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295~p305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90. 이튿날, 나자렛의 집에서
1945. 1. 28.
동틀 무렵에 나는 마리아께서 맨발로 부지런히 작은 집안을 왔다 갔다 하시는 것을 본다. 엷은 하늘색 옷을 입고 계시는 그분께서는 소리 없이 경쾌하게 벽과 물건들을 스치고 다니는 나비와 같으시다. 그분께서는 대문으로 가서 아무 소리를 내지 않고 그것을 조심스럽게 여신 다음, 여전히 인적이 없는 길을 살펴보시고 나서 문이 반쯤 열린 채로 놓아두신다.
그분께서는 이것저것을 정돈하시고 문들과 창들을 여시고 작업장으로 들어가시는데, 지금은 목수가 일하지 않는 그곳에 그분의 베틀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분께서는 이곳에서 부산하게 움직이신다. 그분께서는 베틀들 중 이제 막 천을 짜기 시작한 베틀 하나를 정성스럽게 덮고 그것을 들여다보시며 그분의 생각들 중 하나에 미소 지으신다.
그분께서 정원으로 나오시자 비둘기들이 그분의 양어깨로 모여든다. 그놈들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이 어깨에서 저 어깨로 짧은 거리를 날며, 그분의 사랑을 다투고 질투하면서 식료품이 저장되어 있는 벽장으로 그분과 함께 간다. 그분께서는 거기서 약간의 낟알을 꺼내 그놈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신다.
“여기, 오늘은 여기 있어라. 아무 소리도 내지 마라. 예수가 몹시 지쳐 있다!”
그 다음에 마리아께서는 약간의 밀가루를 꺼내 들고 돌솥 곁에 있는 전실(anteroom)로 들어가 빵을 만들기 시작하신다. 그분께서는 반죽하시며 미소 지으신다. 오! 그분께서는 오늘 얼마나 자주 미소 지으시는가! 기쁨이 그분을 다시 젊게 만들어놓아 그분께서는 성탄 때의 젊은 어머니 같으시다. 그분께서는 한 덩어리를 떼어 옆에 놓고 그것을 덮은 다음 다시 활기를 띠고 일을 계속하신다. 그분의 머리카락은 밀가루로 살짝 덮여 그분의 금발은 더 연해 보인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조용히 들어온다.
“당신은 벌써 일하고 있어요?”
“예, 저는 빵을 만들고 있어요. 보세요, 예수가 아주 좋아하는 꿀 과자들이에요.”
“당신은 과자들만 만드세요. 반죽은 금방 부풀어 오르니 내가 당신 대신 반죽할게요.”
더 건장한 시골여인인 알패오의 마리아가 열심히 빵 반죽을 하고 있는 동안에 마리아께서는 과자들에 꿀과 버터를 섞어 작은 동그라미 모양의 과자들을 만들어 금속판 위에 얹어놓으신다.
“나는 유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야고보는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은…”
알패오의 마리아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오늘 시몬 베드로가 올 겁니다. 그는 항상 안식일 이틀 후에 물고기들을 가지고 오거든요. 우리는 그를 유다에게 보냅시다.”
“그가 가려고 할지…”
“오! 시몬은 나에게 결코 거절하는 법이 없어요.”
“두 분의 이 날에 평화.”
예수께서 나타나시며 말씀하신다.
두 여인은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묻는다.
“너는 벌써 일어났어? 왜? 더 자지 않고…”
“어머니, 저는 요람 안의 아기처럼 푹 잤습니다. 당신께서는 주무시지 못하셨지요?”
“나는 네가 자고 있는 걸 보고 있었다… 나는 네가 아기였을 적에 항상 그렇게 했었다. 너는 항상 자면서 미소 지었었고, 너의 그 미소는 온종일 내 마음에 진주처럼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아들아, 간밤에는 네가 미소 짓지 않더구나. 너는 고통당하는 사람처럼 계속 한숨을 쉬었다…”
마리아께서는 심적 고통을 가지고 예수를 쳐다보신다.
“어머니, 저는 피곤했었습니다. 세상은 모든 것이 정직이고 사랑인 이 집과 같지 않아요. 당신께서는… 당신께서는 제가 누구인지를 아시고, 그래서 세상과의 접촉이 저에게 무엇인지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악취 나는 진창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조심해도 그에게 약간의 진흙이 튀어 오르고, 그가 숨 쉬지 않으려고 애써보아도 악취가 그의 코를 찌릅니다… 만일 그가 깨끗함과 맑은 공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신께서는 그것이 그에게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아들아, 나는 이해한다. 하지만 네가 고통당하는 것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지금 저는 당신과 함께 있으니 그것이 저를 고통스럽게 하지 않습니다.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인데… 그것은 당신과 함께 있는 기쁨을 증가시키는 데 이바지합니다.”
예수께서는 몸을 숙여 그분의 어머니께 입 맞추신다.
그분께서는 화덕에 불을 불붙인 다음 얼굴이 상기되어 들어오는 다른 마리아도 쓰다듬어주신다.
“우리는 유다에게 알려야 할 텐데.”
그것이 알패오의 마리아의 걱정거리이다.
“알릴 필요 없습니다. 그는 오늘 여기 올 것입니다.”
“너는 그것을 어떻게 아니?”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침묵하신다.
“아들아, 매주 오늘에는 시몬 베드로가 온다. 그 사람은 초저녁에 잡은 물고기들을 나에게 가져다주려고 동튼 직후에 도착한단다. 그 사람이 오늘은 기뻐할 거다. 시몬은 착하다. 그가 여기 머물러 있는 동안 그는 항상 우리를 도와준단다. 그렇지요, 마리아?”
“시몬 베드로는 정직하고 착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두 분께서 잠시 후에 보게 되실 다른 시몬도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입니다. 저는 그들을 마중 나가겠습니다. 그들은 곧 도착할 겁니다.”
예수께서 나가시고, 그 동안에 여인들은 빵을 오븐에 넣고 집안으로 돌아온 다음 마리아는 샌들을 신고 백설처럼 새하얀 아마 옷을 입고 나오신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기다리는 동안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당신은 그 일을 마무리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군요.”
“그것은 곧 끝날 거예요. 그러면 내 예수는 그의 머리에 무거운 것을 얹지 않고도 햇빛을 가리게 될 겁니다.”
대문이 밖에서 밀려 열린다.
“어머니, 제 친구들이 여기 있습니다. 들어오시오.”
제자들과 목자들이 모두 함께 들어온다. 예수께서는 두 목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들을 그분의 어머니에게로 데려오신다.
“여기 어머니를 찾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어머니, 이 사람들의 기쁨이 되어주십시오.”
“어서 오세요… 당신은?… 레위지요?… 당신은? 나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수가 나에게 말해준 나이로 보아 너는 분명히 요셉이지. 그 이름은 이 집에서 다정하고 거룩하다. 이리 오너라, 이리 와. 나는 기쁨을 가지고 너에게 말하겠다. 이 집은 너를 환영하고, 한 어머니는 네가 네 아버지 안에서 내 아기에게 가졌던 사랑을 기억하여 너를 포옹한다.”
목자들은 몹시 황홀하여 마치 넋을 잃은 것 같다.
“예, 제가 마리아입니다. 여러분은 행복한 어머니를 보셨지요. 저는 여전히 똑같습니다. 내 아들이 충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을 보니 지금도 나는 행복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이 사람은 시몬입니다.”
“자네는 착하기 때문에 은총을 받을 자격을 얻었다네. 나는 아네. 하느님의 은총이 항상 자네와 함께 있기를.”
세상의 관습에 익숙한 시몬은 양팔을 가슴에 교차시키고 땅에 닿을 듯이 몸을 굽히고 인사드리며 말한다.
“저는 은총의 참 어머니이신 분께 인사드리며, 빛(the Light)과 달보다 더 온유하신 당신을 뵙게 된 지금 영원하신 분께 다른 것을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가리옷의 유다입니다.”
“저에게도 어머니가 있습니다만, 제가 당신에게 느끼는 존경심과 비교할 때 그분에 대한 제 사랑은 희미해집니다.”
“나에 대해서가 아니라 예수에 대해서라야 하네. 그가 있기 때문에만 내가 있기 때문이지.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원치 않네. 나는 오로지 그를 위해서 부탁할 뿐이네. 나는 자네가 자네의 고향에서 내 아들을 어떻게 영광스럽게 했는지 알고 있네.
하지만 내가 자네에게 말하는데, 자네의 마음이 그가 자네에게서 최고의 영광을 받는 곳이 되게 하게. 그러면 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네를 축복하겠네.”
“어머니, 그리고 이 사람은 우리 요한입니다.”
“자네가 내 예수와 함께 있다는 것을 내가 알았을 때부터 나는 안심했다네. 나는 자네를 알고, 그래서 자네가 내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을 내가 알았을 때부터 내 마음은 평화롭다네. 나는 내 평화인 자네를 축복하네.”
그분께서는 요한에게 입 맞추신다.
베드로의 쉰 목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온다.
“여기 불쌍한 시몬이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안으로 들어온 다음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 다음에 그는 곧이어 어깨에 메고 있던 둥근 바구니를 땅바닥에 내던지고 땅바닥에 무릎 꿇으며 말한다.
“아! 영원하신 주님! 그러나… 당신께서는 저에게 그렇게 하시면 안 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여기 와 계시면서… 이 가엾은 시몬에게 알리시지 않다니! 선생님, 하느님께서 당신께 축복하시기를! 저는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는 더 이상 당신과 떨어져 있는 것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께서 연거푸 말씀하시는데도 듣지 않고, 그분의 손을 어루만진다.
“시몬아, 일어나라. 일어나라니까!
“예, 저는 일어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봐, 이 총각아(총각은 요한이다), 적어도 자네는 나에게 와서 말해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즉시 달려가게. 카파르나움으로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게… 먼저 유다의 집으로 가게. 아주머니, 당신의 아드님은 곧 올 겁니다. 빨리 가게. 자네가 개들에게 쫓기고 있는 산토끼라고 상상하게.”
요한이 웃으며 출발한다.
베드로가 마침내 일어섰다. 그는 땅에 던져져 있는 바구니 안에 있는 물고기를 건네 드리고 싶기는 하지만, 핏줄이 불거져 있는 자기의 짧고 두꺼운 손들로 예수의 날씬한 손을 계속 잡고 놓지 않은 채 입을 맞춘다.
“아! 안됩니다. 저는 당신께서 저와 동행하지 않고 떠나시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다시는 결코, 결코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을 뵙지 못한 채로 있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림자가 몸을 따라다니듯이, 밧줄이 닻을 따라가듯이 당신을 따라다니겠습니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어디 계셨습니까? 저는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분께서는 어디 계실까? 그분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실까? 그리고 요한 그 아이가 그분을 보살펴드릴 수 있을까? 그가 예수께서 너무 피로하시지 않도록, 그분께서 식사를 거르시지 않으시도록 그분을 확실히 보살펴드릴까?’
아! 저는 당신을 압니다… 당신께서는 더 야위셨습니다! 예. 당신께서는 더 수척해지셨어요. 그가 당신을 잘 보살펴드리지 못했군요! 저는 그에게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당신께서는 어디 계셨습니까? 당신께서는 저에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군요!”
“나는 네가 나에게 한 마디라도 말할 기회를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건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아! 당신을 뵙는 것은 새 포도주를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그 냄새와 함께 머리로 올라오지요. 오! 나의 예수님!”
베드로는 기쁨으로 인하여 거의 눈물을 글썽인다.
“나도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너를, 너희 모두를 보고 싶었다. 베드로야, 나는 이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 두 사람은 내가갓난아기였을 때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다. 그보다 훨씬 더하다. 이 사람들은 나로 인하여 고초를 겪었다. 여기 나로 인하여 자기의 부모님을 잃은 아들이 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너희 모두에게서 많은 형제들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지?”
“물론입니다, 선생님. 혹시라도 마귀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저는 그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할 것입니다. 나는 당신들도 가난하다는 것을 알겠군요. 그러니 우리는 동등합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입 맞출 수 있도록 이리 오시오. 나는 어부지만, 내 마음은 비둘기보다 더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솔직하고요. 내가 거칠더라도 개의치 마시오. 나는 겉모습만 거칠 뿐이고, 속은 온통 버터와 꿀과 같답니다. 허나 착한 사람들에게 그렇단 말이지요… 왜냐하면 악인들에게는…”
“그리고 이 사람은 새 제자다.”
“저는 이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 이 사람은 가리옷의 유다이다. 유다 덕택으로 네 예수는 그의 고향 도시에서 환영받았다. 비록 너희가 서로 다른 지방 출신들이라 해도 나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기를 부탁한다. 너희는 주님 안에서 모두 형제들이다.”
“만일 이 사람도 형제가 된다면, 저도 이 사람을 그렇게 취급하겠습니다. 에 또! 그래… (베드로는 경고하는 솔직한 시선으로 유다를 응시한다.) 그리고… 그렇지, 내가 그렇게 말하는 편이 낫겠지. 그래야 자네가 나를 즉시, 그리고 잘 이해하게 될 거야.
내가 자네에게 말하는데, 나는 일반적으로 유다인들을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고, 특히 예루살렘 사람들은 더 그렇다네. 하지만 나는 정직해. 그래서 나는 내 정직성에 따라 자네에게 분명히 말하는데, 내가 자네에 대하여 가지는 모든 생각을 제쳐두고, 자네를 형제 제자로만 보고 싶다고 자네에게 확언할 수 있네. 이제 내 생각과 내 결정이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은 자네에게 달려 있네.”
“시몬, 자네는 나에게도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나?”
열성당원이 웃으며 묻는다.
“오! 나는 자네를 못 봤네! 자네에 대해서? 오! 아니야. 자네의 얼굴에 자네가 정직하다고 쓰여 있어. 다공질의 질그릇에서 향기로운 기름이 배어 나오는 것처럼 착함이 자네의 마음에서 배어나오고 있어. 그리고 자네는 나이를 먹었어. 그것이 언제나 장점은 아니지. 때로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거짓되고 더 악해지기도 하니까. 그렇지만 자네는 빈티지 포도주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야. 그것들은 오래 묵으면 묵을수록 더 맛있고, 더 순수해지지.”
“베드로야, 너는 잘 판단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자, 이제 이리 오너라. 여자들이 우리를 위하여 일하는 동안에 우리는 시원한 그늘에서 좀 쉬자.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은 참으로 좋구나! 그 다음에 우리는 모두 함께 갈릴래아 전역과 그 너머까지 가자. 실은 모두는 아니다. 레위는 이제 만족했으니 엘리야에게 돌아가 마리아가 안부 전한다고 그에게 말해라. 어머니 그렇지요?”
“내가 이사악과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를 축복하고 전해주세요. 내 아들이 나를 그에게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으니… 나는 내 아들의 최초의 친구들인 당신들에게 가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당신께서 아시는 내용을 적은 편지를 레위가 라자로에게 가져갔으면 하는데요.”
“시몬아, 그것을 준비해라. 오늘은 잔칫날이다. 레위는 내일 저녁에 떠나서 안식일 전에 늦지 않게 도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 친구들이여, 오시오…”
그들은 초록빛 텃밭으로 나간다. 이것으로 환시가 끝난다.
91. 올리브 밭에서의 제자들에 대한 가르침
1945. 1. 29.
나는 예수께서 베드로, 안드레아, 요한, 야고보, 필립보, 토마스, 바르톨로메오, 유다 타대오, 시몬, 가리옷의 유다 그리고 목자 요셉과 함께 그분의 집에서 나와 나자렛 밖으로 나오시는 것을 본다. 그들은 근처에 있는 작은 올리브 밭으로 들어간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내 주위로 오너라. 내가 함께 있거나 떨어져 있었던 이 몇 달 동안에 나는 너희를 저울질하고 연구했다. 나는 사람으로서의 체험으로 너희를 알게 되었고, 세상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너희를 세상 속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전에 나는 너희가 너희 임무에 필요한 친절과 지혜, 평정심과 꾸준함, 양심과 지식을 가지고 세상을 직면할 수 있도록 너희를 가르쳐야 한다. 나는 팔레스티나에서 긴 여행을 할 수 없는 이 혹서기를 너희를 가르치고 제자로 양성하는 데 쓰고자 한다.
나는 음악가처럼 너희 안에 어떤 불협화음이 있는지를 들었고, 그래서 나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세상에 전해야 하는 천상의 화음에 너희를 맞추려 한다. 나는 내 말을 동료들에게 전할 일을 그에게 맡겨 그곳에 효과적인 무리를 형성하여 내가 있다는 것을 단순히 알릴뿐 아니라 내 가르침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을 설명함으로써 나를 전하게 하려고 이 아들도(그분께서는 요셉을 가리키신다) 이 자리에 있게 하고 있다.
나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고 일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맨 먼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누구냐? 사회적 지위, 나이, 출신 지역도 각양각색이다. 나는 세뇌되지 않은 사람들을 선호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더 쉽게 내 가르침을 그들 안에 주입할 수 있고, 또한 참 하느님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로 되어 있는 너희가 너희 자신의 하느님에 대한 과거의 무지를 잊지 않고,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가지고 너희를 가르쳤는지를 기억하여 사랑으로 그들을 가르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너희는 반대할 수 있다. ‘비록 저희에게 지적인 교양은 없다 해도, 저희는 이교도들이 아닙니다.’ 물론 너희는 이교도들이 아니다. 그러나 너희뿐 아니라 너희 중 유식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요소들에 의하여 그 본질이 왜곡되어 종교의 이름만을 가진 종교에 속해 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자기들이 율법의 아들들이라고 자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 중 열에 여덟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의 참되고, 거룩하고, 영원한 율법을 천개의 사소하고 인간적인 종교들의 안개 안에 뒤섞어놓은 우상숭배자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초라하고 교양 없는 너희 어부들도, 상인들이거나 상인들의 아들들인 너희도, 관리들이거나 관리들의 아들들인 너희도, 부자들이거나 부자들의 아들들인 너희도 말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동등하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결점들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같은 가르침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개인적이거나 민족적인 결점들에 있어 형제들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진리에 대한 지식과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에 있어 형제들이 되어야 한다.’
정확히 형제들이다. 나는 너희가 서로를 형제들이라고 부르고, 형제들로 여기기를 바란다. 너희는 한 가족과 같다. 어떤 가족이 언제 번영하고, 언제 세상이 그 가족을 우러러보느냐? 그 구성원들이 단합하고 같은 마음을 가질 때이다.
만일 한 아들이 다른 아들의 원수가 되고, 한 형제가 다른 형제를 해친다면, 그 가족의 번영이 오래 계속될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다. 가장이 애써 일하고, 어려움들을 헤쳐 나가고, 세상에서 나서도 소용없다. 그의 노력들은 성공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가족의 재산이 풍비박산하고, 그들의 어려운 일들이 많아지고, 단합했을 때는 세상에 대하여 힘이 있었던 우애와 재산을 서로 대립하는 사소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들의 작은 매듭으로 부서뜨리는 그들의 끊임없는 다툼들을 세상이 비웃고, 그 가족의 원수들이 그것들을 이용하여 점점 더 그 가족의 몰락에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너희는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 사랑해라. 서로 돕기 위하여 서로 사랑해라.
보아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 이 큰 힘을 가르쳐준다. 모두가 같은 곳으로 달려가고 있는 이 개미떼를 보아라. 이놈들을 따라가 보자. 우리는 이놈들이 한 곳으로 향해 가고 있는 타당한 이유를 발견할 것이다…
보아라. 이 작은 개미들 중의 하나가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기관을 통하여 이 큰 야생 치커리 잎 아래에서 큰 보물을 발견했다. 이것은 아마도 올리브나무를 돌보러 왔던 농부의 손들이나 그늘에서 쉬면서 음식을 먹었던 행인의 손들이나 꽃이 만발한 풀밭 위를 즐겁게 뛰어다녔던 어떤 아이의 손들에서 떨어진 빵부스러기일 것이다. 어떻게 그 개미 혼자서 제 크기보다 천배나 더 무거운 이 보물을 개미굴까지 끌고 갈 수 있었겠느냐?
그래서 그 개미는 한 자매를 불러 그녀에게 말했다. ‘보아라, 빨리 뛰어가서 우리의 자매들에게 부족 전체가 여러 날 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여기 있다고 말해라. 어떤 새가 이 보물을 발견하여 자기의 동료들을 불러와 그것을 먹어 치우기 전에 서둘러 가거라.’
그래서 그 작은 개미는 울퉁불퉁한 땅을 자갈과 풀 사이로 개미집까지 가느라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가서 말했다. ‘가자. 우리 중의 하나가 너희를 부르고 있다. 그 자매는 우리 모두가 먹기에 충분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 혼자서는 그것을 이리로 가져올 수 없다. 가자.’
그래서 하루 종일 일해서 피곤하기 때문에 개미집의 굴속에서 쉬고 있던 놈들과 식량을 창고에 쌓고 있는 놈들까지 포함하여 모든 개미들이 달려왔다. 한 마리, 열 마리, 백 마리, 천 마리…
보아라. 이놈들은 자신들의 턱으로 잡고, 자기들의 몸들로 그것을 지탱하여 쳐들고, 그놈들의 작은 다리들을 땅에 버티며 이것을 끌고 간다. 이놈은 넘어졌고… 빵조각이 튀어 오르며 저놈을 빵조각과 조약돌 사이에 끼워놓았기 때문에 하마터면 병신이 될 뻔했다. 이놈은 분명히 개미 부족의 어린놈이라 아직 너무 작아 지쳐서 쉬었다가 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시작했다.
오! 이놈들이 얼마나 잘 단결하느냐! 보아라, 이제는 빵조각이 잘 끌어당겨져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놈은 아주 천천히 나아가지만, 그래도 나아가기는 한다. 이놈을 따라가보자… 작은 자매들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고 나면 너희의 노력들은 보상받을 것이다. 이놈들은 녹초가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이놈들은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다… 그러면 지금은! 지금 이놈들은 큰 덩어리를 작은 조각들로 부수는 일을 한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아라! 어떤 놈들은 자르고, 어떤 놈들을 나른다…
다 끝났다. 지금 이것은 모두 안전하게 저장되었다 그래서 이놈들은 기쁘게 땅굴 속 틈들로 사라진다. 이놈들은 개미들이다. 개미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놈들은 단합해 있기 때문에 강하다.
이것을 묵상해라. 너희가 나에게 물어볼 것이 있느냐?”
“저는 당신께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다시 유다로 가지 않을 겁니까?”
가리옷의 유다가 묻는다.
“누가 그렇게 말하더냐?”
“선생님, 당신께서요.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요셉이 유다에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도록 그를 준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씀하셨지요! 당신께서는 유다에서 많은 상처를 입어 다시 그리로 가기를 원치 않으십니까?”
“사람들이 유다에서 당신께 무슨 짓을 했는데요?”
토마스가 걱정하며 묻고, 베드로는 그와 동시에 격렬하게 묻는다.
“아! 그럼 제가 당신께서 유다에서 몹시 야위어서 돌아오셨다고 했는데, 그것은 맞는 말이었군요. 이스라엘의 ‘완전한 사람들’이 당신께 무슨 짓을 했습니까?”
“내 벗들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도 보게 될 것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일 내가 온 세상을 돌아다닌다 해도, 나는 어디서나 친구들과 원수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유다야, 나는 침묵하라고 너에게 부탁했었는데…”
“그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께서 갈릴래아를 제 고향보다 더 선호하시는 것을 볼 때 침묵할 수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불공평하십니다. 당신께서는 거기서도 존경받으셨습니다…”
“유다야! 유다야… 오! 유다야. 네 비난이야말로 불공평하다. 그리고 너는 분노와 질투심을 터뜨림으로써 너 자신을 비난하는구나. 나는 네 고향 유다에서 내가 받았던 좋은 것만을 알리려고 최선을 다했고, 유다인들인 너희가 사랑받게 하기 위하여 그 좋은 것에 대하여 기꺼이 거짓말하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
나는 기쁘게 그렇게 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에게는 지역들의 구별도 없고, 적대관계들도, 반목들도, 차별들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들 모두를…
내가 첫 번째 기적들을 행하고 최초의 공현들을 행했던 것이 성전의 거룩한 땅에서였고, 모든 이스라엘 사람에게 소중한 성도의 땅에서였는데, 너는 어떻게 내가 갈릴래아를 선호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 너희 열한 사람 중에서, 아니 내 사촌은 단순히 친구가 아니라 친척이기 때문에 열 사람이라고 친다면, 그중 네 명이 유다인인데, 너는 어떻게 내가 편파적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그리고 만일 내가 모두가 유다인들인 목자들을 고려한다면, 너는 내가 유다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내가 이스라엘의 한 갓난아기에게 내 이름을 붙여주고 죽어가는 이스라엘 한 의인의 영혼을 받아주도록 내 여행을 안배하는 등 모든 것을 네가 안다면, 너는 어떻게 내가 너희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느냐? 내가 내 출생과 내 사명의 준비를 드러내는 데(revelation) 있어 두 명의 유다인과 한명의 갈릴래아인만을 그 자리에 있게 하기를 원했는데, 어떻게 너는 내가 너희 유다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느냐? 너는 나를 불공평하다고 비난하지만, 유다야, 불의한 사람은 오히려 네가 아닌지 숙고해보아라.”
예수께서는 위엄과 친절함을 가지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만일 그분께서 아무 말씀도 더 하지 않으셨다 해도 그분께서 말씀을 시작하실 때 “유다야” 하고 부르셨던 세 가지 방식이 그에게 좋은 교훈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첫 번째 “유다야”는 존경을 요구하시는 위엄 있는 하느님께서 부르셨던 것이고, 두 번째는 아버지처럼 자상하게 말씀하시는 선생님께서 부르셨던 것이고, 세 번째는 한 친구의 행동을 슬퍼하시는 한 친구의 호소였다.
유다는 자존심이 상하여 고개를 숙이는데, 그는 여전히 화나 있고, 야비한 감정이 눈빛을 통하여 드러나기 때문에 추해 보인다.
베드로는 침묵할 수 없다.
“젊은이, 최소한 그분께 용서를 청하게. 내가 만약 예수님이었다면, 자네는 말로만 혼나지 않았을 거야! 자네는 불의한 것 이상이야! 자네는 무례하네, 이 훌륭한 양반아! 성전에서 그들이 자네를 그렇게 교육했나? 아니면 자넨 교육될 수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네. 왜냐하면 만일 그렇다면…”
“베드로야, 그만하면 됐다. 말해야 할 것은 내가 말했다. 이것은 내일의 가르침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유다에서 이 제자들에게 말했던 것을 너희 모두에게 반복해서 말하겠다. 내 어머니에게 그분의 아들이 유다인들에게 학대받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분께서는 내가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시고 이미 몹시 슬퍼하셨다.
내 어머니를 존경해라. 그분께서는 은둔과 침묵 속에서 사신다. 그분께서는 성덕과 나와 너희와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에 있어서만 활동적이시다. 세상의 음울한 빛들과 사나운 다툼들은 조심성과 순결에 둘러싸인 그분의 은거처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사랑인 그곳에 증오의 그림자도 드리우지 마라.
부디 그분을 존경해라. 그분께서는 유딧보다 더 용맹하시다. 너희도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악한 사람들의 감정이라는 찌꺼기들을 그분의 때가 되기 전에 그분께서 맛보시도록 그분을 강요하지는 마라.
그 찌꺼기들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율법에 대하여 조악한 생각이라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감정이다. 처음에 나는 너희에게 그들에 대하여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하느님의 지혜로운 자들로 여기고, 그래서 교만에 우상숭배를 더한다. 가자.”
예수께서는 나자렛으로 돌아가신다.