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6, 예수님께서 농담으로 하신 말씀
1906년 3월 4일
1. 보통 때와 같은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주님, 제가 이 신분으로 있어야 하는지 아닌지 당신 뜻을 드러내 보여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그렇다.'거나 '아니다.'라고만 하시면 되니까 별로 밑질 것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느끼게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내 딸아, 네가 이 산 제물의 신분을 벗어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하지만 (나의 이 말을 듣고) 네가 (정말)그렇게 한다면, 너는 참 딱한 사람이다!"
3. 그래서 나는 "제가 이를 벗어나는 것이 당신의 바람이라고 친히 말씀하시더라도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까?" 하였다.
4. "나는 너에게 그렇게 말하고 재촉하며 강압할 수도 있지만, 너는 그대로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늘 아버지와 함께 있는 딸은 아버지의 성질을 알아야 하고, (그렇게 말한) 때와 원인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깊이 생각해 보고, 필요한 경우 아버지께서 그런 명령을 내리시지 않도록 말리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저는 '순명'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 적이 없습니다."
5. 그러자 그분께서는 잠시의 틈도 주시지 않은 채 "만약 저들이 네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한다면 그렇게 하는 자는 참 딱한 사람이다!" 하셨다.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주님, 이번에는 주님께서 저를 시험하시며 몹시 당황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로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6. 그분은 "너하고 좀 농담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부부들은 이따금 서로 농담을 주고받곤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도 없지 않겠느냐?" 하시는 것이었다.
7권-7, 위로를 구하시는 예수님, 어느 자살자의 영혼
1906년 3월 5일
1. 평상시와 같은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던 중 나 자신의 바깥에 나와 있음을 알았는데, 무척 괴로워하시는 아기 예수님과 함께 있었다. 그토록 괴로워하시는 그분을 뵈면서 나는 "사랑하올 아기님,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 위로를 드리기 위해서 고통을 받을까요." 하고 여쭈었다.
2. 그러자 그분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면서 내가 당신의 뜻을 헤아리기를 바라셨는데 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분을 땅에서 안아 올리고 여러 번 입을 맞추면서 "제 사랑이시여,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받을까요?" 하였다.
3. 그분은 "아니다." 하시며 손으로 내 팔을 잡으셨는데, 그 바람에 내 윗옷의소매 끝단이 올라가서 팔목이 드러났다. 이를 보고 나는 "제가 이 옷을 벗기를 원하십니까? 몹시 싫지만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였다.
4. 그때 나는 한 남자가 절망과 (상한) 자존심 때문에 자기의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도 우리 고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5. 아기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통함이 너무 커서 다 지니고 있을 수 없으니 네가 그 일부를 받아들여라." 그리고 그 비통함을 내 입 속에 조금 부어 넣으셨다.
6. 나는 그 불행한 사람을 도와 방금 범한 죄를 뉘우치게 하려고 달려갔다. 마귀들이 그 영혼을 불 위에다 얹어 놓고 몇 번이나 거듭해서 돌리고 있었다. 마치 바싹 굽기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나는 그를 두 번 빼내었는데, 그런 다음, 주님께서 그 불행한 영혼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빌면서 나 자신 속에 돌아와 있음을 알았다.
7. 나중에 복되신 예수님께서 가시관을 쓰신 모습으로 다시 오셨다. 가시들이 얼마나 머리 깊이 파고들었는지 입 안쪽에도 비어져 나온 것이 보일 정도였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8. "아, 딸아, 가시들이 내 입 속까지 파고들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교만은 영혼에 독이 될 만큼 무서운 죄다. 이 죄가 영혼을 죽이는 것이다. 입 속을 가로지르는 무엇이 있으면 아무 음식도 몸속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므로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교만도 영혼 안에 하느님의 생명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인간의 교만으로 인해 내가 그토록 많은 고통을 받고자 했던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교만에 취해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 자기 육신과 영혼을 죽일 정도가 되고 말았다."
9. 순명하기 위해서 여기게 덧붙이거니와, 내가 위에서 쓴 내용을 신부님에게 이야기했더니 확실히 바로 그날 아침에 한 남자가 자살했다고 하셨다.
7권-8, 연옥 영혼들이 여러 민족들을 도우러 가는 것을 보다
1906년 3월 9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복되신 예수님과 정화 중인 많은 영혼들을 가까스로 잠깐 보았다. 이 영혼들은 여러 민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예수님의 파견을 받고 있었다. 여러 전염병이 창궐하고 몇몇 장소에서는 지진이 일어날 터였다. 자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 그 중 일부는 우물이나 바다에 몸을 던졌다 -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이들도 있었다.
2. 인간이 인간 자신에게 진저리가 난 모양이다. 하느님 없는 인간이 어떻게 삶을 계속할 힘이 있겠는가?
3. 오 맙소사. 얼마나 많은 징벌이 닥칠 것이며, 얼마나 많은 인간이 그 재앙에 희생될 것인지!
7권-9, 영혼이 예수님 없이 지낼 수 없다는 것은
그분의 사랑에 그가 그만큼 필요함을 뜻한다
1906년 3월 13일
1. 오늘 아침에는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아서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주님, 생명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끼는 제가 보이시지 않습니까? 이토록 저에게는 당신이 필요하오니, 오시지 않으시면 저는 죽을 것만 같습니다. 제게 꼭 필요한 것을 거절하지 마십시오. 제가 청하는 것은 입맞춤이나 쓰다듬음이나 은혜가 아니라 오직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것일 뿐입니다."
2. 그렇게 혼잣말을 하다 보니 내가 주님 안에 완전히 흡수되어 있었다. 온 존재가 그분 안에 용해(溶解)되어 있어서 그분께서 행하시고 보시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볼 수도 없었다. 나 자신의 능력은 죄다 수면 상태에 있었는데 더할 수 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이었다.
3. 그것은 흡사 온통 물만 있을 뿐인 바다 깊은 곳에 내려가 있는 것 같았다. 눈길을 모아 바라보면 물이 보이고, 말을 하면 물이 말문을 막고 내장 속까지 들어가고, 귀를 기울이면 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귓속으로 흘러들고...
4. 딱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바다 속에서는 사람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고 지복이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반면, 하느님 안에서는 신적 생명과 즐거움과 지복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때 복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딸아, 네가 나 없이 지낼 수 없다면 나에게도 그만큼 네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네가 내 사랑에 필수적인 사람임을 나타내는 표지이다. 사실,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정도는 이 후자가 전자에게도 그만큼 필요한 사람임을 나타내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6. 그러므로, 내가 이따금 오지 않을 것처럼 보여 너는 괴로워하지만, 나는 내가 너에게 어느 정도로 필요한 존재인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 필요성이 네 안에서 자라나는 것과 같이 내 안에서도 자라기에 '이젠 가서 내 사랑에게 위로를 주어야 하겠구나.' 한다. 네가 기다리느라고 고투를 한 뒤에 내가 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7권-10, 자연의 몇몇 요소들을 무장시켜 인간과 맞서시는 하느님
1906년 4월 17일
1. 오늘 아침에는 너무 무서워서 혼났다.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는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다만 불길뿐이었고, 땅이 갈라져서 도시들과 산들 및 사람들을 집어삼킬 것 같았던 것이다.
2. 주님께서 땅을 멸하시려는 듯 하였다. 하지만 특히, 서로 다른 세 지역을 없애실 모양이었다. 그곳들은 각각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이탈리아에 있었다. 세 개의 화산 분화구로 보이기도 했는데, 어떤 것은 불을 뿜어내며 도시들을 덮치고 어떤 곳에는 땅이 갈라지며 끔찍한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장차 일어날 일인지 나로선 분명히 알 수가 없었다.
3. 좌우간 군데군데 폐허가 얼마나 많은지! 이런 사태의 원인은 오직 죄이건만 인간은 죄 짓기를 그만두려고 하지 않는다. 마치, 인간이 하느님을 대적해 왔으니 하느님께서 물과 불과 바람과 다른 많은 자연적 요소들을 무장시켜 인간과 맞서실 것 같다.
4. 이 자연력들로 하여 수많은 인간이 죽어 갈 것이다. 얼마나 무섭고 소름이 끼치는지! 나는 그 비통한 광경을 보기만 해도 숨이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주님의 의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면 무슨 고통이든지 다 받았을 것이다.
5. 그때 주님께서 잠시 모습을 드러내셨다. 그러나 누가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겠는가? 그분의 노여움을 달래려고 몇 마디 웅얼거려 보았지만 그분은 들은 체도 하지 않으셨다. 나중에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을 뿐이다.
6. "딸아, 내 조물들 안에는 내가 쉴 자리가 남아 있지 않다. 네 안에서 쉴 터이니, 너도 내 안에서 쉬어라. 입은 다물고.”
'★천상의 책 > 천상의책6-10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의책 (7권-16-20)영혼은 스펀지와 같아서 자기를 짜내면 하느님에 젖게 된다 (0) | 2014.10.09 |
---|---|
천상의책 (7권-11-15)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통과 당신 전부를 선물로 주시다/모든 것을 비운 영혼의 행복 (0) | 2014.10.07 |
천상의책 (7권-1-5)인간이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영예는 매사를 그분의 거룩하신 뜻에 의지하는 것 (0) | 2014.10.06 |
천상의책 (6권-141-147)첫걸음은 맡김/ 하느님뜻안에서 사는 사람은 온갖 재보가 있는 집에서 사는 것 (0) | 2014.10.04 |
천상의책 (6권-136-140)중요한 모든 것은 사랑을 키우며 예수님 곁에 머무는 데에 있다 (0) | 2014.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