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16, "나는 나가고 싶지 않다. 네 안에 있는 게 좋다."
1906년 5월 7일
1. 아침에 영성체를 한 뒤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 계시는 것을 보면서
"사랑하는 이여, 밖으로 나오셔요. 제가 당신을 껴안고 입맞추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나와 주셔요."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손을 흔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나가고 싶지 않다. 네 안에 있는 게 좋다. 애정과 연민과 연약함과 근심이 있는 너의 인성 안에서 나가는 것은 마치 살아 있는 내 인성에서 나가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너는 나와 같은 산 제물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내가 너로 하여금 다른 이들의 고통을 떠맡게 함으로써 그들에게는 그것을 면하게 한다. 나는 분명 나가겠지만, 그렇다고 네 안에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성이 없는 하느님 안에서 나갈 것이다. 그러면 나의 정의가 인간을 책벌하기에 합당한 길을 가게 될 것이다."
3. 그러면서 그분은 점점 더 깊이 (내) 안으로 들어가시려는 것 같았다. "주님, 밖으로 나오십시오. (부디) 당신 자녀들을, 당신 지체요 모상인 자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내가 거듭 말씀드리자, 그분도 연거푸 손을 흔드시며 "나가지 않겠다. 나가지 않겠다....." 하시는 것이었다.
4. 몇 번이나 그렇게 되풀이하신 그분은 인성이 안에 담고 있는 많은 것에 대하여 알려 주셨는데 나는 그것을 표현할 수가 없다. 마음속에 지니고 있을 뿐 말로 나타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도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순명'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5.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언제나 변함없이 이루어지기를!
7권-17, 영혼은 스펀지와 같아서 자기를 짜내면 하느님에 젖게 된다
1906년 5월 15일
1. 평소와 다름없이 있었으나 복되신 예수님의 부재로 인해 극도로 괴로웠기 때문에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그러자 그분께서 잠시 모습을 보여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영혼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짜내야 한다. 사실 영혼은 스펀지와 같다. 자기를 짜내면 하느님에 젖게 된다. 하느님에 젖게 되면 내적으로 하느님의 생명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덕행에 대한 사랑과 거룩한 경향을 느끼게 된다. 자기를 이기고 하느님 안에 변모되어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3. 그 반면에 자기를 짜내지 않는 영혼은 그 자신에 젖은 채 있게 되고, 따라서 부패한 본성에 내포된 온갖 나쁜 결과 내지 온갖 악덕이, 즉 교만과 시기와 불순종과 불순결 등등이 비어져 나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7권-18, 고통을 받을 때에 되새길 지향
1906년 5월 18일
1. 몸과 마음이 한가지로 너무 괴로워서 어떻게 숨이 붙어 있는지 모를 지경이 되었을 무렵,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쉬시며 잠들어 계신 모습을 잠깐 보았다. 나는 그분을 부르며 끌어당기기도 했으나 그분은 도무지 들으려고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한참 용을 쓰고 나서야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얘야, 휴식을 방해하려고 들지 말아라. 너는 나 대신 고통받기를 원한다고, 내 인성이 살아있는 것처럼 내가 겪는 모든 것을 네가 내 인성 안에서 네 인성으로 다 겪기를 원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너의 고통으로 내 고통받는 지체들을 위로하고, 네가 고통받음으로써 나를 고통에서 풀려나게 하겠다는 지향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네가 괴로워하고 있는 동안 나는 쉬는 거란다."
3.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져드셨다. 그런 다음 모습을 감추셨다. 하기야 그분께서 말씀하신 것이 내가 고통받을 때에 끊임없이 되새기는 지향이기도 하다.
7권-19, 그분에게서 더 많은 사랑을 받으려고 극단에 치우치다
1906년 6월 13일
1. 계속되는 그분의 부재 속에서 지내고 있다. 기껏해야, 잠깐 들르시거나 아무 말씀 없이 내 안에서 쉬시며 주무시는 모습만 보여 주실 뿐이다. 그래서 내가 한탄하기 시작하면 이렇게 말씀하신다.
2. "한탄하다니 터무니없는 짓이다. 네가 원하는 것은 내가 아니냐?
그런데 너의 내면 깊숙한 곳에 이미 나를 소유하고 있다. 무엇을 원한단 말이냐?"
3. 혹은 "네 안에 나를 완전히 소유하고 있으면서 괴로워하는 까닭이 무엇이냐? 내가 너에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냐? 네가 그저 나를 보기만 해도 우리는 서로 통하는 사이가 아니냐?" 하신다. 혹은 입맞춤과 포옹과 애무를 해 주시면서 그래도 내가 진정하지 않으면 이렇게 엄하게 꾸짖으신다.
4. "나는 네가 언짢아하기 때문에 언짢을 수밖에 없다. 네 마음을 가라앉히지 않으면 내가 완전히 숨어 정말 언짢아하게 하겠다."
5. 그러니 내 영혼의 괴로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으랴! 멍해져서 내가 느끼는 바도 표현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어떤 내적 상태에 속에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6. 그 후 그분을 뵙게 된 오늘 아침에는 내가 나 자신의 몸 바깥으로 옮겨지는 것을 느꼈다. 그곳이 낙원이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많은 성인들이 있었고 모두 사랑으로 불타고 있었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모두가 사랑하는데도 한 영혼의 사랑이 다른 이들의 사랑과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었다.
7. 그러나 그들과 함께 있게 된 나는 나 자신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사랑에 관한 한 그들 모두를 능가하려고 기를 썼다. 그분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제 일인자가 되기를 바랐으니, 내 마음이 너무 도도해져서 다른 이들이 나와 비등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예수님을 더 많이 사랑할수록 그분과 더 가까이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사랑을 그분에게서 받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8. 하여튼 영혼이 얼마나 극단에 치우치게 되었는지 죽건 살건 개의치 않았고 이것이 자신에게 합당한 것인지 아닌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목적 - 내 영혼의 지고하고 유일한 선이신 분과 더 가까워지고 그분에게서 좀더 많은 사랑을 받고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극단적인 행위마저 불사했던 것이다.
9. 하지만 잠시 뒤, 너무나 유감스럽게도, 어떤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떼밀려 나 자신의 몸속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7권-20,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의 생명과 같이 전적으로 사랑에서 생기를 받는다
1906년 6월 15일
1. 기다리느라고 무척 오래 고생한 끝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들르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하느님의 전 생명은 사랑에서 생기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이 이 신적 생명을 잉태하고 낳게 하며 창조하고 보존하게 하면서 그 모든 활동에 끊임없이 생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적 생명이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활동하지 않거나 생기가 없을 것이다.
3. 그런데 피조물은 바로 하느님이신 사랑의 큰 불에서 나온 불티들일 따름이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 또한 사랑에서 생기를 받는다. 그러나 모든 이가 이를 써서 아름답고 선한 것을 사랑하며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그 불티를 변질시켜 어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애착하고, 어떤 이들은 사람을, 어떤 이들은 재산을, 심지어 어떤 이들은 짐승을 애착한다.
4. 그리하여 자신의 큰 불에서 이 불티들을 쏟아내신 창조주를 더할 수 없이 비통하게 한다. 창조주의 열망은 그들 모두가 그분의 신적 생명의 모상들로 자라나서 그분 자신에게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창조주를 본받아 그분과 같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5. 그러니, 얘야, 너는 나를 사랑하여라. 너의 숨마저 내게 대한 끊임없는 사랑의 행위가 되어 이 불티가 작은 불을 이루게 하여라. 그러면 네 창조주의 사랑에 분출구를 주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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