛이 나를 휩싸는 느낌이 들었다. 거룩하신 의지께서 예수님을 내게 보여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11. “딸아, 나의 뜻을 소유하지 않은 영혼은 하늘도 별도 해도 달도 없는 땅과 같다. 땅 자체는 낭떠러지와 가파른 고지와 물과 어둠에 불과할 뿐이다.

 

12. 하늘이야말로 인간에게 길을 보여 주어 땅이 지닌 여러 위험들을 알아보게 하는 것이니 만치, 만약 땅이 제 위에 하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넘어지고 물에 빠지는 등 할 때가 많을 것이다.

 

13. 그러나 하늘이 있다면, 특히 해가 있다면, 소리 없는 말로 인간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보아라. 나는 눈도 손도 발도 없지만, 그래도 너희 눈의 빛이요, 너의 손의 활동이며, 너희 발의 걸음이다. 또한 내가 다른 지역을 비출 때에는 반짝이는 별과 달빛에 너희를 맡겨 나의 임무를 계속하게 한다.

 

14. 이처럼 나는 인간의 자연적 선을 위해 하늘을 주었고, 이와 꼭 마찬가지로 인간의 영혼에는 더욱 고상한 하늘을 주었으니, 바로 내 뜻의 하늘이었다. 영혼 역시 낭떠러지와 고지와 울퉁불퉁한 바위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곧 격정과 덕행과 나쁜 경향과 또 다른 것들을 말한다.

 

15. 따라서, 영혼이 내 뜻의 이 하늘을 벗어나면 이런 죄 저런 죄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격정의 드센 물살이 그를 잠글 것이고, 덕행의 고지가 깊은 구렁으로 변질될 것이다.

 

16. 하늘이 없는 땅에는 일체가 뒤죽박죽이고 황폐한 것처럼, 내 뜻이 없는 영혼에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11권-90,  예수님의 가시관 고통에 대하여. 가시들보다 더 심하게 그분의 머리를 찔러댄 것은 피조물의 모든 사악한 생각들이요, 그 죄들이었다.

1915년 4월 24일

 

1. 평소와 다름없이 있으면서, 가시관이 들씌워졌을 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얼마나 큰 고통을 겪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가 겪었던 그 고통은 피조물의 정신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3. 저 가시들보다 한층 더 고통스럽게 내 마음을 찔렀던 것은 피조물의 모든 사악한 생각들이었으니, 이 생각들 중 어느 하나도 내 안으로 느껴지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4. 그러니 나는 단지 가시들만이 아니고 가시들이 내 머리에 박아 넣는 역겹기 짝이 없는 죄들도 고스란히 다 느꼈던 것이다."

 

5. 사랑하올 예수님을 바라보니, 예수님 안에서 나온 가시들이 둥근테를 이루어 그분의 거룩하신 머리를 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피조물의 모든 생각들이 예수님 안에 있는 것이었다.

 

6. 이 생각들이 예수님으로부터 그들 안으로, 그들에게서 예수님께로 흘러가는 품이 마치 함께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오, 예수께서 얼마나 괴로워하셨는지!

 

7. 그때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8. 딸아, 오로지 내 뜻 안에서 사는 영혼들만이 내게 참된 보속을 줄 수 있고 이토록 날카로운 가시들로 인한 고통을 덜어 줄 수도 있다.

 

9. 사실, 이 영혼들은 뜻 안에 살고 있고 내 뜻은 모든 곳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내 안에 있으며 또한 모든 사람들 안에도 있다. 피조물 속으로 내려가고 나에게로 올라오곤 하면서 내게 모든 보속과 위로를 가져오는 한편, 피조물의 마음속에서는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